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성품 연습

(성령의 열매 삶으로 적용하기)

하나 ● 겸손 (잠15:25-16:6)

겸손은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겸손이 없다면 그 나머지 성품들을 가꿀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의 성품 첫 자리에 놓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겸손한 사람을 존중하십니다(사57:15). 하나님께서는 겸손한 사람과 함께 동행하실 뿐만 아니라 겸손한 사람의 영을 소생시켜주심을 알 수 있습니다. 겸손해야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성경의 가장 기본적인 구도는 겸손한 자는 받아주시고 교만한 자는 내치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성품에서 ‘겸손’을 첫 자리에 놓은 까닭은,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들에게 겸손을 명하셨을 뿐 아니라, 주님이 친히 사람의 몸을 입으심으로 겸손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우리 위해 죽으심으로 최고의 겸손을 보이셨습니다. 그분은 가장 낮고 천한 곳에서 태어나셨고 육신의 부모에게 순종하셨습니다. 주님은 자신을 가리켜 ‘마음이 겸손하고 온유한 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나는 너희 중에 섬기는 자로 있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배반당하신 그날 밤에 오히려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습니다. 그리고 ‘자기를 낮추는 자가 높아질 것이다’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겸손한 사람에게 아주 놀라운 약속을 주셨습니다. 영원하시고 존귀하신 그분이 그들과 함께 사시며, 그들에게 은혜를 주시며, 그들을 존중하고 높이 들어 올리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겸손은 다른 모든 하나님의 경건한 성품으로 가는 길을 열어 줍니다. 그리고 겸손의 밭에서 성령의 열매들이 아름답게 자라게 됩니다.

◆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

겸손은 하나님 앞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 인생은 하나님의 위엄과 광대하심과 거룩하심을 보게 될 때 겸손해집니다. 영광의 하나님 앞에서 교만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모든 인생은 낮아지고 겸손해졌습니다. 모세는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고, 에스겔은 얼굴을 숙였으며, 요한은 죽은 자처럼 그분의 발 앞에 엎드렸습니다. 비록 이방의 권세자들, 무지몽매한 우상숭배자들이라 할지라도 하나님 앞에서 저들은 두려움과 전율로 엎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삶의 모든 영역에서 겸손은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하나님을 향한 태도에서 온전한 겸손을 경험하기 전에 우리는 다른 어떤 관계에서도 진정한 겸손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내가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교만에서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내가 피조물이요 아침 안개와 같은 존재임을 깨닫게 될 때, 눈에 보이는 세상 것들로 인해 마음을 빼앗기거나 우리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한마디로, 진정한 겸손은 하나님을 만나야만 시작되는 것입니다.

◆ 복종, 섬김 그리고 존중

하나님 앞에서 겸손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겸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겸손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드러나는데, 첫째는 서로 복종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엡5:21).”고 교훈했습니다. 베드로도 똑같이 말합니다. “다 서로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라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 자들에게는 은혜를 주시느니라(벧전5:5).” 야고보도 하늘로부터 나온 지혜의 특징은 복종이라고 말했습니다(약3:17).

그러면 서로에게 복종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언제나 다른 사람의 요구와 의견에 굴복하는 것이 복종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복종이란 다른 사람의 가르침이나 지적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입니다. 즉 다른 신자가 우리의 잘못을 지적해 줄 때, 우리에게 잘못이 있음을 인정하고, 또 자신을 변화시키고 배울 마음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베드로는 복종의 좋은 본을 보여주었습니다. 한번은 베드로가 안디옥에 갔을 때, 이방인들 가운데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예루살렘교회에서 야고보가 보낸 사람들이 그곳에 당도하자, 혹시 이방인들과 식사한 것을 책잡힐까봐 저들을 두려워하여 베드로가 그 자리를 피하게 됩니다. 이때 바울이 다른 신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베드로의 위선을 질타했으며, 그의 비판은 신랄했습니다.

베드로가 누구입니까? 예수님의 수제자 아닙니까? 어쩌면 초대교회 당시 가장 권위 있는 사도가 바로 베드로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베드로보다 훨씬 어린 사람이었고, 초대교회 내에서 베드로에게 공개적으로 비난할만한 처지가 못 되었습니다.

하지만 성경의 기록을 살펴보면 불같은 성격의 베드로였지만, 그가 바울에게 분개하지 않은 것이 확실합니다. 오히려 베드로는 바울을 ‘사랑하는 형제’라고 불렀으며, 바울의 편지들을 하나님의 영감으로 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평가했고, 예루살렘 사도회의에서도 바울의 입장을 지지했습니다. 이로 볼 때 베드로는 바울의 질책을 받아들였으며, 다른 신자의 지적에 겸손하게 복종하였음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다른 사람이 가르쳐 주거나 지적해 줄 때, 이에 복종하는 것은 천성적으로 교만한 마음을 가진 우리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복종은 성령으로 충만해 있다는 증거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습니다. 참으로 성령은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로 하여금 겸손해질 수 있는 능력을 공급합니다.

둘째로, 겸손은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섬김을 통해 겸손의 본을 보이신 가장 대표적인 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의 전 생애는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삶이었으며 섬김을 받기위해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진정한 위대함은 지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섬기는 데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또한 주님을 본받아 다른 사람을 섬기는 자에게는 큰 복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겸손히 다른 사람을 섬기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베드로는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 이는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니(벧전4:11).”라고 말했습니다.

불신자일지라도 천성적으로 다른 사람을 잘 섬기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을 이런 저런 방식으로 섬깁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섬김을 통해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는 게 아니라 그들 자신이 영광을 받습니다. 높아지는 것은 ‘그들의 명성’입니다. 우리가 천성적으로 섬기기를 잘하든 그렇지 않든,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시는 힘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여 이웃을 섬길 때는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게 될 때, 천성적으로 교만하고 한번도 남을 섬겨본 적이 없었던 사람도 이웃을 섬기며 겸손을 실천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그분이 할 수 있게 해 주심으로 인해 서로 섬기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셋째는 서로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로마서 12장에서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라’고 말했으며, 빌립보서 2장에서는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라고 말했습니다.

예수님은 잔칫집에서 높은 자리에 앉으려는 바리새인들을 책망하셨습니다. 그리고 가장 낮은 자리에 앉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바리새인들의 이기적이고 교만한 태도를 비난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자신의 행동을 한번 돌아봅시다. 혹 교묘한 방법으로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진 않았습니까? 공식 모임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앉으려고 하진 않았습니까?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키면서 우리의 주장을 고집하거나, 나를 드러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지는 않았습니까?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긴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필요와 의견과 관심사를 자신의 것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것을 말합니다. 겸손은 우리 자신의 이익뿐만 아니라 참으로 다른 사람의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입니다.

◆ 겸손을 연습하기

겸손을 배우기 위한 실천적인 방법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당신의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부터 시작하기 바랍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성경구절을 암송하는 것입니다.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을 직접 말해 주는 성경구절을 골라 암송해 보십시오. 이런 식으로 성경을 암송하고 묵상할 때, 성령께서 우리의 가치관을 바꾸시면서 내적으로 우리를 변화시키십니다.

예를 들면,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빌2:3)”라는 말씀을 암송하고 묵상하는 가운데,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우리보다 앞에 세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할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특정한 상황에서 이 새로운 가치관을 따라 살지 못하고 있을 때, 외운 말씀을 생각나게 해주셔서 죄를 깨닫게 하실 것입니다.

다음은, 성령께서 죄를 깨닫게 해주실 때, 교만하게 굴었던 적이 있다면 자백하고, 하나님께서 보시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 자신을 민감하게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성령께서 당신의 내면을 변화시켜 주시도록 기도하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겸손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단계를 무엇이든지 밟으십시오. 무엇이든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겸손해져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겸손하다’라는 단어는 ‘행동’의 의미를 가진 동사입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행해야 합니다. 슈퍼마켓에서 계산하려고 줄을 설 때, 혹은 직장에서 승진할 기회가 있을 때, 다른 사람을 우선하는 실제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께 마땅히 돌아가야 할 성공의 공로를 내가 취했다고 자백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실천해야 할 겸손의 영역이 무엇이든지 간에, 우리 안에서 행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여 겸손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