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달을 맞이하면서 하나님의 아들로 세상에 오신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나님께 어떻게 감사드렸는지 지난주에 이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지난주일 설교에서 예수님은 이방인들을 위한 식탁을 마련하셨습니다. 갈릴리 호수 근처에 있는 산에 모인 이방인들을 위하여 칠병이삼어로 남자 어른만 4000명이 배부르게 먹고 일곱 광주리에 남을 정도로 풍성한 잔치를 벌였습니다. 예수님은 유대인들만의 메시아가 아니라 이방인들의 메시아도 되심을 보여주셨습니다. 본문을 보니 예수님은 또 다른 식탁을 마련하십니다. 그 대상이 누구일까요? 제자들입니다. 그 식탁에서 예수님이 어떤 감사를 드리는지 살펴볼 뿐 아니라 성찬의 의미를 되새기며 뜻 깊은 성찬식에 참여하고자 합니다. 성찬식을 Eucharist라고 부르는데 이는 헬라어 eucharisteo라는 동사에서 왔습니다. 직역하면 ‘은혜에 기쁨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성찬식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하여 구원받게 하신 은혜에 감사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예식입니다. 그 성찬식이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마지막 유월절 만찬

모든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구원을 기념하며 함께 즐거워하는 유월절에 예루살렘 한쪽 구석에는 무서운 음모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체포하기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서 주무시지 않고 저녁이면 베다니로 나가신 것도 그들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 곳에 있기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월절 식사는 반드시 예루살렘 성안에서 하는 것이 유대인의 전통이기에 예수님은 식사를 나눌 장소를 이미 마련해 놓으셨습니다. 그것을 알지 못하는 제자들이 예수님께 나아와 유월절 식사를 어디서 나누어야 할지 묻자 그것을 준비할 집을 알려주셨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집에 가서 “내 때가 가까왔으니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네 집에서 지키겠다”(마 26:18)고 하니 집주인이 허락하였습니다. 때가 가까웠다는 것은 예수님이 죽으실 때가 가까웠다는 뜻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시키는 대로 유월절 식사 준비를 했습니다.

“때가 이르매” 시기적으로 언제입니까? 요즈음으로 따진다면 목요일 저녁입니다. 유월절 만찬을 마치고 나면 예수님은 겟세마네 동산에 가셔서 기도하십니다. 그리고 나서 제사장들이 보낸 군병들에 의하여 체포되시고 밤새도록 산헤드린 공회에서 심문을 받으시고 금요일 새벽에는 빌라도 관정에서 십자가형은 언도받습니다. 그러면 오전 9시에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달리시게 됩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예수님의 생애 마지막 밤입니다. 다락방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함께 있습니다. 제자들은 그저 예년처럼 유월절 만찬을 든다고만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또 다른 계획이 있으셨습니다. 본문에 보면 거의 매절마다 등장하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너희” 즉 제자들입니다. 오늘 식탁의 호스트는 예수님이지만 게스트는 바로 제자들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지난 3년 간 같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헤어질 때가 다가왔습니다. 마가복음 3:14을 보면 예수님이 제자들을 부르신 이유가 나옵니다. “이에 열둘을 세우셨으니 이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보내사 전도도 하며” 첫 번째 이유는 함께 있기 위해서입니다. 제자들이 독자적으로 사역을 감당하기 전에 먼저 예수님으로부터 배워야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과 함께 먹고 마시고 자면서 그분의 인격, 삶의 자세, 사역의 내용을 보고 듣고 배웠습니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오셨다”고 하셨는데 만찬 자리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면서 섬김의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제자들을 부르신 두 번째 이유는 보내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은 언제까지나 계실 수 없기에 제자들이 예수님을 대신하여 보냄을 받아야 했습니다. 본문을 보니 예수님께서 사도들과 함께 앉으셨다고 합니다. 누가는 왜 ‘제자’대신에 ‘사도’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습니까? 예수님이 승천하시고 나면 제자들이 세상으로 보냄을 받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사역을 이어받아야 합니다.

17절에 보면 예수님께서 유월절 만찬을 나누시면서 잔을 받으시고 감사기도 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유대인들의 전통에 따르면 유월절 만찬은 감사기도로 시작합니다. 만찬 중에 포도주를 네 번 마시는데 첫잔을 마시면서 쓴 나물을 먹고 시편 113-114편을 부릅니다. 두 번째 잔을 들고 양고기와 무교병을 먹습니다. 세 번째 잔을 들고 나서 시편 115-118편을 부릅니다. 예수님은 아마 세 번째 잔을 들고 나서 성찬 의식을 시작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시작하신 성찬은 전혀 없던 의식을 예수님이 새롭게 만든 것이라기보다 모세 때부터 지켜오던 유월절 의식에 새롭고도 깊은 영적인 의미를 더하신 것입니다. 성찬에 사용한 음식도 특별 주문하여 만들었거나 예수님이 이적을 일으켜서 만든 것이 아니라 유월절 만찬에서 사용하는 평범한 빵과 포도주였습니다. 성찬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 영적인 이스라엘이 참여하여 그리스도가 다시 오실 때까지 기념하는 예식입니다. “이 유월절이 하나님의 나라에서 이루기까지 다시 먹지 아니하리라”(16절) “이제부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까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다시 마시지 아니하리라”(18절)고 말씀하신 것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더불어 이 땅에서 마지막으로 유월절을 보내신다는 말입니다. 흠 없는 유월절의 양처럼 죄 없는 예수님이 죽으실 것입니다. 구약은 장차 오실 메시아에 관한 책이라 하였습니다. 유월절 예식도 장차 오실 메시아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예수님이 오셨으니 예수님이 이 땅에 다시 오셔서 천국잔치를 베풀 때까지 더 이상 전통적으로 지켜 오던 유월절은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아직 몰랐지만 예수님은 이 예식을 거행하시면서 자신의 죽음, 부활, 재림을 미리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감사하신 이유

예수님께서 떡을 가지시고 감사하십니다. 그리고 잔을 가지고 또 감사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감사 기도한 내용을 누가는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지는 않지만 문맥 속에서 그 감사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1)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제자들과 만찬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고난을 받기 전에”라고 말씀하신 것을 보면 예수님은 곧 고난을 당하실 것을 아셨습니다. 무슨 고난입니까? 예수님은 이미 세 번씩이나 당신이 당하실 고난에 대하여 언급하셨습니다. 종교지도자들에게 심문을 당하시고 채찍에 맞으시고 창에 찔리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노예로 있던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구원하신 것을 기념하는 절기에 주님은 죄와 사망의 노예가 되어버린 잃어버린 영혼을 구원하기 위하여 자기 몸을 바쳐 인류 역사상 아무도 하지 못했던 영적 Exodus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고난을 당하기 전 제자들과 더불어 마지막으로 유월절 만찬 나누기를 간절히 원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감사 기도를 드리신 이유 중의 하나도 제자들과 더불어 만찬을 나누려는 소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다락방에서 그동안 사람들이 지켜오던 유월절 만찬 이상의 것을 제자들과 나누기 원하셨습니다. 머지않아 예수님은 제자들 곁을 떠나시지만 제자들은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새로운 예식을 거행하며 예수님의 고난을 기념하기 원하셨습니다.

2)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자기 자신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잘 아셨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속죄제물이 되어 세상의 죄를 사하고 예수님이 화목제물이 되어 사람들이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는 구원을 이루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하나님의 뜻으로 인하여 고민하시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죽어야만 하나님의 구원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십니다. 자신을 드리기로 하십니다. 자기의 몸을 드리고 자신의 피를 드리려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이 죽으셔야 하는 것을 아시면서도 자신의 임박한 십자가 죽음을 앞에 두고 감사하십니다. 요약하면,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신 것처럼 예수님께서 이제 하나님의 구원 사역이 자신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서 이루어질 것을 생각하며 감사드리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닮아야 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예수님의 마음으로 예수님의 지혜로 예수님의 능력으로 예수님처럼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성화의 삶입니다. 예수님 닮아가노라면 예수님께서 우리를 통해 일하시게 됩니다. 감사도 내 방식대로의 감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이 잘 되거나 기분 좋으면 감사하고, 그렇지 않으면 원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닮는 사람은 감사도 예수님의 방식대로 감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순종하면서 감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일은 감사함으로 해야 합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며 감당해야 합니다. 기쁨으로 자원하는 마음으로 감사하며 할 때 하나님이 기뻐하십니다. 그럴 때 그 일이 하나님의 일이 됩니다. 그러나 원망과 불평으로 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며 하나님의 일이 되지 못합니다. ‘나도 감사하면서 하나님의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그렇지 못해요. 몸은 힘들고 도와주는 사람은 없고, 일은 끝없고. 게다가 꼴 보기 싫은 사람도 눈에 보이고. 아 재미없어요.’ 이런 자세를 가지면 자꾸 짜증이 나고 불평이 나오고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예수님과 같이 감사하며 하나님의 일을 하려면 예수님과 같이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영, 즉 성령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유월절 만찬이 성찬으로

유월절 식사는 해가 저물어야 시작합니다. 식사를 하는 분위기가 어떠할까요? 이미 예수를 죽이려는 음모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그들을 누릅니다. 출애굽을 준비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전날 밤에 느꼈던 불안과 긴장이 지금 유월절 만찬 석상에서 제자들에게도 느껴집니다. 예수님은 식사 도중에 뜻밖의 발언을 하십니다. “너희 중에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요 13:18) 이미 가룟 유다는 제사장들에게 예수님을 넘겨주기로 밀약을 한 상태이지만 예수님이 그들에게 넘겨지는 것은 미래의 일이기에 “나를 팔리라”하고 미래형으로 말하십니다. 아무도 모르게 제사장들과 은밀히 거래한 줄 알았는데 예수님이 말씀하시니 유다가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제자들은 근심하면서 저마다 “나는 아니지요?” 물어봅니다. “나와 함께 이 그릇에 손을 넣은 사람이, 나를 넘겨 줄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곁에 앉은 유다를 암시하셨지만 다른 제자들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합니다. 가룟 유다가 예수님으로부터 한 조각 받고나서 그에게 사단이 들어갔고 곧 만찬자리를 떠났다고 요한복음 13장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다가 나가자 주님의 식탁에는 11명의 제자들만이 남아 있습니다.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가집니까? 성찬식은 누구나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받은 백성만이 참여합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성찬식은 유다가 나간 후부터 시작됩니다. 성찬식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성도들만의 이벤트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을 믿고 또한 주의 성찬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 깨닫고 감사해야 합니다.

유다가 나간 후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떡과 포도주를 나누시는 모습은 앞으로 교회가 성찬식을 어떻게 거행해야 할지를 보여줍니다. “또 떡을 가져 감사기도 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19절) 그러면서 예수님은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 말씀 하십니다. 예수님이 이 성만찬을 행하신 이유는 제자들이 자신이 왜 십자가에 죽는지를 항상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채찍에 맞고 몸이 상하고 찢기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즉 성찬식은 그리스도의 피로 죄에서 구원받은 것을 기억하는 의식입니다. 예수의 삶과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생생하게 기억하며 우리를 대속하신 은혜를 감사해야 합니다.

저녁을 먹으신 후 예수님은 잔을 가져 감사기도를 드리신 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녁 먹은 후에 잔도 이와 같이 하여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20절)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과 시내산에서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그 언약의 내용은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라는 것입니다. 이때의 언약은 행위 언약입니다. 즉 첫 언약은 하나님께 대한 이스라엘의 순종을 전제로 합니다.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또는 “너희가 내 계명을 잘 지키고 내 율법을 잘 지키면”하나님이 복을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우상을 섬기고 가난한 자들을 압제하면서 하나님에게서 멀리 떠났습니다. 그 결과 나라도 잃어버리고 바벨론의 포로로 잡혀가는 어려움을 당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새 언약을 세우시겠다고 예레미야를 통하여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이스라엘 집과 언약을 세울 것이니, 나는 나의 율법을 그들의 가슴 속에 넣어 주며, 그들의 마음 판에 새겨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렘 31:33). 이제는 행위의 언약이 아니라, 은혜의 언약이며, 믿음의 언약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믿음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입니다. 새 언약은 하나님께 대한 예수님의 순종 즉 모든 사람들을 위한 대속의 죽음을 전제로 합니다. 시내 산의 언약은 육신적인 이스라엘과 맺었으나 예수님을 통한 새 언약은 새로운 이스라엘 즉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는 자들과 맺는 것입니다. 예레미야가 새 언약의 예언을 한 지 600년 후에 나타나신 예수님께서 “이것은 ...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라 하셨고 사도 바울도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고전 11:25) 이라 하며 그 예언이 이루어졌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의 피로 하신 언약은 해마다 반복해서 드리는 짐승의 피와 달리 단번에 영원한 속죄를 이루는 능력이라고 히브리서 저자는 말합니다(7:27).

성찬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

사도 바울은 성찬의 의미를 잘 요약하고 있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고전 11:23-26) “우리가 축복하는 바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에 참여함이 아니며 우리가 떼는 떡은 그리스도의 몸에 참여함이 아니냐”(고전 10:16) 우리는 바울의 권면에서 성찬에 연관 지어 무엇을 기억해야 합니까?

1) 기념해야 합니다

피 흘림이 없으면 죄 사함이 없는 것이 하나님의 공의입니다. 그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허물로 죄로 죽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하여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우리의 죄를 대신 담당하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셨기에 우리는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성찬식에 참여하며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대신하여 죽으셨다는 것은 죽어야 할 사람이 바로 우리였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우리를 죄와 사망의 권세에서 건지신 것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으심 때문이었습니다. 성찬에 사용되는 떡과 피는 많은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몸과 피를 가리킵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기에 그를 믿는 모든 자들은 성찬을 통하여 속죄의 제물로 오셔서 죽으신 주님을 기념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죄에 대해 죽으시고 다시 사신 것처럼 우리도 죄에 대해서는 죽고 하나님께 대해서는 산자가 되며,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여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이르게 될 것임을 알고 어떤 형편과 처지에서도 주님만을 붙들며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2) 전해야 합니다

마지막 만찬 전에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후에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요 13:14)고 하셨습니다. 우리 위해 죽으심으로 감사함으로 기념하는 성찬식에 참여하는 성도들은 주님께서 보여주신 그 길을 뒤따라 걸어야 합니다. 자기 혼자 구원 받은 것을 감사하는데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성찬이라는 의식을 통하여 과거에 예수님이 십자가상에서 우리를 위하여 이루어 놓으신 사역을 돌아보고 감사해야 하며, 현재의 자기의 부족한 모습을 살펴보고, 미래에 오실 주님을 소망 중에 바라보아야 합니다. 성찬에 참여한 우리들은 하나님의 은혜 기억하고 감사해야 하지만 그와 더불어 주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도를 계속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해야 합니다. 예수님과 같이 주님을 모르는 자들을 불쌍히 여기며 그들을 위해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베풀어야 합니다.

3) 참여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죄에 대하여 죽고 다시 사신 것처럼, 우리 역시 죄에 대해 죽으며 하나님에 대해 살고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에 이를 것을 확신할 뿐 아니라 믿음의 공동체가 한 마음이 되어 나아가야 합니다. 예수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성찬은 주의 몸 된 교회의 각 성도들이 함께 떡을 먹고 잔을 함께 나눔으로써 그리스도의 한 몸에 속하였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교회에는 연약한 사람, 가난한 사람,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자들을 찾아 서로 위로하고 용납하며 사랑을 베풀 때 거기에 기쁨이 있고 감격이 있고 치유가 있고 진정한 코이노니아, 그리스도 안의 교제가 이루어집니다.

예수님은 유월절 만찬을 제자들과 함께 드시면서 인류의 구원이 자신의 고난과 십자가 사건을 통하여 완전히 이루어질 것을 선포하셨습니다. 성찬 의식은 유월절 의식의 성취로서 예수님의 대속의 죽음에 의하여 새 언약에 참여하게 된 것을 기념하는 의식입니다. 옛 언약아래서는 하나님과의 교제를 회복하기 위하여 짐승의 피를 흘려야 했으나 예수님이 오셔서 모든 사람의 죄를 대신하여 단번에 피를 흘려주심으로써 죄를 영원히 사하시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새 언약을 이루셨습니다. 새 언약의 백성이 된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명령에 따라 우리의 죄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신 주님의 죽음과 영광 중에 주님의 나라가 임한다는 사실을 기념하는 성찬에 참여해야 합니다. 온전한 마음으로 성찬에 참여할 때 우리의 믿음은 견고하여 집니다. 또한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의 사역에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성찬이 단순히 교회의 의례적인 행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믿음 없이 참여하는 성찬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주님이 베푸신 풍성한 사랑을 기억하고 뜨거운 사랑과 열심을 회복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평화의 왕으로 오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닮는다면 우리도 주님처럼 화평케 하는 사람, 다른 사람을 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주가 쓰시겠다 할 때 나귀의 주인이 기꺼이 주님께 드렸던 것처럼, 다락방 주인이 그 방을 주님에게 기꺼이 내어드렸던 것처럼, 주님이 우리를 필요로 하실 때에 주저하지 않고 아낌없이 주님의 뜻대로 내어 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은 우리의 시간과 달란트와 물질을 사용하기 원하십니다. 성찬식에 참여할 때마다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신 예수님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사 53:5). 참된 성찬의 의미를 깨닫고 떡과 포도주를 통하여 예수님의 찢기신 몸과 흘리신 피를 생각하면서 성찬식을 통하여 떡과 잔을 함께 나눔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 자매됨을 깨달으며 주님의 은혜에 감사할 뿐 아니라 주님께 헌신을 다짐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