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앙의 여정이 언제나 평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 산을 넘고 나니 더 높은 산, 더 가파른 산이 버티고 있습니다. 산을 오르다가 굴러 다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산을 오르다가 아예 포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들은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를 경험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위로와 하나님이 주시는 기적을 경험하면서 주님이 세워주신 푯대를 향하여 나아갑니다. 이스라엘의 여정을 보면 그런 고비와 좌절의 모습들이 여러 번 나타납니다. 애굽을 떠났다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이 아닙니다. 출애굽은 이스라엘 백성의 신앙 여정의 출발에 불과합니다. 그들이 뒤쫓아 오는 애굽 군대와 앞에 있는 홍해 사이에 끼어 심히 두려워하고 부르짖었더니 하나님께서 홍해를 갈라 마른 땅으로 건너게 하셨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황량한 광야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먹을 양식이 없고 마실 물이 없다고 원망과 불평을 했는데 아침마다 맛나를 내려주시고 반석을 깨뜨려 물을 내셨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었는데 낮에는 구름 기둥,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하셨습니다. 40년의 여정을 마치고 요단강에 도착했더니 강물이 넘쳐흘러 건너는 것이 불가능하게 보였습니다. 그러나 제사장들이 믿음으로 벱궤를 메고 요단강에 들어서니 강물의 흐름이 멈추고 이스라엘은 마른 땅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요단강을 건넜더니 가나안 땅 첫 입구에 견고한 여리고 성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성을 돌았더니 그 성벽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 후에도 많은 장애가 있었지만 여호수아가 이끄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믿음으로 가나안 중부, 남부, 북부 지역을 차례로 정복하였습니다. 여호수아 14장은 요단강 서편의 땅을 아홉 지파 반에게 분배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사장 엘르아살, 여호수아, 그리고 이스라엘의 각 지파 족장들이 함께 참여하여 땅을 분배하는 일을 진행합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말씀대로 가나안 땅을 나눕니다.

본문은 유다 지파에 소속된 갈렙이 여호수아에게 찾아와 광야를 지날 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약속대로 헤브론을 기업으로 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을 다룹니다. 이때 갈렙의 나이가 몇입니까? 85세. 이 자리에 계신 분들 중에 갈렙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이 계십니까? 어떤 노인전문기관에서 발표한 노인들의 특징을 보면 최근의 일을 잘 잊어버린다, 혼자 있기를 즐겨한다, 단조롭게 살기를 원한다, 새로운 목표를 향하여 나가기 원치 않는다, 과거에 알던 사람들 외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사회적 변화를 원치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갈렙은 85세의 노인인데도 젊은이 이상 가는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원에 비하여 인생의 칠팔십 년은 한 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은 모세는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 90:12) 하며 그저 죽을 날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남은 생을 좀 더 하나님을 알고 의미 있게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세월이 얼마나 빨리 흘러갑니까? 특히 인생의 황혼기가 다가올수록 주님 앞에 점도 없이 흠도 없이 평강 가운데 설 준비를 해야 합니다. 분명한 구원의 확신과 함께 후회 없는 삶, 아름다운 마무리를 짓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 시간 인생의 황혼기에서 더욱더 아름다운 믿음의 빛을 발하는 한 사람의 모습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요단 서편 분배(14:1-5)

1-5절은 이제부터 시작될 요단 서편의 지파별 땅 분배의 전체 과정을 요약합니다. 기업의 분배는 제비를 뽑는 방식으로 행해졌습니다. 모세는 요단 동편의 땅을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요단 서편은 제사장 엘르아살, 여호수아, 그리고 지파의 족장들이 나누어 주었습니다. 제사장 엘르아살은 아론의 아들이었습니다. 모세의 리더십이 여호수아에게 이어졌다면 모세와 함께 했던 아론의 리더십은 엘르아살에게 이어졌습니다. 기업 분배 과정에서 제비를 뽑는 방법이나 그것을 주관하는 사람들에 관해서도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2절) 되었습니다. 레위 지파에게는 기업이 주어지지 않고“거할 성읍들과 가축과 재물을 둘 들”만이 주어졌습니다. 즉 그들 몫으로 땅이 주어지지는 않았으나 생활을 위해 다른 지파들의 소유지 일부를 사용할 권리가 주어졌습니다. 땅의 소유권과 사용권이 분리되어 있음을 보게 됩니다. 대신 요셉 자손에게는 두 몫이 주어집니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땅을 분배한다는 것이 이미 정복된 땅을 나누어 갖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땅에 가기만 하면 땅 문서를 주고 그냥 사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그곳에 살고 있는 가나안 원주민들과 전쟁하여 그들을 진멸하고 그 땅을 차지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금까지 여호수아의 명령에 따라 열두 지파가 연합군 형태로 전쟁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각 지파가 독자적으로 싸움을 벌여 기업으로 받은 땅을 정복해야만 했습니다.

헤브론을 기업으로 구함(14:6-12)

요단 서편 지역에서 첫 번째로 땅을 분배받은 지파가 유다 지파입니다. 그 지파의 리더인 갈렙은 어떤 사람입니까?

1) 성실하고 온전한 사람입니다

어떤 일을 할 때 일을 감당하는 자세에 따라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사람

상대방의 약점이나 단점, 사건의 문제점만을 크게 부각시키며 불평하거나 떠벌이며 주변 사람들의 의욕까지 떨어뜨립니다. 시간이나 물질 등 자기 것을 희생하기 싫으니까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할 수 없다고 부정적인 자세를 취합니다. 자기도 안 하고 다른 사람도 하지 못하도록 막습니다.

- 미지근한 사람

열정도 의지도 별로 없이 해야 하는 일을 단지 의무감으로 합니다. 자기가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그 일을 통하여 무엇을 이룰 것인지 별로 알려하지 않고 단지 해야 되기 때문에 감당합니다.

-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람

아무리 상황이 어렵게 보여도 두려워하지 않고 목표를 향하여 열정과 비전을 나아갑니다. 그런 열정과 비전은 단순히 기질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에서 오는 믿음에 기인합니다.

갈렙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그니스 사람’으로서 유다 지파로 귀화한 이방인의 혈통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유다 지파의 리더가 되었습니다. 그가 유다 자손들과 함께 길갈에 있는 여호수아를 찾아왔습니다. 갈렙은 광야 여정 뿐 아니라 지난 6-7년 동안 여호수아 밑에서 가나안을 정복하는데 앞장서서 싸웠습니다. 이제 가나안은 대체로 평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정복하지 못한 지역 중의 하나가 헤브론입니다. 해발 960m에 이르는 험준한 산지입니다. 장대한 아낙 사람들이 헤브론을 차지하고 험한 지세를 이용하여 이스라엘과 대치중입니다.

갈렙은 45년 전을 회상합니다. 그의 나이 40세였을 때, 모세에 의하여 가나안 땅을 정탐하는 12명 중의 하나로 선발되었습니다. 40일 후에 돌아와서 다른 정탐꾼들은 눈에 보이는 대로 보고했지만, 여호와를 온전히 쫓았던 여호수아와 갈렙은 믿음으로 보고했습니다. 갈렙은 과거를 회상하며 두 단어를 힘주어 말합니다. 하나는 “성실”입니다. “내 마음에 성실한 대로 그에게 보고하였고”(7절)라는 구절은 ‘내 마음에 있는 대로’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 그가 주변의 환경을 보지 않고 믿음으로 소신 있게 보고했다는 뜻입니다. 또 다른 단어는 “온전히”입니다. “나는 나의 하나님 여호와를 온전히 좇았으므로”(8절). 열 명의 정탐꾼들의 부정적인 보고를 듣고 백성들이 광야에서 “애굽 땅에서 죽었거나 이 광야에서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면서 밤새도록 통곡하며 애굽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도 갈렙은 흔들리지 않고 온전히 하나님을 따랐습니다. 그는 여호수아와 함께 “여호와께서 우리를 기뻐하시면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시고 그 땅을 우리에게 주시리라 ... 그 땅 백성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은 우리의 먹이라 그들의 보호자는 그들에게서 떠났고 여호와는 우리와 함께 하시느니라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민 14:8-9) 하며 이스라엘 백성을 믿음으로 격려하였습니다. 하나님은 갈렙을 귀하게 보셨습니다. 과연 출애굽 1세대가 광야에서 죽었을 때에도 갈렙은 여호수아와 함께 가나안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젊었을 때 하나님을 온전히 좇았던 갈렙은 늙어서도 여전히 하나님을 신뢰합니다. 그의 자신감의 근거는 오직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면”에 있었습니다. 그는 신실하신 하나님, 약속을 어기지 않으시는 변함없으신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갈렙이기에 남들이 꺼리는 산지, 그것도 견고한 성읍과 거인 족속인 아낙 자손이 살아가고 있는 요새를 정복하겠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의 모든 남자 가운데 갈렙의 나이가 제일 많지만 그 어느 누구도 갈렙보다 젊은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여호와의 능력 안에서 믿음의 새로운 정복을 이루기에 너무 많은 나이란 없습니다. 갈렙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하나님을 믿음으로 성실하고 온전히 따른다면 지금도 얼마든지 산지는 정복되고 거인들은 굴복할 것입니다. 믿음의 사람 갈렙은 다시 한 번 이스라엘 백성에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가나안 땅을 정탐하며“그들은 우리 먹이”라고 외쳤던 갈렙이 45년 후에도 한결같은 믿음의 모습을 보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이런 사람을 기뻐하십니다.

성실하고 온전한 사람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까? 우리가 아무개 하며 생각하면 평소에 별로 교제하거나 말을 나누지 않아도 어떤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그 사람은 믿음의 진국이야 맡겨진 일은 최선을 다해 잘 한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그 사람은 말이 앞서, 결정적인 순간에 뒤로 빠져, 무슨 일이든지 자기 뜻대로 하려고 해 등등의 생각이 떠오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그 이미지가 잘못 된 것일 수는 있지만 어쨌든 다른 사람들로부터 성실하고 온전한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으로부터 성실한 사람이라는 판단과 칭찬을 받기란 더욱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잠시의 눈속임이 가능하지만 불꽃같은 눈으로 보시는 하나님에게는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실은 충성과 통합니다. 사도바울은 고린도전서 4:2에서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하였습니다. 장차 결산하시는 주님 앞에 설 것을 의식하면서 맡겨주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성실함을 인정받으려면 예수님을 닮아야 하고, 그분을 닮으려면 말씀과 기도를 통하여 그분과 끊임없이 교제를 나누어야 합니다. 사람은 항상 가까이 있는 사람을 닮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주님의 시선을 의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맡겨진 일을 성시하고 온전하게 감당하는 청지기가 되어야 합니다.

2) 말씀을 붙드는 사람입니다

무리가 돌을 들어 여호수아와 갈렙을 돌로 치려할 때 여호와의 영광이 회막에서 이스라엘 모든 자손에게 나타났습니다. 모세의 중보기도를 인하여 하나님은 당장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지는 않으시지만 이스라엘에게 경고하셨습니다. “나의 영광과 애굽과 광야에서 행한 나의 이적을 보고도 이같이 열 번이나 나를 시험하고 내 목소리를 청종치 아니한 그 사람들은 내가 그 조상들에게 맹세한 땅을 결단코 보지 못할 것이요 또 나를 멸시하는 사람은 하나라도 그것을 보지 못하리라.”(민 14:23) 그런데 갈렙에게는 귀한 약속을 주셨습니다. “내 종 갈렙은 그 마음이 그들과 달라서 나를 온전히 따랐은즉 그가 갔던 땅으로 내가 그를 인도하여 들이리니 그의 자손이 그 땅을 차지하리라”(14:24) 갈렙은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자신이 밟고 정탐한 땅 헤브론을 바라보았습니다.

믿음은 내 생각, 내 판단이나 내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나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할 때 우리에게 믿음이 생깁니다. 롬 10:17,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 갈렙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아멘으로 받았습니다. 그의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그 말씀을 품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렸습니다.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삼상 3:10)라고 말한 사무엘과 같은 자세를 언제나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말씀을 사모하는 믿음, 말씀대로 사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갈렙은 하나님의 말씀을 붙드는 믿음이 있었기에 하나님이 그에게 하신 말씀을 그냥 흘려듣지 않고 45년간 붙들었고 마침내 그 약속이 이루어졌습니다.

3) 겸손한 사람입니다

갈렙은 여호수아가 모세의 후계자요 자신의 상관으로 부름을 받았을 때부터 평생 동안 여호수아 밑에서 충성하였습니다. 그는 자기의 업적이나 위치를 과시하며 자기의 지분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여 여호수아에게 무릎을 꿇고 헤브론 산지를 점령하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평생을 이인자로 있었으나 겸손하게 섬겼던 갈렙을 하나님께서 복을 주셨습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 쓰임을 받는 자들은 언제나 하나님의 섭리를 존중하며 그의 인도하심에 순응하는 겸손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대로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계획과 뜻대로 살아가려는 교만을 하나님은 가장 싫어하십니다. 사무엘에게 기름 부음을 받을 때는 겸손함을 잃지 않았던 사울이지만 하나님께 버림받은 이후에 그는 겸손함을 잃어버리고 그가 가진 왕의 힘과 지위를 이용해 다윗에게 향한 하나님의 뜻을 바꾸어보려는 교만의 죄를 저질렀고 결국 아들들과 함께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다윗 역시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때로 교만한 모습을 때문에 하나님의 징계를 받기도 했지만 그 징계 가운데서도 회개하며 하나님께 모든 판단을 맡기는 겸손함을 보임으로서 그와 그의 집안은 대대로 하나님께 쓰임을 받게 되었습니다. 겸손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는 신자의 영적인 성숙도를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이십니다. 모든 상황을 초월하시면서도 또 이 모든 상황을 주관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진정한 왕이요 구세주이심을 바라보며 믿음을 각자 주어진 책무를 겸손함과 성실함을 감당해야 합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남아 있는 교만을 예수님의 십자가에 못 박고 주님만을 온전히 겸손하게 따라가야 합니다.

기럇 아르바에서 헤브론으로(14:13-15)

여호수아는 갈렙의 요청을 들어주며 그를 축복합니다. 14절은 그가 이방인 출신을 다시 한번 언급합니다. 중요한 것은 혈통적 배경이 아니라 여호와를 온전히 따랐다는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본문은 헤브론의 옛 이름을 알려 줌으로써 갈렙의 뛰어남을 다시금 강조합니다. 갈렙이 달라고 요청했던 성읍은 원래 ‘기럇 아르바’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럇은 성읍이라는 뜻이며, ‘아르바’는 아낙 사람들 가운데서도 가장 큰 사람이었습니다. 즉 ‘기럇 아르바’는 아르바의 성읍이라는 뜻입니다. 거인 족속 중에서도 가장 큰 사람인 아르바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성읍의 이름을 지은 곳입니다. 만일 갈렙이 ‘기럇 아르바’를 믿음의 눈으로 보지 못하거나 하나님 하나님의 약속을 잊었다면 그곳은 영원히 ‘기럇 아르바’로 남을 뻔 했습니다. 한낱 이방인의 이름으로 불릴 뻔 했던 성읍이 한 사람의 비전과 용기 있는 헌신으로 헤브론이 되었습니다.

‘헤브론’의 뜻은 ‘교제’입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며 믿음의 교제를 잃지 않았던 갈렙이 정복한 땅에 참으로 걸맞은 이름입니다. 헤브론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헤브론은 아브라함이 사라의 매장지로 구입한 땅으로써, 아브라함과 사라, 이삭과 리브가, 그리고 야곱과 레아가 그곳에 매장되었습니다. 그것을 차지하는 지파는 조상들의 무덤을 차지하게 되며, 열두 지파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또한 헤브론은 갈렙의 말처럼 크고 견고하여 전쟁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합니다. 무엇보다도 헤브론의 아낙 자손에 대한 언급은 민수기 13-14장을 기억하게 만듭니다. 열두 명의 정탐꾼들 중 부정적인 주장을 한 열명의 정탐꾼들은 아낙 자손 대장부들을 언급했고, 그 말을 들은 이스라엘 백성은 소리 높여 부르짖으며 밤새도록 통곡하였습니다. 이것을 기억하는 갈렙은 여호수아에게 다른 도시들이 아닌 헤브론을 자신의 기업으로 요청합니다. 갈렙이 헤브론이라는 도시를 요구한 것은 헤브론이 자기에게 부귀와 권력을 줄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 도시를 정복하는 것이 가장 어렵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헤브론이 도피성으로 선택되었을 때, 갈렙은 기꺼이 그 도시를 내어주고 자신은 그 도시 주변의 들에 거주하였습니다. 자신이 수고하여 점령한 도시라 할지라도, 비록 하나님으로부터 자기가 밟는 땅을 차지할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기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기보다는 백성들을 위하여 그 권리를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기럇 아르바’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 ‘기럇 아르바’ 앞에서 사람들은 곧잘 의기소침합니다. 지레 겁을 먹고 아예 도전 자체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 요새의 이름을 헤브론으로 바꾸어 부르기 위하여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약속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묵상해야 합니다. 그 땅을 취하기 위한 갈렙의 수고를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다시금 붙들며 내가 수고해야 할 영역이 무엇입니까? 거인인 아르바 사람들을 물리치고 헤브론을 차지한 갈렙의 모습은 과거 아낙 사람을 보고 겁에 질려 물러갔던 이스라엘의 모습이나 가나안 사람들의 철병거에 겁먹고 물러서 다른 지파들의 모습과 대조됩니다. 다른 지파들이 불순종하고 타협하는 와중에도 갈렙은 하나님의 약속 위에 서서 약속하신 땅을 자신의 기업으로 차지했습니다. 그러한 갈렙의 성공은 하나님을 온전히 좇은 것에서 기인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에 대한 그러한 큰 믿음이 있다면 놀라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우리보다 크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들보다 지혜가 있으시고 능력이 있으십니다. 바로 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그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과 동행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기도하고 말씀을 읽으면서 내 마음에 주시는 약속의 말씀을 붙드시기 바랍니다. 갈렙처럼 주님의 약속을 claim하시기 바랍니다.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그 약속을 이루기 위하여 주님께 온전히 충성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기 바랍니다. 그 약속을 이루기 위하여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드릴 결단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럴 때 그 산지가 가정과 관련된 것이든지, 사업이나 사역에 관계 된 것이든지 무엇이든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것이 되어 아름답고 풍성한 응답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모든 분들이 주님 앞에 설 때에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온전히 좇았더라”는 갈렙의 평가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finish well한 인생입니다.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며 마지막까지 믿음을 지키고, 예비된 의의 면류관을 바라보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시고 그분과 동행하는 하나님의 아름다운 사람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