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개의 기도(시51편)


시편 51편은 6,32,38편과 함께 다윗의 회개의 시편에 속합니다. 표제에는 “다윗의 시, 인도자를 따라 부르는 노래, 다윗이 밧세바와 동침한 후 선지자 나단이 그에게 왔을 때”라고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본 시편은 삼하11,12장이 그 배경이 됩니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새해가 되어 왕들이 출전할 때인데도 다윗은 왕궁에 남아 저녁때가 되어 무료하게 옥상을 거닐다가 한 여인이 목욕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새해가 되어 군사가 출전할 때에는 군사들의 사기와 격려하는 차원에서 왕이 함께 출전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군사들과 함께 출전하지 않았으며, 무료하게 왕궁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특히 저녁 시간이면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거나 기도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특별한 목적도 의미도 없이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그 여인을 못 본 체 하지 않고 그 여인이 누구인가 알아보게 했는데 다름 아닌 헷 사람 우리아라는 장군의 아내였습니다. 우리아는 전선에서 적과 싸우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다윗은 그 여인을 왕궁으로 불러 들여 통간하였습니다.
이럴 때 다윗이 어떻게 처신해야 했을까요? 우리가 만약 이런 경우를 당하거나 겪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날 세상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풍조 때문에 때때로 눈길을 주기 어려운 상황들이 어디든지 널려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자체만으로는 죄가 아니겠지만, 우리가 그런 세상에 관심을 갖게 되면 우리도 다윗처럼 죄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다윗이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와 동침한 후 그녀를 돌려보냈는데, 그런데 일은 거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얼마 후에 밧세바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다윗에게 보내왔습니다. 다윗은 그의 남편 우리아를 전선에서 불러들여 밧세바와 동침하게 하여 밧세바의 임신이 다윗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그의 남편 우리아로 말미암은 것으로 꾸미려고 했지만 실패하였습니다.
다윗으로부터 예루살렘으로 소환된 우리아는 집으로 돌아가 쉬라는 다윗의 권고를 듣지 않고 병영에서 머물렀습니다. 우리아의 생각은 전선에서는 군사들이 전투 중인데 자신은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동침한다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군사들을 생각하고 염려하는 우리아의 충성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다윗은 이 일을 무마시키려고 했으나 실패로 돌아가자 우리아를 최전선으로 보내 적에게 죽음을 당하도록 유도하였습니다. 다윗의 의도를 알고 있는 요압의 술수로 우리아는 적들에 의해 죽음을 당했습니다.
다윗은 모든 일들이 무마되었다고 생각하고 밧세바를 불러들여 아내로 맞이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윗의 모든 범죄를 다 알고 계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선지자 나단을 보내셔서 다윗의 범죄를 지적하셨습니다.
선지자 나단은 다윗 앞에 나아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한 성읍에 두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부하고 한 사람은 가난하였다는 것입니다. 그 부한 사람은 양과 소가 많으나 가난한 사람은 아무 것도 없고 자기가 사서 기르는 작은 암양 한 마리뿐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그 어린 암양을 자식처럼 사랑하며 보호하고 딸처럼 되었는데, 부자집에 손님이 오자 그 부자는 자신의 수많은 짐승은 그대로 두고 가난한 자의 어린 양을 빼앗아다가 그 손님을 위하여 잡았다는 것입니다.
다윗은 그 말을 듣고 나서 대로하며 “여호와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이 일을 행한 그 사람은 마땅히 죽을 자라 그가 불쌍히 여기지 아니하고 이런 일을 행하였으니 그 작은 양을 네 배나 갚아 주어야 하리라”(삼하12:5,6)라고 하였습니다. 다윗이 다스리는 왕국에 아직도 이런 병폐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다윗의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습니다. 다윗은 대로하였습니다. 이런 일은 그대로 두면 안 된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 때 선지자 나단은 거침없이 지적하기를 “당신이 그 사람이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이르시기를 내가 너를 이스라엘 왕으로 기름 붓기 위하여 너를 사울의 손에서 구원하고 네 주인의 집을 네게 주고 네 주인의 아내들을 네 품에 두고 이스라엘과 유다 족속을 네게 맡겼느니라 만일 그것이 부족하였을 것 같으면 내가 네게 이것 저것을 더 주었으리라 그러한데 어찌하여 네가 여호와의 말씀을 업신여기고 나 보기에 악을 행하였느냐 네가 칼로 헷 사람 우리아를 치되 암몬 자손의 칼로 죽이고 그의 아내를 빼앗아 네 아내로 삼았도다 이제 네가 나를 업신여기고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를 빼앗아 네 아내로 삼았은즉 칼이 네 집에서 영원토록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고 여호와께서 또 이와 같이 이르시기를 보라 내가 너와 네 집에 재앙을 일으키고 내가 네 눈 앞에서 네 아내를 빼앗아 네 이웃들에게 주리니 그 사람들이 네 아내들과 더불어 백주에 동침하리라 너는 은밀히 행하였으나 나는 온 이스라엘 앞에서 백주에 이 일을 행하리라 하셨나이다”(삼하12:7-12)라고 하였습니다.
선지자 나단의 지적을 받은 다윗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라고 고백하였습니다. 다윗은 솔직히 죄를 시인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징계를 겸손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변명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행위가 하나님 앞에 큰 죄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면서 다윗은 자신의 죄를 자복하고 회개하는 시 51편을 기록하여 노래로 부르며 기도하면서 하나님 앞에 그 죄를 기억하고 겸손하게 행하였습니다. 또한 그는 그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는 시를 지어 하나님의 백성들이 대대로 노래하며 기억하게 하였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이 이와 같이 의도하고 그의 죄를 회개하는 시편을 찬송으로 부르도록 한 것은 회개의 중요성을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교훈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가 본 시편 51편을 통해서 참된 회개가 무엇인지 교훈 받아야 할 것입니다.

시51편의 특징은 “여호와”라는 호칭이 나타나지 않고, “하나님(Elohim)”이라는 호칭이 사용되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시편에 “여호와”라는 호칭이 사용되었는데 특히 51-53편에는 “여호와”라는 호칭이 사용되지 않고 “하나님”이라는 호칭만 사용되었습니다.
“여호와”라는 호칭은 하나님께서 그 백성들과 언약관계에 있는 하나님이심을 의미합니다. 즉 하나님은 그 백성들과 언약을 맺으시고 그 언약에 의해서 그 백성들을 인도하시고 그 백성들과 함께 하시는 분이시라는 호칭입니다.
한편 “하나님(Elohim)”은 창조주 하나님이요 모든 피조물들을 다스리며 주관하시는 하나님으로서 모든 만물들을 통해서 경배 받아야 할 하나님을 의미하는 호칭입니다. 그러므로 다윗이 여호와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하나님 즉 엘로힘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은 하나님의 위엄 앞에 철저히 자신을 굴복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언약 관계보다는 하나님 앞에 미미한 자신이 하나님의 뜻을 거스리는 과오를 범한 것에 대한 회개하는 마음이 더욱 컸던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회개”란 무엇일까요?
사40:3절에는 “외치는 자의 소리여 가로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케 하라”라고 침례 요한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침례 요한은 “외치는 자의 소리”로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마3:2)라고 외쳤으며, 주 예수님의 최초의 공식적인 메시지는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마4:17)입니다.
“회개하다”라는 말은 “후에 생각하다” 즉 일을 저지른 후에 잘못을 깨닫고 돌이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회개는 단지 잘못을 고백하는 정도로서 그친 것이 아니라 돌이킴입니다. 유턴입니다. 즉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새로운 생명에로의 싹이 트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변화는 정체될 수도 있으며, 단순한 변화 그 자체로서 끝나게 되기도 합니다. 겉보기만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회개는 근본적인 변화로서 새로운 생명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생명이 싹트는 것은 그 생명이 점점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윗은 본 시편에서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10)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이것은 다윗이 회개를 통해서 참된 열매를 얻기를 원했던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회개는 새로워짐을 의미합니다. 새로워지는 것은 겉모양의 변화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자기의 죄를 나열하는 식으로 고백하고, 또한 습관적으로 죄를 고백하는 것이 회개가 아니라 진심으로 마음속 깊이 자신의 죄 된 것을 깨닫고 돌이키는 것이며 새로워지는 것이 회개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바른 회개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시51편을 연구하고 상고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회개의 습관이 습관으로 끝난다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지도 변화하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다윗처럼 진정하고도 참된 회개를 통해서 하나님 앞에서 새로운 삶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