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성경에서 ‘충성’(faithfulness)으로 번역된 이 단어는 ‘신실함’으로 번역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 대해 ‘충성’ 되다고 표현하는 것은 다소 어색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영원히 노래하며 주의 성실하심을 내 입으로 대대에 알게 하리이다(시89:1).” “주의 모든 계명들은 신실하니이다(시119:86).”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성경의 거의 모든 교훈과 예시에 등장하는데, 어떻게 보면 성경 전체가 이 주제에 대한 논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다루지 않고서 하나님의 행위를 묘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신실함이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습니까? 성경에 나온 ‘신실’이란 견고해서 믿을 수 있는 것을 뜻합니다. 사전에서는 ‘확고하게 약속을 지키거나 의무를 준수하는 것’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뜻을 가진 낱말로는 ‘의지할 만한’, ‘믿을 만한’, ‘신뢰할 만한’, ‘충실한’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신실’이란 절대적인 정직함 또는 순전함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실한 사람은 의지할만한, 신뢰할 만한, 충실한 사람입니다. 즉 모든 관계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며, 모든 일에서 절대적으로 정직하고 윤리적인 사람입니다. 다니엘이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데, 다니엘의 대적들은 “국사에 대하여 다니엘을 고발할 근거를 찾고자 하였으나 어떤 근거나 아무 허물도 찾지 못하였으니 이는 그가 충성되어(신실하여) 아무 그릇됨도 없고 아무 허물도 없음이었더라(단6:4).”

대조적인 의미를 지닌 ‘부정’이나 ‘부주의함’이란 단어를 살펴보면 일상생활에서 신실하다는 것이 어떤 것이지를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부정’이라는 단어는 ‘정직한’ 또는 ‘윤리적인’의 반대말이며, ‘부주의함’이란 단어는 ‘주의 깊은’, ‘사려 깊은’ 그리고 ‘신중한’ 같은 단어들의 반대말입니다.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에게 신실함은 어떤 모양으로 자리잡고 있습니까? 솔로몬이 한탄하면서 말했듯이, 신실함이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성품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이 각기 자기의 인자함을 자랑하나니 충성된 자를 누가 만날 수 있으랴(잠20:6).” 많은 사람들이 신실함을 고백하지만 그 고백대로 행동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신실함의 성품을 지니려면 종종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데, 기꺼이 그 대가를 치르고자 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그러나 경건한 사람에게 신실함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성품이므로 힘을 다해 길러내어야 할 것입니다.

◆ 절대적인 정직함

언행과 개인적인 일에서의 절대적인 정직함은 신실한 사람의 특징이 되어야 합니다. “속이는 저울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 공평한 추는 그가 기뻐하시느니라(잠11:1).” “거짓 입술은 여호와께 미움을 받아도 진실하게 행하는 자는 그의 기뻐하심을 받느니라(잠12:22).” 주님은 거짓말과 사업상의 부정직한 거래를 몹시 싫어하십니다. 우리는 거짓말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을 뿐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남을 속이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레19:11). “너희는 도둑질하지 말며 속이지 말며 서로 거짓말하지 말며(레19:11)."

거짓을 말한다는 것은 “말과 행위와 태도 또는 침묵으로 하는 일체의 속임수 또는 의도적으로 과장하고 진실을 왜곡하고 잘못된 인상을 만들어냄으로써 속이는 것”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싶을 때, 혹은 그 반대의 경우에 거짓을 말하거나 속입니다. 시험 볼 때 부정행위를 저지른다거나 세금 신고를 정확하게 하지 않는 것처럼, 실로 정직의 문제는 우리 삶의 전 영역에 만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평소 ‘사교상 거짓말’을 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사소한 거짓말일지라도 거짓말은 거짓말입니다.

다니엘을 생각해 보십시오. 성경 기록을 보면 그의 대적들은 다니엘한테서 아무런 부정도 찾아낼 수 없었다고 합니다. 다니엘을 향한 쓰디쓴 질투심과 극도의 적대감을 품고 있었던 정부 관료들은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부정 사례를 잡기만 하면 그것을 빌미로 다니엘을 다리오 왕 앞에서 끌어내리려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것도 찾아 낼 수 없었습니다. 다니엘은 분명히 본성이 우리와 동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 앞에서 절대적 순전함이라는 이 문제를 완전히 정복했고, 이것이 그로 하여금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수많은 동족을 살려내는 형통의 길을 걷게 했습니다.

일상생활의 사소한 일에 대한 절대적인 정직함을 이처럼 강조하는 까닭은 이것이 정직이 시작되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작은 일에 정직하려고 노력한다면, 인생의 더 크고 중요한 일에도 정직하게 될 것입니다. 평소 일상 속에서 정직한 사람은 사업상의 거래에서도, 대학 입학시험에서도, 운동 경기에서조차도 틀림없이 정직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눅16;10).”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잡지에서 선도적인 기업을 소개하는 글을 읽었는데, 상당수의 그 기업 임원들이 오늘날에는 부정부패와 타협하지 않고 성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아마도 이와 똑같은 태도가 정치와 스포츠, 그리고 우리 사회의 그 밖의 모든 부분에 만연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부패한 사회의 소금이 되라고 부름 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절대적인 정직함의 본을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이상 세상의 소금이 아니며, 그렇게 되면, 이 세상은 더욱 어두워질 수밖에 없고,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세상은 참으로 암담할 따름입니다.

◆ 전적인 신뢰성

만약 우리 사회가 정직의 덕목을 재차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신뢰성 또한 확실히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개인적인 갈망이나 편의를 결연하게 뒤로 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 사업가가 자신에게 상당히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이 된 것을 알았다고 합시다. 그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부분의 경우 변호사에게 연락해서 어떻게든 합법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려 할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상당수의 그리스도인들도 이와 똑같이 합니다. 하지만 경건한 사업가는 접근 방법이 달라야 할 것입니다. 그는 실제로 상대 사업가가 수용할 만한 해결책이 있는지 알아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는 그런 해결책을 쓰는 게 법률적으로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약속을 어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는 손해를 보더라도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 이것이 신뢰성입니다.

그리고 경건을 연습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신뢰성은 옆 사람에게만 보여야 할 게 아니라 하나님께도 보여야 할 의무 사항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주님을 의지하는 것보다도 우리의 신실함에 훨씬 더 관심을 가지실 것입니다.

시편 15편에서 다윗은 이렇게 질문합니다. “여호와여 주의 장막에 머무를 자 누구오며 주의 성산에 사는 자 누구오니이까(1절).” 뒤이어 사람이 하나님과의 교제를 즐기기 위해서 마땅히 지녀야 할 윤리적인 기준들이 등장하는데, 그 한 가운데 핵심기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의 마음에 서원한 것은 해로울지라도 변하지 아니하며(4절).” 하나님은 대가를 치러야 할 때에도 우리가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이것이 세속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신뢰성과 경건한 성품으로서의 신실함을 구별해 주는 잣대입니다.

그냥 좀 불편한 정도의 약속이나 재정적인 피해가 막심한 사업상의 계약과 같은 수많은 약속들이 우리 삶속에는 존재합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전적인 신뢰성’ 다시말해 ‘신실함’이라는 성령의 열매를 맺을 필요가 있습니다.

◆ 변함없는 충실함

신실한 사람은 정직하고 신뢰할 만한 사람일뿐 아니라 충실한 사람입니다. 충실함의 문제는 친구들과의 유대 관계에서 자주 떠오릅니다. 이 낱말은 언제나 변함없이 누군가에게 꼭 달라붙어 있다는 뜻을 내포합니다. 솔로몬은 이 충실함에 대해 아주 훌륭하게 묘사했습니다. “친구는 사랑이 끊어지지 아니하고 형제는 위급한 때를 위하여 났느니라(잠17:17).” ‘좋을 때만의 친구’는 친구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이 충실하다고는 하는데,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친구에게서 등을 돌린다면, 그는 정말 친구가 아닙니다. 그는 단지 자기의 사교적인 필요를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사울 왕의 아들 요나단은 성경에서 아마도 충실함을 보여주는 최고의 예가 될 것입니다. 요나단과 다윗과의 충실한 우정은 아버지의 손에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었지만, 놀랍게도 요나단은 이스라엘의 왕위를 내놓는 대가도 치러야 할 것을 알면서도 다윗에게 충실했습니다.

정직하든 신뢰할 수 있을 만하든 또는 충실하든, 신실함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 성품입니다. 그러므로 오직 성령만이 우리로 하여금 그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피해야만 하는 충실함의 부류도 있습니다. “친구의 아픈 책망은 충직으로 말미암는 것이나 원수의 잦은 입맞춤은 거짓에서 난 것이니라(잠27:6).” 진실한 친구는 나의 잘못을 지적해 주고 힘든 일도 기꺼이 도와주는 친구입니다. 자신의 죄나 잘못에 대해 듣기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친구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지실을 말하기보다는 서로가 좋게 받아들일 만한 것에 관해 말합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입니다. 이것은 충실함이 아닙니다.

충실함은 신실함 가운데서 진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사랑 가운데서 진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충실함은 이렇게 말합니다. “난 너를 진심으로 사랑해. 그래서 네가 잘못된 행동을 계속 하도록 그냥 놔둘 수 없어. 그랬다간 그 행동이나 태도가 결국 너를 해치게 될 거야.”

◆ 하나님의 필요를 채우기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다른 성품들과 마찬가지로, 신실함의 성품을 연습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성경의 기준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신실함에는 절대적인 정직함, 전적인 신뢰성 그리고 변함없는 충실함이 뒤따릅니다. 그것은 부정과 허물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다니엘의 삶의 모습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바탕으로 한 이 기준 위에 확신을 키워가십시오. 신실함을 나타내는 성경 구절을 암송하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둘째, 성령의 도움을 받아 당신의 삶을 평가해 보십시오. 철저하게 정직한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까? 대가를 치러야 할 때에도 다른 사람이 당신을 신뢰할 수 있습니까? 친구가 곤경에 처할 때에도 그 친구와 함께 하겠습니까? 또한 그 친구가 잘못하고 있을 때 사랑 가운데서 그 친구의 잘못을 지적해 줄 수 있습니까? 신실함이 특별히 요구되는 영역이 있거든 기도로 성령의 도움을 구하고 당신이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기 바랍니다. 성령께서 당신과 함께 일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노력하지 않고서는 신실한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서머나 교회를 향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계2:10).” 충성하는 것은 성령의 열매지만 동시에 우리가 꼭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의 모든 관계에서 신실하라고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분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 신실한 사람은 사람에게도 신실합니다. 아무쪼록 이 땅에 사는 동안 여러분이 맺은 신실함의 아름다운 열매를 보시고 주님께서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신실한) 종아.” 하고 칭찬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