무덤을 찾아간 여인들

눅 24:1~12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왜 우리 기독교인들은 일요일에 예배할까요? 언제부터 유대인의 안식일 대신에 주일을 예배일로 지키게 되었을까요? 오늘 본문에 그 시작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안식 후 첫날 새벽에” 살아나심으로 우린 주일에 예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예배하는 주일은 예수님의 부활의 역사적인 증거입니다.

자, 그러면 바로 본문을 살펴봅시다. 오늘 본문에서 만나는 여인들은 무덤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린 먼저 1 무덤을 향한 여인들(1~3절)을 만나봅시다. 예수님은 금요일 이른 시간에 사형선고를 받으시고, 빌라도의 재가를 거쳐, 바로 십자가 처형을 받습니다. 그리고 금요일 오후 3시경 운명하십니다.

그리고 아리마대 사람 유대 공회원 요셉이 빌라도의 허락을 받아 예수님의 시신을 거둡니다. 그리고 자기가 준비한 무덤에 니고데모가 가져온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가져와서 시신에 바르고 유대인의 장례 풍습대로 고운 베로 싸서 시신을 무덤에 안치했습니다.

자, 무덤이란 말을 들을 때 혹시 여러분 가운데는 주변에 소나무가 있고 요즘 같은 봄날에는 진달래가 핀 봉분을 떠올리고 있습니까?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오늘 이야기를 알아듣기가 어렵습니다.

아시죠? 대한민국 같은 작은 나라에도 시대마다 지역마다 장례 풍습이 다릅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사람들의 장례 풍습은 당연 다를 것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땅을 파서 관을 내려 흙으로 채우고 그 위에도 흙을 모아 둥글게 봉분을 만들지 않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대개 몇 개의 관이 들어가도록 굴을 넓게 팠습니다. 커다란 연자 맷돌 같은 둥근 돌로 무덤 입구를 막아 놓았습니다. 그래서 다음 시신을 들여놓을 때는 굴러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여자들의 힘으로 움직이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정도 상식을 가지고 오늘 본문을 살피면 좋을 것입니다.

“계명을 따라 안식일에 쉬더라.”는 말도 이해하려면 좀 더 유대인의 풍습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 기독교인들이 주일성수를 하듯이 당시 유대인들은 더 엄격하게 안식일을 지켰습니다. 거의 문자적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았고 2 km 가 넘는 길을 걷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계명을 따라 안식일에 쉬더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언제부터 안식일입니까? 시간 계산 방법도 서로 다릅니다. 우린 밤 12시 자정을 기점으로 하루가 새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유대인은 해가 지면 하루가 시작해서 다음날 해지기 전까지가 하루입니다.

금요일 3시에 운명하신 주님의 시신을 급히 수습해서 안치하고 그날 해가 지기 전까지 일을 끝내어야 했습니다. 해가 떨어지고 나면 안식일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여기 누가는 의도적으로 안식일과 안식 후 첫날을 대조시키고 있습니다. 23장 56절 마지막 부분에는 “계명을 좇아 안식일에 쉬더라”고 되어있고 24장은 “안식 후 첫날 새벽”으로 시작합니다.

그렇습니다. 부활의 첫 새벽, 이 여인들은 무덤을 향해서 가고 있습니다. 손에는 정성껏 예비한 향품을 들고 종종걸음으로 무덤을 향해서 가고 있습니다. 열린 무덤 안으로 들어가면서도 예수의 시체를 찾고 있습니다.

부활의 첫 새벽에도 그들의 마음은 시체에 있습니다. 무덤이 열린 것을 보면서도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열린 무덤 안으로 들어가면서도 계속 시체를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여인들의 사랑과 정성을 아무도 비난할 수 없습니다.

주님을 향한 사랑 때문에 갈릴리에서부터 함께 올라온 이들이고, 비록 십자가에서, 그들의 소망과 기대가 무너져 내렸지만, 이스라엘을 구속할 자라고 바랐던 예수님에 대한 사랑을 아직 그 가슴에 품고 있는 자들이었습니다.

지극한 사랑 때문에, 극진한 정성 때문에 향품과 향유를 그를 위해 마련하고 “안식 후 첫날 새벽”을 기다렸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더 빨리 가서 향품과 향유를 그 시체에 바르고 싶었지만 계명을 좇아 안식일에 쉬던 여인들입니다. 그래서 지금 새 날이 밝아오기가 무섭게 그 무덤을 향해서 나선 이들입니다.

그래서 무덤에 시신을 넣어둔 것을 봐두었던 여인들이 안식일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다가 “안식 후 첫날 새벽”, 오늘 우리 식으로 말하면 “일요일 새벽”, 동이 터오를 무렵에 종종 걸음으로 무덤으로 향합니다. 여기 일부러 안식일을 말하고 안식 후 첫 날을 말하고 있습니다.

“돌이 무덤에서 굴려 옮기운 것을 보고” 굴로 된 무덤 안으로 여인들이 “들어가니 주 예수의 시체가 뵈지 아니하더라”고 합니다. “예수의 시체”도 아닌, 하필 “주 예수의 시체”라고 함으로서 이들이 하고 있는 행동을 생각해 보도록 합니다.

그러므로 ‘주’라는 말과 ‘시체’라는 말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말입니다. 죽음에 사로잡혀, 시체라면 그는 주가 될 수 없습니다. 그들이 찾고 있는 것이 ‘주 예수의 시체’였다고 누가가 말함으로서 그들이 하고 있는 행동이 그들이 믿고 있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꼬집고 있습니다.

신약성경을 보십시오? “죽은 자들 가운데서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된 분”을 묘사하는 칭호가 ‘주’였던 것입니다. 부활한 예수님의 권세를 강조하는 말입니다. 권능으로 재림하심을 묘사할 때에 예수께 대해 쓰는 호칭이 ‘주’입니다. ‘주’라는 호칭은 ‘능력을 가지신 분’이고 ‘전능하신 분’이라는 뜻입니다. ‘주 예수의 시체’라니! 전능자는 결코 시체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이제 두 번째로 2 천사를 만난 여인들(4~8절)로 시선을 돌려봅시다. “주 예수의 시체”가 보이지 않아서 어찌 된 일인지 당황해 하는 여인들의 눈앞에 “문득 찬란한 옷을 입은 두 사람이 곁에 섰는지라”고 말합니다.

온 몸에 광채가 나는 두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자 “두려워 얼굴을 땅에” 대는 여인들을 우린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두려워서 경외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은 자연스런 반응일 것입니다. 저는 아직 천사를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지만 만나면 바로 알아볼 것입니다. 우리 안엔 심겨진 감지 센서가 반드시 작동할 것입니다.

“어찌하여 산 자를 죽은 자 가운데서 찾느냐 여기 계시지 않고 살아나셨느니라”고 천사는 선언합니다. 천사들은 여인들의 행동의 모순을 꼬집고 동시에 주 예수님의 부활을 알려줍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안식 후 첫 날 새벽은 부활의 첫 새벽인데도 무덤을 찾아가 열린 무덤에서, 그 빈 무덤 속에서 지금 주 예수의 시체를 찾고 있는 이 안타까운 여인들의 모습 속에 여러분은 무엇을 보십니까?

부활의 새벽의 그 여인들처럼 그 열심, 애정, 정성에는 아무도 여기 조국의 성도들을 능가할 사람은 없습니다. 정성과 열심을 가지고 말하면 조국의 성도들을 능가할만한 사람들이 세상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상식을 초월한 정성과 열심히 문제입니다. 더 이상 여러분의 발걸음을 무덤으로 옮기지 마십시오. 부활의 신앙을 고백하면서도, 주 예수의 이름을 부르면서도, 아직 주 예수의 시체에 바를 향품 준비에 몰두하지 마십시오.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 이웃들은 추운 겨울에 그 몸을 뉘일 자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죽어서 자기 누울 자리를 구입해서 부활의 동산이라고 이름을 붙입니다. 오늘 한국교회는 죽은 후 자신의 시체를 묻을 땅보다도 살아있는 이웃의 아픔에 대해서, 가난의 고통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부활의 새벽이 이미 밝았습니다. 예비한 향품을 바를 시체는 더 이상 없습니다. 여러분이 정성껏 준비한 그 향품을 바를 시체는 이미 사라졌습니다. 주님은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주님은 지금 살아계십니다. 그러므로 산 종교를 죽은 종교 섬기듯이 섬겨서는 안 됩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공동체는 살아계신 주님을 섬기는 공동체입니다. 신앙의 공동체인 형제자매를 위해서 예비한 향품을 사용할 때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가난한 자들을 위해서 사용할 때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요한에게 “여기 네 어머니라”고 마리아를 맡기셨듯이, 예수님은 “가난한 자들을” 우리에게 맡기셨습니다.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니 아무 때라도 원하는 대로 도울 수” 있다(막 14:7)고 남겨두셨습니다. 이제야말로 삼백 데나리온이 넘는 향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을 섬길 때입니다.

오늘도 부활절 기념행사로 바쁜 조국 교회가 들어야 할 메시지는 “어찌하여 산 자를 죽은 자 가운데서 찾느냐”하는 것입니다. 손에 향품을 들고 찾고 있는 그 자리에 계시지 아니하고 그는 이미 살아나셨습니다. 더 이상 열린 무덤 속에서 주 예수의 시체를 찾지 마십시오.

이미 안식 후 첫 날이 되었습니다. 이 시대는 더 이상 의문이나 계율로 섬기는 시대가 아닙니다. 오직 진리와 영으로 예배할 때가 도래했습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사랑을 이웃에게 나타내십시오. 모든 성도를 사역자로 삼아서 그 나라를 세워 가시려고 성령을 물 붓듯이 부어주신 새 시대가 시작된 지 이미 이천 년이 지났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이 지금 해야 할 것은 더 비싼 향품과 향유를 준비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주 예수의 무덤을 아름답게 단장하는 일이 아닙니다. 조국 교회가 살 수 있는 길은 시급히 주 예수의 시체를 발굴해 내는 데 있지 않습니다.

“갈릴리에 계실 때에 너희에게 어떻게 말씀하셨는 지를 기억하라”(6절)고 하십니다. 그것만이 조국 교회가 살길이고 새로워질 길입니다. 이미 들려준 주의 말씀을 기억하십시오. 더 이상 텅 빈 무덤에서 정성어린 향유를 들고 주 예수의 시체를 찾는 대신에 지금은 그가 해주신 말씀이 무엇인지 기억해야 할 때입니다.

“너희에게 어떻게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라”고 천사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말씀들, 우리 각 사람에게 무엇을 말씀하셨는지 기억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남의 판단에 의존해서 살 때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읽고 깨닫고 결단 내려야 할 때입니다. 스스로 읽고 배우고 판단할 때입니다.

이제는 성령과 진리로 예배할 때입니다. 더 이상 다른 사람의 환상이나 계시에 의존해서 살 때가 아닙니다. 이 말 들으면 이리 가고 저 말 들으면 저리 가는, 언제까지 그렇게 우왕좌왕하고 있어야 합니까?

부활의 날, 우리가 기억해야 할 주님의 말씀을 천사가 되풀이해주고 있습니다. “갈릴리에 계실 때에 너희에게 어떻게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르시기를 인자가 죄인의 손에 넘기워 십자가에 못 박히고 제 삼일에 다시 살아나야 하리라 하셨느니라.”

오늘 우리가 기억해야 할 핵심 메시지는 거기에 다 담겨져 있습니다. 거기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거기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거기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왜 산 자를 죽은 자 가운데서 찾느냐 그가 살아나셨느니라 그가 하신 말씀을 기억하라” 천사가 그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말해주었을 때에 “그들이 주 예수의 말씀을 기억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정말로 복된 순간입니다

천사의 말을 들은 여인들은 이제 바른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3 소식을 전한 여인들(9~12절)을 이제 만나보십시오. 그들의 변화는 어디에서 시작했습니까? 비록 부활의 새벽 빈 무덤 속에서 주 예수의 시체를 찾아 향품을 준비하던 여인들이지만 천사의 증거를 들었을 때 “그들이 예수의 말씀을 기억했다”고 성경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여인들의 정성이, 열심히 헛되지 아니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아침에 예비했던 향품을 가지고 찾아갔기 때문에 그들은 천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천사가 전하는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예수의 말씀을 기억”했습니다. 그리고 부활의 소식을 전한 최초의 제자들이 되었습니다.

이들 여인들의 발걸음이 빠르게 움직일 때 예수님의 제자들이 아직도 믿지 못하던 때였습니다. 수제자라고 늘 앞장서던 베드로가 무덤에 달려가서 수의만 남은 것을 확인하고도 아직 기이히 여길 그 때에 이 여인들은 천사의 말로 인해서 주님의 말씀을 기억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기억한다는 것은 지적인 기억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환희와 감격에 벅찬 순간이었습니다. 마태복음이 기록할 때 “그들이 큰 두려움과 기쁨을 가지고 제자들에게 돌아갔다”고 되어있습니다. 이 부활 주일 예배의 자리에 나아온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도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십시오.

그것이 바로 예수의 부활을 시인하는 것입니다. 부활을 머리로 시인하는 것이 아니라 부활을 여러분의 삶의 현장에서 믿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내가 비록 주의 이름 때문에 고난을 당하지만 하나님께서 그를 제 삼일에 살리셨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대한 하나님의 긍정을 승인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와 함께 수난 당하고 죽더라도 하나님의 정한 시기에 다시 살리심을 믿는 믿음의 삶을 살므로 우리는 응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아니하면 우리의 부활절 메시지는 의미가 없습니다. 여러분도 여기에서 시간을 보낸 것은 헛될 뿐입니다.

그리스도의 다시 살리심을 매일 시인하는 삶의 현장은 수난과 죽음에로의 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길만이 부활에로의 길입니다. 하나님의 인정받는 삶의 길은 그 길 밖에 없습니다. 수난과 죽음을 나의 것으로 소유하지 않고 그의 새 삶을, 영원한 삶을 나의 것으로 소유한다고 하는 것은 기독교의 메시지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 없이는 면류관을 쓰지 아니했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서 그는 부활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인정받는 삶의 길은 비록 하나님의 뜻대로 오늘 고난당하나 내일 하나님의 인정을 받는 길입니다. “대저 의인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의 길을 망하리로다.”

그렇습니다. 의인의 길을 걷는 사람은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리스도를 바로 알고 그분의 부활의 능력을 체험하며 그분의 고난에 참여하고 그분의 죽음을 본받아 어떻게 해서든 나도 부활하는 것입니다” (빌3:10-11, 새번역).

바울은 빌립보 교회를 향해서 편지하면서 자기의 소원을 이렇게 피력해놓고 있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리스도와 고난을 나누고 그리스도와 같이 죽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기를 바랍니다.”(공동번역)

이것이 부활주일 예배에 나오신 우리 모두의 소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다 같이 주의 말씀을 기억하고 떡과 포도주를 나누는 자리로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오늘도 복된 주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복을 맛보길 원합니다.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오실 때까지 전하는” 일에 삶을 드리기로 새롭게 다짐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