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애 과정은 예수님 편에서 볼 때 제자들을 훈련시키는 과정입니다. 때로는 말씀으로 때로는 삶을 통하여 예수님이 누구신지 보여주셨고 제자들이 예수님을 본받도록 하셨고 궁극적으로 제자들로 하여금 예수님이 시작하신 생명 운동에 참여하게 하셨습니다. 제자 편에서 볼 때 그 과정은 예수님을 알아가는 과정, 예수님을 배우는 과정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삼년 동안 예수님과 더불어 지내면서 예수님께서 선생님, 선지자, 그리스도, 다윗의 아들, 인자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임을 깨달았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사람은 예수님이 누구신지 아직 잘 모르다 보니 예수님을 유산분쟁에 중재자로 서 달라고 부탁합니다. 예수님은 그의 요청을 거절하시면서 비유로 무리를 가르치시며 성경적인 물질관을 제시하십니다. 내가 가진 것이 누구의 것인지 더 나아가서 나는 누구의 것인지 이 근본적인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다면 주님을 믿고 따른다고 하면서도 엉뚱한 길로 갈 수 있고 주님으로부터 어리석은 자라는 책망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어제 네팔에는 진도 7.8인 지진이 일어나 수천명의 사상자가 생겼습니다. 기근, 지진, 전쟁과 같은 말세의 징조들이 너무 분명하게 자주 나타나는 이때에 믿는 자들은 종말론적인 신앙관, 물질관을 가지고 주님이 원하시는 사명을 감당하며 다시 오실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소유냐 생명이냐
예수님을 선생이라 부르면서 한 사람이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그가 찾아 온 목적은 예수님을 믿고 따르기 위함이 아닙니다. 재산 상속 문제로 예수님에게 중재를 요청합니다. '내 형을 명하여 유업을 나와 나누게 하소서'. 율법에 의하면 형은 두 몫을 가집니다(신 21:15-17). 만약 형제가 둘이 있다면 형은 재산의 3분의 2를, 동생은 3분의 1을 가집니다. 그런데 동생이 예수님을 찾아와 자기의 몫을 얻도록 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보아 아마 형이 동생의 몫을 전혀 주지 않았거나 주기는 주되 제대로 주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 몫을 확보하기 위해 예수님의 권위를 빌리려고 합니다. 예수님은 그 사람의 동기를 아시고 그의 요구를 거절하십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재물을 나누기 위해 세상에 오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삶의 주인으로 모시지 않고 자기 목적대로 부분적으로 섬기는 것은 잘못된 태도입니다.

그 사람의 모습은 남보다 조금 더 많이 갖기 위해 갈등하고 분쟁하며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면 억울함에 몸을 떠는 현대인의 모습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우리가 이 탐욕을 버리지 않으면 영원히 생명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자가 될 것을 경고하십니다. 사실 그 어느 시대보다 삶의 행복이 소유의 넉넉함에 있다고 외치는 탐욕스러운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존귀한 생명을 건져내고 또 보존할 수 있습니까?

탐심은 사람의 생명이 소유에 달려 있다고 보게 합니다. 많이 가질수록 생명을 더 연장시킬 수 있고, 많이 가질수록 생명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현재 가지고 있는 소유의 양이 중요합니다. 그런 사람은 채움을 통해 만족을 얻으려 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창조자요 섭리자요 구원자이신 하나님에게서 찾아야 할 만족과 인생의 참 의미를 재물에서 찾으려는 탐심에서 유래합니다. 탐심은 모든 우상숭배의 뿌리로 창조주 하나님을 거부하고 피조물을 섬기게 하는 어리석음을 낳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소유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꿈이나 목표도 생명이 있을 때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생명은 물질이나 땅으로부터가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위로부터 옵니다. 예수님은 우리 가운데 생명을 주시기 위해 오신 분이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소유가 될 때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과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고 분명히 말씀합니다. 예수님은 단지 물질적인 것만 아니고 모든 종류의 탐심을 조심할 것을 경고하셨습니다. 돈 뿐만 아니라 권력, 지위, 명예, 식욕,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음 등등에 대한 탐심이 생기는 것이 문제입니다. 내가 지금 물리쳐야할 탐심은 무엇인가요? 소유의 많고 적음은 생명과 관계가 없습니다. 탐심을 버리고 예수님의 구원을 바라보는 자만이 생명을 얻습니다.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
예수님은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통해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않다는 교훈을 구체적으로 강조하십니다. 비유에 나오는 부자가 고민합니다. 그가 고민한 이유는 부에 대한 바른 인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고민은 자신의 노력으로 얻어진 '내 것'의 풍부함에서 오는 행복한 고민이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이 세상에 '내 것'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은도 내 것이요, 금도 내 것이니라'(학 2:8)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것'을 '내 것'으로 여기는 사람에게 고민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가 소출을 많이 거둬들였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복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햇빛과 비를 알맞게 내리시지 않으면 소출을 많이 거둘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자는 하나님의 복을 받았지만 그것을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할 줄은 몰랐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부의 편중이 아니라 분배입니다. 그러나 그는 어떻게 해서든 그것을 자기 손 안에만 넣으려 했습니다.

그가 고민을 어떻게 해결합니까? 그가 생각해낸 것은 더 큰 곳간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이 부자가 헐어버리려는 기존의 곳간이나, 새로 크게 지으려고 하는 창고가 하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헐어버릴 곳간과 새로 크게 지을 창고 모두 헬라어 본문에는 복수로 되어 있습니다. 그는 이미 상당한 부자였습니다. 그런데도 큰 창고들을 짓는 것은 그의 관심이 여전히 자신의 부를 축적하는 데 집중되어 있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쌓아놓은 재물이 인생의 만족과 행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커다란 곳간을 새로 다 지은 그 부자에겐 세상의 임금도 부러울 게 없었습니다. 부자는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라고 말합니다. 그 문장은 4개의 명령형 동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직역하면“영혼아, 너는 평안히 쉬라, 너는 먹으라, 너는 마시라, 너는 즐거워하라”입니다.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은 과거 명령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당장 먹고 마시자는 것입니다. 쉬는 것과 즐거워하는 것은 현재 명령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계속해서 쉬고 계속해서 즐기자는 것입니다. 이제 부자에게 남은 것은 편안히 쉬면서 인생을 누리고 즐기는 것입니다. 그 부자는 모든 것을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고 하나님이나 다른 사람들에 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의 먹고 마심은 자기의 육신을 위한 먹고 마심이었습니다. 그러한 먹고 마심은 하나님의 분노의 잔을 마시는 것과 다름없는 것입니다. 또한 그의 평안히 쉼과 즐거움은 방탕과 사치를 일삼는 파멸의 쾌락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 삶은 '살았으나 죽은 것'이고, 결국엔 영적인 죽음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20절에 나타난 하나님의 세 마디 말씀은 부자의 생각과 계획이 얼마나 어리석고 헛된 것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어리석은 자여”라는 호칭은 그의 계획과 인생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입니다. “오늘 밤에”는 바로 부자가 곳간이 부족한 문제로 고민하다가 해결책을 발견하고 이제부터는 그가 가진 재물로 인생을 즐기겠다는 생각으로 들떠 있던 ‘바로 그날 밤’입니다.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라는 말씀은 영혼이 그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상기시킵니다. 영혼을 주신 하나님이 그의 영혼을 요구하시면 그는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부자는 많은 소유를 의지하여 미래를 장담했지만, 자신의 목숨이 오늘 밤 종말을 맞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때 그의 소유가 누구의 것이 되겠습니까? 분명한 것은 그 많은 재산이 결코 그 부자의 것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의 결론으로 자신을 위해 재물을 쌓지만 하나님께 부유하지 못한 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를 말씀하십니다. 따라서 탐욕은 인생을 누리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결국에는 하나님 앞에서 면목 없는 인생이 되게 합니다.

그렇다면 말세를 사는 성도들의 자세는 어떠해야 합니까?
1) 생명을 구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비유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는 자신이 이루어 놓은 것, 즉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과 자신의 삶에 대한 미래의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살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미래는 항상 보장되어 있다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 쌓아놓은 것을 하나도 사용할 수 없는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해 쓸 것은 준비해 두면서 하나님 앞에 서게 되는 날을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오직 자신에 관해서만 관심이 가집니다. 더 많이 벌고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가고 더 많은 지식을 쌓고 더 많은 힘을 소유하면 잘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은 우리의 내세와 현세의 생명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내세는커녕 현재의 삶에도 평강과 기쁨을 주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죽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고 빈손으로 하나님을 대면하게 됩니다. 반면에 지혜로운 자는 재물을 쌓는 것이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자신의 소유를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하나님을 위해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합니다. 하늘에 쌓아 둔 것이야말로 소멸되지 않고 빼앗기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자, 곧 예수님 안에서 생명을 가진 자는 그에게 주어진 생명이 영원하며 세상과 비교할 수 없는 하늘의 것임을 압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소유가 다른 사람에게 하나님의 생명을 나누는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어리석은 자가 되겠습니까 아니면 지혜로운 자가 되겠습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 뜻에 순종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저를 믿는 자에게 영생을 주십니다. 오직 영혼의 만족은 인간의 영혼을 창조하신 하나님에 의해 만족되며, 영혼을 채워 줄 양식은 오직 말씀뿐입니다.

우리가 결산하시는 주님 앞에 설 때 그분은 우리가 얼마를 벌었는지를 묻지 않으십니다. 대신 어떻게 벌었고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보실 것입니다. 아무리 땅의 재물이 많아도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사용한 것이 없으면 하나님 앞에 빈곤한 자로 간주될 것입니다. 혹시 우리는 어떠합니까? 나눔의 빗장을 여는 것이 아니라 탐욕의 곳간을 더 키우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가 노후 대책을 세우는 것만큼 죽음 이후 영원한 나라에서 부요하게 사는 삶을 준비해야 합니다. 예수님에게 생명이 있음을 전하고 우리가 가진 것으로 이웃들에게 베풀어야 합니다.

2) 탐심을 물리쳐야 합니다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는 자기중심적인 계획의 허무함을 교훈합니다. 그는 자신의 안락만 위할 뿐 가난한 이웃을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만 생각할 뿐 남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에게는 하나님도 없습니다. 그의 인생의 주관자는 자기 자신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인생의 주인은 하나님입니다. 생명은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않고 하나님께 달려 있습니다. 이 비유는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과 없어야 할 것을 알려줍니다.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은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 뜻을 따라 사는 삶입니다. 우리가 반드시 버려야 할 것은 자기중심적인 탐심입니다. 따라서 성도들은 그 생명이 소유의 넉넉함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탐심을 물리쳐야 합니다. 그런데 사탄은 우리가 영생을 소유하고 누리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를 유혹합니다. 탐심으로 가득 차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도록 하며,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행복할 것처럼 착각하게 만듭니다. 우리 안에 이러한 마음이 있습니까? 하나라도 더 갖기 위해 집착하며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인생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탐심이 우리 마음을 지배하면 내세와 현세의 영광에 대해 무감각해지며 이 땅의 것을 더 즐거워하게 됩니다. 또한 내가 원하는 만큼 채워지지 않을 때 하나님을 불신하게 만듭니다. 탐심을 일으키는 모든 헛된 생각을 물리쳐야 합니다.

3) 소유를 하늘에 쌓아야 합니다
재물을 많이 가졌다는 것 자체는 죄가 아닙니다. 재물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부자가 재물을 취하는데 부정이 있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재물의 소유주가 자신이고, 재물의 사용주도 자신이고, 자신만을 위하여 재물을 쌓아두고 이웃을 위하여, 하나님을 위하여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재물이나 세상 것이 우리를 부유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진 것이 크든 적든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될 때 부요한 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기 곳간보다 하나님의 곳간을 더 부요케 해야 합니다. 세상이 아니라 하늘에 재물을 쌓아 놓는 지혜로운 자가 하나님께 부요한 자입니다. 그렇다면 재물을 하늘에 쌓는 길은 무엇입니까? 자기를 위하여 세상에 재물을 쌓아두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하나님과 그의 의를 위해 재물을 사용하여야 합니다. 이것은 주님이 걸어가신 길이며, 그 종국에 부활 생명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가진 재물은 누구의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내가 가지고 있으니 내 마음대로 사용해도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하여 하나님을 섬기는 것쯤은 얼마든지 뒤로 미루어도 괜찮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것에 대하여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요구하시면 아무도 거부할 수 없습니다. 주신 자도 하나님, 취하시는 자도 하나님이라고 욥은 고백했습니다.

우리는 말세를 사는 성도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종말론적인 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것은 예수님을 우리의 왕으로 주인으로 섬기겠다는 뜻입니다. 예수를 믿음과 동시에 우리의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것이 됩니다. 소유권을 하나님께 넘겨드렸다는 분명한 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현재 사용하고 누리고 있지만 나의 가진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때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자기가 삶의 주인인양 행세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을 가지고 섬김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열매를 거두어 하나님께 보여드려야 합니다.

여기에서 청지기의 개념이 나옵니다. 청지기는 주인의 것을 주인의 뜻대로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아브라함의 종 엘리에셀과 보디발의 집에서 총무의 역할을 감당했던 요셉이 훌륭한 청지기의 예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일꾼으로 부름 받은 하나님의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몸, 시간, 재물, 은사 등을 잘 관리하는 청지기들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것을 하나님의 뜻대로 잘 관리하다가 하나님이 쓰시겠다 할 때 언제든지 내어드릴 자세를 갖춘 사람이 주님이 기뻐하시는 청지기가 됩니다. 물론 청지기의 삶에도 많은 유혹이 따릅니다. 청지기가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나태’와 ‘교만’입니다. 주인이 없는 자리에서도 주인이 있는 듯이 생활하는 성실함을 보여야 하고, 쾌락과 부당한 소득에 대한 끊임없는 유혹 속에서도 주인의 것을 자신의 것인 것처럼 사용하고 누리고 싶은 교만의 유혹을 뿌리쳐야 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삶을 쾌락에 몰두하며 맡겨진 시간과 재능, 물질을 낭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청지기의 직분을 제대로 감당하는지 두 가지 분야만 살펴봅니다.
1) 물질의 청지기
재물을 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재물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도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재물은 사람에게 치명적인 위험이 되기도 합니다. 재물이 삶에 유익이 되기에 재물을 의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재물을 사랑하고 섬기면 재물을 얻기 위해 하나님의 뜻을 어기고 죄를 짓게 됩니다. 그런데 재물을 허비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대로 잘 사용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성경은 재물을 얻는 것에 대해서는 많이 가르치지 않고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많이 가르칩니다. 재물을 얻는 것은 본능적으로 열심히 하지만 재물을 사용하는 것은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재물을 사용하는 올바른 동기는 하나님이 영광을 받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이웃이 유익을 얻는 데 있습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재물관은 주인이 아니라 청지기로서의 의식입니다. 그것은 만유의 주체가 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차원이기도 하고,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재물을 소유하는 것도 사실은 하나님이 맡겨 주신 재물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내가 가진 물질 전부 하나님의 것인데 잠시 내게 관리하라고 맡겨 주셨을 뿐입니다. 하나님이 필요하실 때, 주께서 쓰시겠다고 하면 가진 물질을 언제든지 돌려드릴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물질의 청지기가 됩니다.

2) 시간의 청지기
오늘이 나의 인생의 마지막이 아니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습니까? 오늘이라도 주님이 오실 수 있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주어진 시간에 주어진 물질을 가지고 주님을 위하여 사는 충성된 청지기로 살아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개같이 살다가 오늘 나의 생애가 끝나면 나는 개가 됩니다. 지금이 하나님이 내게 주신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매사에 임해야 합니다. 구약 시대 물질이 최소 기준은 십일조(1/10은 하나님께)입니다. 그런데 시간의 기준은 안식일(1/7은 하나님께)입니다.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고 하였지만,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엿새 동안 일하는 것으로 부족하여 주일에도 일하겠다고 합니다. 또는 엿새 동안 일하느라 못 놀았으니 주일에 놀겠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부터 천국 백성으로 살기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종말론적인 시간관을 가진 자의 자세입니다. 시간의 청지기 노릇을 바로 해야 합니다. 지금은 영원과 이어질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산다면 지금 내 생명이 끝나도 나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남습니다. 따라서 주어진 시간을 하나님의 뜻대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데에 거룩하게 사용할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께 부요한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자기만을 위하여 재물을 쌓아두는 어리석은 부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웃을 돌아보며 재물을 사용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세상에 재물을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재물을 쌓아두는 하나님께 부요한 자가 되어 넉넉함을 누리며 살아가야 합니다. 눅 12:42, “지혜 있고 진실한 청지기가 되어 주인에게 그 집 종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누어 줄 자가 누구냐?” 하며 주님은 지금도 주님의 마음에 합한 청지기를 찾으십니다. 열매를 요구하시는 주님을 믿으며 종말론적인 신앙관을 가진 물질의 청지기, 시간의 청지기, 말의 청지기가 되어 내가 가진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고, 하나님이 내게 맡기신 것을 믿음으로 잘 관리하며, 주님께서 원하실 때 언제든지 드릴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의 영광이 임합니다. 하나님의 능력이 역사합니다. 하나님의 복이 임합니다. 순종과 헌신의 삶을 통하여 이 귀한 은혜에 동참하시고 나누시고 보여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