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사기 서론

성경 : 삿 17:6; 21:25

오늘부터 사사기에 대해서 강론해드리고자 합니다. 사사기는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 이스라엘에 왕이 세워지기까지 약 400여년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사사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주일학교에 다닌 사람들은 많이 들어온 것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사기에 나타난 말씀들이 우리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남의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이스라엘의 역사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그러나 사사기는 3천년 이전의 이스라엘의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처음에 쓰여질 때부터 그 당시의 선민들뿐 아니라, 오고 오는 선민들에게 ‘하나님 백성의 이야기’로 주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사기는 언뜻 보면 과거 이스라엘의 남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이 오늘을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인 우리들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하나님의 백성들은 수많은 다양한 민족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 구약 역사를 각자 자기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때, 피부색과 민족의 경계를 초월하여 ‘동일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가지고 재형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왜 굳이 과거의 역사 이야기를 통해서 이런 일을 하시기를 원하실까요? 역사 이야기는 자기 정체성 확립의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과거의 역사를 잊어버리는 기억 상실증 환자들은 자기 정체성을 상실한다고 합니다. 기억 상실증 환자들은 의식이나 지능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상실하는 병입니다. 의식과 지능은 있음에도 기억을 상실함으로써 자기 정체성을 상실케 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과거에 대한 기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실하게 보여줍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할 때 정체성은 상실되게 마련입니다.

각 민족은 이야기들을 통해서 과거를 기억하며, 이야기들을 통해 각 민족의 정체성을 표현하며, 그 이야기들을 자녀들이나 다른 이들에게 전함으로써 그들이 그 이야기들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 이야기들에서 자신의 정체성, 혹은 새로운 정체성을 찾도록 합니다. 더욱이 성경의 하나님은 역사를 통해서만 이해될 수 있습니다. 성경의 하나님은 본질로 이해될 수 있는 그런 분이 아닙니다. 마치 화학 실험실에서 분석을 거쳐 그 성분을 알아낼 수 있는 그런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살아 계신 인격체이시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과의 역사적 체험 가운데서만 자신을 알리시는 분이십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구약에 기록된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그 세계 속으로 들어와서 살도록 우리를 초청하십니다. 하나님이 역사의 주인이신 것과 우리가 그의 부르심을 받고 이 땅에 살도록 우리에게 구약을 주신 것입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사사기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사사기 명칭 및 저자

사사기의 히브리어 명칭은 ‘지도자’란 뜻을 가진 <쇼펫>의 복수형인 <쇼페팀>이다. 쇼펫은 영어의 ‘judge'(심판자)보다 광범위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사들은 군사 및 정치 전반에 걸쳐 하나님의 뜻을 따라 권능을 행하였습니다. 11장 27절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심판하시는 여호와”란 뜻을 가진 <하스 쇼펫>으로 기록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저자는 탈무드에 의하면 사무엘이 삼상하를 기록할 때 룻기와 더불어 사사기도 기록하였다고 봅니다. 초대교회 전승도 사무엘을 저자로 봅니다. 그러나 확실하지는 않고 사무엘이나 다른 익명의 선지자였을 것으로 봅니다.

엔 샬롬의 시기

사사기를 읽어보면 사사 시대는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 즉 ‘샬롬’(평안 혹은 안식)의 땅에 들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인 ‘엔 샬롬’(샬롬의 반대말로 평안 없음 혹은 안식 없음을 가리킴)을 겪은 시대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사사 시대는 ‘샬롬의 땅에서 엔 샬롬의 시기’ 혹은 ‘안식의 땅에서 불안의 시기’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혹시 오늘 우리의 삶이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습니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한 평안을 누리고 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평안이 없는 사람의 연속은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안식의 땅에서 안식을 누리지 못했던 사사 시대의 이스라엘은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 주는 거울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사 시대에 이스라엘이 ‘샬롬’의 땅에 들어왔으면서도 안식을 누리지 못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1)주신 사명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호수아 사후에 이스라엘은 두 가지 사명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남아 있는 가나안 민족을 몰아내고 약속의 땅을 완전히 정복해야 하는 임무(수 23장 참조)와 가나안 인들의 풍습을 본받지 않으면서 여호와의 왕국을 실현해야 하는 사명(수 24장 참조)을 부여 받았습니다. 특별히 여호수아나 모세와 같은 하나님이 지명하신 지도자들이 없는 상황에서 두 가지 역사적 사명을 완수하도록 과제가 주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가나안의 풍요의 신들에게 매혹 당했으며, 이스라엘을 탄생시킨 여호와의 위대한 구원의 역사를 잊고 말았습니다(삿 2:10). 그래서 그들은 여호와의 왕국을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그뿐입니까? 가나안 인들을 몰아내는 여호와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지도 못했습니다(삿 1:1-2:5). 이스라엘은 가나안과 섞여 살면서 그들의 생활 풍습을 본받았습니다(삿 2:6-3:6). 한 마디로 혼란의 시기로서, “각자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동하였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사사기는 이스라엘이 사명을 감당하지 못한 ‘사명 미 완수 스토리’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2)가나안 민족과 섞여 살면서 그들을 본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성별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살았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가나안 사람들의 신과 생활방식을 받아들이고 혼혈을 이루며 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주변 나라들을 통해서 그들을 징계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두 가지 방법으로 이스라엘을 징계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을 침략해 오는 외국 군대의 손에 이스라엘을 넘기시는 방법(삿 2:14-15)과 가나안의 요새화된 도시들에서 완강히 반항하는 가나안인 들을 더 이상 쫓아내지 않음으로 이들이 이스라엘의 옆구리에 가시가 되게 하는 방법(삿 2:20이하)을 택하신 것입니다. 결국 이방 민족들로 말미암아 박해와 큰 고통이 생기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이스라엘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들어왔으면서도 젖과 꿀을 먹기는커녕 징계를 당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구원의 스토리

그러나 사사기는 그저 사명 미완수와 징계의 스토리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이 고통에서 부르짖자 여호와 하나님의 신에 감동을 받아 움직이는 구원자들을 보내서 이들을 구해내셨기 때문입니다. 옷니엘, 에훗, 드보라, 기드온, 입다, 삼손 등의 사사들을 보내시고, 이들을 통해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반역과 실패의 기간에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이스라엘의 존재는 여호와의 신의 감동을 받은 사사들의 행위에 의해 간신히 명맥만 유지할 뿐이었습니다. 사사기는 이스라엘의 고통의 부르짖음을 보시고 하나님이 구원자들을 보내시는 이야기들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사사기의 시스템은 축복⇒불순종⇒징계⇒회계⇒구원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호와께서는 더 이상 “이스라엘의 왕”이 아니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에게는 징계가 필요했습니다. 사사기는 불완전한 승리의 책으로, 하나님의 백성의 입장에서 그의 말씀을 신뢰하고 그의 능력을 주장하지 못한 데에 대한 실패를 기록한 책입니다.

사사들

이 책에는 열 세 명의 사사들의 이름이 나옵니다. 이들은 특정한 적을 무찔러 백성들에게 안식을 주기 위하여 하나님이 일으킨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국가의 지도자들은 아니었으며, 오히려 여러 압제자들로부터 백성을 구원해낸 지역적인 지도자들이었습니다. 한 쪽이 박해를 받는 동안 다른 한 쪽은 안식을 얻을 수도 있었습니다. 각 전쟁마다 모든 지파들이 참여한 것은 아니었으며, 지파들 간에 경쟁도 흔히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러한 “평범한 사람들”(이들 중 하나는 여자이다)을 부르셔서 그처럼 위대하게 사용하셨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의 또 다른 증거입니다(고전 1:26-31). 하나님의 영은 특정한 일을 위하여 이 지도자들에게 임하셨으며 사사들 자신의 개인적인 생활에서는 면밀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본이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예: 삼손).

사사기에 나오는 사사들은 인간적으로 보면 너무나 많은 약점과 허물을 가진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부름을 받아 정결하게 되었고 의롭다함을 얻고 거룩한 하나님의 일꾼들이 된 것입니다.

히 11:32 내가 무슨 말을 더 하리요 기드온, 바락, 삼손, 입다, 다윗 및 사무엘과 선지자들의 일을 말하려면 내게 시간이 부족하리로다

히 11:33 그들은 믿음으로 나라들을 이기기도 하며 의를 행하기도 하며 약속을 받기도 하며 사자들의 입을 막기도 하며

히 11:34 불의 세력을 멸하기도 하며 칼날을 피하기도 하며 연약한 가운데서 강하게 되기도 하며 전쟁에 용감하게 되어 이방 사람들의 진을 물리치기도 하며

이들은 인간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신에 감동되어 믿음으로 나라들을 이기기도 하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구원하였다고 한다면, 우리도 믿음으로 이 일을 감당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더 귀한 약속이 있기 때문입니다.

행 1:8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거기에다 우리에게는 우리 앞서 나아가시는 챔피언, 믿음의 주님, 온전케 하시는 분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히 12:1 이러므로 우리에게 구름 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있으니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하며

히 12:2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비록 왕이신 예수님께서 우리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그분이 보내주시는 성령의 감동을 받고 우리 앞서 가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며 믿음으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한다면, 안식의 땅에서 불안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들이 진정한 안식을 누리게 될 줄 믿습니다.

사사들의 치리 아래 수 백년이 지난 동안 이스라엘은 그들의 왕을 요청할 준비를 갖추었습니다(삼상 8장).

남겨진 민족들

하나님은 몇 가지 이유로 이방 민족들이 그 땅에 남도록 허락하셨습니다.

1>이스라엘을 벌하시기 위함(2:3, 20-21)

2>이스라엘을 시험하여 확인하기 위함(2:22, 3:4)

3>이스라엘에게 전쟁 경험을 갖게 하기 위함(3:2)

4>땅의 황폐화를 방지하기 위함(신 7:20-24)

영적인 교훈

여호수아를 삼분 하라면 강 횡단, 적의 점령, 유업의 주장이라는 제목을 각기 붙일 수 있을 것입니다. 여호수아서는 그들이 어떻게 강을 건넜으며 적을 정복하기 시작하였나를 기록한 책이지만 “소유해야 할 땅이 아직 많을 때”에 끝이 납니다(수13:1; 23:1-11).

“강의 횡단”은 죄로부터의 분리, 자아에 대해서는 죽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믿음으로 영적인 유업에 들어감을 뜻합니다(엡1:3). 그러나 우리가 믿음의 발걸음을 내디딘 후에 속임을 당하거나 적과 타협하기가 쉽습니다. 이스라엘은 그 땅에 들어갔으나 전체의 유업을 소유하는 데 실패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은 첫째로 적에게 관용하였고, 적으로부터 조공을 받았으며, 적과 혼혈이 되었고 결국에는 적에게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이들이 승리를 발견한 것은 오직 하나님의 구원자(사사)들을 통해서 뿐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죄에 정착하여” 완전한 헌신과 완전한 승리의 축복을 잃게 되기가 얼마나 쉬운가를 교훈해 줍니다.

핵심구절

삿 17:6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삿 21:25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개요

1.냉담(1-2장)

2.변절(3-16장)

3.무정부시대(17-21장)

이 민족의 하락은 냉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들은 무관심해지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어 땅을 점령하는 일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일은 이방 민족들이 그들의 곁에서 가시노릇을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으며 여호수아가 예언한 대로 되었습니다. 이 일은 참되신 하나님을 예배하는 데서 떠난 바알을 섬기는 변절로 이어갔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벌주시기 위해서 다른 민족들을 회초리로 사용하셨습니다. 최종적인 결과는 무정부 상태였습니다.

삿 21:25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무법함이란 반드시 하나님의 말씀에서 떠나는 일로 시작되는 법입니다.

사랑하시는 성도 여러분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옛날 사사시대 이스라엘 백성들과 같은 유사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여호수아라는 걸출한 지도자가 죽은 후에 지도자 없이 하나님 나라를 세워 나가야 했던 것처럼, 오늘날 그리스도인들도 다윗의 자손 여호수아(예수)의 사역을 통해 하나님 나라 안으로 들어온 후에 중보하시는 왕인 그리스도가 부재하시는 상황에서 하나님 나라를 책임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이 사명을 감당해야 할까요? 이 세상에 물들어 사시겠습니까? 세상을 정복하고 빛과 소금의 직분을 다하며 승리하는 성도가 되시겠습니까? 사사기를 통해서 하나님의 신에 감동되어 승리하는 비결을 배우는 우리 성도님들이 다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