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한 나의 그릇       행 9: 10-19

박윤선 박사는 그의 주석에서 성경적인 환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환상이란 꿈이나 황홀경에서 신비한 형상을 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성경적인 환상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성경의 환상은 비몽사몽간에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의식이 생생한 상태에서 보는 것이고 또 자기의 의견과 환상의 내용이 다르면 일방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의견을 충분히 말할 수 있고, 그래서 조율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비주의자들은 일반적으로 꿈이나 황홀경에서 혹은 비몽사몽간에 어떤 현상을 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사도행전 9장에는 환상이라고 생각되는 장면이 세 번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울이라는 청년이 다메섹으로 가는 도중 예수님을 만나는 사건이고, 두 번째는 그가 아나니아라고 하는 사람이 그에게 와서 안수를 하는 장면을 본 것이고, 세 번째는 아나니아가 본 환상입니다. 이 세 가지 사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울이 다메섹으로 가는 도중에 본 환상은 환상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장면을 환상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사울 자신은 이 사건을 환상이라고 말하지 않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직접 그에게 나타난 사건이라(고전 15:8)고 말합니다. 마치 부활하신 예수님이 다른 제자들에게 나타난 사건들처럼 자신에게도 나타나셨다고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은 결코 환상으로 나타나신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몸으로 나타난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따라서 사울에게도 부활하신 예수님이 직접 나타나신 것입니다. 이 사건은 결코 환상이 아닙니다.

두 번째는 사울이 다메섹 직가에 있는 유다 집에 들어가 기도하고 있을 때 환상을 보았는데 이것은 아나니아라는 사람이 그에게 와서 안수를 함으로 자기의 눈을 치료해 주는 광경을 보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환상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환상입니다.

세 번째는 오늘 말씀드리려는 환상인데 아나니아가 예수님으로부터 직접 받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환상 중에 나타나셨다고 분명히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때에 다메섹에 아나니아라 하는 제자가 있더니 주께서 환상 중에 불러 가라사대 아나니아야 하시거늘 대답하되 주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니"(행 9:10).

성경은 분명히 주님께서 환상 중에 나타나시어 말씀하시기를 "직가로 가서 사울이라는 청년에게 안수하여 주라"고 하였습니다. 이때 아나니아는 그의 의견을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사울이라는 청년은 예루살렘에서 성도들을 핍박하던 사람으로써 이곳에 온 목적도 성도들을 체포하기 위해서 왔다고 말입니다.

"아나니아가 대답하되 주여 이 사람에 대하여 내가 여러 사람에게 듣사온즉 그가 예루살렘에서 주의 성도에게 적지 않은 해를 끼쳤다 하더니 여기서도 주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자를 결박할 권세를 대제사장들에게 받았나이다 하거늘"(행 9:13-14).

여기서 박윤선 박사는 성경의 환상은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자기의 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받는 것이라고 밝힙니다. 이 말은 개혁주의 성경관과 상통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정확무오하다는 것을 개혁주의는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이 기록되는 방법은 성경 저자가 무아경에서 기록한 것이 아니라 자기의식이 분명하고 자기의 지식과 습관과 참고자료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상태에서 기록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도 성령은 성경의 저자를 충만하게 하시어 바르게 지도하심으로 정확무오하게 기록할 수 있도록 하셨다는 것입니다.

성경적인 환상도 자기의 의식을 잃거나 무아지경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라 환상을 보는 중에도 분명하게 자기 의식이 있고, 만일 자신이 생각하는 바가 하나님의 뜻과 상치되는 경우는 그것을 충분히 말하고 그분의 교정을 받게되는 것입니다. 지금 아나니아의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아나니아는 그가 들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말씀 드리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사건을 말하고, 사울이 다메섹으로 오게 된 동기와 목적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사울이 기도를 한다는 사실도 의심의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성도를 유인하려는 술책으로 말입니다. 열심히 기도하는 척하면 그리스도인들이 접근해 올 것이고 그래서 많은 정보를 얻은 후에 일망타진하려는 음모로 보고 오히려 경계를 하고 있은 것입니다. 이때 예수님은 아나니아에게 "가라"고 명령을 하십니다.

택한 그릇

"주께서 가라사대 가라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행 9:15).

사울은 지금까지 기독교를 심히 핍박한 사람이었습니다. 스데반을 죽일 때도 적극적으로 이 일에 가담하였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일을 위하여 다메섹까지 원정을 온 열렬한 바리세인이요 율법주의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선택하였습니다. 그러니 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인생의 방향을 돌려야 하는 결정적 순간을 주신 것입니다.

선택이란 이런 것입니다. 선택이란 하나님의 절대주권의 역사입니다. 하나님이 삶의 방향을 돌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자신의 결심이나 마음을 고쳐먹고 좋은 사람이 되려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사울이 사도가 된 후에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그런즉 원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달음박질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오직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음이니라"(롬 9:16).

"토기장이가 진흙 한 덩이로 하나는 귀히 쓸 그릇을 하나는 천히 쓸 그릇을 만드는 권이 없느냐"(롬 9:21).

인간의 결심은 무너지지만 하나님의 선택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구원도 안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변화시킨 삶은 완전합니다. 다시 무너지지 않습니다. 사울은 이런 은총을 받은 사람입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은총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믿으십시오.

하나님의 선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구원을 위한 선택이고 또 하나는 사역을 위한 선택입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우리 모두에게 임한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선택에 대하여 종종 목사나 어떤 위대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그것은 특수한 경우이고 넓은 의미로는 우리 모두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섬기도록 선택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사울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사람입니다. 믿습니까?

본문에 나의 택한 그릇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릇이란 물건을 담는 것 정도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본문의 그릇은 그런 것이 아니고 도구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위하여 쓰임이 되는 도구라는 뜻입니다.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행 9-15)

예수님의 이름을 전하기 위하여 복음을 운반하는 도구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전한다는 단어, 바스타조( )는 무겁고 어려운 일을 담당한다는 뜻입니다.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어렵고 고통스런 일을 담당하기 위하여 선택을 받은 사람이란 뜻입니다. 사울은 주님을 핍박하고, 고통을 주고, 어려움을 안겨 준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가 주님을 위하여 손해를 당하고 고통을 받고 어려움을 겪어야 할 차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선택의 결과입니다.

기도해야

이와 같이 어려움을 감당해야 할 그릇으로 택함을 받은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것은 기도입니다. 사울은 다메섹으로 오는 도중에 주님을 만났고 다메섹으로 들어와서는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주께서 가라사대 일어나 직가라 하는 거리로 가서 유다 집에서 다소 사람 사울이라 하는 자를 찾으라 저가 기도하는 중이다"(행 9:11).

"저가 기도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사울은 자신의 삶의 의미와 방향을 분명히 정해 놓고 그 일을 위해 전력 투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과의 만남이 있을 이후 자기에게 닥칠 일들을 알 수 없었습니다. 미래가 너무나 불확실하였고 불안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기도는 나의 불확실한 미래에 소망의 빛을 던져주는 것입니다.

기도는 넘어진 자를 일으키시는 하나님의 능력이고 약한 다리에 힘을 주어 앞으로 달려나가게 합니다. 기도로 어두웠던 눈은 열리고, 죄악으로 물든 과거는 지워지고, 양심의 가시채는 새생명의 빛으로 재조명되면서 하늘의 평화로 충만하게 채워집니다. 그래서 소망적인 미래를 바라보게 해 주는 것이 기도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앞이 캄캄하다고 생각될 때 기도하십시오. 하나님은 기도하는 사람의 앞길을 결코 어둡게 하지 않으시고 밝을 빛으로 인도하십니다. 믿으십시오.

성령 충만

하나님의 지시를 받은 아나니아가 사울을 찾아가 안수를 하면서 그에게 한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나니아가 떠나 그 집에 들어가서 그에게 안수하여 가로되 형제 사울아 주 곧 네가 오는 길에서 나타나시던 예수께서 나를 보내어 너로 다시 보게 하시고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신다 하니"(행 9:17).

이것으로 사울의 일반적인 삶의 흐름은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더 높은 수준의 경험과 능력을 힘입고 주님을 위해 어떠한 어려움도 능히 감당 할 수 있는 풍성한 힘으로 충만해 집니다. 기독교는 견해나 감정의 단순한 변화가 아닙니다. 말씀을 운반하기 위해 바른 길을 행하며 살기 위해 계속적으로 전진하며 고난을 겪는 행동이며 생활입니다. 이런 일은 오직 성령의 능력이 없이는 쉽게 무너지고 쓰러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령의 능력이 필요하고 충만이 필요한 것입니다.

사울은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과의 교제가 이루어졌고 아나니아의 안수로 성령의 충만을 경험하면서 하나님의 능력으로 충만해 졌습니다. 그후 그는 고백합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여러분! 하나님의 은혜를 입기를 원하십니까? 권능 있는 삶을 원하십니까? 승리자의 생활을 원하십니까? 성령으로 충만하십시오. 이번 부흥회는 특히 이런 부분에 치중된 부흥회입니다. 참석하여 특별히 성령의 충만을 몸으로 체험하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충만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여러분 모두 사울처럼 하나님의 능력으로 충만하여 삶에서 승리하는 성도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육신에 일어난 현상

기도하는 순간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떨어져 모든 사물을 밝히 보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즉시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벗어져 다시 보게 된지라 일어나 세례를 받고"(행 9:18).

이 비늘 같은 것이 무엇일까에 주의를 기울이는 학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가 앞을 보지 못하게 된 동기는 다메섹으로 오는 도중 주님이 나타나시면서 밝은 빛을 그에게 비침으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사울이 땅에서 일어나 눈은 떴으나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사람의 손에 끌려 다메섹으로 들어가서"(행 9:8).

그래서 어떤 학자는 그때 빛이 너무 강하여 잠시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치 밝은 빛을 보던 사람이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면 보이지 않게 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런 현상이 3일씩이나 진행되었을까 하는데는 의문이 남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본문은 분명히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벗어져 다시 보게" 되었다고 하였는데, 이 비늘 같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비늘 같은 물질이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사울이 "다시 보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세상을 다시 보게 될 때 첫 번째는 자신을 밝히 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약하고 추한 죄인인가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고백하기를 "죄인 중에 내가 괴수"라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예수님을 밝히 보았습니다. 그는 "율법을 폐하려 오신 분이 아니라 온전케 하기 위해 오셨고"(마 5:17) 자신을 우리의 대속물로 주시기 위해 오신 메시아인 것을 알고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세 번째는 인생을 다시 보았고 세상을 다시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가 가지고 있던 세상적인 것을 배설물로 여기면서 오직 그리스도만을 존귀케 하기 위해 평생을 바칩니다.

요즘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 중에도 이런 비늘이 벗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교회 생활을 하는 신자들이 퍽 많습니다. 이런 신자들의 눈에서 돈의 비늘이 벗겨져야 하고 권력의 비늘에 벗겨져야 하고 인간 욕심의 비늘이 벗겨져야 합니다.

이런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