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사사기(13)/사사

제목 : 기드온의 전쟁준비

성경 : 삿 7:1-14

기드온은 양털 뭉치 시험을 통해서 하나님이 자신과 함께 하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미디안과 일전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7장에 나타나는 기드온은 단지 인간 기드온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바알과 싸우는 ‘여룹바알’의 모습이었습니다. 사사기 7장 전반부는 기드온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멸망시키려고 몰려든 미디안의 군사들과 싸우기 위해 전쟁을 준비하는 내용이 나타납니다. 이 전쟁을 위해서 기드온이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요? 아마도 가능한한 한 명의 군사라도 더 전쟁에 끌어들이고 하나의 무기라도 더 징발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기드온은 정반대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싸우기 위해서 모여든 이스라엘 군인들 대부분을 이 핑계 저 핑계로 돌려 보낸 것입니다. 결국 남은 자는 몇 명이었습니까? 단 300명이었습니다. 기드온은 300명을 가지고 십수만 명에 이르는 미디안 사람들과 싸우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살 특공대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면 단 300명으로 도대체 어떻게 전쟁을 치르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아닙니까?

하나님이 개입하시는 전쟁

기드온과 이스라엘 군대는 하롯 샘 곁에 진을 쳤습니다. 하롯은 ‘떨림, 공포, 두려움’으로 번역되는 단어입니다. ‘떨림’이라는 의미를 지닌 집결지의 이름은 전에 기드온이 두려워했던 모습을 상기시킬 뿐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서도 두려워 떠는 자들이 있었음을 암시합니다.

삿 7:3 이제 너는 백성의 귀에 외쳐 이르기를 누구든지 두려워 떠는 자는 길르앗 산을 떠나 돌아가라 하라 하시니 이에 돌아간 백성이 이만 이천 명이요 남은 자가 만 명이었더라

두려워 떠는 사람은 돌아가라 했을 때 2만 2천 명이 돌아가고 만 명만 남게 되었습니다. ‘떠는’이라는 말과 하롯이라는 말은 ‘하랏’이라는 같은 어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그들이 진을 쳤던 하롯 샘이 두려움의 분위기로 가득 찼을 것임을 충분히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이들이 왜 이토록 두려워 떨었을까요?

성경에 명시적으로는 나타나 있지는 않지만 자신들과 미디안의 군대를 비교해 보니 게임이 안 되는 전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사사기 8장 10절에 따르면 미디안의 군대는 모두 13만 5천명이나 되었습니다. 13만 5천 대 3만 2천의 대결이었습니다. 4대 1의 수적 열세에 놓여 있었습니다. 더욱이 미디안 군대는 칼로 무장한 강병이었으나 이스라엘 군대는 무기 하나 변변히 없는 오합지졸이었습니다. 그러니 어찌 두렵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삿 7:2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너를 따르는 백성이 너무 많은즉 내가 그들의 손에 미디안 사람을 넘겨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이스라엘이 나를 거슬러 스스로 자랑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

하나님께서는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이 전쟁의 성격부터 분명히 하자고 하셨습니다. 이 전쟁의 성격이 무엇입니까? 이 전쟁은 단순히 이기고 지는 것으로 끝나는 전쟁이 아닙니다. 자기 민족을 다른 민족의 손에서 보호하기 위한 전쟁도 아닙니다. 이 전쟁은 과연 하나님이 살아 계시느냐, 살아 계신다면 얼마나 능력이 있느냐를 보여 주는 전쟁입니다. 하나님은 지금 이 점을 분명히 하고 계십니다.

기드온과 함께 싸우겠다고 나선 이스라엘 군사는 모두 3만 2천명이었습니다. 미디안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수적인 열세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너무 많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많이 싸우러 나가려면 너희들끼리 가라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생각으로 이해가 되는 말씀입니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기드온은 하나님의 명령대로 따랐습니다. 두려워 떠는 사람은 돌아가라고 말했더니 2만 2천명이 돌아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두려워하지 않는 참된 용사의 숫자가 적다고 불평할 필요가 없음을 배워야 합니다. 오히려 수자가 많아 마음이 교만하지 않게 됨을 감사하게 여겨야 합니다. 우리의 수가 너무 적어 하나님이 사용하실 수 없는 경우는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으면 하나님이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영광을 취하려고 한다면 하나님은 우리를 사용하지 않으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두려워하는 자들이라도 어떻게든 긁어모아 하나님의 일을 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우리는 믿음이 연약한 자들이 성장할 때까지 참아주고 인내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세력을 규합하고 수자를 늘려야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합니다. 비록 숫자가 적더라고 하나님의 일에 목숨을 건 용감한 용사가 있다면 한번 해볼 만한 것입니다.

두려워 떠는 자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간 자리에는 일만 명이 남았습니다. 이 정도면 싸워볼 만 하지 않겠습니까? 적어도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이 일만 명이나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그 수자가 많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삿 7:4 여호와께서 또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백성이 아직도 많으니 그들을 인도하여 물 가로 내려가라 거기서 내가 너를 위하여 그들을 시험하리라 내가 누구를 가리켜 네게 이르기를 이 사람이 너와 함께 가리라 하면 그는 너와 함께 갈 것이요 내가 누구를 가리켜 네게 이르기를 이 사람은 너와 함께 가지 말 것이니라 하면 그는 가지 말 것이니라 하신지라

‘시험하다’는 원래 ‘금속 같은 것을 가려낸다.’는 뜻입니다. 여기서는 적은 수로 만들기 위해 구별한다는 정도의 의미입니다. 그들을 어떻게 구별하였습니까?

삿 7:5 이에 백성을 인도하여 물가에 내려가매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개가 핥는 것 같이 혀로 물을 핥는 자들을 너는 따로 세우고 또 누구든지 무릎을 꿇고 마시는 자들도 그와 같이 하라 하시더니

삿 7:6 손으로 움켜 입에 대고 핥는 자의 수는 삼백 명이요 그 외의 백성은 다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신지라

물을 마시는 자세를 기준으로 군사들을 구별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물을 마시는 자세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이 기드온의 용사들을 물 마시는 방법으로 구분하셨을까요? 그것은 기왕 전쟁에 참여한 용사라면 끝까지 헌신하는 자를 택하시겠다는 것입니다. 목이마르다고 해서 배가 터지게 물을 마시는 사람이 전쟁에 나가서 싸울 수 있겠습니까? 당장 목이 말라도 물을 많이 마시면 몸이 둔해진다는 것을 알고 손으로 물을 떠서 입만 축일 줄 아는 사람이 전쟁에 필요한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그뿐 아니라 군인들은 항상 사방을 경계해야 합니다. 엎드려서 물을 마시는 사람은 적이 공격해 올 때 그저 당하고 말 것입니다.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300명은 어떻게 물을 마시는 이 작은 일에서까지 절제하고 충성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이 전쟁의 성격을 알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에는 이겨서 미디안을 몰아내야 한다. 나는 이 일에 끝까지 사용되어야 한다.’는 굳은 마음이 목이 말라도 양껏 마시지 않도록 그들을 절제시켰을 것입니다.

손으로 움켜 입에 대고 핥는 자가 300명이었습니다. 자그마치 99%의 구조조정을 한 것입니다. 100명이라면 한 명이 남은 셈이 된 것입니다. 두려워하는 자를 돌려보낸 것은 그렇다고 하더라고 자발적으로 전쟁에 참여하겠다는 사람들을 굳이 돌려보내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개입하시는 전쟁이라는 증거입니다. 이 전쟁의 승패는 군대의 수자가 달려있지 않습니다. 오로지 하나님께 달려 있는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볼 때 300명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그런데 바로 여기에 하나님의 계획이 있습니다.

삿 7:7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 물을 핥아 먹은 삼백 명으로 너희를 구원하며 미디안을 네 손에 넘겨 주리니 남은 백성은 각각 자기의 처소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

미디안의 군대를 격파하기 위해 필요한 군대는 불과 300명이었습니다. 전쟁의 승리는 군대의 수에 달린 것입니다. 중동 전쟁 때 아랍 군대는 2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전체가 250만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250만이 어떻게 2억의 군대를 상대하여 승리할 수 있었습니까? 그러나 이스라엘이 6일 만에 승리하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그 유명한 6일 전쟁입니다. 숫자가 많아서 이긴 전쟁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개입하신 전쟁이었기에 승리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확신

기드온은 어떤 사람입니까?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아주 내성적이면서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하나님의 명령이라고는 하지만, 자기 눈 앞에서 거의 대부분의 백성들이 돌아가고 달랑 300명만 남았을 때 그 심정이 어떠했을까요? 아마도 그도 사람이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낙심하며 자포 자기하는 마음도 생겼을 것입니다. 300명의 병사를 거느리고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며 밤을 못 이루고 뒤척거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삿 7:12 미디안과 아말렉과 동방의 모든 사람들이 골짜기에 누웠는데 메뚜기의 많은 수와 같고 그들의 낙타의 수가 많아 해변의 모래가 많음 같은지라

이렇게 많은 군대를 앞에 놓고 잠 못 이루는 밤에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삿 7:9 그 밤에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진영으로 내려가라 내가 그것을 네 손에 넘겨 주었느니라

삿 7:9 이 밤에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내려가서 적진을 치라 내가 그것을 네 손에 붙였느니라(개역)

자발적으로 모여든 3만 천칠백 명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의기소침해 있던 기드온에게 하나님은 ‘일어나 내려가 적진을 치라’고 명령하신 것입니다.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기드온도 아마 떨고 있었을 것입니다. 단 300명으로 13만 오천 명을 친다는 것은 얼토 당치도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하나님은 기드온의 문제를 파악하시고 먼저 기드온에게 제안하셨습니다.

삿 7:10 만일 네가 내려가기를 두려워하거든 네 부하 부라를 데리고 그 진으로 내려가서

삿 7:11 그들의 하는 말을 들으라 그 후에 네 손이 강하여져서 능히 내려가서 그 진을 치리라

하나님은 미디안 병사들이 하는 말을 엿듣게 함으로써 기드온의 두려움을 제거하시는 독특한 방법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이에 기드온이 부하 부라를 데리고 미디안 군대가 진 친 산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적의 진영으로 막 접근할 때 두 병사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순간 기드온과 부라는 그 자리에 멈처 섰습니다. 한 병사가 다른 병사에게 꿈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삿 7:13 기드온이 그 곳에 이른즉 어떤 사람이 그 동무에게 꿈을 말하여 이르기를 내가 한 꿈을 꾸었는데 꿈에 보리떡 한 덩어리가 미디안 진으로 굴러 들어와서 한 장막에 이르러 그것을 쳐서 무너뜨려 엎드러뜨리니 곧 쓰러지더라

삿 7:14 그 동무가 대답하여 가로되 이는 다른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의 칼날이라 하나님이 미디안과 그 모든 군대를 그의 손에 붙이셨느니라 하더라

이 꿈은 도대체 무슨 내용입니까? 우리가 들을 때 해석하기가 쉽지 않은 꿈입니다. 그런데 꿈을 들은 병사는 이를 쉽게 해몽했습니다. 보리떡이 이스라엘을 가리킨다고 본 것입니다. 미디안인들이 토지 소산과 식물을 남겨두지 아니했기에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보리떡 같은 변변치 않은 음식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근거로 보리떡이 이스라엘을 지칭한 것으로 본 것 같습니다.

기드온을 뭉클하게 한 말이 무엇입니까? 바로 “보리떡”이라는 말입니다. 보리떡은 떡 중에서도 가장 맛이 없고 볼품이 없어서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떡이었습니다. 보리떡은 기드온의 자의식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 자아상이었습니다. 기드온은 늘 자기 자신을 별 볼일 없는 보리떡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보리떡을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개떡’입니다. 우리는 기분 나뿐 일이 있으면 ‘개떡같다’고 하면서 불평을 하지요.

하나님의 백성들은 어떤 사람입니까? 다 보리떡 같고 개떡 같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이 교만을 버리고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기를 원하십니다. 기드온을 감동시키고 뜨겁게 한 말은 ‘보리떡’이라는 이 말 한마디였습니다.

기드온은 꿈과 해몽을 나누는 병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모든 일이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확신한 것입니다. 기드온과 부라가 적진에서 들키지도 않고, 그것도 꿈과 해몽을 나누는 병사들의 막사에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게 한 것은 하나님의 섭리가 아니고는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기드온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는 모든 것을 다스리시고 통치하시는 만왕의 왕이시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것입니다. 기드온은 이제야 비로소 승리의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랑하시는 성도 여러분!

승리의 확신은 우리가 얼마나 잘났는가를 아는 데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능력이 있으며 힘이 있는지를 인식하는 데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한 분이시가 깨닫는 데 있습니다. 아직도 승리의 확신이 부족한 분들이 계십니까? 우리 자신을 보지 말고 하나님을 바라 보십시오. 하나님은 보리떡으로 놀라운 기적을 행하시는 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