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원 농부의 비유에서 듣는 말씀

막 12:1-12

오늘 본문 말씀은 예수님께서 친히 비유로 말씀하신 이야기입니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한 포도원 주인이 포도원을 잘 만들어 놓고는 소작농들에게 세를 주고서 멀리 타국에 갔습니다. 수확 철이 되자 세를 받으려고 한 종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소작농들이 이 종을 때려서 내쫓았습니다. 다시 다른 종을 보냈습니다. 이번에는 머리에 상처가 나도록 때리고 모욕하여 내쫓았습니다. 그 후 몇 차례 종을 다시 보냈습니다. 그러자 심지어 종을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이 주인이 마지막으로 자기 아들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아들까지야 어찌하겠는가 하는 마음으로 보냈습니다. 그러자 소작농들이 이 아들을 죽여 버리면 그 유산인 포도원을 자기들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을 죽여서 포도원 밖에 내던져버렸습니다.

이제 포도원 주인이 직접 와서 소작농들을 진멸하고, 포도원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왜 이 비유 이야기를 말씀하신 것일까요?

이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고난주간 셋째 날에 말씀하신 이야기입니다. 사실 그 전날 고난주간 둘째 날에 예루살렘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셔서 성전을 정화하신 것입니다. 성전 안에서 대제사장에게 허락받고 공식적으로 장사하던 사람을 내쫓으신 것입니다. 상을 들러엎으시고 채찍질을 하시고 짐승들을 몰아 내셨습니다. 그리고 예루살렘 성전이 강도의 소굴이 되어버렸다고 질타하셨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대제사장을 비롯한 유대교 지도자들이 분노했습니다. 예수님을 가만히 놔둘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제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르는 세력 때문에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이러던 차에 예수님께서 다음 날 즉 고난 주간 셋째 날에 다시 예루살렘 성전을 찾으셨습니다. 이번에는 대제사장을 비롯한 유대교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따졌습니다. 막 11:28을 보면 저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였느냐 누가 이런 일 할 권위를 주었느냐?” 이런 말입니다. 네가 뭔데 감히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는 것입니다. 대제사장이 허락한 일을 감히 네가 무슨 권위로 못하게 하느냐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저들의 이 공격에 물러서지 않으셨습니다. 오늘 이 비유 이야기로 저들의 공격에 반박을 하신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너희는 소작농일 뿐이고 나는 아들이라는 말씀입니다. 다시 말하면 너희가 행세하는 권위는 소작농의 권위지만 나는 아들의 권위로 이런 일을 행한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고사성어 가운데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는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뜻을 풀어보면 ‘잘못한 사람이 잘못을 빌거나 미안해 하기는 커녕 오히려 성을 내면서 잘한 사람을 나무라는 어처구니없는 형국으로 기가 차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통해서 지금 대제사장을 비롯한 유대교지도자들에게 적반하장이라고 역공을 펴고 계신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이 비유를 통해서 무엇을 말씀하고 계실까요? 우리는 이 비유를 읽으며 어떤 말씀을 들어야 할까요?

1. 하나님을 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이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행위의 주체가 한 사람입니다. 바로 포도원 주인입니다.

1절을 보면 포도원을 만든 사람이 포도원 주인입니다. 산울타리를 두르고 즙 짜는 틀을 만들고 망대를 지어서 포도원을 완성시킨 사람도 포도원 주인입니다. 농부들에게 세를 준 사람도 포도원 주인입니다.

2절 이하를 보면 포도원 세를 받기 위해 종을 보낸 사람도 포도원 주인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들을 보낸 사람도 포도원 주인입니다. 9절을 보면 직접 와서 불의한 포도원 소작농부들을 진멸하고 새로운 사람들에게 포도원을 다시 맡긴 사람도 포도원 주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분명히 말씀하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하셨다는 것입니다. 당시 대제사장을 비롯한 유대교 지도자들에게 분명히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당신들이 섬기고 있는 성전을 지으신 분이 하나님이시고, 당신들을 성직으로 부르신 분도 하나님이시고, 당신들에게 사명을 주셔서 그 성직을 담당케 하신 분도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지금 예수님께서는 저들이 적반하장으로 예수님을 공격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해 주신 것입니다. 바로 저들이 하나님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시고, 하나님께서 맡기시고, 하나님께서 되찾으시고, 하나님께서 심판하신다는 사실을 저들이 잊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도 하나님을 보아야 합니다. 우리를 지으신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에게 생명 호흡을 주시고 오늘을 살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에게 이 세상을 살면서 머물 장막을 주시고, 먹을 양식을 주시고, 재물을 손에 쥐게 하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에게 주의 일로 부르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에게 사명을 주셔서 주를 위해 일하게 하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정경주 사모라는 분이 쓴 [하나님이 하셨어요]라는 간증집이 있습니다. 이 책에 이런 간증이 실려 있습니다.

이분은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원래 승무원 자격은 ‘키가 165 이상 대졸자로 수영 가능한 자’였답니다. 그런데 자기는 키가 163이었고, 대학 재학 중이었고, 또 수영도 할 줄 몰랐답니다. 그런데 면접관이 성악과 재학생인 자기에게 노래를 부르게 한 뒤 특별 가산점을 줘서 합격이 됐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하셨어요!”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한 번은 승무원으로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비행기가 일본 상공을 지날 때 갑자기 조종실에서 안내방송이 나오더랍니다. 우편 날개 엔진에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승무원과 승객 전원은 비상착륙을 준비하고 자리에 착석하고 안전벨트를 매달라는 방송이 나온 것입니다.

갑자기 평소에 자기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남자승무원이 달려와서 이분 앞에 무릎을 꿇으며 부탁하더라는 것입니다. “미스 정! 기도해줘요. 미스 정! 부탁이에요. 날 위해 기도해줘요” 이분이 간절히 기도했답니다. 기도를 마치고 아멘 소리가 끝나자마자 다시 안내방송이 들려왔답니다. “승객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무슨 영문인지 모르지만 불이 저절로 꺼졌습니다. 이제 곧 김포공항에 안전하게 도착하겠습니다.”

승객들이 환호성을 올릴 때 이 남자승무원은 그 자리에 꿇어앉아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고 있었답니다. 이분은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며 함께 울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간증했습니다. “하나님이 하셨어요.”

그렇습니다. 우리가 믿음의 눈을 열고 내가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면 우리도 이렇게 고백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하셨어요.” 그리고 앞으로 우리의 남은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하실 꺼에요!” 그래서 우리는 믿음의 눈을 열고 하나님을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지금도 내 곁에 계시고, 하나님께서 지금도 날 위해 일하신다는 사실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장차 하나님께서 역사하셔서 내 앞 길이 복되게 열릴 것을 믿어야 하겠습니다.

2. 욕심이 문제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통해 인간의 문제의 핵심을 짚어주고 계십니다. 바로 욕심입니다.

이 소작농부들은 포도원 주인이 타국으로 가자 욕심이 생겼습니다. 주인이 가까이에 없고 멀리 외국으로 가서 사니 마음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먼저는 소작료를 안 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소작료를 받으러 온 종을 때려서 돌려보냈습니다. 다른 종을 보내자 심지어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이 소작농들은 욕심이 더 커졌습니다. 주인이 안 되겠어서 아들을 보냈습니다. 종을 보낼 때는 소작료만 내지 않겠다는 욕심을 부렸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이 아들만 제거하면 아들에게 돌아갈 유산을 자기들이 차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아예 포도원을 자기들이 차지할 욕심을 부리기까지 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욕심이 문제입니다. 당시 대제사장과 유대교 지도자들은 기득권에 대한 욕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메시야가 오셨는데도 자기들이 누리던 기득권을 내려놓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아들을 핍박했습니다. 더 큰 부와 권세를 누려보려고 했습니다.

탈무드에 나오는 솔로몬의 재판 이야기입니다. 안식일에 유대인 세 사람이 예루살렘에 왔습니다. 가지고 온 돈을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세 사람만 알게 돈을 땅에 묻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가보니 돈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분명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밤에 몰래 가서 그 돈을 빼돌린 것입니다.

세 사람이 범인을 잡아달라고 솔로몬 왕을 찾아갔습니다. 솔로몬 왕이 이런 문제를 냈습니다.

"어떤 젊은 아가씨가 한 남자와 결혼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얼마 후 아가씨는 다른 남자와 사랑하게 되었고 이 남자에게 헤어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 남자는 위자료도 받지 않고 파혼을 허락해 주었습니다. 한 번은 이 아가씨가 돈이 많은 것을 알고 어느 노인이 납치를 했습니다. 이 아가씨가 노인에게 간청을 했습니다. ‘결혼할 것을 약속했던 남자에게 파혼을 요구했는데 위자료도 받지 않고 파혼을 허락받았습니다. 당신도 선처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말을 듣고 이 노인이 한 푼도 빼앗지 않고 그녀를 풀어주었습니다. 이 사람들 중에 가장 칭찬을 받을 사람이 누구일까요?“

첫 번째 유대인은 파혼을 허락해 주면서 돈을 받지 않았던 남자가 훌륭하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유대인은 납치를 했으면서도 이야기를 듣고 풀어준 노인이 훌륭하다고 말했습니다. 세 번째 유대인은 항변을 했습니다.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잘못됐습니다. 파혼할 때 위자료를 받는 것은 당연하고 남치는 돈을 요구하기 위해 하는 것인데 돈 한 푼 안 받고 파혼해 주고 납치를 풀어준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솔로몬이 돈을 빼돌린 범인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이 세 번째 유대인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둘째 유대인은 모두 파혼해 주고 풀어준 사람 사이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세 번째 유대인은 오직 돈을 주고 받는 일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솔로몬은 바로 세 번째 사람 마음 깊은 곳에는 욕심이 있다는 것을 꿰뚫어 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생이 힘들고 늘 마음이 편치 않는 것은 그 속에 욕심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인간관계가 꼬이고 힘들어진 것은 그 욕심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역시 그 욕심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욕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내 안에 어떤 욕심이 숨어있는지 찾아내야 합니다. 그것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여러분의 인생이 풀립니다. 신앙생활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심판을 준비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이야기를 마무리 하시면서 마지막에는 포도원 주인이 직접 찾아온다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와서 악행을 저지른 소작농들을 진멸했다는 점을 힘주어 강조하셨습니다.

여기서 진멸하다는 말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경원어로는 ‘아폴루미’(Apollumi)라는 말입니다. 그 뜻은 철저하게 파괴하고 없앤다는 말입니다.

지난 5월 북한의 무력부장 현영철이 잔혹하게 숙청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 숙청 방법에 전 세계 언론이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현직 무력부장을 고사포로 처형했다는 것입니다. 이 처형으로 현영철은 뼛조각 살점하나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렸다는 것입니다.

이 때 그 가족들과 북한의 지도층들이 망라해서 이 장면을 지켜보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 장면을 지켜본 사람들이 얼마나 두려워 떨었을까요? 바로 이것이 ‘아폴루미’ 진멸하다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시 유대교 지도자들에게 이처럼 과격한 용어를 쓰셨습니다. 장차 하나님의 심판이 두렵게 임하게 될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만일 지금이라도 돌아서지 않으면 이와 같은 최후를 맞게 될 것을 경고하신 것입니다.

히 9:27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분명하게 우리는 한 번은 죽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냥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 이후에 반드시 심판이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 몇 가지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는 마치 자기는 죽음과 상관없는 것처럼 사는 것입니다. 죽음을 생각한다고 해도 아주 먼 훗날에 있을 일이기 때문에 지금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죽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그것입니다. 물론 오죽하면 자살하겠는가고 동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죽으면 다 끝나는 것일까요? 그 후에 심판이 있다는 것입니다. 죽음 이후 하나님 앞에서 책임질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우리 기독교에서는 그 답을 ‘종말론적인 삶’이라고 정의합니다. 종말론적인 삶이란 간단히 말해서 죽음과 그 이후 심판이 있음을 생각하면서 오늘을 사는 삶을 말합니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종말론적 삶은 종말적 삶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종말적 삶이란 죽음과 그 이후 심판을 대비하는 일에만 전념하며 살아가는 삶을 말합니다. 직장 출근도 하지 않고 학교도 가지 않고 가정생활도 포기하고 오직 그날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삶을 말합니다. 종말론적 삶은 이런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최선을 다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직장인들은 직장생활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사업가들은 사업에 최선을 다하고 주부들은 가정을 돌보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일에 매몰되어서는 안 됩니다. 최선을 다해 세상을 살 되 세상 안에서 인생의 목적을 찾아서는 안 됩니다. 세상논리로만 인생을 살아서는 안 됩니다. 그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아야 하고 그 안에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일을 해야 하고 그 안에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일을 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대제사장을 비롯한 유대교지도자들은 예수님께서 보실 때 몇 가지 중대한 잘못을 범했습니다. 우선 하나님께서 보이지 않는 손길로 역사하신 것을 보지 못한 것입니다. 또한 마음에 숨겨져 있는 욕심을 따라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들은 장차 심판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이렇게 살면 안 됩니다. 믿음의 눈을 열고 하나님을 보아야 합니다. 또한 우리 안에 있는 욕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장차 심판이 있을 깨닫고 종말론적 삶을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