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51편 전체가 그러하지만, 본절에서는 더욱 죄를 용서함 받기 위해 다윗은 하나님께 간구하고 매달린 것이 나타납니다. 죄사함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고, 천하의 유능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죄를 용서받지 못한다면 그 사람에게 인생이란 헛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열왕기하 5장에는 아람 나라의 나아만 장군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는 아람에서 승승장구하는 백전백승의 장군이었지만, 불행하게도 문둥병자였습니다. 그러므로 그의 승리도 그의 명예도 왕의 총애도 그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성경에서 문둥병은 죄를 상징합니다. 죄용서함을 받지 못한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든지 그것은 헛된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윗은 이스라엘의 통일왕국의 왕이요 주변의 모든 열방을 굴복시킨 장군이었지만 그의 죄를 그가 발견한 후 그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고백하면서 그의 죄를 용서해 주실 것을 간구하였습니다.
죄사함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기 때문입니다.

Ⅰ. 죄사함은 하나님으로만 가능하다.

다윗은 자신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하나님께 자신의 죄를 자백하고 하나님께 용서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죄는 근본적으로 뿌리 깊이 그 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죄는 자신의 근본적인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고백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다윗은 자신의 노력으로 죄를 깨끗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다윗이 자신의 노력으로 죄사함을 받을 수 있다면 그는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았을 것이며 자신의 죄를 용서해 주시기를 간절히 구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자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하나님만이 가진 죄사함의 권세를 부정한 것이나 다름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종교생활이나 선한 삶, 선을 쌓는 삶을 통해서 깨끗하게 되고 정결하게 되려는 시도는 자신의 노력으로 자신의 죄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들입니다.
물론 그리스도인들이 혹은 교회 나가는 사람들이 최소한 세상 사람들보다는 더 건전하고 경건하게 살아야 한다. 세상에서 귀감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도 하지 않는 죄악에 빠져 있다면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 혹은 교회에 나가는 사람들은 사업을 하더라도, 정치를 하더라도, 직장에 나가더라도 믿지 않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삶을 사는 것이 죄사함을 받기 위해, 혹은 자신의 죄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하나님의 사역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역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가버나움에 가셨을 때에 한 중풍병자를 네 사람이 메고 왔는데, 주 예수님이 계신 집에 사람들이 가득히 모여 예수님이 계신 곳으로 옮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예수님이 계신 집의 지붕을 뜯어 중풍병자를 달아내렸는데, 그 때 예수님께서 그 중풍병자를 고치시기 전에 “작은 자야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막2: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때 그곳에 있던 어떤 서기관들이 그 마음에 생각하기를 “이 사람이 어찌 이렇게 말하는가 신성 모독이로다 오직 하나님 한 분 외에는 누가 능히 죄를 사하겠느냐”(막2:7, 눅5:21)라고 하였습니다.
그 때 주 예수님께서 서기관들의 생각을 아시고 “어찌하여 이것을 마음에 생각하느냐 중풍병자에게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하는 말과 일어나 네 상을 가지고 걸어가라 하는 말 중에서 어느 것이 쉽겠느냐 그러나 인자가 땅에서 죄를 사하는 권세가 있는 줄을 너희로 알게 하려 하노라”(막2:8-1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 편에서 생각할 때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라는 말씀은 도저히 할 수 없는 불가능한 말씀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만의 고유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이라면 “일어나 네 상을 가지고 걸어가라”는 말은 누구든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 예수님은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라고 먼저 하시고 그 다음에 “일어나 네 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라”(막2:11)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판단하실 때 더욱 중요한 것, 중풍병을 고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예수님만이 죄사함의 권세를 가지셨다는 것을 의미하며 아울러 인생의 물리적이고도 육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죄사함이 더욱 기급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 예수님은 죄사함의 권세를 갖고 계셨기 때문에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라고 먼저 선포하셨습니다.
성경은 죄사함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증거하고 있습니다.

“누가 깨끗한 것을 더러운 것 가운데서 낼 수 있으리이까 하나도 없나이다”(욥14:4)
“그러나 사유하심이 주께 있음은 주를 경외케 하심이니이다”(시130:4)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하는 자니 네 죄를 기억지 아니하리라”(사43:25)
“주 우리 하나님께는 긍휼과 사유하심이 있사오니 이는 우리가 주께 패역하였음이오며”(단9:9)
“주와 같은 신이 어디 있으리이까 주께서는 죄악을 사유하시며 그 기업의 남은 자의 허물을 넘기시며 인애를 기뻐하심으로 노를 항상 품지 아니하시나이다”(미7:18)

그러므로 하나님 외에 다른 종교에는 죄사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므로 다른 종교를 통해서는 죄사함을 받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모든 것을 다 불태워 바친다고 하더라도 다른 종교를 통해서는 죄사함을 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산으로 가고 광야로 들어가도, 일평생 산속으로 들어가서 사람들과 격리되는 삶을 살아도, 고행과 수도로서 그 생애를 다 바친다고 하더라도 죄사함은 거기서 얻을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으로부터만 죄사함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Ⅱ. 죄사함은 우슬초로 정결하게 한다.

우슬초(牛膝草)는, 일명 “쇠무릅지기”라 하는 비름과에 속한 다년초입니다. 과거에는 귀찮은 잡초로만 생각했는데, 동의보감 등에 특효가 있는 약초로 밝혀짐에 따라 오늘날에는 귀하게 여겨지는 풀입니다.
출애굽 때 어린양의 피를 우슬초 묶음에 적셔 문인방과 설주에 뿌렸습니다(출12:22). 문둥병자가 정결케 되는 의식을 거행할 때, 정한 산 새 두 마리와 백향목과 홍색실과 우슬초를 가져다가 흐르는 물 위에서 잡은 새 피를 찍어 발랐습니다(레14:4-6). 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신포도주가 가득히 담긴 그릇이 있었는데 해융을 우슬초에 매어 예수님의 입에 대주었습니다(요19:29).
중요한 것은 성경에서 우슬초는 정결의식을 거행할 때 사용되던 풀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윗이 “우슬초로 나를 정결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한 것은 다윗이 정결케 해야 할 다른 것들과 자신이 전혀 다를 것이 없는 자라는 것을 고백한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을 왕이라고, 혹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또는 하나님의 특별한 택하심과 사랑을 받는 자라는 입장에서 죄사함 받기를 간구한 것이 아니라 들에 쓸모없이 자란 허다한 풀들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는 비천한 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백한 것입니다.

Ⅲ. 죄사함은 하나님께서 씻으시므로 가능하게 한다.

선지자 예레미야는 “주 여호와 내가 말하노라 네가 잿물로 스스로 씻으며 수다한 비누를 쓸지라도 네 죄악이 오히려 내 앞에 그저 있으리니”(렘2:22)라고 하였습니다. 아무리 경미한 죄라고 할지라도 물리적인 방법으로는 죄사함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다윗은 “나의 죄를 씻어 주소서”라고 하나님께 간구하였습니다. 다윗이 이와 같이 하나님께 죄를 씻어주소서라고 기도한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물리적인 방법이나 하나님 외에 그 어떤 방법으로도 죄를 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번제를 드릴 때 “그 내장과 정강이를 물로 씻을 것이요 제사장은 그 전부를 제단 위에서 불살라 번제를 드릴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레1:9, 참고. 레1:13, 8:21, 9:14)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주 예수님의 속죄제사를 의미하는데, 주 예수님께서 죄가 없는 분이셨기 때문에, 주 예수님의 십자가의 희생을 상징하는 구약시대의 희생제사를 드릴 때에는 반드시 제물의 특정부분을 물로 씻은 후 화제를 드렸습니다. 그러므로 다윗은 마치 물로 제물을 씻듯이 자신의 죄를 깨끗하게 씻어 주시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오직 주 하나님만이 우리 죄를 용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도 동일하게 “우슬초로 나를 정결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합시다. 하늘의 높고 높은 보좌를 버리시고 낮고 천한 우리처럼 되셔서 우리의 죄를 위한 대속제물이 되신 하나님의 어린양이신 우리 주님을 바라봅시다. 그 십자가에서 완전한 속죄제사가 이루어지므로 말미암아 영원한 속죄가 단번에 성취된 것을 바라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