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신학(31) 교회의 조직

1. 교회의 조직

“그가 혹은 사도로, 혹은 선지자로, 혹은 복음 전하는 자로, 혹은 목사와 교사로 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엡4:11-12).”

오순절 성령강림 후 복음이 확산되면서 초대교회가 본격적으로 세워지는 가운데 교회 운영을 위해 여러 직임의 일꾼들이 사역하게 되었다. 교회의 이러한 일꾼들은 여러 직임을 동시에 맡기도 했고 또 여러 직위로 불리기도 했다. 이러한 교회의 직원들은, 과도기적이고 일시적이었던 특수직과 통상적이고 영속적이었던 일반직으로 구분된다.

1)교회의 직원(특수직)

①사도

“예수 그리스도의 종 사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해 택정함을 입었으니(롬1:1).” 바울은 여기서 사도직의 임명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사도직은 하나님의 택정과 예수 그리스도의 소명과 임명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막3:16-19). 신약교회에 있어서 사도로 임명된 자들은 12사도와 바울을 합쳐 13사도가 있고, 초대교회에서 사도적 사역을 한 자들도 ‘사도’(행14:14)라 불렀다. 13인의 사도를 제외한 ‘사도’들은 임시로 사도적 사역을 한 자들로 정식 사도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사도직은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직접 소명을 받고 임명된 자들이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사도직은 ‘온 천하, 만민’(막16:15)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임명한 특수한 사역자들로 그 사역 목적을 이루기 위해 교회의 설립과 확장을 주도했으며, 교회에 직원을 세우도록 지시했고(행6:1-7,14:23,딛1:5), 예배, 전도, 교육, 봉사생활을 주관하였으며(행2:42-47), 교회의 규범을 정하고(행15:6-29), 범법자들에 대한 징계를 지시했다(고전5:13). 사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부활의 증인들로서(요15:27,행1:21-22) 그리스도를 전파했으며, 이적과 기사를 행하는 권능을 가지고 있었고(고후12:12), 항상 성령의 충만함 속에서 역사했다(행2:4). 이 사도직은 초대 교회의 성장과 신약성경이 완성된 후에 후계자의 승계 없이 사라졌다. 그것은 주 예수께서 그때까지만 필요해서 세우신 특수한 과도기적 일시적 직임이었음을 시사한다.

②선지자

“유다와 실라도 선지자라 여러 말로 형제를 권면하여 굳게 하고(행15:32).” ‘선지자’는 구약에서뿐만 아니라 신약에서도 있었다. 신약교회에 있어서의 ‘선지자’는 하나님의 말씀의 은사와 예언의 은사 등을 특별히 받은 자들로(행11:28,13:1-2) 교회의 건덕(健德)과 권면을 위해 임명한 사역자들로서, 사도들은 항상 성령이 충만했던 데 비해 이들은 간혹 성령의 충만함 속에서 그들의 은사를 나타냈던 것으로 생각된다.

신약에 있어서 선지자의 직능은 다른 사역자들에 비해 특별히 영감에 의해 하나님의 뜻을 표현하는 자로서, 기적적이며 신비적인 예언 사역을 감당한 자들이다. 한마디로 그들은 말씀의 은사를 받은 자들로서 권면과 설득에 능했던 자들이었다. 그러나 이 선지자직도 사도직과 마찬가지로 교회가 초기성장의 시기를 마치고 신약성경이 완성되었을 때 소멸해 버렸으나 ‘말씀의 은사’를 받은 사역자들은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③전도자

‘전도자’직은 사도직의 보조직으로서 사도행전에서 활약했던 빌립, 바나바, 실라, 마가, 디모데, 디도 등이 이에 해당한다(행21:8,엡4:11). 그들은 교회가 임명하여 세웠고 사도들의 선교여행에 수행하거나 그들의 사역을 도왔으며, 특별한 임무를 갖고 파송되기도 했다. 그들은 세례를 베풀기도 하고 장로들을 세웠으며 권징할 권한도 가지고 있었다(딛3:10). 또 각 지교회와 사도들 간의 연락을 맡기도 했다(고전4:17). 이처럼 ‘전도자’는 사도들의 보조자로서 초대교회 성장에 긴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전도자’직은 사도직의 보좌역이었으나 당시 초대교회의 일반 사역자보다는 우위에 있었다. 이 전도자는 교회와 사도들의 지시를 따라 각 지역을 순회하며 주로 설교하는 일을 한 사역자들이다. 이들은 사도직과 선지자직이 그러했던 것처럼 사도직이 사라지면서 전도자직도 소멸했다. 그러나 그 직능은 지금도 부분적으로 승계되어 오늘날의 전도목사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직임들은 하나님께서 초대교회의 설립과 성장과정에서 필요했기 때문에 특히 기사와 이적의 능력을 주어 과도기적 직분으로 임명하신 것들이다. 이 직분들은 항구적인 교회 직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소멸되고 없다.

2)교회의 직원(일반직)

사도, 선지자, 전도자가 초대교회의 과도기적 특수직이라면 목사, 장로, 감독, 집사, 교사직은 일반직이다. 교회가 인간의 공동체인 이상, 그들을 봉사할 직원이 필요하다. 교회의 직원은 지배자가 아니라 봉사자이며 많이 봉사하는 자일수록 존경받는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막10:43-44).

①목사, 장로, 감독

바울은 에베소 교회의 ‘장로’들에게 ‘감독자’라고 표현함으로써 ‘장로’와 ‘감독’이 유사한 직임임을 나타냈고(행20:17,28), 심지어 사도였던 베드로도 교회의 장로였다(벧전5:1-4). 또한 그들은 ‘양떼를 치는’ ‘목자’로도 나타나 있다(행20:28-29,요21:16). 따라서 초대교회에서는 목자의 직임을 감당했던 장로와 감독을 ‘목사’로 번역하고 있다(엡4:11).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초대교회에서도 ‘장로’와 ‘감독’의 역할이 구분되며(딛1:5-9), ‘장로’는 오늘날의 ‘장로’에, ‘감독’은 ‘목사’에 가깝다. 감리교에서는 지금도 목회자를 ‘감독’이라 칭한다. ‘목사’라는 직임이 신약성경에서 오직 한번 사용되고 있으나, 이 직명이 보편화된 것은 사도, 선지자, 전도자의 직분이 초대교회에서 그 사명을 다하고 사라진 다음 교회 안에 이단의 침투가 빈번해지자, 그들의 뒤를 이어 교회와 성도를 바르게 가르쳐야 할 자가 필요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교회의 지도자는 ‘다스리는 일’과 ‘가르치는 일’을 함께 수행할 수 있어야 했으며, 이를 위해서는 ‘목사’라는 직임이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다.

목사, 장로, 감독직은 모두 교회에 의해 선출되었으며 안수하여 임직했다(행14:23). 이 직임들은 항존직으로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승계되어 왔다. 이들은 도덕적으로 흠잡힐 것이 없으며 책망 받을 일이나 중한 과오가 없어야 할뿐 아니라, 잘 가르치고 영적인 일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하며, 영육간의 삶 전체를 통해 모범이 되어야 한다(딤전3:1-7,딛1:5-9).

일반적으로 장로는 목사가 세우고 목사는 노회에서 세우며(딤전4:14), 장로는 당회의 관할 하에 있고 목사는 노회의 관할 하에 있다. 장로는 치리권을 가지나 온전한 설교권과 성례 집례권, 축도권을 갖지는 못한다. 목사는 하나님의 사자라고 칭하나, 장로는 교인의 대표이다. 목사는 오로지 성직만을 가지고 있는 자이나, 장로는 세속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직임들은 하나님이 교회에 필요한 봉사직으로 세우신 것이다.

②집사

‘집사’직은 신약 교회에 있어서 목사, 장로, 감독직 다음으로 중요한 직임이었다. 그 기원은 사도행전 6장에 나오는 일곱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 집사라는 명칭은 나중에 붙여졌으며, ‘집사’에 해당하는 헬라어 ‘디아코노스’(diakonos)는 ‘종, 하인, 섬기는 자, 일꾼’ 등의 뜻이다. 집사 역시 교회에서 선출하여 세웠으며(행6:3), 그 자격은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자로서 도덕적으로 흠이 없어야 했으며(딤전3:8-13) 칭찬 듣는 자이어야 했다.

바울은 빌립보교회의 ‘감독들과 집사들’에게 편지함으로써(빌1:1) ‘집사’직의 중요성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디모데에게 ‘감독’과 ‘집사’의 자격을 명시함으로써(딤전3:1-13) 역시 그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목사, 장로, 감독들이 주로 영적인 일과 치리에 임한 데 비해, 집사는 교회의 행정과 물질적인 봉사를 위해 필요했던 직임이었다. 집사의 직무는 주로 교회의 재정적인 사무와 궁핍한 자와 병든 자들을 돌보는 일이었다(행6:1-3,롬12:8). 다시 말하면 목사와 장로, 감독 등이 그들의 주요 직무인 “기도하는 것과 말씀 전하는 것(행6:4)”을 전무하기 위해 다른 일들을 맡게 한 자들이다. 그들은 ‘집사’의 원어 ‘디아코노스’가 뜻하는 대로 교회의 ‘종’으로서 봉사하는 자들이다. 스데반과 빌립같이 전도에 힘쓴 자도 있으나 그것은 ‘집사’로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집사’직은 오늘의 ‘안수집사’직과 ‘권사’직으로 승계되고 있다. ‘서리(署理)집사’직은 말 그대로 교회의 일을 원활히 진행키 위해 모자라는 ‘집사’직을 대신하기 위해 세운 직원이다.

③교사

‘교사’직은 사도, 선지자, 전도자, 목사직과 함께 교회의 중요한 직임 중의 하나였다. 교사는 목사와 함께 가르치는 일에 봉사하는 자로 목사가 가지고 있는 설교권, 성례권, 치리권 등이 없다. 다만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침으로써 교리를 알게 하는 자이다. 야고보는 이 교사직의 중요성을 생각하여 함부로 선생이 되려고 하지 말라고 권한다(약3:1).

교사는 주로 성경을 가르치는 일을 맡은 자로서 교회에 있어서 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봉사자이다. 그들은 ‘말씀’의 은사를 받고(고전12:8) 하나님으로부터 세우심을 받은 자들이다(고전12:28). 오늘날엔 교육목사, 교육전도사, 교회학교 교사, 구역의 지도자 등이 가르치는 일에 봉사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되 성령으로 가르쳐야 하고(고전2:13), 사랑으로 가르쳐야 한다(요13:34-35). 교육의 목표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를 만드는 데 있기 때문이다(요21: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