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지금까지 자신의 죄를 고백하며 그 죄를 용서함 받기 위해 기도하였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하나님의 백성들과 예루살렘을 위해서 기도하였습니다.
다윗의 기도가 이렇게 돌변한 것은 자신의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백성들과 예루살렘 도성이 어려움을 당할까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죄는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며, 다른 사람들에게까지도 피해를 입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Ⅰ. 죄에 대한 무기력함

정상적인 하나님의 백성들은 항상 자기중심적인 삶을 살지 않고 하나님 중심이요 하나님의 백성들 중심의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한 때 자기 눈에 좋은 대로 밧세바를 취했으며, 밧세바와의 관계를 숨기기 위해 우리아를 죽였습니다. 이것은 다윗이 자기중심적인 삶을 살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다윗이 자신을 위한 기도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한 기도로 변화된 것은 그가 자기의 죄를 용서받은 것을 확신함으로 그의 신앙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윗은 영적으로도 밝고 깊이 있는 신앙을 소유한 사람이었습니다. 다윗은 블레셋의 대장군 골리앗 앞에서도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나아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나아가노라 오늘 여호와께서 너를 내 손에 넘기시리니 내가 너를 쳐서 네 목을 베고 블레셋 군대의 시체를 오늘 공중의 새와 땅의 들짐승에게 주어 온 땅으로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계신 줄 알게 하겠고 또 여호와의 구원하심이 칼과 창에 있지 아니함을 이 무리에게 알게 하리라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인즉 그가 너희를 우리 손에 넘기시리라”(삼상17:45-47)라고 하였습니다.
다윗은 자기를 죽이려고 쫓아다니는 사울 왕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지만, 여호와의 기름 부으신 자를 직접 손을 대지 않겠다는 뜻으로 죽이지도 해치지도 않았습니다.
다윗은 죽을 고비를 수없이 당하면서도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23:1)라고 노래하며, 오직 하나님으로 만족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또한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시23:6)라고 하므로 그의 하나님을 의지하는 확고한 신앙을 나타내었습니다.

그러나 다윗까지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밧세바와의 사건으로 인해 결국 충성스러운 장군 우리아를 죽이기까지 하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을 범하게 되었습니다.
다윗이 이런 죄를 범한 것은 순간적이었습니다.
다윗은 다른 사람들과 달랐지만 그러나 죄 앞에서는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윗까지도 죄 앞에서 무기력했습니다.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짐승과 같이 다윗은 죄 가운데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Ⅱ. 죄의 영향력

다윗이 그의 죄를 시인하고 고백함으로 그의 죄는 용서받았지만 죄로 말미암는 결과는 다윗이 감당해야 하는 책임이었습니다.
선지자 나단으로부터 그의 범죄에 대해 지적을 받자 다윗은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삼하12:13)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그 때 선지자 나단은 “여호와께서도 당신의 죄를 사하셨나니 당신이 죽지 아니하려니와”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다윗의 죄로 말미암은 그 결과들은 다윗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이 일로 말미암아 여호와의 원수가 크게 비방할 거리를 얻게 하였으니 당신이 낳은 아이가 반드시 죽으리이다”(삼하12:14)
그 결과 우리아의 아내가 다윗에게 낳은 아이가 죽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나단은 다윗이 죄로 말미암은 징계를 더 받을 것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이제 네가 나를 업신여기고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를 빼앗아 네 아내로 삼았은즉 칼이 네 집에서 영원토록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고 여호와께서 또 이와 같이 이르시기를 보라 내가 너와 네 집에 재앙을 일으키고 내가 네 눈 앞에서 네 아내를 빼앗아 네 이웃들에게 주리니 그 사람들이 네 아내들과 더불어 백주에 동침하리라 너는 은밀히 행하였으나 나는 온 이스라엘 앞에서 백주에 이 일을 행하리라 하셨나이다 하니”(삼하12:10-12)
우리는 이와 같은 상황을 통해서 때로 죄를 용서함 받았을지라도 죄로 말미암은 결과는 죄를 범한 사람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세상에서도 죄를 범하면 그 사람에게만 영향이 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범주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합니다. 그 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그 죄에 대한 고통을 당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지도자들의 죄는 더 큰 파장을 몰고 옵니다. 그러므로 다윗은 자신의 문제로 하나님의 백성들과 예루살렘이 고통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믿음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Ⅲ. 자신의 죄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한 기도

다윗은 “주의 은택으로 시온에 선을 행하시고”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은택”은 “기뻐하다” 혹은 “친절하게 받아들이다”라는 말에서 온 단어입니다. 그러므로 “주의 은택으로”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뜻대로”를 의미합니다. 이것은 다윗이 간절히 기도하면서도 하나님의 뜻에 맡기고, 또한 하나님의 뜻에 맡기면서도 간절히 기도하는 것을 나타냅니다.

“시온에 선을 행하시고”
“시온”은 예루살렘 동쪽의 구릉지대로서, 예루살렘은 시온산, 다볼산, 감람산, 모리아산 위에 건설되었습니다. 모리아산은 성전이 세워진 산입니다. 시편에서 시온은 대부분 예루살렘과 동의어로 사용되었고(2:6, 9:11, 14:7, 48:2, 87:2, 128:5 등) 또한 예루살렘의 애칭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시온에 선을 행하시고”는 예루살렘에 선을 행하시고로서 자신의 범죄로 인해 자신의 다스림을 받는 백성들에게 어떤 고통이 오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기도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 성도들도 자신으로 말미암아 가족들과 다른 성도들과 교회가 고난을 당할까 두려운 마음으로 자신을 살펴야 할 것입니다.

“예루살렘 성을 쌓으소서”
과거 “성”은 갑작스러운 전쟁이나 예고된 전쟁이나 적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므로 성은 국가와 백성들을 보호하고 지키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시편 기자들은 이와 같은 의미로 하나님을 “산성”이라고 하였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건지시는 자시요 나의 하나님이시요 나의 피할 바위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로다”(시18:2)
“오직 저만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니 내가 크게 요동치 아니하리로다(시62:2,6)
“여호와는 나의 산성이시요 나의 하나님은 나의 피할 반석이시라”(시94:22)

그러므로 다윗이 “예루살렘 성을 쌓으소서”라고 기도한 것은 물리적인 성을 의미하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성이 되어 주시라는 기도였습니다.

다윗처럼 자신만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남을 위한 기도를 할 수 있는 성도가 성숙한 신앙인입니다. 더구나 자신으로 말미암아 혹 누군가 고통을 당할 것을 염려하여 기도하는 것은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기도입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이 자기를 위한 기도를 하기에 앞서 교회와 다른 사람을 위한 기도에 더욱 비중을 주기 바랍니다.
“주의 은택으로 시온에 선을 행하시고 예루살렘 성을 쌓으소서”(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