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가 작년 10월에 이사를 했고 12월에 입당식을 거행했습니다. 본당, 친교실, 주일학교실, 찬양대실, 부엌,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넓어지고 깨끗해지고 upgrade된 시설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합심하여 드린 기도의 응답이 이루어진 것을 인하여 교우들이 함께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단지 새 건물에 들어왔다는 감격에만 젖어 있으면 안 됩니다. 우리 각자 주 안에서 새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만약 우리의 삶에 변화가 없고 열매가 없다면 건물을 굳이 옮길 필요가 없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주님과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하여,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 섬길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은 직분자들만 아니라 모든 교우들도 함께 던져야 할 질문입니다. 지난 주 수요 예배 때에 시편 8편을 다루었습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시 8:4) 다윗은 우리가 깨지기 쉬운 그릇 같은 인생이요, 한줌 흙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인생임을 깨달았습니다. 그와 더불어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를 생각하시고 언제나 우리를 찾아오시고 돌보아주시는 분임을 깨달은 후에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에 대하여 감사로 영광을 돌리자고 합니다. 

요단강을 건넌 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족속들과의 전쟁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나안 족속과의 전쟁은 단지 영토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누구신가’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은 어떤 복을 받는가’하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는 영적인 전쟁입니다. 그러려면 이스라엘 백성이 먼저 자기들이 누구인지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자기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사명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전적으로 순종해야 하는 신앙의 공동체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들은 가나안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본을 보여주어야 했습니다. 그들을 강력한 하나님의 군대로 만들기 위한 하나님의 시험은 계속 됩니다. 요단강을 건널 때 일부러 일 년 중 가장 물이 많이 흐를 때를 택하시고 그 강을 건너라는 얼핏 보면 무리한 요구를 하셨습니다. 그러나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은 주저하지 않고 강에 물을 디뎠습니다. 그랬을 때 물줄기가 끊어지고 이스라엘 백성은 마른 강바닥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길갈에 진을 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할례를 행하라고 하십니다. 이것 또한 순종하기 쉽지 않은 무리한 요구처럼 보입니다. 할례를 행하면 그 상처가 치유될 때까지 보통 7~10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할례의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리는 동안 적의 기습을 받으면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이번에도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지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가 누구인지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본문은 오늘도 영적 전쟁을 벌여야 하는 우리들에게 귀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본문을 크게 세 단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다시 할례를 행하라”(1-3절): 할례 시행 명령
요단을 건넌 후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첫 번째 명령을 내리십니다. “너는 부싯돌로 칼을 만들어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다시 할례를 행하라.” “다시”의 의미는 전 민족적인 관점에서 출애굽 2세대가 1세대에 이어 두 번째로 할례 의식을 행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들이 순종할 수 있는 여건을 이미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이스라엘이 요단강을 걸어서 건넜다는 소식에 가나안의 왕들은 큰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족속보다 더 강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면서 능력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라합의 말처럼 홍해를 건넌 사건과 아모리 왕 시혼과 바산 왕 옥의 전멸 소식을 듣고서 전의를 상실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40년 전에 홍해를 건넜던 것과 같이 요단강을 건넜다는 것은 하나님의 능력이 여전히 대단하다는 것과 가나안의 왕들도 자칫하면 시혼이나 옥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가나안 족속들에게 두려움을 심어 놓으신 후에 할례를 행하라고 하시는 것을 보면 하나님이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여호와는 언약을 지키시는 신실한 하나님이십니다. 바울도 이 크고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했기에 귀한 고백을 합니다.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 10:13)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믿음으로 주님을 붙들기만 하면 우리의 발걸음을 선하게 인도하시는 주님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할례를 행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이스라엘 백성 중 어느 누구도 그것은 너무 위험하니까 곤란하다고,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이 여호수아에 의해 정확하게 시행되었습니다. 2절에 “부싯돌로 칼을 만들어 ... 할례를 행하라” 하였는데 3절을 보면 “부싯돌로 칼을 만들어 ... 할례를 행하니라” 합니다. 영적 전쟁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할례 없는 자가 되었음이었더라”(4-7절): 할례 시행의 이유
할례는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으시며 요구하신 언약의 징표였습니다. 창세기 17장에서 하나님은 아브람의 이름을 아브라함으로 바꾸시며 새로운 정체성을 갖게 하셨습니다. 그가 이베부터 단지 한 족장의 아버지가 아니라 열국의 아버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브라함이 살던 가나안 땅을 그와 그의 자손에게 기업으로 주시겠다는 것과 여호와께서 그들의 하나님이 되시겠다는 것을 선언하셨습니다. 이 언약을 맺으면서 행한 것이 할례였습니다. 땅을 선물로 주는 것이 여호와와 아브라함 자손 간의 언약 관계에서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표징이라면 할례는 이스라엘 백성 쪽에서 행해야 하는 언약의 표징이었습니다. 이제 이스라엘은 그 언약에 합당한 징표인 할례를 받아야 합니다.

애굽에서 나온 1세대 중 싸움에 나갈 만한 남자들은 다 할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여호와의 말씀을 순종하지 않고 끊임없이 불평과 원망을 쏟아 놓았다가 하나님의 진노를 샀기에 사십년 동안을 광야에서 방황하다가 광야에서 다 죽었습니다. 그런데 가나안에 들어온 2세대가 하나님의 백성의 징표인 할례를 받지 못해 ‘할례 없는 자’가 되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할례를 먼저 행하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가나안 정복보다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르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먼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기를 원하십니다. 영적 전쟁에서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지는 것이 또한 필요합니다.

“애굽의 수치를 너희에게서 떠나가게 하였다”(8-9절): 할례 시행의 의미
할례의 모든 절차를 마치자, 하나님께서는 그 의미를 해석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할례 없는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을 ‘애굽의 수치’라고 부르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의 노예였습니다. 그들에게는 자유가 없었기 때문에 무엇 하나 그들 스스로 선택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애굽에서 나오기는 하였지만 가나안 땅에 정착하기까지는 여전히 모든 것이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길갈에서의 할례 의식은 이스라엘이 언약백성인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과거의 수치를 제거해주시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애굽의 수치’를 그들에게서 굴러가게 하였다하여 할례를 행한 곳을 ‘구른다’는 뜻을 가진 길갈이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스라엘 백성은 38년 만에 처음으로 유월절을 지킵니다. 그렇다면 할례를 받은 것은 유월절을 지키기 위한 준비 과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유월절은 할례 받은 자들만이 참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월절 의식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 한 번 당신의 백성을 구원하시는 하나님, 언약을 신실하게 지키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며 믿음을 새롭게 다졌을 것입니다. 
 
할례는 순종을 전제로 합니다
모세가 백성들에게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땅을 너희 앞에 두셨은즉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이르신 대로 올라가서 차지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주저하지 말라”(신 1:21) 하며 가나안 땅은 이스라엘에게 주시기로 약속한 땅임을 분명히 할 때, 백성들은 그대로 나아가기를 주저하고 정탐하겠다고 합니다.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데 하나님의 약속만 믿고 가기가 불안하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불신앙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들의 요청을 허락하셨습니다. 40일 동안 탐지하고 돌아온 정탐꾼 중 열 명은 눈에 나타난 가나안의 현실만 보았지 믿음의 눈으로 그들을 인도하시고 그들에게 이김을 주시는 하나님을 보지 못했습니다. 가나안에 들어가면 다 죽을 것이라는 정탐꾼들의 보고를 이스라엘 백성들은 소리를 높여 부르짖었습니다. 밤새도록 통곡하였습니다. “우리가 애굽 땅에서 죽었거나 이 광야에서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민 14:2) 하며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입술의 열매를 지으시는 분입니다. 귀에 들린 대로 행하시는 분입니다. 백성의 불평에 대한 하나님의 반응이 나옵니다. “나의 삶을 가리켜 맹세하노라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 너희 시체가 이 광야에서 엎드러질 것이라”(민 14:28). 실제로 하나님은 그들이 다 죽을 때까지 사십 년 동안을 광야에서 방황하도록 버려두셨습니다. 그들은 비록 할례를 받은 자들이었으나 그들의 언행은 할례를 받지 않는 자들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끊임없는 불평과 원망과 말씀에 대한 불순종이 그들의 특징이었습니다. 
 
애굽에서 나온 1세대와 가나안에 들어가는 2세대는 어떻게 대조가 됩니까? 1세대는 불순종했고 2세대는 순종했습니다. 1세대는 할례를 받았으나 무할례자 같이 행동했고 2세대는 할례를 받지 못했으나 할례자 같이 행동했습니다. 1세대는 다 죽었고 2세대는 살았습니다. 1세대에게는 땅을 보지 못하리라는 하나님의 맹세가 있었고, 2세대에게는 땅을 주리라는 약속이 주어졌습니다. 이제 가나안에 들어가는 새 세대는 불순종하여 광야에서 죽음을 맛본 선조들과는 다른 삶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새 세대에게 가나안 땅을 주는 것은 그 땅에서 순종하며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결국 할례의 요구는 순종하는 공동체로서 하나님의 백성의 정체성을 회복하라는 하나님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광야에 있을 때 미리 할례를 받고 준비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광야에서 못했다면 요단강을 건너기 전에 할례를 받고 넘어 오면 되었을 텐데 굳이 요단강을 건넌 직후에 적의 눈앞에서 할례를 행하며 위험을 감수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할례를 받으면 제대로 싸울 수 없는데다가 요단강으로 배수진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을 받으면 제대로 도망갈 수도 없습니다. 또한 이스라엘 백성은 과거 역사 속에서 할례를 행한 한 이방 민족 전체를 진멸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창세기 34장을 보면 야곱의 딸 디나가 세겜 추장 하몰의 아들에게 겁탈을 당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혼인을 치르게 하자는 하몰의 제안에 대하여 디나의 친오빠였던 시므온과 레위는 세겜 남자들이 다 할례를 받으면 여동생을 주겠다고 제안하였습니다. 세겜 남자들이 야곱의 아들들의 속임수에 넘어가 할례를 행하고 고통스러워할 때 시므온과 레위는 세겜 성 남자들을 다 죽이고 누이동생인 디나를 세겜의 집에서 데리고 왔고 그 성을 약탈하였습니다. 종합해 보면  지금은 할례를 행하기에 적합한 때가 분명히 아닙니다.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2세대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믿음으로 할례를 받았습니다.

할례는 여호와의 말씀에 순종하겠다는 것을 다짐하는 의식입니다. 할례를 받았다고 끝난 것이 아닙니다. 물론 중요한 것은 할례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 정신입니다. 할례는 소유의 표시입니다. 할례 받은 백성은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런데 육신의 할례는 행하면서 그 중심 가운데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는 삶을 산다면 할례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구약에서도 육신의 할례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신 10:16, “그러므로 너희는 마음에 할례를 행하고 다시는 목을 곧게 하지 말라.” 신 30:6,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마음과 네 자손의 마음에 할례를 베푸사 너로 마음을 다하며 성품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게 하사 너로 생명을 얻게 하실 것이며.”  예레미야 선지자는 이스라엘이 육체의 할례를 받았으나 마음에 할례를 받지 못한 무할례자라고 선언합니다. “보라 날이 이르면 할례 받은 자와 할례 받지 못한 자를 내가 다 벌하리니 곧 애굽과 유다와 에돔과 암몬 자손과 모압과 및 광야에 살면서 살쩍을 깎은 자들에게라 무릇 모든 민족은 할례를 받지 못하였고 이스라엘은 마음에 할례를 받지 못하였느니라 하셨느니라”(렘 9:25-26). 애굽, 에돔, 암목 자손, 모압 자손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할례 받지 아니한 이방인을 가리킵니다. 유다는 할례 받은 하나님의 백성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유다를 이방 족속들의 이름 사이에 섞어 놓으셨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다 진노의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음에 할례를 받는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마음은 인간의 사고와 의지 작용이 일어나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할례 받은 마음은 사고와 의지에 있어서 하나님에 대해 순종하는 마음을 가리킵니다. 할례 받은 사람은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십자가 사랑은 순종으로 이끕니다
할례는 원래 성인이 되었다든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었다든지,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든지 하는 사회적인 의미를 가졌는데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는 조건으로 할례를 행하라고 명하신 후부터 신앙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할례를 받은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복은 죄의 용서입니다. 즉 아담 이후 죄로 죽은 인류를 구원하시려고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를 대표로 해서 모든 인류가 할례를 받음으로 영원한 하나님의 복을 받게 하려고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할례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구원의 길로 가는 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할례는 하나님의 백성의 징표가 되어야 하는데 1세대는 할례를 받았으나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육체적 할례는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의 징표가 될 수 없습니다. 갈라디아 5:6을 보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할례나 무할례나 효력이 없으되 사랑으로써 역사하는 믿음뿐이니라” 마태복음 22:37-40에서 예수님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최고의 율법으로 제시하였습니다. 마음과 목숨과 뜻과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이 이웃 사랑의 동기가 되며,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 사랑의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하나로 묶은 것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이 땅에 오셨고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하나님에 대해 열린 마음, 이웃에 대해 열린 마음이 하나님의 언약 백성의 징표입니다. 따라서 할례의 참된 의미는 자기 안에 있는 죄스러운 본성을 잘라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결심을 해도 우리 안에 있는 악하고 더러운 본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 위에서 죽으셨습니다. 우리가 믿으면 그와 함께 십자가에 죽은 것으로 인정해 주시고 우리를 자녀 삼으십니다. 할례 받으면 그 상처가 다 나을 때까지 고통스러운 것처럼 우리의 옛 사람이 ‘그리스도와 함께 못 박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신약 시대를 사는 우리들도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는 죄악된 삶, 세상의 속박과 수치로 상징되는 옛 삶에서 떠나 마음에 할례를 받으며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할례는 세례를 예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례는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행위입니다. 이제는 세상과 구별되어 예수님의 십자가로 피값을 주고 사신 바 된 존재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입니다.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우리의 모든 죄가 사함을 받고 영생을 얻게 되었다는 사실을 의미하며,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영광된 공동체에 소속됨을 증거합니다. 우리의 옛 사람이 “그리스도와 함께 못 박힌” 것을 깨닫고 우리는 세상과 구별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날마다 죄와 싸워 이김으로 거룩함을 지켜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할례는 무의미할 수 있지만,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회복하는 것은 신앙생활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 우리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르게 세우면 하나님은 우리를 과거의 수치와 단절시키시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하십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우리가 죄를 고백함으로 우리의 모든 죄는 다 굴러갑니다. 성화의 과정을 가고 있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예수님께 시선을 고정하며 날마다 죄와 싸우며 거룩함을 지켜 나아가야 합니다. 강권하시는 주님의 사랑에 이끌리어 하나님의 택한 백성으로 하나님과 다이내믹한 관계를 가지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믿음으로 살면서 날마다 이김을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며 누리시고 나누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