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과 교회

행11:19-26

성경에는 교회를 두 가지 형태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영적 교회인데 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모든 신실한 신자들이 지체가 되어 신령적 관계를 유지하는 교회를 의미합니다. 이 영적 교회는 교파나 지역이나 인종을 초월하여 온 세계에 걸쳐 예수 그리스도를 정점으로 하는 오직 하나의 교회를 의미합니다. 이런 교회는 물론 성령의 역사에서 이룬 교회입니다.

두 번째는 조직된 교회입니다. 교회라면 흔히 건물을 생각하고 목사와 예배를 드리기 위하여 모이는 성도들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많은 조직들이 있습니다. 당회, 제직회, 남녀 전도회, 성가대와 주일학교 등등 말입니다. 이런 교회를 조직 교회라 합니다. 따라서 지상의 모든 교회는 이런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비록 무교회주의를 주장하는 교회라도, 현실교회를 비난하는 교회라도 이런 교회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런 교회가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 전투하는 교회입니다. 악과의 싸움을 싸우는 교회라는 뜻입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말씀드리려는 주제는 영적인 교회가 아니라 조직된 교회입니다. 그리고 이런 조작된 교회에도 성령님이 역사하시는가 하는 문제이고, 만일 성령님이 역사하신다면 어떻게 역사를 하시는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말씀의 제목도 성령과 교회입니다.

영적 교회와 조직 교회에 대한 말씀을 드렸는데 이런 말씀을 처음 들으시는 분들을 위하여 잠시 정리를 해 드리면 성령님을 받으면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면서 교회에 참석하는데, 이때부터 이 분들은 모두 조직 교회의 일원이 될 뿐 아니라 영적 교회의 일원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교회에 참석은 하지만 아직 구원의 확신이 없으신 분들은 조직 교회의 일원이기는 하지만 영적 교회 즉 예수 그리스도의 몸에 속한 성도는 아닙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바른 신앙을 갖고 바른 신앙을 고백하심으로 영적 교회에도 속하고, 가시적인 조직 교회에도 속하여 구원의 확신과 천국의 소망을 가지고, 예수님의 몸인 교회를 잘 섬겨 하늘의 상급에도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성령과 교회의 관계

교회의 설립자는 성령님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지상에 처음으로 생긴 것은 오순절 날, 마가의 다락방에서 성령을 받은 제자들이 전도를 하여 3.000명이 세례를 받으면서 교회가 세워집니다. 하루에 3,000명씩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게 된 것은 오직 성령의 역사였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성령은 영적인 교회에서만 역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교회에서도 역사하시고 또 그분의 역사를 통하여 진정한 조직 교회가 세워지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도 안디옥 교회가 세워지는 과정의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스데반 집사가 순교를 당하는 큰 환난에서 많은 성도들이 각처로 흩어졌는데, 구브로와 구례네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고 안디옥에 있는 헬라 사람들에게 전도하니 이들도 믿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본문을 자세히 살펴보니 "주의 손이 저들과 함께 하여 수다한 사람들이 믿고 주님께 돌아왔다"고 하였습니다. "주의 손"이란 성령님을 가르치는 말씀입니다.

"주의 손이 그들과 함께 하시매 수다한 사람이 믿고 주께 돌아오더라"(행 11:21).

불신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받아들이고 그를 구주로 믿게 되는 것은 성령의 역사이며, 이들이 함께 모여 교회를 이루는 것은 조직 교회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조직 교회의 창설자는 성령님이십니다. 그래서 어거스틴은 "교회와 성령의 관계는 마치 사람에게 있어서 육신과 영혼의 관계와 같다"고 하였습니다. 성령님은 교회의 설립자일 뿐 아니라 교회의 영혼입니다. 영혼이 떠나면 사람이 죽는 것처럼 교회에도 성령이 없으면 진정한 교회가 아닙니다. 그래서 조직 교회에도 성령님은 역사하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교회는 성령님으로 인해 세워진 것을 믿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말씀과 함께 성령님의 역사가 진행되며, 앞으로도 성령님의 역사가 계속 될 것을 믿습니다.

성령 역사에 대한 여러 가지 관점

성령은 교회 안에서 어떻게 역사하실까요? 천주교에서는 성도들이 "성례전에 참여하고 교황에게 절대 복종할 때" 성령은 역사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개신교는 교회 안에서 성령은 개인의 영혼에 역사하여 불신자를 믿게 하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극단적인 영파들은 "성령은 오직 개인에게만 임하고 역사할 뿐 결코 교회 공동체에는 역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신앙생활을 바로 하려면 "공적인 교회에서 빠져 나와 하나님의 자녀들만 모이는 모임을 찾아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극단적인 영파입니다. 그러나 이들과 정 반대로 극단을 달리는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이들을 신신학자 혹은 자유주의자라고 하는데 이들은 개인이나 교회 안에서의 성령님의 역사를 거의 무시합니다. 그래서 개인이 주님을 믿는 것은 자신의 결단에 의한 것이라 하고, 경건한 삶은 자기의 계속적인 노력에 의한 것이지 성령님의 역사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기독교를 인간의 윤리정도로 격하시키고 맙니다. 이런 주장들은 모두 정통적인 기독교의 성령관이 아닙니다.

정통적인 성령관은 성령님이 임하시면 죄인을 거듭나게 하며, 인격과 삶을 변화시켜 변화된 사람을 만들고 경건한 신자들을 만들어 간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정통적 성령관이며 경건주의적 성령관입니다. 이런 성령론은 교회 안에서 역사하는 성령님에 대하여 말하기를 "교회는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들의 모임이지만 성령님은 교회 안에서 말씀과 함께 계속 역사하며, 이런 역사는 비록 신앙이 없이 교회에 들어 왔을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중에 결국 성령의 감동으로 하나님의 사람이 되게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령님은 교회 밖에서 역사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항상 역사한다고 주장합니다.

에밀 부르너는 "하나님은 교회에서 역사하시는 성령님을 통하여 죄인들을 그리스도의 회중에 들게 하며 또한 그 안에 거하게 하신다"라고 하였습니다.

칼빈은 성령님이 역사하는 교회를 어머니에 비유하여 말하기를 "교회는 성도들의 어머니가 되어 성도를 그의 태중에 잉태하고, 그리고 낳았으며, 그의 가슴에 안아 양육하고, 마지막 날 성도가 육신의 장막을 벗으면 그를 보호하고 인도하여 천국으로 들어가게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교회는 모든 경건한 자의 어머니로서 신앙인이면 누구나 그 안에서 생명을 얻고, 양육을 받으며, 보호와 인도를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열심 있고 진실한 성도들 뿐 아니라 인간의 무지와 나태함 때문에 항상 넘어지고, 뒤쳐지고, 방황하는 성도들까지 신앙으로 일깨워 주는 성령의 기관이며 말씀의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진실하고 경건한 성도는 교회를 떠나면 안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교회에 안나와도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다든가, 교회에 수시로 결석을 하면서 자기는 신앙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교회 안에서 역사하는 성령의 역할을 모르고 마귀의 속임수에 빠져 있는 사람들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초대 교회 성도들처럼 모이기를 힘쓰고, 성경말씀을 듣고 배우는데 힘을 쏟으며, 기도하기를 전혀 힘씀으로 성령의 큰 역사를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회 안의 성령의 역사

교회 안에서 성령님의 사역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첫 번째는 말씀과 함께 역사 합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고넬료의 가정에서 말씀을 전할 때 말씀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 성령이 임하셨다고 하였습니다.

"베드로가 이 말 할 때에 성령이 말씀 듣는 모든 사람에게 내려오시니"(행 10:44).

교회 안에서 성령의 역사는 항상 말씀과 함께 역사 하십니다. 말씀을 떠난 성령의 역사는 생각조차 해도 안됩니다. 지금도 말씀을 듣는 여러분에게 성령은 역사 하시고 계십니다. 믿으십시오.

두 번째로 성령님은 말씀만 아니라 교회의 제도적 측면에도 역사 하십니다.

"그가 혹은 사도로, 혹은 선지자로, 혹은 복음 전하는 자로, 혹은 목사와 교사로 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엡 4:11-12).

성령님은 우리에게 은사를 주시고 직분을 주어서 교회를 섬기게 할 뿐 아니라 직분을 세우는 교회의 제도와 직분을 통하여 "성도를 온전케 하고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세워" 나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이미 알고 계시지만 지난 노회에서 우리 교회에 장로님을 더 보충하려고 증원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적당한 시기에 투표를 하려고 합니다. 어떤 교회에서는 저녁예배 후에 장로투표를 하였는데, 당회장 목사가 장로로 세우기를 바라는 사람이 당선되지 않자 한번, 두번, 세번, 네번까지 투표를 하면서 밤 12시까지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에서는 득표 공작을 하는 것도 절대 금지되어 있고, 투표를 여러 번 하면서 어떤 특정인을 당선시키려는 것도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다만 성령의 인도를 따를 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공작이 아니라 오직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왜 투표할 때 기도하느냐 하면 교회의 숨은 통치자가 성령님이고 그분의 인도를 받고 그분이 원하시는 분을 직분자로 세우기 위해서 입니다. 가시적으로 교회를 다스리고 인도하는 것은 당회장 목사이지만 진정으로 교회를 다스리고 인도하며 지도하시는 분은 오직 성령님이십니다. 믿으십시오. 직분을 뽑아도 그 분의 뜻을 구하고, 그분의 인도를 받아야 하고, 그분의 뜻에 합당한 분이 직분을 맞도록 하여야 합니다. 믿으십시오. 그분은 조직 교회의 제도에도 역사하십니다.

진정한 교회의 요건은 성령님의 역사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성령님의 역사를 따라 선출된 분들이 하나님의 교회의 장로와 집사와 권사 등 직분자가 되어야 하고, 또 그런 분들이 성령의 사역을 따라 경건한 삶을 살면서 봉사할 때 성령님은 떠나지 않고 계속 역사하는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믿습니까? 이번 장로투표에도 성령의 인도를 받으면서 선출할 수 있도록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는 성령은 교회 안에서 공동체 사역의 측면에도 사역을 하십니다.

공동체 사역이란 각기 다른 성향과 은사와 교육과 환경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한 교회에 모이지만 성령님은 이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어 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때에 너희는 그리스도밖에 있었고 이스라엘 나라 밖의 사람이라 약속의 언약들에 대하여 외인이요 세상에서 소망이 없고 하나님도 없는 자이더니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엡 2:12-13).

이방인과 유대인, 헬라인과 유대인, 이들의 관계는 철저히 반목하는 관계였습니다. 지금의 중동분쟁도 그런 것 중의 하나입니다. 이렇게 반목하는 원수였던 저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로 만들어지고 화목하게 됩니다. 이것이 교회 안에서 역사 하는 성령님의 사역입니다. 만일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지역의 차별이 있고, 개인적으로 맺힌 것이 있고, 반목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런 성도는 성령의 인도를 받는 신앙생활이 아닙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자세도 아닙니다. 성령의 충만을 입어 그의 지배를 받는 삶은 더욱 아닙니다.

그러니 성령 안에서 모든 사람과 화목을 도모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역사 하는 성령님의 사역입니다.

맺는 말

성령님은 지금 우리 교회 안에서 계속 역사하고 계십니다. 말씀을 통하여, 교회의 제도를 통하여, 화목을 도모하는 일을 통하여 역사를 하고 계십니다. 여러분 모두 그분의 뜻을 따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신앙적으로 향상하고, 직분도 잘 감당하고, 화목도 성취하여 하나님이 참으로 원하시는 성도의 삶 그리고 교회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