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앞에 있나이다        행 10:23-33

"가이사랴에 고넬료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달리아대라 하는 군대의 백부장이라 그가 경건하여 온 집으로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행 10:1-2).

사도시대의 이스라엘은 로마의 식민지 통치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때 가이사랴에 고넬료라는 로마 장교가 있었습니다. 가이사랴란 "가이사의 고을"이란 뜻을 가진 명칭입니다. 이 도시는 헤롯이 도시를 건설하여 로마의 황제 아구스도에게 헌납하면서 가이사랴 세바스테(Caesarea Sebaste)라는 이름을 붙인데서 유래된 도시 명입니다. 그후 이곳에 로마 총독의 청사가 들어서면서 한때는 예루살렘을 대신하여 이스라엘의 수도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막강한 힘을 기지고 있는 로마 군대가 이곳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순수하게 로마 시민들로 구성된 "제일 오거스토 이달리야 시민의 로마 군대"라는 매우 긴 이름을 가진 부대가 바로 본문에 나오는 이달리아 대입니다. 그 부대의 백부장으로 고넬료라는 장교가 있었는데, 그는 로마의 명문가 출신으로서 유명한 장군이었는데 이 때는 예비역으로 이곳에 와 있었던 것으로 학자들은 생각합니다.

그는 본문에 있는 대로 군인이기는 하지만 매우 독실한 신앙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할례를 받고 유대교에 입교한 것은 아니고 다만 경건하여 유대인들 못지 않게 규칙적으로 기도를 하고 구제를 통하여 선행을 쌓는 일반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성도가 가져야 할 경건 생활의 세 가지 요소 곧 하나님을 경외하고 선을 행하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을 모두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런 일은 우리가 본을 받아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종종 착각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가 경건한 생활을 한 것은 그가 참되신 하나님과 그의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다는 뜻이고 그가 진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뜻은 아닌데도 고넬료를 신앙이 좋은 인물로 전제하고 이 본문을 이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시각입니다. 분명히 말씀을 정리해야 할 것은 그는 결코 유대교로 개종한 사람도 아니고 유일하신 하나님과 그의 독생자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는 기독교인도 아니었습니다.

만일 그가 유대교로 전향을 한 사람이었든지, 예수님을 믿는 기독교인이었다면 베드로를 보내지도 않았을 것이고 또 베드로가 예루살렘에 올라갔을 때 그와 함께 음식을 먹은 것이 문제가 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베드로도 고넬료를 만났을 때 "유대인으로서 이방인을 교제하는 것과 가까이 하는 것이 위법인 줄은 너희도 알거니와 한 것"등은 그는 유대교로 개종한 사람도 아니고 기독교인도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말입니다. 그는 다만 복음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경건한 사람이었고 하나님은 그를 부르시고 계신 것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의 주제는 하나님께서 그의 택하신 백성을 부르시는 과정을 상고하는 것입니다.

부르시는 사역

하나님께서 그의 택한 백성을 부르시는 구체적인 사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로 하나님은 그의 택한 백성을 복음과 가까워지도록 하십니다. 고넬료가 하나님께 제 9시 기도시간에 기도를 드렸다고 하였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루에 세 번 기도를 하는데, 오전 9시와 낮 12시와 오후 3시입니다. 고넬료는 비록 개종은 하지 않았지만 유대인의 이런 좋은 신앙적 관습을 따라 기도를 드렸습니다. 본문에서 제 9시라는 것은 지금의 오후 3시입니다. 이때 하나님은 환상 중에 고넬료에게 베드로를 청하여 복음을 들으라고 지시하십니다.

"고넬료가 주목하여 보고 두려워 가로되 주여 무슨 일이니이까 천사가 가로되 네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하여 기억하신 바가 되었으니 네가 지금 사람들을 욥바에 보내어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청하라"(행 10: 4-5).

여러분! 고넬료에게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그의 택한 백성을 부르시기 위해 준비하시는 단면입니다. 하나님의 사역에는 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신앙에 호의적인 고넬료에게는 기도시간에 환상을 통하여 나타나십니다. 그러나 복음을 극도로 반대하는 사울에게는 다메섹으로 가는 도중에 강제로 굴복시키십니다. 하나님은 택한 백성들을 개인적으로 준비시키시고 부르시기도 하지만 때로는 단체적으로 부르시기도 하십니다. 그래서 오순절 날 베드로의 전도 강연을 들은 예루살렘 주민들은 3000명이나 단체로 회심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이런 모든 사건에서 공통된 점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택한 백성을 부르시는 모든 과정에서 하나님은 그의 말씀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안 믿는 분들을 교회로 초청하고 성경 말씀을 듣고 읽도록 권장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이유에서 고넬료에게 베드로를 청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두 번째는 고넬료만 준비를 시키신 것이 아니라 말씀을 전할 베드로도 준비를 시키십니다. 하나님은 베드로가 기도하고 있을 때 환상을 통하여 고넬료의 초청을 받으면 그와 동행할 것을 지시하십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예비하시고 준비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여호와 이레라는 말이 나오고 구원은 하나님께 있다는 고백이 나오는 것입니다. 믿습니까?

이 말씀은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에게도 적용이 됩니다. 여러분이 이 자리까지 오시게 된 것은 우연도 아니고 여러분의 필요에 의한 결단도 아니라 하나님의 준비와 부르심으로 인한 것이고 이를 위해 하나님은 섭리하셨다는 사실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지금 극단적으로 복음을 반대하는 분들이 여러분 주변에 있고 여러분은 눈물로 간구하고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하나님께서 그분들을 찾고 계시는 것이고 반드시 무릎을 꿇게 될 것이라고 믿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역사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일을 위해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그분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마음의 밭

베드로는 고넬료가 보낸 종들과 함께 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 줄 알고 동행하였습니다. 베드로가 가이사랴에 도착하였을 때 고넬료의 취한 행동을 통하여 그의 인품과 하나님의 복음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십시다.

첫째는 고넬료가 갖고 있는 복음에 대한 열정입니다. 그는 일가와 가까운 친구를 모아 놓고(행 10:24) 베드로를 기다렸습니다. 이것은 고넬료가 얼마나 구원에 대한 열정이 있었는가를 직감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그는 자신만 구원을 받으면 된다는 소극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자기와 일가 친척들과 가까운 친구들까지도 구원시켜야 한다는 열정에 불타 있었습니다. 이런 열정을 우리도 본 받아야 합니다. 믿지 않는 분들을 우리가 가로막아서는 안됩니다. 그분들에게 복음의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둘째는 그의 겸손입니다. 베드로의 발 앞에 엎드렸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그는 로마의 명문가 출신입니다. 또 하급 장교가 아니라 유명한 장군입니다. 그런데도 식민지 통치를 받고 있는 갈릴리의 촌부 베드로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의 겸손을 엿 불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이 겸손은 결코 인간 베드로에 대한 것은 아닙니다. 그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 대한 겸손입니다. 여러분! 모두 겸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만은 결코 하나님의 의에 이르지도 못하고 축복의 문을 열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마음의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요 겸손은 존귀의 앞잡이라"(잠 18:12)고 한 것입니다. 여러분! 진정 하나님 앞에서 겸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겸손한 사람에게 하나님은 축복하십니다. 믿으십시오.

셋째는 그의 감사입니다. 그는 자기의 가정을 구원하기 위해 찾아오는 베드로에게 진정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그의 감사도 인간 베드로에 대한 것이 아니라 베드로를 자기 가정으로 보내주신 하나님께 대한 것이었습니다. 무릎을 꿇은 것도 베드로에게 꿇은 것이 아니라 그를 보내주신 하나님께 꿇은 것입니다.

고넬료는 베드로가 자기의 집으로 오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고 자기들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의 일환으로 하나님께 보내심을 받고 왔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감사했고 일가 친척과 친구들을 불러모아 놓았고 촌부 앞에 무릎을 꿇은 것입니다. 이것이 축복 받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이 사건과는 전혀 비교가 되지 않는 일이지만 제가 여러분의 가정을 참으로 오랜만에 심방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심방을 기다리는 분들이 있는가하면 심방을 받지 못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심방을 받지 못하는 분들의 명단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제가 그 가정을 심방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부족한 저를 통하여 그 가정을 축복하시려는데 주님의 뜻이 세상의 바뿐 일 때문에 무산되는 것이 안타까운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하나님의 섭리를 가르치지 못한 저의 잘못을 뉘우치기도 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넷째는 그가 고백한 하나님의 현존입니다.

"내가 곧 당신에게 사람을 보내었더니 오셨으니 잘하였나이다 이제 우리는 주께서 당신에게 명하신 모든 것을 듣고자 하여 다 하나님 앞에 있나이다"(행 10:33).

그는 분명 베드로를 상대하고 그 앞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주님께서 당신에게 명하신 모든 것을 듣고자 하여 다 하나님 앞에 있나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베드로가 하나님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보내셨고, 자기들에게 말씀하실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지금 하나님 앞에 있고 자신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베드로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런 믿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런 마음을 주님은 옥토와 같은 마음이라고 하였고 이런 마음에 말씀의 씨가 떨어지면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는다고 하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인들에게 편지하면서 자기가 전한 복음을 그들이 받을 때 사람의 말로 아니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았고 그 말씀은 성도들의 마음에서 역사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러므로 우리가 하나님께 쉬지 않고 감사함은 너희가 우리에게 들은 바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때에 사람의 말로 아니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음이니 진실로 그러하다 이 말씀이 또한 너희 믿는 자 속에서 역사하느니라"(살전 2:13).

하나님의 현존을 느끼고 믿는 신앙은 믿음의 성장만 아니라 범사에 유익합니다. 첫째로 하나님께서 지금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으면 담대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경건한 삶에 유익합니다. 왜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이 경건한 삶을 살지 못합니까? 시험에 빠지고 죄를 범합니까? 하나님께서 지금 이 자리에 나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믿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맺는 말

하나님을 그의 백성들을 부르십니다. 그가 부르시는 과정은 아주 다양합니다. 그러나 그의 부르심을 받는 과정뿐 아니라 신앙 생활을 하는 모든 과정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나에게 주신 현재적인 말씀이라고 믿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현존 곧 "하나님 앞에 있다"는 의식을 가지는 것은 더 중요합니다. 이런 믿음을 갖고 경건한 삶을 살면서 불의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사는 성도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