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신학(22) 죄인된 인간

1. 죄의 유래

인간은 본래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서 선하게 창조된 존재이다. 그러나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께서 금하신 것을 어기고 범죄하므로 죄인이 되고 말았다.

1) 아담과 하와가 불순종한 것에서 시작된다.

최초의 죄는 뱀의 형태로 가장한 사탄의 시험으로 발생된 것인데, 사탄은 인간의 마음 속에 의혹과 불신의 씨를 뿌렸다. 성경은 유혹자인 뱀은 다만 사탄의 도구였다고 분명히 지적해 주고 있다(요8:44, 롬16:20, 고후11:3, 계12:9). 최초의 죄는 인간이 선악을 알게 하는 실과를 따먹었던 데 있다. 이 실과를 먹음은 인간이 자기의 뜻을 하나님의 뜻에 무조건적으로 복종시키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내 준 것이며, 몇 가지 요소를 내포하는 것이다. 선악과를 먹음은 그 자체가 지적인 면에서는 불신앙과 자만심을, 의지 면에서는 하나님과 같이 되려는 욕망을, 감정 면에서는 금지된 실과를 먹으려는 호기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 결과로 인간은 엄밀한 의미로 보면 하나님의 형상을 상실하고 전적으로 타락하여 죽음의 지배 아래 있게 되고 말았다(창3:19, 롬5:12,6:23).

2) 아담과 하와를 불순종하게 한 사탄의 거짓말과 간계에 있다.

인간에게 죄를 범하도록 했던 사탄은 거짓말과 간계라는 두 가지 무기를 사용했다.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창3:4,5).” ‘정녕 죽으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결단코 죽지 아니하리라’는 거짓말로 하와의 마음을 움직여 놓을 후, 범죄했을 때 죽음이 아닌 ‘선악을 알게 하는 지혜’와 ‘하나님과 같은 능력’을 얻게 된다는 함정으로 하와를 범죄의 구렁텅이로 유인한 것이다. 이러한 사탄의 두 가지 무기는 오늘도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성도들을 넘어뜨릴 때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다.

3) 아담과 하와는 사탄의 미혹을 이기지 못하고 불순종하여 범죄하였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맺은 언약은 인간의 행위, 즉 말씀에 대한 순종을 요구하는 계약이었다. 그것은 인간들의 생명이 걸린 귀중한 언약이었다(창2:17). 따라서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말씀을 굳게 믿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확고히 서지 못했다. 그들은 말씀을 정확히 기억지도 못했고, 그 말씀을 어겼을 때 다가올 결과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깊이 인식하지 못했다. 때문에 이러한 인간의 허점을 파고든 사탄의 유혹에 쉽게 미혹되어 범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탄의 말에 미혹되어 바라본 금단의 실과는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러웠다. 그리하여 그들은 손을 뻗어 금단의 실과를 ‘땄고’ ‘먹었다’. 여기에 인생의 불행과 비극이 있다. 결코 핑계할 수 없는 책임이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비록 타인에게서 유혹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 행위의 주체자는 그들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제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만 한다. 그들 스스로, 그들 자신의 욕심에 이끌려 중대하고도 심각한 하나님과의 계약을 깨뜨렸기에 그 형벌을 감당해야만 했으며 비참한 인생의 삶을 시작해야만 했던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범한 죄의 책임을 아무에게도 핑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결과를 아무에게도 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만 한다.

2. 죄란 무엇인가?

에덴동산에서 시작된 죄는 의롭게 창조된 인간의 성품을 죄악된 본성으로 바꾸어 놓았고, 선한 습관을 악한 습관으로 변화시켜 놓았으며, 영생의 미래를 죽음과 멸망의 암담한 미래로 바꾸어 버렸다. 그러므로 인간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이 죄가 무엇인지를 바로 알고 이 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1) 죄는 하나님의 계명에 불순종하는 불법이다.

“죄를 짓는 자마다 불법을 행하나니 죄는 불법이라(요일3:4).” 성경적 죄의 정의는 인간의 윤리나 도덕률을 초월한다. 즉 하나님의 법에 따르지 않는 불법을 죄라고 하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것이요,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얼굴을 외면하는 것이다. 여기서 불법이란 인간의 교만을 포함하고 있다. 즉 스스로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스스로를 척도로 생각하기에 하나님의 법에 순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법은 욕심을 포함하고 있다. 탐욕에 사로잡힌 자가 하나님의 법에 순종할 리가 없다. 탐욕에 사로잡힌 자는 자신의 욕망 외에 그 어느 것으로도 제어될 수 없다. 또 불법은 선을 행치 않는 것이다. 하나님의 법은 선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하나님의 법을 어기는 것은 선을 행치 않고 악을 행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불법은 불신앙이다. 하나님의 법은 믿음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법을 벗어난 자는 믿음의 울타리를 벗어난 자이다. 이렇듯 불법은 하나님 앞에 죄가 되며 따라서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2) 죄는 죄책과 오염을 포함하며 외부적인 행위뿐만 아니라 마음의 생각까지도 포함한다.

죄란 악하고 연약한 인간을 형벌에 빠뜨리게 하는 죄책(롬3:19,5:18, 엡2:3)이며, 선천적 부패성 또는 도덕적 오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모든 인간은 아담 안에서 죄가 있으므로 부패한 성질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것을 원죄라고 한다(욥14:4, 렘17:9,사6:5, 롬8:5-8, 엡4:17-19).

죄란 외부적 행위에만 있지 않고 악한 사상과 악한 감정과 마음의 악한 의도까지 모두 내포한다(마5:22,28, 롬7:7, 갈5:17,24).

또한 죄는 인간의 마음에 그 자리를 잡고 있으므로, 마음 중심에서부터 지·정·의 즉, 인간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육체를 통해 나타나게 된다(잠4:23, 렘17:9, 마15:19,20, 눅6:45, 히3:12).

3) 죄는 원죄(原罪)와 자범죄(自犯罪)로 구분할 수 있고 보편적인 경향이 있다.

흔히들 죄를 원죄와 자범죄로 구분하는데, 모든 인간은 죄된 상태와 죄의 신분에서 출생하므로, 이것을 원죄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자범죄의 뿌리가 되는 것이다.

①원죄는 아담에 의하여 전가된 죄책과 오염을 말한다.

“내가 죄악 중에 출생하였음이여 모친이 죄 중에 나를 잉태하였나이다(시51:5).” 원죄는 모든 핵심이며 근원이다. 원죄로 말미암아 인간의 불행이 시작되었고 죽음도 시작되었다. 우리가 모친의 태중에 잉태될 때부터 이 죄는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으며, 이 죄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언제까지나 사망의 권세 아래 놓여 있게 된다. 실로 인생의 행·불행을 죄우하는 것이 바로 이 원죄이며 원죄의 해결없이 구원은 불가능한 것이다. 이 원죄는 인생으로 하여금 죄악된 본성을 갖게 하여 자범죄를 행하게 한다. 원죄로 말미암아 타락한 인생은 스스로 의를 행할 수도 없고 오로지 악을 생각하고 악만을 행하게 된다. 때문에 우리가 원죄를 해결하지 않고 자범죄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내부 깊숙이 있는 병의 근원은 내버려 둔 채 겉으로 드러난 환부만을 치료하는 어리석고 무익한 행위와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 원죄는 죄책과 오염을 포함한다. 아담의 죄책은 우리에게 전가되었다. 아담이 우리의 대표자로서 범죄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안에서 죄된 인간인 것이다. 그뿐 아니라 우리는 또 아담의 부패성을 상속하고 죄를 향한 적극성을 갖게 되었다. 그러므로 인간은 본질상 전적으로 타락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모든 인간이 행하는 바가 악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죄가 인간의 본질 전체를 부패시켰고, 인간이 어떤 영적 선이라도 행할 수 없게 된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인간은 이웃과의 관계에서 가치있는 일을 하고자 할는지 모르지만, 그것이 최선의 일이라 하더라도 그 행위가 하나님을 사랑함에 의해 비롯된 것이 아니며, 하나님을 순종함으로 행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불완전한 것이다. 이 전적 타락과 전적 무능력은 펠라기우스파와 알미니안파와 현대주의자들에 의해 부인되었지만, 성경은 분명히 전적 타락과 무능력을 입증해 주고 있다(렘17:9, 요5:42,6:44,15:4-5, 롬7:18,23,24,8:7,8, 고전2:14, 고후7:1, 엡2:1-3,4:18, 딤후3:2-4, 딛·1:15, 히11:6).

②자범죄는 스스로 지은 죄를 말한다.

자범죄는 원죄의 결과로 말미암아 죄악된 본성을 지닌 인간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살면서 범하는 여러 가지 죄를 말한다.

자범죄란 말은 외부적 행위의 죄뿐 아니라, 원죄로 인해 일어나는 의식적인 죄된 생각, 욕망, 결심 등을 말한다. 원죄는 하나이지만, 자범죄는 여럿이다. 자범죄는 교만, 질투, 증오, 감각적 육욕, 악한 욕망과 같은 내적 생활의 죄이며, 사기, 도적, 살인, 간음 등과 같은 외적 생활의 죄이기도 하다. 이 죄는 사람의 생명과 관계되는 죄는 아니다. 단지 그 형벌을 더욱 가중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자범죄의 성격은 습관이다. 그것은 원죄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인간의 죄된 본성에 의해 저질러지는 일종의 본성이요 이길 수 없는 습관인 것이다. 때문에 이것은 원죄를 해결했다고 해서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죽을 때까지 이러한 본성과 싸워야 하며, 죄된 습관을 선한 품성과 습관으로 바꾸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것은 성도의 영적 전투의 대상이자 끊임없이 싸워 이겨야 할 또 다른 자아이다.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영생을 취하라 이를 위하여 네가 부르심을 입었고 많은 증인 앞에서 선한 증거를 증거하였도다(딤전6:12).”

③죄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성경과 경험을 통하여 볼 때, 죄가 보편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성경에는 죄의 보편성을 의미하는 구절들이 많이 있다(왕상8:46, 시143:2, 잠20:9, 전7:20, 롬3:1-12,19,23, 갈3:22, 약3:2, 요일1:8,10). 그뿐 아니라 성경은 인간이 나면서부터 죄의 본성을 지니고 죄를 짓는다고 가르치는데 이 죄의 보편성은 모방의 결과로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욥14:4, 시51:5, 요3:6). 심지어 유아라도 죄의 결과인 죽음의 지배 하에 있으므로 죄의 보편성이 입증 된다고 할 수 있다(롬5:12-14). 모든 인간은 날 때부터 정죄 아래 있으므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이 필한 것이다. 어린 아이들까지도 이 원칙에서 결코 제외될 수 없다(요3:3,5, 엡2:3, 요일5:12).

3. 죄의 결과

세상사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이와 같이 죄도 그로 인한 결과를 수반한다. 많은 이들이 하나님은 이것도 저것도 못하게 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나님에게서 벗어나는 것을 자유라고 여긴다. 그러나 그것은 죄의 결과를 모르고 하는 생각이다. 사실 하나님의 많은 계명들은 본질적으로 우리들 자신들을 위한 것이다. 만약 하나님의 계명이 없다면 인간은 동물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죄를 멀리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죄의 결과는 과연 어떤 것들일까? 우리는 죄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1) 죄의 결과, 하나님과 대화가 끊기게 되었다.

인간이 범죄하고 난 후 나타난 첫 번째 증상은 하나님을 두려워하게 된 것이었다. 아담은 죄를 짓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숨었다(창3:10). 불과 얼마 전에만 하더라도 같이 대화와 교제를 나눈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죄를 지을 때의 기대와는 달리 하나님처럼 되기는커녕(창3:5) 자신이 누리고 있는 모든 것마저 일시에 잃어버리게 되었다(창3:19). 이것이 죄를 범한 이들의 말로이다. 그래서 이사야는 죄악이 우리와 하나님 사이를 멀게 하였다고 책망하는 것이다(사59:2). 참으로 죄를 지은 사람은 하나님과 멀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예비해 두신 모든 것들을 느끼지도 누리지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2) 죄의 결과, 하나님과 원수가 되었다.

죄로 인하여 하나님과의 사이가 멀어지게 되었을 뿐 아니라 죄를 범한 이들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었다. 그리고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좇게 되었다. 죄를 범한 사람들은 이제 하나님과 아무런 관계가 없게 된 것이다.

3) 죄의 결과, 하나님의 사랑을 알지 못하게 된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베풀어 주신 복된 약속들에 대해서 외인이 되었다(엡2:12). 즉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의미이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 원하시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죄를 가진 자의 삶이다. 죄가 가진 파괴력을 생각해 볼 때 우리는 정말 죄를 무서워하지 않을 수 없다.

4) 죄의 결과, 육신의 죽음을 당하게 되었다.

죄는 필연적으로 인간 자신에게도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그것은 인간이 육신적인 죽음을 당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죄를 안고 살아야 하는 인간은 결국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 땀을 흘려야 식물을 먹고 필경은 흙으로 돌아가게 되었다(창3:19). 만물의 영장이라고 주장하며 마치 자신들이 세상의 모든 것을 관장하고 다스리는 것처럼 생각하는 인간들에게 이 얼마나 비참한 선고인가? 여기에는 절대 예외가 없다. 심지어 자신을 신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이러한 운명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다. 누구든지 죽은 후에는 심판을 받는다고 하였기 때문이다(히9:27). 이것이 죄에 빠진 인간의 가감 없는 진실된 모습이다.

5) 죄의 결과, 도덕적으로도 타락하였다.

죄를 범하여 하나님을 떠난 인간은 반드시 합당치 못한 일을 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불의, 추악, 탐욕, 시기, 살인 등을 저지르게 된다(롬1:28). 즉 죄인이기 때문에 죄를 짓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을 행할 뿐 아니라 심지어 그런 일을 행하는 자들을 옳다고까지 한다(롬1:32). 이것이 죄를 지은 인간의 실존적인 모습이다.

6) 죄의 결과, 자연까지도 저주받아 타락하였다.

인간이 죄를 범하자 나타난 또 하나의 현상은,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맡겨 주신(창1:28) 온 세계가 타락하게 된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식물과 물품을 내도록 창조하신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었다(창3:18). 본래 만물은 인간에게 복종을 하도록 하나님께서는 질서를 세우셨다(창1:26,28). 그러나 오히려 그들은, 마치 아담이 하나님께 불순종하였듯이 인간에게 불순종하며 질서를 역행하였다. 그래서 자연은 광풍을 일으키며 병충해를 내고 인간에게 여러 가지 질병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심지어 사람을 잡아먹는 동물도 생겨나게 되었고 인간 이외의 창조물 서로 간에도 약육강식의 타락한 질서가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인간이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슬렸기 때문에 일어난 인간 범죄의 영향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