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제사를 기뻐하지 않으십니다(16). 다윗은 영적으로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덩실덩실 춤을 출 정도로 하나님 앞에서 기뻐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므로 다윗은 범죄했을 때,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을 것입니다. 그 죄가 그처럼 심각하다는 것은 깨닫지 못했겠지만, 죄라는 것은 명확하게 인식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윗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지만 그의 양심은 평안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의 양심에는 여전히 그를 송사하며 괴롭게 했던 것입니다. 다윗은 비로소 상한 마음, 통회하는 마음이 없이 드려지는 제사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모든 제사를 기뻐하지 않으시는 것이 아닙니다. 본문에는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가 언급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시는 제사는 의식과 형식적으로는 제사이지만, 하나님을 경외함이 없이 드려지는 제사를 말합니다. 즉 제사는 드리지만 그 마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것과 관계가 없다면 그 제사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제사는 무엇일까요?

Ⅰ.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라는 의미는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제사”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구한다는 것과 하나님께서 찾으신다는 것은 각각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구하신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마치 굶주리고 헐벗은 모습으로 적선을 구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의미합니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계3:20) 즉 주님께서 거지처럼 동정을 구하는 모습으로 교회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편 하나님께서 찾으신다는 것은 수많은 제사들 가운데 하나님께서 받으실만한 제사를 찾으시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열납하시는 제사가 있는가하면 하나님께서 열납하실 수 없으신 제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레위기서에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께서 열납하시는 제사를 드리도록 세부적으로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라기 시대에는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다고 그렸지만 하나님께서 받으실 수 없는 제사를 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 귀환한 이스라엘에게 말씀하시기를 “이제 그것을 너희 총독에게 드려보라 그가 너를 기뻐하겠으며 너를 받아주겠느냐”(말1:8)라고 하셨습니다. 인간 총독도 받지 않을 예물을 하나님께 드리려고 하는 이스라엘의 헛된 제사를 책망하셨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만물과 특히 인간을 창조하셨기 때문에 제사를 찾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창조의 절정인 인간이 타락하였기 때문에 제사를 찾으십니다.
“아버지께 참으로 예배하는 자들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자기에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요4:23)
하나님께서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는데, “이렇게” 즉 신령과 진정으로 하나님께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십니다. 그러므로 다 함께 예배의 자리에 있을지라도 전혀 하나님께서 받으실 수 없는 예배자도 있는 것입니다. 어떤 예배자는 단지 성전 마당만 밟는 헛된 예배를 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제사를 찾으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택하신 자들에게 예배를 드리도록 하셨습니다.
가인과 아벨은 각각 자기의 분별대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노아가 방주에서 구원받은 후 제일 먼저 했던 것은 단을 쌓고 정결한 짐승과 새로 하나님께 번제를 드리는 일이었습니다(창8:20).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으로 이주한 후, 하나님께 제사 드리는 일을 계속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께 제사를 드릴 수 있도록 성막을 건축하게 하시고 번제단과 향단에서 제사를 드리도록 하셨습니다.
솔로몬이 3,000 번제를 드렸을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들로 서로 화답하며 마음으로 주님께 노래하며 찬송하자고 권고하였습니다(엡5:19, 골3:16). 히브리서 저자는 “찬미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자”(히13:15)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사를 통해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께 나아오도록 하셨습니다.
성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제사를 드려야 했으며, 이스라엘과 만나는 유일한 장소인 지성소에 들어가려면 피가 없이는 즉 제사가 없이는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지성소의 속죄소 앞에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만나셨습니다.
“거기서 내가 너와 만나고 속죄소 위 곧 증거궤 위에 있는 두 그룹 사이에서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네게 명할 모든 일을 네게 이르리라”(출25:22)

제사 없는 이스라엘은 영적으로 메마르고 강퍅한 상태였으며, 제사가 풍성한 이스라엘은 영적으로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던 이스라엘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도 제사가 중단되거나 제사 없는 신앙생활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시며, 또한 영적으로 메마른 신앙생활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께 풍성한 제사를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Ⅱ.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께서 제사를 찾으시는데 곧 상한 심령의 제사입니다.
“상한 심령”이란 무엇일까요? “상한 심령”이란 바로 다음에 나오는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가리킵니다. 즉 자신의 죄를 슬퍼하며 철저히 돌이키는 자를 가리킵니다.
“상한 심령”은 자신이 자신의 죄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전적으로 무능한자임을 절감하며 통회하는 겸손한 마음을 가리킵니다(Calvin, Keil).
또한 “상한 심령”은 번제를 드리기 위해 소를 끌고 오고, 양을 끌고 오는 것보다 하나님을 유일한 치료자로 삼는 마음입니다.
“상한 심령”은 글자 그대로 상한 마음을 의미합니다. 상한 음식은 먹을 수 없듯이 마치 상한 음식처럼 하나님 앞에서 무능하고 쓸모없고 보잘 것이 없어서 하나님께 드려질 수 없는 자라는 인식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이란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를 힘입어 당당하게 하나님께 나아가야 하지만(히10:19) 한편, 우리가 담대히 나아갈 수 있는 자격을 가졌거나 우리 자신의 됨됨이로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자들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을 합니다.
또한 “통회”라는 말은 “깨어지고, 부숴지고, 잘게 쪼개어진 어떤 물건”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말입니다. 자신의 죄를 인식함으로 자신의 무가치성을 철저하게 깨닫는 자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통회하는 마음은 겸손한 마음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의 비유 가운데 세리는 하나님 앞에서 회개할만한 자격도 없다고 스스로를 생각했습니다.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가로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옵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였느니라”(눅18:13)
그러나 바리새인은 마치 자기에게 자격이 있는 것처럼, 하나님께 자랑스럽게 자기의 의를 자랑하므로 그의 기도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바리새인은 서서 따로 기도하여 가로되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 하고”(눅18:11,12)

하나님은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멸시하지 아니하십니다.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 즉 다윗을 회개하고 하고 하나님께 나아오게 했던 것은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치 아니하시리이다”이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오는 자들을 멸시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죄와 상관없이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으로 나오는 자들을 기꺼이 받으시고 용서하십니다.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에게 가까이 하시고 중심에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시34:18)
“지존 무상하며 영원히 거하며 거룩하다 이름하는 자가 이같이 말씀하시되 내가 높고 거룩한 곳에 거하며 또한 통회하고 마음이 겸손한 자와 함께 거하나니 이는 겸손한 자의 영을 소성케 하며 통회하는 자의 마음을 소성케 하려 함이라”(사57:15)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나의 손이 이 모든 것을 지어서 다 이루었느니라 무릇 마음이 가난하고 심령에 통회하며 나의 말을 인하여 떠는 자 그 사람은 내가 권고하려니와”(사66:2)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자. 우리는 하나님께 담대하게 나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자격을 주셨으며, 그런 권리를 주셨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무슨 권리라도 있는 것처럼, 무슨 자격이라도 있는 것처럼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으로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