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살로니가 전서 강해(12)

본문 : 살전 4 : 9 - 12

제목 : 형제 사랑에 관하여는

1. 서언

얼마 전 차를 타고 가면서 방송에서 인터뷰하는 내용을 들었습니다. 아흔이 넘으신 한 어르신께서 방송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었는데, 사뭇 놀랍기도 하고, 제 자신을 부끄럽게 하는 내용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분이 인터뷰를 하게 된 이유는 그분이 고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골수를 기증하는 어려운 선택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건강을 염려하는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자신의 의지를 행동에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시기를, “이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골수기증의 안전성을 알리고, 장기기증의 문화를 독려하고자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므로 이 사회에 나눔의 문화가 더 진작되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또 얼마 전, 에서는

내가 가진 어떤 것을 나눈다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더욱이 여유로운 형편이 아닌 어려운 형편 가운데서 자신의 것을 나눈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어려운 일을 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형제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몸으로 실천하며 살아가도록 부름을 받은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가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여기 모인 분들 중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분은 아마 한 분도 없으실 것입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나를 사랑하셔서 자신의 아들을 주신 하나님께 대해 감사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와 그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이 하나님께 대한 사랑은 어떻게 나타나야 하겠습니까? 물론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와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 이름을 기리는 일 또한 하나님 사랑의 한 표현입니다. 우리가 매일의 생활에서 그의 뜻을 따라 거룩함 가운데 살고자 노력하는 것도 하나님 사랑의 한 표현입니다. 주 앞에 시간과 물질과 몸을 드리는 것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한 표현임에 분명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에서 더 나아갈 것을 우리에게 원하십니다. 우리로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의 것을 드릴 수 있는 이타적인 삶에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우리의 신앙생활이 어쩌면 지극히 자기중심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상정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위해 헌신한다고 하지만, 사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안녕을 위한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신앙생활에 머물 가능성이 다분히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렇게 살아가기 바라지 않으십니다. 자신의 자녀들이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모습, 지극히 이기적이고 자신과 자신의 가족밖에 모르는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원치 않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사랑이 보다 온전해지고 건강해지기를 원하십니다. 하늘 아버지의 어떠하심처럼 우리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십니다. 우리가 온전한 사랑의 실천을 통해 우리 자신으로부터 해방되는 기쁨을 맛보기 원하시고, 자신의 이기심과 자신의 욕망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갖길 원하십니다. 요즘 신비주의자들이 입신의 경험을 곧잘 말하곤 합니다. 무아지경의 상태에서 자신의 영혼이 자신을 벗어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몸과 영혼이 분리되는 것을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경험도 좋지만, 자신을 버리는 것을 통해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는 경험, 자기 것을 나눔을 통해 자신의 이기심과 욕망으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경험도 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무튼 하나님께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보다 온전하고 건강한 사랑을 하는 것입니다. 자기중심적 사랑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타적인 사랑을 하는 것입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그저 주님 때문에 나눌 수 있다면, 이에 더한 사랑이 없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이들이 바로 여기 데살로니가 성도들입니다. 9절에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형제 사랑에 대해서는 너희에게 더 이상 쓸 것이 없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너희가 친히 하나님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사랑함이라” 그들이 하나님의 가르침을 따라 서로 사랑을 실천하고 있었으므로, 이에 더 쓸 말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체 그들이 어떻게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았기에 바울이 이렇게까지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의 사랑이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요? 바울이 달랑 이 말만 해 놓고 더 이상 언급이 없으니, 우리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들 가운데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들이 어떤 사랑으로 서로를 사랑했는지, 그들의 서로에 대한 책임과 섬김과 희생은 어느 정도였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바울이 말하는 말의 뉘앙스에서, 그 사랑이 어느 정도였는지 추측해 볼 따름입니다. 더 이상 뭐라 쓸 것이 없을 정도로 그들이 서로 사랑했다는 것, 온 마게도냐 지역에 소문이 날 정도였다는 것, 그런 정도로 추측할 뿐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사랑의 영역은 어느 정도였을까요? 먼저는 9절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그들의 공동체 내에서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아마 그들 중에 있는 가난한 자들, 병든 자들을 돌아보는 뜨거운 사랑이 있었을 것입니다. 혹 그들 중에 고아와 과부가 있었다면, 우선적으로 그들에게 음식과 식량을 나누었을 것입니다. 또는 급작스럽게 예기치 않은 어려움에 처한 이들이 있었다면, 기꺼이 자신의 재산을 나누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분명 피차 서로의 짐을 함께 져 주는 그런 사랑을 나누었을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뿐 아니었습니다. 10절에는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너희가 온 마게도냐 모든 형제를 대하여 과연 이것을 행하도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사랑의 범위는 자기 공동체에서, 그 지역 내 다른 교회공동체에로 옮겨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이웃 동네의 어려운 교회들이 이 교회로부터 적잖은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들은 적으면 적은대로 나누고자 하는 데살로니가 성도들로부터 적잖은 위로를 받았을 것으로 생각되는 것입니다. 그들의 사랑은 이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고린도서에 보면, 그들은 또한 기근에 처한 예루살렘 성도들을 위해 적잖은 헌금을 모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그 부분을 한 번 읽어 보겠습니다. 고린도후서 8장입니다. “형제들아, 하나님께서 마게도냐 교회들에게 주신 은혜를 우리가 너희에게 알게 하노니, 환란의 많은 시련 가운데서 저희 넘치는 기쁨과 극한 가난이 저희로 풍성한 연보를 넘치도록 하게 하였느니라. 내가 증거하노니, 저희가 힘대로 할 뿐 아니라 힘에 지나도록 자원하여 이 은혜와 성도 섬기는 일에 참여함에 대하여 우리에게 간절히 구하니, 우리의 바라던 것 뿐 아니라, 저희가 먼저 자신을 주께 드리고 또 하나님의 뜻을 좇아 우리에게 주었도다.” 그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우리는 “참 오지랍도 넓다” 이렇게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결코 넉넉한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들도 극한 가난에 처해 있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란의 많은 시련이 닥쳐왔습니다. 그러나 예루살렘 성도들이 굶어 죽을 만큼의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하자, 기꺼이 자신의 가난한 살림을 나누었습니다. 바울이 표현하기를, ‘저희가 힘대로 할 뿐 아니라, 힘에 지나도록 자원하여 이 일에 참여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형제들에 대한 사랑은 바울로 하여금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지극정성이었던 것입니다. 이 정도면 이제 바울도 더 말할 것이 없을 것 같은데, 10절 끝에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형제들아 권하노니, 더 많이 하라” 이 말만 보면, “야~ 바울, 인간성 보인다.” 이렇게 말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바울이 이 교회의 목회자였다면, “속 보인다, 속보여”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기꺼이 “더 많이 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확신 가운데 “더 헌신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자기도 한 몫 챙기기 위해서입니까? 성도들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나서입니까? 성도들의 주머니 속 동전 한 닢까지 챙겨야 직성이 풀려서입니까? 결코 아닙니다. 그는 진심으로 성도들이 더 기꺼운 헌신으로 자신을 드리길 원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과부가 마지막 동전 한 닢까지 드렸던 것처럼, 그렇게까지 헌신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가 그들의 형편을 모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들에 대한 긍휼의 마음이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자신에게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확신입니까? 하나님께서 그들을 살피시리라는 확신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런 그들의 마음을 보시고 더 큰 은혜로 함께 하시리라는 확신입니다. 심는 대로 거두게 하실 것이라고 하는 확고한 확신이 그로 하여금 인간적으로 너무하다 싶은 이런 권면을 하게 만든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바울은 우리에게 ‘더 성장하라’고 명령합니다. 1절에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것을 더욱 많이 힘쓰라” 하고, 10절에서는 “형제를 사랑함에 더 많이 하라”고 합니다. 그는 우리가 자기만족에 빠져 있는 것을 철저히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됐지, 뭘”하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있지 않도록 우리를 자극합니다. 우리로 더 온전한 모습, 더 온전한 삶, 주님의 부르신 더 온전한 부르심을 향해 나아가도록 오늘도 우리를 채찍질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이 말씀을 가슴 아프게 들어야 하겠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심각히 들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확인하고, 다시금 푯대를 향해 달려가야 하겠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 말씀으로 우리 자신을 새롭게 할 수만 있다면, 주님의 베푸시는 은혜가 여러분 가운데 심히 클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형제를 사랑함에 더 온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의 태도입니다. 우리가 게을리 살면서 어떻게 형제를 섬길 수 있겠습니까? 자기 앞 가름도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를 도울 수 있겠습니까? 자기 먹을 것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과 양식을 나눌 수 있겠습니까?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 것이지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데살로니가 성도들 중에 이런 이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재림신앙에 들떠서 말만 많으면서, 도무지 일하려 들지 않는, 소위 문제 성도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의 몫까지 떠안아야 하는 나머지 성도들의 고충이 어떠했겠습니까? 힘에 벅차, 기진맥진해 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그러니 바울이 이들에게 간곡히 권하고 있습니다. 11절입니다. “또 너희에게 명한 것 같이 종용하여 자기 일을 하고, 너희 손으로 일하기를 힘쓰라” 한마디로 ‘무위도식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현실에 충실하라’는 말입니다. ‘주님께서는 오실 때 되면 오실 것이니,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라’는 말입니다. 언젠가 한 때, 우리나라도 종말신앙의 열풍이 지나간 적 있습니다. 주님 오신다는 기대감에 생업도 포기하고, 가정도 버리고, 온통 흥분감에 들떠 열광 속에 몇 달을 보낸 이들이 있었습니다. 어떻습니까? 과연 그들의 모습이 옳은 것입니까? 자신으로 인해 남은 식구들이 그 짐을 떠안아야 하는 것이 맞는 일입니까? 자신들만 신앙에 취해 만족하면 되는 것입니까?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 수고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나누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이 필요합니까? 무엇보다 먼저, 자기가 자기 삶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기 손으로 일하며 스스로 생계를 꾸릴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가족에 대해 먼저 그 책임을 다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다른 사람도 돕고, 자기 것을 나눌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무전취식하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겠습니까? 자기 끼니도 챙기지 못하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의 양식을 걱정할 수 있겠습니까? 불가능한 것이지요.

더구나 우리가 만약 그렇게 살아간다면, 사람들이 뭐라 하겠습니까? 일할 수 있으면서도 마냥 다른 사람을 의지하려하고, 자기 앞 가름도 못하면서 말만 많고, 자신에게 맡겨진 일은 뭐 하나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 없고,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믿지 않는 가족이나 사람들이 뭐라 하겠습니까? 전혀 하나님께 영광이 안 되는 것이지요. 오히려 주님의 영광을 가리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자기 일을 성실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수고로 자기의 것을 거둘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일들을 열정을 가지고, 끝까지 해 내는 태도를 보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는 무엇을 위함입니까? 마지막 12절. “이는 외인을 대하여 단정히 행하고 또한 아무 궁핍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 여기 ‘외인에 대하여 단정히 행한다.’는 번역은 좀 잘못 되 있는데요, “너희의 일상생활이 외인들의 존경을 받게 하고” 이렇게 번역해야 좀 더 정확한 의미가 됩니다. 또 ‘아무 궁핍함도 없게 한다.’는 말도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이렇게 번역하는 것이 더 맞다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자신의 생활을 책임 있게 꾸려갈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생활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불신자들에게서는 존경을 얻으며, 동시에 동료 신자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주께서 명하신 형제 사랑과 이웃 사랑의 큰 계명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우리 모두가 열심히 수고하고 일하여 그 열매로 형제를 섬길 뿐 아니라, 그 자리에서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주님 부르신 부르심을 향해 더욱 헌신해 나가는 저와 여러분 모두가 되실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