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원망스럽고 서운한 마음이 들 때마다 떠올리는 노래가 하나 있습니다. 가수 이장희 씨의 <그건 너>라는 노래입니다.
  <모두들 잠들은 고요한 이 밤에/ 어이해 나 홀로 잠 못 이루나/ 넘기는 책 속에 수많은 글들이/ 어이해 한 자도 보이질 않나/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어제는 비가 오는 종로 거리를/ 우산도 안 받고 혼자 걸었네/우연히 마주친 동창생 녀석이/ 너 미쳤니 하면서 껄껄 웃더군/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그런데 생각해보십시오. 그게 왜 다 너 때문입니까? 모두들 잠든 시간에 잠 안 자고 앉아 있는 게 자기 때문이지 왜 너 때문입니까? 넘기는 책 속에 수많은 글들이 한 자도 보이지 않는 게 집중력 없는 자기 때문이지 왜 너 때문입니까? 비 쏟아지는데 우산도 안 들고 돌아다니면 이상하게 보는 게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왜 자꾸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키느냐는 말입니다. 누군가 자꾸 원망스러워지면 이 노래를 떠올리며 ‘나 때문이지, 너 때문이 아니야!’라고 되새기곤 합니다. 문제의 원인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남에게 탓을 돌려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원인은 내 안에서 먼저 찾아야 합니다.

  중국 전국시대 제 나라의 왕촉은 “충신은 두 군주를 섬기지 않는다.”라는 명언을 남기고 조국이 연 나라에게 패하자 항복하지 않고 자결한 충신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선죽교를 물들인 정몽주, 충의 대명사인 사육신 그리고 한말의 민영환과 이준 열사 등은 죽음으로 나라에 충성한 충신들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충성은 비단 충신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성도들에게도 절실히 요구되는 덕목이며 특별히 교회를 향하여 주어지는 주님의 위대한 명령입니다. 본문에서 주님은 사도 요한을 통하여 서머나 교회에게 ‘죽도록 충성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까지 충성하고 그리고 충성한 성도들이지만 새 해를 맞이하여 더욱 더 충성하는 성도가 되시기를 축원 드립니다.

1. 고난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본문 10절 “너는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라 볼지어다 마귀가 장차 너희 가운데에서 몇 사람을 옥에 던져 시험을 받게 하리니 너희가 십 일 동안 환난을 받으리라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관을 네게 주리라"

  서머나 교회를 향하여 주님은 곧 있게 될 고난을 상기시키며 두려워 말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당시의 신자들이 장차 임할 핍박과 고난을 생각하고 두려워하였던 것입니다. 당시 이교 세계는 서머나 교회 신자들에게 몇 가지 구실을 삼아 핍박을 하였습니다. 첫째로, ‘이것은 나의 몸이요, 이것은 나의 피’라는 성만찬의 말에 근거하여 그리스도인들은 피와 살을 먹는 식인종이라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둘째로, 사랑의 공동체를 가리켜 그들은 부도덕하고 정욕적이며 방탕한 모임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셋째로, 가족 중 누가 신자가 되면 나머지 안 믿는 가족과 분리되는 일에 대해 그리스도인들은 가정을 파괴하고 가족 관계를 악화시킨다고 비난했습니다. 넷째로, 이방인들은 성도들을 무신론자라고 비난했는데 그 이유는 그들처럼 신상도 없이 예배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섯째로, 성도들은 ‘가이사는 주’라고 말하기를 거부하였으므로 정치적으로 불충성하는 시민이요 잠재적 혁명가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여섯째로, 그리스도인들은 불과 멸망으로 끝나는 종말의 세계를 예언한다 하여 방화자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황제 숭배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그리스도인들을 처형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머나의 12번째 순교자로 86세에 폴리갑 감독이 화형 당했습니다. ‘가이사는 주’라고 한번만 고백하면 살려주겠노라는 군마 총독의 권유에 폴리갑은 ‘86년간 단 한 번도 예수님은 나를 섭섭하게 하시지 않았는데 내 어찌 나를 구속하신 내 왕을 욕하겠소’라고 대답하고는 담대히 화형장으로 나섰습니다. 어떠한 고난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모두 서머나 교회 성도들처럼 어떠한 환난이나 핍박도 두려워하지 않고 우리와 함께 계시고 도우시고 축복하시는 주님께 더욱 더 충성하시기를 축원 드립니다.

2. 끝까지 충성합시다
  본문 10절 “너는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라 볼지어다 마귀가 장차 너희 가운데에서 몇 사람을 옥에 던져 시험을 받게 하리니 너희가 십 일 동안 환난을 받으리라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관을 네게 주리라"

  ‘너희가 십 일 동안 환난을 받으리라’하였습니다. 마귀는 서머나 교회를 핍박하기 위하여 몇 사람을 감옥에 넣을 것입니다. 십 일은 짧은 기간을 가리키거나 실제로 열흘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십 일은 짧은 기간을 나타내는 셈어적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하루 이틀..... 열흘이라도 참고 충성해야 합니다. 하루 이틀 정도 지나서 포기하거나 주님을 부인해서는 안 됩니다. 고통과 핍박이 심하여도 다 지나가는 것입니다. 조금씩 참고 인내하고 충성하다 보면 어느새 지나갑니다. 반드시 지나갑니다. 구일까지만 충성하고 열흘을 못 참아서 포기하는 성도가 있다면 얼만 후회가 되겠습니까? ‘죽도록’은 죽을 때까지 충성하고 죽을 각오로 충성하라는 말씀입니다. 편하고 쉬운 조건이나 상황 속에서 일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그 순간에도 충성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돌에 맞아 순교한 스데반처럼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와 선교를 위해 죽으면서까지도 충성한 사람들에 의해서 복음이 여기에까지 왔으며 오늘의 교회가 세워져 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피 값으로 세워진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가 중요하고 소중한 것입니다.

  어떤 교회에서 한 성도에게 신년도 집사를 임명할 테니 순종하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대답이 걸작이었습니다. “목사님 저는 체질이 야행성이어서 저녁 늦게까지 잠을 안자는 것은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습니다만 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죽어도 못합니다. 집사가 되면 새벽 기도회에 나가야 할 텐데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합니다. 새벽기도 나오라는 말씀은 안 하신다면 집사직을 맡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목사님은 “죽어도 못 일어나는 새벽 기도를 어떻게 억지로 하겠습니까? 혹시 깰 수 있거들랑 나오시지요.”라고 했더니 “그럼 해보겠습니다.”해서 집사직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집사가 된지 얼마 안되어 3월말이 되어서 어느 날 새벽 4시 30분에 목사님이 교회로 나오시다가 길에 서있는 그 집사를 만났습니다. 아직 캄캄하고 추운 새벽이었습니다. “아니, 집사님 웬일로 이렇게 일찍 밖에 서 계십니까?”라고 물었더니 “목사님, 친구들하고 낚시하러 가기 위해 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는 것입니다. “잘 다녀오십시오!”하면서 헤어졌지만 속으로 “야행성이라 죽어도 새벽엔 못 일어난다더니 낚시는 잘 가네 참네~~” 하나님 말씀을 순종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이 자라고 성숙한 사람들만 할 수 있습니다.’ 구약 신학자 앤더슨(B. A. Anderson)이라는 분은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두 종류가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는 무엇으로부터의 자유(freedom from.)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무엇을 위한 자유(freedom for.)입니다. 무엇으로부터의 자유는 복종으로부터 벗어날 때 누리는 자유를 말합니다. 이에 비해서 무엇을 위한 자유는 오히려 순종함으로 누리게 되는 자유를 말합니다. 사람들이 아직 덜 자라고 덜 성숙했을 때는 무엇으로부터 자유를 누려보고자 몸부림을 칩니다. 그러나 자라고 성숙한 사람은 무엇을 위한 자유를 누리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아직 철이 덜 들었을 때는 부모로부터 자유를 누리고자 합니다. 그래서 부모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고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어 합니다. 때로는 그래서 가출을 하고 탈선까지 합니다. 그러나 보다 더 아이가 크고 성숙해지면 부모의 사랑을 깨닫게 되고 부모를 기쁘게 해드리고자 하고 부모의 말씀을 잘 들으려 하고 부모를 잘 모시기 위해 힘을 씁니다. 바로 이것이 부모를 위한 자유입니다. 사람들이 아직 영적으로 철이 덜 들었을 때는 하나님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합니다. 자기 마음대로 자기 뜻대로 살고 싶어 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의 자유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영적으로 성숙하고 철이 들고 나면 달라집니다. 하나님께 순종하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힘씁니다.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요, 그 안에 기쁨이 있고 축복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믿음이 진정으로 성숙한 사람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섬기면서 어떤 고난과 환난이 있더라도 ‘십 일 동안’ 끝까지 더욱 더 충성하는 성도가 되시기를 축원 드립니다.

3. 교회에 충성합시다
  본문 11절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자는 둘째 사망의 해를 받지 아니하리라"

  ‘둘째 사망’은 유대인에게 아주 친숙한 용어입니다. 그리스도인이나 비그리스도인 모두가 직면하게 되는 육체적 사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비그리스도인이 당할 하나님과의 영원한 분리 곧 영원한 죽음을 가리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최후에 비그리스도인이 당할 불못 즉 영원한 사망의 해를 받지 않습니다. 이러한 그리스도의 약속은 순교에 직면한 서머나 교인들에게 큰 위로와 소망이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죽음이 찾아옵니다. 죽음 이후에 천국과 지옥으로 분리됩니다. 성도는 천국으로 가지만 믿음 없는 자는 지옥으로 갑니다. 사람은 천국이든 지옥이든 영원히 삽니다. 그래서 믿음이 중요한 것입니다. 믿음만 남는 것이고 믿음으로 천국 가는 것입니다. 이 모든 비밀과 약속을 성령께서 교회에 말씀하십니다. 교회가 하는 말씀을 성도들이 잘 들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교회에 권위를 주셨습니다. 교회는 숫자나 건물에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과 약속에 권위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세상 어떤 건물이나 기관보다 더 가치 있고 존귀하고 신령한 것입니다.

  어느 동네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 가는 사람이 새로 이사 오는 사람에게 하는 말입니다. “이 동네는 사람이 살 곳이 못됩니다. 사람들이 너무 예절도 모르고 이기적이고 싸움만 일삼습니다. 그래서 생각다 못해 저는 이 동네를 떠나기로 결심했지요.” 그러자 그 동네로 이사 온 사람이 그 말을 듣더니 한 마디 합니다. “그렇습니까? 저는 이 동네 사람들이 가난하고 또 병에 자주 걸려 무척이나 고생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이웃이 되려고 이사 오기로 결심했지요.” 이 두 사람의 차이는 간단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의 좋은 이웃이 되려 하느냐,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내게 좋은 이웃이 되어주기를 바라느냐의 차이인 것입니다. 바로 이 차이에 따라 그들의 삶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실 자신은 좋은 이웃이 되려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만 내게 좋은 이웃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사람은 언제나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하는 소위 나쁜 이웃만을 만나게 되겠지요. 하지만 나 자신이 먼저 좋은 이웃이 되려는 사람은 언제나 나에게 호감을 가진 좋은 이웃들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이처럼 사랑의 삶을 살면서 이웃에게 최고의 사랑인 복음을 전해 줄 때 그날 천국에서는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됨을 기뻐하는 잔치가 열릴 것입니다. 이 같은 좋은 이웃의 삶이 우리 모두의 삶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교인 그리고 교회가 나에게 무엇을 주기를 원하지 말고 이제 내가 다른 사람과 성도와 교회와 하나님을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합시다. 그리하면 안정되고 정이 들고 사랑스러울 것입니다. 우리가 교회를 지키고 사랑하고 교회 되게 해야 합니다. 비난의 돌을 던져서는 안 됩니다. 우리 교회가 하는 기도와 전도와 봉사와 모든 사역에 바로 여러분이 순종하고 앞장서시기를 바랍니다. 교회에 충성하는 것이 주님께 충성하는 것입니다. 더욱 더 교회에 충성하시기를 축원 드립니다.

  사랑하는 번동가족 여러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끝까지 충성합시다. 교회에 충성합시다. 더욱 더 충성하여 서머나 교회 같은 교회와 성도가 되어 칭찬과 축복만 받는 성도가 되시기를 축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