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의 시신은 아리마대의 부자이며 공회원의 하나이고 예수님의 제자가 된 요셉이라 하는 사람이(마27:57) 자기를 위해서 바위 속에 파놓은 새 무덤에 안치했습니다(마27:60). 그런데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하고서도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함께 빌라도에게 가서 요청하기를 "주여, 저 속이던 자가 살아 있을 때에 말하되 ‘내가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나리라.` 한 것을 우리가 기억하노니 그러므로 명령하여 그 무덤을 사흘까지 굳게 지키게 하소서. 그의 제자들이 와서 시체를 도둑질하여 가고 백성에게 말하되 ‘그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났다.` 하면 후의 속임이 전보다 더 클까 하나이다." 했습니다(마27:62-64). 이에 빌라도가 말하기를 "너희에게 경비병이 있으니 가서 힘대로 굳게 지키라."(마27:65) 하자 그들은 경비병과 함께 가서 돌을 인봉하고 무덤을 굳게 지켰습니다(마27:62-66).

그렇게 금요일 해 질 때부터 토요일 해 지기 전까지인 안식일이 다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안식 후 첫날이 되려는 새벽에, 그러니까 우리로 말하면 주일 새벽에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예수님의 무덤을 보려고 갔는데 큰 지진이 나며 형상이 번개 같고 눈 같이 흰 옷을 입은 주의 천사가 하늘로부터 내려와 돌을 굴려 내고 그 위에 앉았습니다(본문 1-3절). 무덤을 지키던 자들은 그를 보고 무서워하여 떨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습니다(본문 4절). 죽었던 사람은 살아나고 살아 있는 사람은 죽은 자같이 되는 역전이 일어난 것입니다. 예수님을 죽이고 그의 존재뿐 아니라 그에 관한 기억을 완전히 말살하려 했던 자들의 모든 공모와 협동을 허사로 돌리며 비웃는 대역전인 것입니다.

그 천사는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온 여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너희는 무서워하지 말라.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를 너희가 찾는 줄을 내가 아노라. 그가 여기 계시지 않고 그가 말씀 하시던 대로 살아나셨느니라. 와서 그가 누우셨던 곳을 보라. 또 빨리 가서 그의 제자들에게 이르되 ‘그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셨고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시나니 거기서 너희가 뵈오리라.` 하라. 보라, 내가 너희에게 일렀느니라."(본문 5-7절)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입니다. 천사의 그 말에 무서움과 큰 기쁨을 동시에 안고 곧 무덤을 떠나 제자들에게 알리려고 달려가던 그 여자들은(본문 8절)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셨다." 한 천사의 말이 거짓말이 아님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들에게 "평안하냐?" 물으셨고 여자들은 예수님의 발을 붙잡고 경배했습니다(본문 9절). 예수님께서는 또 말씀하시기를 "무서워하지 말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리로 가라 하라. 거기서 나를 보리라."(본문 10절) 하셨습니다. 천사가 일러준 말과 같은 말씀을 예수님께서 하신 것입니다. 여자들이 보고 들은 것이 다 사실임을 재확인시켜주신 것입니다. 그 여자들로 하여금 부활하신 예수님의 첫 증인들이 되게 하신 것입니다.

그 여자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에게로 달려가고 있을 때 달려가는 사람들이 또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무덤을 지키던 경비병들입니다. 그들은 대제사장들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목격한 바 일어난 모든 일을 알렸습니다(본문 11절). 대제사장들은 대단히 당황했을 것입니다. 그들은 장로들과 함께 모여 의논하고는 군인들에게 많은 돈을 주며 일렀습니다: "너희는 말하기를 ‘그의 제자들이 밤에 와서 우리가 잘 때에 그를 도둑질하여 갔다.` 하라. 만일 이 말이 총독에게 들리면 우리가 권하여 너희로 근심하지 않게 하리라."(본문 12-14절) 돈을 받은 군인들은 대제사장들이 가르친 대로 했고 그래서 그 말이 유대인 가운데 두루 퍼졌습니다(본문 15절).

그러나 사악한 소수의 무리가 예수는 죽었고 그의 제자들이 시체를 도둑질해갔다는 거짓말을 유대인들 가운데 퍼뜨리고 있었지만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살아계시면서 당신에 의한 구원의 복음을 전 세계에 퍼뜨리시는 역사를 갈릴리로부터 시작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처음 제자들을 택하신 갈릴리에서 다시 제자들을 만나시고 그들에게 세상 끝날까지 행할 그들의 사명을 주신 것입니다. 본문 18-20절을 봅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유대인들 사이에 퍼진 도둑맞은 시체에 대한 소문을 압도하며 부활하신 주님의 복음이 온 세상에 퍼지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역전승의 역사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하나님의 역전승의 역사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루신 수많은 역전승 가운데 최고의 역전승이 예수님의 부활입니다. 사람을 꾀어 하나님을 배역하게 만들고 하나님나라 건설을 훼방해온 마귀의 역사를 분쇄하시는 하나님의 결정타가 다름 아닌 예수님의 부활입니다.

하나님은 역전승의 명수이십니다. 거짓말이 이기고 악이 승리하며 배신이 성공하는 것 같이 보이던 모든 일에서 결국은 진리가 이기고 선이 승리하며 충성이 곧 성공임을 보여주셨습니다. 거짓과 악은 결코 승리할 수 없음을 확인시켜주셨습니다. 왜냐하면 거짓과 악은 하나님과 함께할 수 없으며 하나님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이 거짓되고 악하기 때문에 거짓과 악에 잘 적응하거나 적당히 타협하며 사는 것이 매사에 무난하고 손해 안 보며 편한 길로 여겨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싸움과 전쟁의 승패는 하나님께 달려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 편에 서는 것이 곧 승리임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 편에 섰다가는 질 것처럼 보일지라도 하나님 편에 서야 궁극적 승리를 얻을 수 있음을 확신해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참되시고 정의로우시며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당신 편에 선 이들을 반드시 이기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악한 야곱은 장자의 명분을 탐낸 끝에 눈 어두워진 아버지를 상대로 자기가 큰 아들인양 속여서 아버지로부터 형 에서가 받을 축복을 가로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대가로 야곱으로 하여금 그보다 훨씬 더 탐욕스러운 외삼촌 라반을 만나게 하시고 20년 동안 고된 노동력의 대가를 수탈당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눈 어두워진 아버지를 속이고 장자 노릇을 한 일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받게 하셨습니다. 아버지 이삭은 눈이나 어두워 속았지만 야곱은 눈 뜨고 속아 자기가 사랑한 여인이 아닌 여인을 아내로 맞게 되었던 것입니다.

야곱의 열두 아들 중 열한 번째인 요셉은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했습니다. 야곱이 정말로 사랑했던 라헬이 처음 낳은 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요셉을 시기하고 미워하던 열 명의 형은 기회를 보아 그들의 동생을 멀리 이집트로 가는 상인에게 팔아넘겼습니다. 그리고는 아버지 야곱에게는 숫염소를 죽여 그 피를 요셉의 채색옷에 적셔 보여주며 맹수에게 잡혀 먹인 것처럼 꾸며 아버지를 속였습니다. 옛날 아버지를 속인 야곱은 외삼촌에게 속을 뿐 아니라 자기 아들들에게도 또 속은 것입니다. 장자의 명분을 탐냈던 야곱은 자기가 가장 사랑한 아들을 잃는 슬픔을 맛보아야 했던 것입니다.

한편 먼 나라 이집트에 팔려가 종노릇도 하고 여주인의 유혹을 거절했다가 그의 모함을 받아 옥살이까지 하는 고생을 한 요셉을 하나님께서는 이집트의 총리대신이 되게 하시고 그 덕에 극심한 기근에 시달리던 아버지와 온 가족을 구할 뿐 아니라 평생 바로에 버금가는 권력과 영화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약한 자의 처지에 놓였지만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고자 한 요셉에게 놀라운 역전승을 맛보게 하신 것입니다.

다른 한편 요셉의 형들은 얄밉고 꼴 보기 싫은 동생 요셉을 팔아먹고 그가 더 이상 눈에 보이지 않아 좋아했을지 모르지만 훗날 이집트의 총리대신이 된 동생 앞에 엎드려 구걸을 해야 했고 온갖 마음고생을 해야 했으며 이집트의 총리가 바로 자기들이 팔아넘긴 동생 요셉임을 알게 된 후로는 그로부터 당할 보복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악한 행위를 결코 모른 체 내버려두지 않으시는 하나님이심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첫 임금이 된 사울은 다윗을 좋아했지만 백성에게서 자기의 인기보다 다윗의 인기가 더 높아지자 시기심에 사로잡혀 다윗을 죽이기를 얼마나 꾀했는지 모릅니다. 다윗이 자기를 죽일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지만 하나님이 기름 부으신 자이기에 손대지 않겠다고 자기 목숨을 살려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울은 다윗을 죽이겠다고 얼마나 끈질기게 추격했는지 모릅니다. 끊임없이 피신 다녀야 했던 다윗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사울을 버리시고 다윗을 새 왕으로 세우셨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흡족한 사람이었고 하나님께서 특별히 사랑하신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도 잘못을 범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 중 하나가 왕이 된 다윗이 그의 충성된 신하장수 우리아가 전장에 나가 있을 때 그의 아내와 통정한 후 그녀가 임신한 사실이 드러나자 우리아를 전장에서 불러들여 그의 아내와 함께 지내게 해서 자기로 인한 임신 사실을 은폐하려 했으나 우리아가 자기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자 그를 가장 치열한 전장에 내보내게 해서 그를 죽게 한 일입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다윗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그 악한 행실을 그냥 넘기지 않으셨습니다. 우리아의 아내가 다윗에게 낳은 아이를 죽게 하셨고 아들 압살롬이 아버지에 대해 반역을 하고 다윗은 황급히 예루살렘을 버리고 도망다니며 치욕을 당하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유다 민족을 멸절시키려고 한 페르시아의 간악한 대신 하만이 유다 여자로서 왕의 총애를 받는 왕비가 된 에스더의 오라버니 모르드개를 죽이기 위해 세워놓은 높은 나무에 오히려 하만이 매달리게 만드시고 모르드개가 왕 다음의 권력자가 되게 하시며 유다 민족을 살리신 하나님의 역사를 알고 있습니다. 이 또한 하나님께서 행하신 통쾌한 역전승의 역사입니다.

우리는 또한 다니엘의 역사를 알고 있습니다. 바벨론에 잡혀간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는 바벨론 왕의 궁에서 지내게 되었으나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으로서의 자존심과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굳게 지키기로 결심한 것 때문에 풀무불에 던져지기도 하고 사자굴에 던져지기도 했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의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도록 지켜주시고 오히려 그들을 죽이려고 시기하고 참소했던 자들이 사자굴에 던져지게 하신 일입니다. 다니엘의 친구들이 왕에 의해 높이 들려 쓰임을 받게 하셨으며 다니엘은 왕국 전체를 다스리는 총리들 중의 총리가 되게 하시고 네 왕의 시대에 걸쳐 형통하며 지내게 하신 하나님을 봅니다. 에스더와 모르드개 때의 반전의 역사만큼이나 통쾌한 역전승의 역사를 이루신 하나님이십니다.

또 하나님 편에 선 이들,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백성은 그 수의 부족과 힘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개입으로 언제나 놀라운 승리와 성공을 거둔 일을 성경은 수없이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여호수아가 여리고 성을 함락시킬 때나 가나안을 정복할 때나 군사력에 있어서 압도적인 우세에 있던 적들에 대해 다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사사 기드온 때도 그랬으며 다윗 때도 그랬습니다. 선지자 엘리야는 악하기 짝이 없는 왕 아합과 그의 왕후 이세벨의 우상들을 섬기는 제사장 850명과 홀로 대결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으로써 그들을 다 멸절시키는 놀라운 역사를 이루었습니다.

예수님도 혼자셨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모든 권력자들의 공모와 결탁의 결과였습니다. 유대교의 종교적 권력과 로마 총독의 정치적 권력의 야합으로 말미암은 죽음이었습니다. 서로 상극일 수밖에 없었던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과 헤롯당원들까지 예수님을 죽이려는 일에 있어서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돈에 매수된 군중과 병정들의 거짓 증언과 제자 가룟 유다의 배신도 한 몫 보탠 음모의 희생이 되신 주님이십니다. 예수님께는 3년간 동고동락했으며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주님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장담하던 열두 제자가 있었지만 예수님이 붙잡히시자 다 배신하거나 도망가고 말았습니다. 십자가 아래까지 끝까지 예수님을 따라간 이들은 한 줌의 여인들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예수님께서는 홀로 세상을 이기셨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지만 부활하심으로써 거두신 위대한 역전승입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다 계획하시고 섭리하신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모든 승리는 진리와 정의 편으로 돌아가며 하나님 편에 신실하게 서는 것이 승리하는 삶임을 확실히 보여준 역사입니다. 그러나 또한 우리가 믿음을 지키는 데 실패하더라도 주님의 일꾼으로 거듭나는 역전을 이루어주는 것이 주님의 부활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당신을 배신한 제자들이 가있을 갈릴리로 가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거기서 제자들을 다시 만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거기서 다시 만난 제자들에게 주님에 대한 사랑을 새로 고백할 기회를 주시고 귀한 사명까지 맡기셨습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셨습니다.

우리가 이 부활의 신앙을 갖는다면 악한 세력들이 연합하여 기독교를 공격하고 비방한다고 두려워할 것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의 수가 5분의 1도 안 된다고 해서 겁낼 것 없습니다. 때때로 우리가 약해져서 주님께 신실하지 못하고 넘어질 때가 있을지라도 낙심하고 영영 주저앉을 것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나님나라의 사명을 주셨으며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주님을 믿고 그가 주신 사명을 잘 받들어 수행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