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인도, 중국, 우리나라 등 동양에 기독교를 전파한 선교사들을 살펴보았는데, 일단 기독교가 동양에 전파된 경로를 대략 살펴본 다음, 일본의 대표적인 교회역사인물인 우치무라 간조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인도의 경우, 1510년 포르투갈인들이 인도에 도착했을 때, 이미 그곳에는 ‘성 도마 교회’가 세워져 있었다. 초대교회 당시 도마 사도가 인도까지 와서 실제로 그 교회를 세웠는지는 기록이 분명히 남아 있지 않아 불확실하지만, 오늘날까지 인도 케랄라라는 곳에는 약 150만 명의 ‘성 도마 기독교인’들이 초대교회의 전통을 가진 시리아 정교회 형대로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당시 인도에 도착했던 포르투갈 신부들이 해야 할 일은, 이들 기독교인들을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시키는 일이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인도의 기독교는 아시아에서 가장 유서 깊은 역사를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인도에서의 본격적인 기독교 선교는 18세기 말, 윌리엄 캐리에 의해 시작되었다. 오늘날, 인도에는 약 1천 명의 국적을 포기한 기독교 사역자들이 있으며, 인도인구의 3%에서 4% 정도, 즉 약 3천만에서 4천만의 사람들이 명목상 기독교인이다.

중국은, 인도에 비해 늦게 기독교가 전파되었다. 당 태종 때인 635년, 대진국(로마) 사람 아라본 일행이 당의 수도 장안에 도착하여 선교한데서 비롯되는데, 흔히 경교로 알려져 있다. 당나라 현종 때는 경교가 많이 번성하여 나라에서 교회도 지어줄 정도였다고 하며, 그 여파가 통일신라까지 미쳐서, 남한산성에서 출토된 기왓장에는 ‘천주’라고 새겨진 것도 발견되며, 십자가상과 성상이 발견되기도 한다. 하지만 송나라 때에 이르자 거의 잊혀졌고, 원말 명초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소멸된 것으로 본다. 그러다가 명나라 때 가톨릭 선교단체인 예수회 신부 마테오리치가 1583년 중국 땅에 들어가 서양문물의 전수와 함께 선교 활동에 전념하게 되는데, 이후 마카오를 가톨릭 전도의 기지로 삼아 중국 상류사회의 지식인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받기도 했으나, 청나라에 와서는 많은 제약을 받게 되었고, 개신교는 19세기 초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 선교사를 파송했다. 중국 기독교는 공산화 된 이후 전반적으로 탄압을 많이 받아왔는데, 차츰 상황이 나아지고는 있으나 아직까지는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타임스>는 “한국의 해외선교는 아시아에서 기독교를 세계로 확산하는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신호에 불과하며, 그 진원지는 중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기독교를 탄압하는 공산주의 국가 중국에서 기독교인들이 매일 1만 명씩 늘어나고 있으며, 이런 추세가 유지되면, 21세기 중반에는 중국이 2억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기독교 신자를 보유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기독교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중국의 기독교 인구는 현재 최대 1억 1100만 명으로 추산되며, 그중 90%가 개신교다. 인도의 경우 인구의 80% 이상이 힌두교를 믿는 등 종교적, 사회적 제약이 많으나, 중국의 경우에는 그 어떤 종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세계 기독교 지도자들은 앞으로 중국 선교에 대해 큰 비전을 갖고 있다.

● 일본에의 기독교 전파는 천주교로부터 시작되었다. 1549년 예수회 신부 프란시스 사비에르가 큐슈 남부지방에 도착함으로써 일본에 기독교의 시대가 열린 것이었다. 사비에르가 일본에 도착한 후 32년 동안 로마의 예수회 대표에게 해마다 보낸 보고서에 의하면, 교회가 200개, 100명이 넘는 외국인과 일본인 직원을 가진 병원이 20개, 또 개종자가 15만 명이었다. 그러나 이후 막부시대, 메이지 시대에 들어와 신도 국교화 정책에 의하여 탄압이 시작되었으며, 수많은 순교자(30만 명)를 낳게 된다. 이후 일본에서는 기독교가 크게 일어나지 못했는데, 그것은 신도 신앙, 천황숭배를 비롯하여, 일본인들의 다신관과 또 기독교가 전파될 당시 일본의 역사적 상황 등, 여러 가지 여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05년 현재 일본의 기독교인은 개신교인 약 56만 명, 가톨릭 46만 명, 정교회 2만 6천 명 정도 된다. 모두 합쳐도 100만 명 남짓하며 전체 인구 1억 2천 7백만 명의 1%도 안 된다. 중국에 비해 영적으로 심히 곤고하고 완악한 일본은, 분명히 우리 한국교회의 무거운 부담이 아닐 수 없다.

● 오늘 우리가 살펴 볼 우치무라 간조(內村鑑三)는 일본 그리스도교의 대표적인 지도자로서, 현대 일본 기독교계는 물론 문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고, 김교신, 함석헌 등을 통하여 한국사회에도 큰 영향을 준 인물이다. 우치무라 간조 하면 우선 ‘무교회주의’라는 단어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일본의 반기독교적 지성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기독교와 교회를 부정하였던 사상가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 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그는 철저한 복음주의적 기독교인으로, 교회라는 외형적 제도 때문에 초래될 수 있는 모순과 반기독교적 요소를 극복하고, 특별히 미국과 유럽 제국주의에 의해 변질되었던 기독교의 순수성을 회복할 것을 주장한, 참되고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다. 따라서 그의 사상은 ‘무교회주의’보다는 ‘무교파주의’ 혹은 ‘무교단주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우치무라 간조는 1861년 도쿄 출생으로 전통적인 사무라이 계급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학업성적이 뛰어나 동경 외국어(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영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는데, 외국어학교 재학시절, 성경의 내용과 기독교의 역사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된다. 하지만 주로 영어 교과서에 등장하는 구약성서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우치무라는 신앙적인 도전을 받지는 못했다. 동경 외국어학교를 거쳐 지금의 홋카이도 대학의 전신인 삿포로 농업대학에 1877년 입학하게 되는데, 우치무라는 일본 최고의 명문 동경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지만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장학금을 수여하는 삿포로 농업대학을 선택했다.

우치무라는 대학 재학 시절, 선배들의 강요와 단순한 호기심에서, ‘금발의 아름다운 서양 여인들’이 모여 있는 예배당을 출입하면서부터 기독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치무라에게 기독교 신앙을 강요하던 선배들은, 삿포로 농업대학의 창설자였던 윌리엄 클라크 교수로부터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학생들이었다. 윌리엄 클라크 교수가 누군가 하면,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Boys, be ambitious!"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인물로, 일본이 북해도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에 협조를 구했을 때, 미국에서 파송된 농업관련 최고의 학자였다. 미국 매사추세츠 농대 학장이었던 윌리엄 클라크는 일본 홋카이도(북해도)에 1년간 체류하면서, 삿포로 농업대학을 설립했는데, 그는 농업기술뿐만 아니라 뜨거운 선교 열정으로 학생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심어 주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 부임초기 일본인 관리가 학교의 교칙을 만들겠다고 하자, 클라크 교수는 웃으면서, 규칙으로 인간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신사가 되라. Be gentleman.'는 말이면 충분하다며 규칙을 없애기도 했다. 그리고 황무지와 다름없었던 북해도에서 농사짓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힘들고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자신이 솔선수범함으로써 수많은 학생들에게 큰 감명을 끼쳤다. 그런 가운데 클라크 교수는 1년 만에 미국으로 귀국하게 되었고, 마지막 학생들과 작별하면서, 아쉬움에 어쩔 줄 모르는 학생들을 격려하며, ‘Boys, be ambitious!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게 되었다. 지금도 일본 홋카이도와 홋카이도 대학에 가면 클라크 교수의 이 말이 새겨진 동상과 흉상이 자리잡고 있다.

클라크 교수가 미국으로 돌아간 바로 그 해, 우치무라는 삿포로 농업대학에 입학했고, 우치무라는 클라크 교수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 그러나 클라크 교수로부터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선배들의 강요로 인해 우치무라는 기독교를 본격적으로 접하게 되는데, 1877년 12월 1일 그의 일기에 보면 “예수 종교의 문으로 들어서다”라는 기록을 남기며 기독교에 입교할 것을 결심하고 있다. 그는 이듬해에 미국 감리교 선교사 해리스로부터 세례를 받는다.

우치무라는 1881년 삿포로 농업대학을 졸업한 다음 홋카이도에서 농상무성 관리로 일하면서 YMCA를 조직하고 부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동기생 여섯 명과 함께 열심히 신앙생활을 계속하게 되는데, 이들은 장차 일본 기독교계를 이끌어갈 지도자로 성장하게 된다. 우치무라 간조가 기독교로 개종한 이야기는 그의 유명한 책 「나는 어떻게 그리스도인이 되었는가」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이 책은 기독청년, 청소년들의 필독서였는데, 지금은 우리 청년, 청소년들이 이 같은 책을 읽는지 모르겠다.) 그 책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이미 19세기 후반에 일본의 젊은 기독교인 우치무라와 그의 동료들 사이에서는, 서양 선교사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일본의 독립교회를 건립하고자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예수 종교의 문으로 들어서다’라고 다소 냉소적으로 자신의 기독교 입문에 대해 기록했던 우치무라가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주체적인 사고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1882년 우치무라와 그의 동료들은 미국 감리교회 선교부의 후원 없이 자신들의 재정적인 힘으로 삿포로 그리스도교회를 단독 설립하였으며, 설교를 포함한 모든 예배와 교회 행정을 자신들의 주체적인 참여로 해결하고자 하였다. 우치무라는 1883년 도쿄에서 열린 일본 기독교인 대회에 참석했다. 이 대회에 조선에서 건너가 기독교인이 된 이수정이 참석하게 되는데, 언더우드 선교사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조선 땅에 들어올 때 가지고 들어왔던 한글로 번역된 성경은 이수정이 선교사들을 도와 번역한 성경이었다.

● 이렇게 거침없이 달려가던 우치무라는 1883년 마음에 크게 상처를 받는다. 가족과 동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는 아사다 다케라는 여인과 결혼하지만 6개월 만에 이혼하고 말았다. 우치무라는 심히 괴로웠으나 이혼 이후 주변을 정리하고 미국행을 결심하게 된다. 그리하여 1884년부터 4년간 미국 유학생활을 하게 되는데, 오히려 이를 통하여 그는 새로운 삶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필라델피아에서 장애인 보호시설의 간호인으로 잠시 일하다가, 미국 북동부의 명문 대학인 애머스트 대학에 편입하면서 또 다른 신앙 체험을 통해 기독교의 진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십자가에 대한 자신의 새로운 이해였다. 1886년 일기에 그는 이렇게 적고 있다.

“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날이다. 오늘처럼 그리스도의 속죄 능력이 내게 분명히 드러난 적이 없다.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 달리신 사건에서 지금까지 나를 괴롭히던 모든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다. 그리스도께서 내 모든 빚을 해결하셨기 때문에 나는 타락 이전에 태초의 사람이 가졌던 순결과 순진함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제 나는 하나님의 자녀이며 예수님을 믿는 것이 나의 의무이다. 예수님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주실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당신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실 것이며 결국에는 천국으로 나를 인도하실 것이다. 이 세상에는 악보다도 선이 훨씬 많다는 생각에 감명을 받았다. 새, 꽃, 태양, 공기, 이 얼마나 아름답고, 밝고, 향기로운가! 그런데 인간은 날마다 악에게 불평하고 있다. 단 한 가지만 갖추면 이 세상은 천국인데도 말이다.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종교이다.”

그는 대학에 재학하며 당시 미국이라는 신흥 문명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기독교 문명의 장단점을 예리한 눈으로 고찰하는 기회를 갖는다. 그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인종차별과 기독교인들의 위선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특별히 당시 미국 국민들의 타락된 생활과 무절제한 행동을 비판하였다.

애머스트 대학 졸업 후 코네티컷 주 하트포드 신학교에 등록하였지만, 자신의 복음주의적인 신앙과 맞지 않는 그 신학교의 신앙 노선 때문에 중퇴를 결심하고 1888년 일본으로 귀국한다. 3년 반의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1888년 5월에 귀국할 때, 우치무라는 일본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 생애를 바치겠다는 고상한 야망을 품고 있었다. 우치무라는 ‘두 개의 J', 즉 예수(Jesus)와 일본(Japan)만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신앙이 중심점이 하나뿐인 ‘원’이 아니라, 예수와 일본이라는 두 개의 중심을 가진 ‘타원’이라고 주장했다. 우치무라의 ‘두 개의 J’는 예수의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제1계명과,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는 제2계명을 결합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 1889년 7월 31일 요코하마 가즈코와 재혼한 우치무라는 그 해부터 도쿄의 제일고등중학교(지금의 도쿄대 교양학부)에서 영어와 지리, 역사 등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의 교편생활은 평탄하지 않았다. 제일고등중학교 교사로 있을 때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 그 해 1월 9일, 천황이 서명한 교육칙어를 천황의 초상화 옆에 걸어놓고 그 앞에 경의를 표하는 의식이 거행되었는데, 우치무라는 60명의 비기독교 교사진과 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양심에 따라 그 자리에 선 채 혼자 절을 하지 않았다. 우치무라의 행동에 대한 비난은 그가 재직하고 있던 제일고등중학교 학생과 교사들 사이에서 먼저 나왔다. 심지어 우치무라의 집을 습격해 돌을 던지기까지 했다.

매스컴은 재빨리 이 사건을 ‘우치무라 간조 불경사건’으로 포장하여 전국에 퍼뜨렸다. 우치무라의 이름은 반역자의 대명사로 전국에 알려지게 되었고, 여관투숙을 거부당할까봐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가명을 써야만 했다. 이 와중에 우치무라는 폐렴에 걸려 죽음의 위기에까지 이르렀다가 2개월 만에 가까스로 회복은 되었지만 이미 실직자 신세였다. 그 동안 아내 가즈코는 박해 가운데도 잘 견디면서 우치무라를 간호했는데, 결국 그녀 자신이 같은 병으로 병석에 누워 그 해 4월 19일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우치무라는 직장을 잃은 직후 아내까지 잃게 되어 그 비통함이 극에 달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우치무라 간조는 저술과 강연을 통해 일본 기독교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진지한 학문 작업에 몰두하게 된다. ‘불경사건’은 우치무라 개인에게 뿐만 아니라 일본근대사의 관점에서도 매우 큰 의미를 갖는 사건이었다. 일본제국 헌법에서 ‘신성불가침’이라고 규정한 천황에 대해 한 개인이 현세를 초월하는 보편적 존재(하나님)를 근거로 천황의 신성을 부정하는 행동을 취한 것이다. 이 사건은 ‘인간’을 신격화하는 관행에 대해 ‘No!'라고 할 수 있음을 세상에 보여준 사건이자, 현세와 지상의 모든 것을 상대화 할 수 있는 절대적 진리가 엄존함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이 시기에 발간된 그의 저서 「기독교 신도의 위안」은 ‘불경사건’ 후 우치무라가 겪은 쓰라린 체험을 바탕으로 일궈낸 종교사상의 결정이다. 우치무라의 기독교적 세계관과 인간관은 이 책에서 거의 확립되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기독교 신도의 위안」을 책장이 찢어질 때까지 애독했다는 일본의 소설가 마사무네 하쿠초는 이 책을 일본 현대문학 최고의 사소설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밖에 1895년 「나는 어떻게 그리스도인이 되었는가」등을 발간한다.

우치무라는 1897년부터 「만조보(萬朝報)」영문판 주필에 취임했으며, 1900년부터는 「성서지연구」라는 신앙잡지를 창간하여 향후 30년간 집필 활동을 통해 오로지 선교에만 전념하게 된다. 그는 제도화된 선교사 중심의 일본 교회를 비판하고, 무교회주의를 표방하며(실제는 무교회주의자가 아니었다.), 외국선교사에 의존하지 말고 일본인 스스로의 손으로 전도할 것을 주장하면서, ‘일본을 위한, 일본의 기독교’를 설파하였다.

러일전쟁(1904-1905)이 끝나 온 나라가 승전 분위기에 도취해 있을 때, 우치무라는 "앞으로 일본은 동양평화를 위한다면서 더 큰 전쟁을 할 것이다. 그러면 가미사마(하나님)가 일본에 불벼락을 내리게 될 것이다."라고 외치며, 신앙적 입장에서 대담한 반전론을 주창하였다. 특히 그는 동양평화를 명분으로 조선침략이 당연시 되던 정황에서도 보기 드문 친한파였는데,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있자 '조선에서 일본인의 대실패'라는 글을 썼고, 1910년 한일병탄 때는 "나라를 잃어 슬픔에 잠긴 민족을 생각했다. 일본은 영토를 넓힘으로써 영혼을 잃었다."고 한탄했다. 관동대지진 때는 민심의 타락을 한탄하며 하나님의 노여움이 있으리라는 것을 경고하는 등 일본의 양심으로 살다가, 1930년 70세의 나이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다.

나사렛 예수여, 주님의 가르침을 받고 보니

저희 마음 속의 어두움이 부끄러워 견딜 수 없습니다.

저희는 살인자입니다.

저희는 간음했습니다.

저희가 무죄하다고 말하는 것은

이 세상의 불완전한 법에 비추어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성낸 것이 몇 번이며,

형제를 원망한 일도 얼마나 많았는지요.

친구를 미련한 놈이라고 부르고,

바보라고 욕하며 오히려 통쾌하게 느꼈습니다.

이성을 보고 음욕을 품었던 적도 많았고

음담패설은 자주 저희 입을 더럽혔습니다.

아, 거룩하신 주님,

저희를 엄하게 심판하지 마소서.

저희는 죄의 자식입니다.

주님의 자비로 용서하소서.

주님의 피로 깨끗하게 하소서.

눈을 빼서 죄를 씻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죄는 눈이나 손이 아니라 저희의 본성에 있습니다.

마음이 더러워져 있으므로

온몸으로 주님의 가르침을 범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은혜가 더욱 필요합니다.

주님의 은혜로 저희 온 성품이 깨끗해지기 원합니다.

주님은 저희 몸에 이 기적을 행하실 수 있습니다.

아, 저희는 주님 앞에 변명을 늘어놓고

저희가 의롭다고 주장하지 않겠습니다.

죄인으로서, 살인자로서, 간음을 행한 사람으로서

오직 주님의 용서만 빕니다.

그렇습니다. 저희는 가인입니다. 헤롯입니다.

저희는 다른 사람의 악을 거론함으로

자신의 의로움을 내세우지 않겠습니다.

다만, 저희의 죄를 참회하오니 받아 주소서.

주님의 은혜를 받아 저희가 이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

이생에서는 방부제와 빛의 역할을 하고

장차 올 주님의 나라에서는

주님의 이름을 영원히 찬양하게 하소서.

우찌무라 간조, "사귐의 기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