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이미 자신의 죄가 다 용서되었으며,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어 기쁨과 즐거움 가운데 거한다고 고백하고 있으면서도, 또 다시 자신의 죄를 용서해 주시기를 간구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그 죄에 대해 다시 기억하지도 않으시는데, 우리가 우리의 죄를 용서받았다고 하나님처럼 다 잊어버리는 것이 합당한 일일까요? 본문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다윗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자세를 교훈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아니하면 섬기는 자들이 단번에 정결케 되어 다시 죄를 깨닫는 일이 없으리니 어찌 드리는 일을 그치지 아니하였으리요”(히10:2)
“또 저희 죄와 저희 불법을 내가 다시 기억지 아니하리라 하셨으니”(히10:17)

그런데 다윗은 그의 죄를 기억하고 또 다시 반복된 사죄의 간구를 하는 것일까요? 다윗은 하나님의 은총이 의심스러워서 그의 죄를 기억하고 사죄를 간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다윗의 시를 통해서 그의 간구의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Ⅰ. 구원을 바라보는 시각(14)

그는 자신의 죄를 사해 주신 하나님을 다음과 같이 부르고 있습니다.-“하나님이여 나의 구원의 하나님이여”(14)
시51편에서 제일 많이 나타나는 단어는 “하나님”에 대한 호칭입니다. 시편 51편은 19절까지인데, “하나님”이라는 호칭이 6번, “주”라는 호칭이 22회 나타납니다.
다윗이 “하나님”과 “주”라는 호칭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죄를 범하므로 하나님의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지만, 오직 자신이 의지할 분은 하나님뿐이시오 자신을 구원하실 분도 오직 주 밖에 없다는 그의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마치 아이들이 엄마에게 야단을 맞으면서도 “엄마”를 부르면서 엄마의 품으로 파고드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엄마는 다시 그를 품어주실 분이시오 그를 받아주시고 그를 사랑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다윗에게는 하나님을 부르는 것이 그의 영광이요 그의 신앙이요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하나님을 부른 후에 곧바로 “나의 구원의 하나님이여”라고 또 다시 부르면서 간구하였습니다. 오직 그를 구원하실 분은 하나님이시오 그를 구원하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또한 그에게 기쁨을 회복시켜 주실 분도 하나님이시며 그를 영적으로 회복시켜 주실 분도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단순히 그의 죄를 용서하시므로 그의 영혼을 구원하실 분만 아니요 그를 위경에서 건지시고 그를 영적인 암울한 터널에서도 건지실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구원의 하나님”을 부릅시다. 구원의 하나님께 기도합시다. 우리의 구원의 하나님께 찬양합시다. 우리의 구원의 하나님을 사랑합시다!

구체적인 고백(14m)-“피 흘린 죄에서 나를 건지소서”
다윗은 지금까지 그의 죄를 구체적으로 고백한 적이 없었습니다. 다만 그는 본질적으로 죄를 범할 수밖에 없는 연약한 자라는 것을 반복해서 고백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가 밧세바의 남편 우리아를 죽인 죄를 고백하였습니다.
다윗은 그의 모든 죄를 다 용서받았지만 생각해보면 그의 죄가 그로서는 너무나 터무니없었으며, 가슴이 떨리는 죄였기 때문입니다. 그의 죄를 다시 기억하고 말하고 싶지 않은 황당한 죄를 범했지만 그럴수록 다윗은 더욱 그 죄를 구체적으로 고백하면서 하나님의 은총을 다시 기억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자신은 살인자인데, 자신은 한 범죄를 덮기 위해 사람을 죽인 자인데, 자신은 살인을 하고 태연하게 그의 아내를 데려다가 자기 아내로 삼은 자라는 것이 가슴 떨리는 일이요 가슴을 치고 통곡하고픈 일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다윗은 그의 죄악 가운데 가장 파렴치하고 우매한 죄악을 구체적으로 고백하면서 하나님께 용서를 빌고 있었습니다.

Ⅱ. 하나님의 은총에 대한 결심(14b,15)

하나님의 성품을 찬양함-“내 혀가 주의 의(공의)를 높이 노래하리이다”(14b)
“공의”(개역개정) 즉 “하나님의 의”는 하나님의 약속으로서 죄인을 감싸주는 것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의 의”만이 그의 피 흘린 죄에서 그를 건지실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의”는 다윗의 찬송의 주제요 하나님의 백성들의 찬송의 제목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의”를 찬송하되 그것을 높이 찬송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하나님의 의”는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한 죄사함을 이룩하시는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의 결정체인 주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 성취된 구속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의”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구원하는 표징이요 하나님 안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은혜이기 때문입니다.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니 차별이 없느니라”(롬3:22)

하나님을 찬송하고픈 열망(15)
다윗은 “주여 내 입술을 열어 주소서 내 입이 주를 찬송하여 전파하리이다”(15)라고 간구하였습니다. 다윗이 이와 같이 하나님을 찬송하고픈 열망에 사로잡힌 것은 그의 피 흘린 죄가 “하나님의 의”에 의해 덮여졌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의”를 경험한 성도들은 하나님을 찬송하고 싶은 열망에 싸여 있는 것입니다.
특히 다윗이 “주여 내 입술을 열어 주소서 내 입이 주를 찬송하여 전파하리이다”라고 간구한 것은 찬송 그것까지도 인간의 지혜나 의에 의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말미암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여 내 입술을 열어 주소서”(15)
여기 사용된 “주(아도나이)”는 시편에서는 처음으로 나타나는 호칭입니다. “주(主)” 혹은 “주인”은 백성에 대해서는 “군주”(삼상25:19), 아내에 대해서는 “남편”(창18:12), 노예에 대해서는 “주인”(출21:5)을 가리킵니다. 이와 같이 이 단어에는 위엄과 지배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윗은 자신의 지배자이신 하나님, 자신의 권위자이신 하나님을 향해 자신의 입술을 열어 주실 것을 간구하고 있습니다.

“주여 내 입술을 열어 주소서”라고 간구한 이유
다윗이 “내 입이 주를 찬송하여 전파하리이다”라고 그의 입술을 열어 주실 것을 간구한 이유를 설명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다윗이 그 입술을 열어달라고 간구한 것은 그가 죄책감 없이 자유스러운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송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양심에 거리낌이 없이 찬송할 수 있게 되기를 간구한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으로부터 용서함을 받았지만 양심에 있는 죄책감 때문에 14절에서도 “피 흘린 죄에서 나를 건지소서”라고 간구했기 때문입니다. 즉 다윗이 반복된 사죄의 간구를 드린 것은 그의 양심에 남아 있는 죄책감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죄책감을 갖고 찬송하는 것은 의무감에서 나온 찬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유스러움과 사랑과 경외함에서 찬송할 때 비로소 하나님께 진정한 찬송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바로 그것을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