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예상하지 않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당하기 어려움을 겪으면서 두려움이 생길 때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어떻게 하십니까? 혼자 고민합니까? 가까운 친구들을 불러 대책을 논의합니까? 본문에 보니 제자들은 문을 걸어 잠그고 자기들끼리 모여 있습니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지만 내적인 갈등과 의심, 외적인 위협으로 인한 불안과 두려움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때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에게 찾아오십니다. 왜 찾아오셨는지 함께 살펴보면서 우리들도 어떤 형편과 처지에 있든지 주님을 의지하며 주님이 주시는 평강을 경험하며 주님이 주시는 능력을 힘입어 주님이 원하시는 사명을 감당하기 원합니다.
 
안식 후 첫날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입니다. 이른 아침 아직 어두울 때 주님을 사랑하던 여인들이 무덤에 갔습니다. 그들이 무덤 앞에 왔을 때 무덤을 막고 있던 돌이 굴려진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진 것을 인하여 놀라서 베드로와 요한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두 제자가 곧바로 무덤으로 달려갑니다. 그들은 무덤에 있던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졌고 몸을 감쌌던 세마포가 그대로 놓여 있고 머리 부분을 쌌던 수건도 그대로 놓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확실한 증거를 보고도 부활을 믿지 못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집으로 돌아간 후 주님의 빈 무덤 앞에서 막달라 마리아가 홀로 울며 남아 있습니다.  마리아는 부활하신 주님을 보고 그 음성을 듣지만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러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양이 목자의 음성을 알듯이 비로소 그분이 주님임을 깨닫습니다. 감격 속에 마리아가 “랍오니여” 하며 주님을 붙듭니다. 그러나 주님은 승천이 임박하다는 이유로 자신을 붙들고 다시 떠나보내지 않으려는 마리아의 행동을 제지합니다.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자기가 주님을 보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부활의 첫 증인이 됩니다.

마리아로부터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듣고 흩어졌던 제자들이 한두 사람씩 모여듭니다. 올 사람은 다 왔다 싶으니 문을 굳게 걸어 잠급니다. 예수님이 다시 사셨다는 소식을 전해 듣기는 했지만 제자들은 어느 누구도 기뻐하기는커녕 도리어 염려합니다. “주님의 시체가 도둑을 맞았다고 하던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우리 중에 어떤 여자들은 주님이 다시 사신 것을 보았대. 베드로와 요한은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 있다고 했잖아.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제자들은 지난 삼년 동안 예수님과 함께 지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졸지에 종교지도자들에게 붙잡히시고 수난을 당하신 후에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너무 갑작스레 일어난 일인지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1) 평안을 주시기 위하여
항상 곁에 계시던 분이 지금은 안 계시니 제자들은 ‘이제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나, 다시 옛날에 하던 일로 돌아가야 하나’ 생각이 많았을 것입니다. 두려움과 염려 가운데 있는 제자들에게 제일 필요한 것이 마음의 평안입니다. 그런데 평안을 다짐한다고 평안해집니까? 그때 주님이 그들에게 찾아오십니다. 문은 잠겨 있으나 영광의 형체를 가지신 주님께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공간을 초월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문도 열리지 않은 채 누군가가 나타나니 제자들이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주님은 그들 가운데 서시자마자 “이 믿음이 없는 자들아 왜 두려워하느냐” 하며 책망하지 않으십니다. 그들의 약함을 너무도 잘 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전에도 평안을 약속하신 적이 있습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 14:27). 그러다가 제자들이 가장 평안을 필요할 때에 평강을 선포하십니다. 그러면서 못 자국이 난 손과 창에 찔리신 옆구리를 보이시니 제자들은 자기들 앞에 서신 분이 주님인 것을 알고 그제야 두려움을 잊고 기쁨을 회복합니다. 이전보다 더 강하신 모습으로 나타나신 주님을 보면서 제자들의 믿음이 되살아납니다.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일들은 지금도 얼마든지 일어납니다. 다른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은데 왜 나는 하는 일마다 이렇게 꼬일까?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왜 나는 성적이 오르지 않을까? 기도를 열심히 해도 왜 나의 기도는 응답이 이렇게 더딜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과연 하나님은 계시는가 하며 믿음에 회의를 가지고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주님은 우리의 연약함과 불신앙을 책망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주님의 살아계심과 능력을 깨닫게 하심으로 다시 주님을 의지하게 하십니다. 물론 지금은 예수님께서 육신으로 찾아오시지는 않습니다. 말씀으로 찾아오셔서 우리를 깨닫게 하시고, 주님이 살아계신 것을 믿게 하시고, 우리의 믿음을 다시 살아나게 하십니다. 주님이 살아 계시다는 것을 확신할 때 불안과 두려움이 사라지고 마음에 평안이 옵니다. 

2) 사명을 주시기 위하여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21절)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나타남 자체가 제자들의 마음속에 있는 모든 의심과 두려움을 내어 쫓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제자들에게 두 번째로 평강을 선포하신 이유는 단지 제자들이 가진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두려움을 능히 고칠 수 있는 능력을 그들에게 주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로부터 파송 받으신 예수님은 죽음과 부활을 통해 자신의 사명을 감당했습니다. 이제는 예수님이 제자들을 보내실 차례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으려 했던 마리아에게 한 것과 마찬가지로 주님은 제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주십니다. 제자들은 세상에 나아가 그분의 메시야 되심과 구원의 도를 증거해야 합니다.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사하면 사하여질 것이요 누구의 죄든지 그대로 두면 그대로 있으리라”(23절) 제자들이 전하는 복음을 받아들여 예수를 믿으면 죄 용서를 받고 구원을 받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전하는 복음을 거절하여 예수를 믿지 않으면 그들의 죄가 그대로 있어 구원을 받지 못합니다. 복음이 증거 되는 곳마다 죄 용서의 역사가 일어나며 사람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옵니다. 사람들의 죄를 용서받게 하는 복음은 오로지 주님의 제자들과 교회에게 맡긴 일이며 다른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사명감을 느끼고 영혼구원에 힘쓸 것을 원하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증인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1) 은혜의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제자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 주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은혜 받은 자들과 함께 있으면 은혜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교회는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고 예수님이 베푸시는 은혜를 사모하는 신앙인들의 공동체입니다. 마태복음 18장 20절에는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주의 이름으로 모여 기도를 드리고 찬송을 부르고 말씀을 나누고 성도의 교제를 나눌 때 주님이 베푸시는 은혜를 받습니다.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와야 합니다. 교우들이 속한 목장은 이런 은혜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2) 약속의 말씀을 붙들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직접 보고 귀로 그의 말을 직접 들으면 신앙생활 잘 할 텐데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과연 그럴까요? 예수님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직접 들었고 그가 하신 기사와 표적을 직접 보았으나 믿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의 행하시는 표적을 보고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였습니까? 아닙니다. 도리어 앞장서서 예수님을 배척하였고 무리를 선동하여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게 하였습니다. “너는 나를 본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 되도다”(요 20:29) 이 말씀은 물론 도마에게 하신 말씀이지만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보지 못하고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들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예수님의 빈 무덤을 직접 보거나 부활의 주님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대신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예수님을 직접 보지 않고도 믿음을 가진 우리들은 예수님의 제자들보다 더 복된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예수님을 믿고 영생을 얻도록 하기 위하여 쓰였습니다. 성경을 통하여 믿는 것이 올바른 신앙인의 자세입니다.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고 말씀대로 행할 때 우리의 삶에 주님의 능력이 나타납니다.

3) 성령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자기를 보고 기뻐하는 제자들에게 세상을 향하여 나가서 부활하신 주님을 전할 사명을 주십니다. 본문에는 증인과 관련된 세 개의 중요한 단어가 나옵니다: 죄사함, 평강, 보냄. 이 세 단어는 또한 성령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성령의 역할이 무엇입니까?

- 죄를 깨닫게 합니다
요 16:7-8, “내가 그를 너희에게로 보내리니 그가 와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라.” 성령님이 세상을 책망하시는 목적은 단순히 정죄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깨닫고 진리의 길로 인도하시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성령은 진리의 영입니다. 성령의 감동을 받으면 우리의 죄가 깨달아집니다. 깨달은 죄를 고백하면 죄사함을 받습니다.

- 평강을 누리게 합니다
롬 14:17,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 평강과 기쁨은 성령의 열매입니다. 성령으로 충만하면 어떤 형편과 처지에서도 마음에 평강과 기쁨이 있습니다.

- 증인의 사명을 감당하게 합니다
십자가의 고난을 통하여 대속의 사역을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는 사망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셨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사역은 여기서 끝나지 않으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제자들이 당신의 사역을 이어 받아 부활의 증인으로 살기 원하십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을 향하여 숨을 내쉬시면서 “성령을 받으라”고 하십니다. 이는 성령을 주시는 분이 부활하신 예수님인 것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제자들은 더 이상 육체로 계신 주님을 신뢰하지 않고 주님이 주시는 성령의 능력으로 이 세상의 죄를 이기고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믿는 자들에게 성령의 부으심이 약속되어 있습니다(요 14:16). 주님의 말씀은 창세기 2장 7절에 하나님께서 인간을 지으실 때의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어 생명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영, 즉 성령이 있는 사람은 하나님과 교통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성령 안에 두시고 우리와 더불어 교제하기를 원하십니다. 에스겔서에 ‘생기’라는 말이 나옵니다. “생기가 그들에게 들어가매 그들이 곧 살아 일어나서 서는데 극히 큰 군대더라”(겔 37:10). 에스겔 골짜기에 있던 마른 뼈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전파되고 하나님의 성령이 임하니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싸울 준비가 된 군대가 되었습니다.

행 1:8,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성령을 받아 그리스도의 증인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제자들을 향한 주님의 뜻이었고 오늘 우리를 향한 주님의 뜻입니다. 주님의 부활에 단순히 감동하고 기뻐하는 것만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사명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주님의 부활을 직접 목격한 여인들이나 제자들은 부활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자들이 2000년 전에도 많았지만 오늘날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주님의 제자들처럼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부활주일을 맞아 다시 한 번 우리가 부활하신 주님의 증인임을 깨달으며 증인의 사명을 감당하겠다는 결단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전도를 인하여 주님을 아직 모르는 자들도 예수님을 믿고 부활 생명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복음이 무엇입니까? 예수님에 대한 스토리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요 왕이요 구원자이십니다. 예수님은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셨다가 다시 사셨습니다. 믿음은 선포된 복음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믿음을 가질 때 구원을 받습니다. 구원을 받을 때 우리는 부활 생명을 갖게 됩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성도들의 삶 속에 부활의 주님은 오늘도 찾아오셔서 눈에 눈물을 닦아주시며 위로하시고 고통의 멍에를 함께 져주시고 상처를 치유하십니다. 모든 염려와 근심은 다 주님께 맡깁시다. 베푸신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하고 부족한 것은 회개하고 위로부터 임하는 능력을 받아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은혜의 자리를 사모하며 모이기를 힘써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어야 합니다. 삶 속에서 부활의 능력을 경험할 뿐 아니라 증인의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성령의 인도함을 받아 마음에는 평강이요 삶 속에서 능력이 나타나서 죄 사함의 복음을 전하며 전도의 열매를 풍성히 거두어 하나님의 칭찬과 상급을 받는 주님의 제자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