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중목사/창녕감리교회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국 춘추 시대의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 같은 사귐이라는 뜻으로, 아주 친한 친구 사이의 다정한 교제를 일컫는 말입니다. 관중이 젊었을 때 집이 가난하여 출세의 기회를 잡을 수 없을 때 포숙아의 도움으로 출세 길에 올랐습니다. 관중이 제나라 왕위 계승문제로 사형에 처하게 되었을 때도 포숙아의 도움으로 죄를 용서받았고 포숙아의 도움으로 재상에 까지 오르게 됩니다. 관중이 포숙아가 자기에게 베푼 우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술회했습니다. "첫째, 옛날 내가 가난하여 장사할 때 이익을 분배하면서 내가 더 많이 처지해도 욕심장이라 하지 않았다. 내가 가난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둘째, 포숙아를 높이려고 계획한 일이 도리어 그를 궁지로 몰아 넣는 결과가 된 적이 있었는데도 그는 나를 어리석다고 하지 않았다. 세상 일이 뜻대로 되지 못한 경우가 있다는 것을 터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 몇번이나 내가 벼슬길에서 해직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에도 무능하다고 욕하지 않았다. 내가 때를 잘못만난 것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넷째, 전쟁에 나갔을 때마다 도망쳐 나왔는데 나를 겁장이라 하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연로한 어머니가 계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 주신 분은 부모요 나를 이해해준 벗은 포숙아이다" 경제적으로 힘들 때 포숙아 같은 친구를 둔 사람이라면 행복한 사람입니다. 포숙아보다 더 우리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소망을 주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를 위해 대신 죽으셔서 우리로 하여금 살게 해 주시고 성령으로 항상 함께 계셔서 때때로 위로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 분에 대해 좀더 알기를 원합니다.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이 자기 계시를 위해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다'고 했습니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도 자기를 계시하기 위해 그 전승을 이어받아 '나는...이다'(Εγω ειμι... ; I am...)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물(4:14), 떡(6:35), 빛(8:12), 문(10:7), 목자(10:11), 부활(11:25), 길과 진리와 생명(14:16), 포도나무(15:5) 라고 했습니다. 이 모두가 예수님이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 곧 구약에서부터 예언된 메시야(그리스도, 구원자)라는 사실을 선언하는 관용구입니다. 곧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어떤 자인지를 계시하려는 표현입니다. 시편128:2-3에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네 집 내실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상에 둘린 자식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고 했습니다.

1. 예수님은 풍요의 주체입니다.

  포도나무는 구약시대부터 감람나무나 무화과나무와 함께 풍요와 번영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언약적 축복의 대상이었던 이스라엘 백성을 포도나무에 비유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정작 하나님이 주신 풍요로운 은혜를 누리지 못했습니다. 불순종하고 범죄하고 타락하여 풍요를 잃어버렸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제사장적 사명을 잃어버렸습니다. 들포도를 맺혀 징계를 받았습니다 (사5:1-10, 렘2:21, 겔15:1-8). 예수님은 그런 점을 의식하고 자신을 '참 포도나무'(η αμπελοs η αληθινη)라고 선언했습니다 (1절). '참'에 해당하는 기본형 알레데이아(αληθεια)는 모형이 아닌 실제라는 의미입니다. 타락한 이스라엘은 더 이상 풍요를 가지고 있지도 못하고 누리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신이야말로 하나님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하는 참 언약민의 대표로서, 하나님의 참된 은혜와 풍요를 가지고 있고 그 풍요와  만족을 가져다 주는 주체라는 것입니다. 구원과 영생을 통한 기쁨과 만족과 행복을 주는 자라는 것입니다 (요2:1-11).

2. 예수님은 자양분을 주는 분입니다.

  구약시대에 성막(성소)에 있는 등대(촛대)를 보면 원줄기에 7가지가 있고 그 끝에 등잔이 있어서 불을 켜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출25:31-32). 그것은 원 줄기가 각 가지에 기름을 전달하여 등불을 켜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를 잘 설명해 주는 성구였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예수님은 포도나무이고 우리는 포도나무의 가지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가지인 우리가 포도나무 원줄기인 예수님께 붙어 있어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5절). 이는 예수님이 자양분을 전달해 주는 분임이 전제된 말씀입니다. 포도나무 원줄기가 가지에 자양분을 전달하므로 성장과 열매 맺음이 있듯이 예수님이 우리에게 신앙적인 자양분을 주므로 신앙적 열매를 맺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우리는 연합관계에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그로부터 구원과 영생을 얻고 그와 교제하며 그가 주시는 힘을 제공받아 영적 생명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로 인하여 사는 것입니다. 그로 인하여 모든 복을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7절에는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고 했습니다. 16절에는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받게 하려 함이라"고 했습니다.

 3. 예수님은 열매를 맺게 하는 분입니다.

  하나님은 농부이고 예수님은 포도나무이고 우리는 가지라고 했습니다 (1절). 농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열매 맺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계속해서 자양분을 공급하는 것은 신앙적인 열매를 맺게 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기 위함입니다 (8절). 예수님은 우리의 영혼이 소성하고 신앙 인격이 자라고 사명을 감당하고 바른 삶을 살아가게 하여 하나님께 영광이 되게 합니다. 육체적 건강과 물질적 필요도 얻게 하여 영광 돌리게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 주시고 끊임없이 말씀을 주어 열매 맺게 합니다. 환난과 시련을 당하여 좌절할 때 위로해 주시고 하나님의 목적을 향해 일어나 나아가게 합니다. 우리교회가 이전을 앞두고 사단이 많은 공격을 할 것이라 생각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때라 물질 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루머가 떠돌 때 어떤 이들은 그 루머를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어떤 이들은 매일 저녁마다 나와서 기도를 합니다. 어떤 이는 집을 팔고 전세로 낮추면서 헌금을 했고 어떤 이는 몇 년 동안 적금한 것을 찾아 드렸고 어떤 이는 금반지와 금열쇠를 드리기도 했습니다. 주께서 우리로 하여금 경제적으로 힘든 가운데서도 신앙적 자양분을 제공하여 열매를 맺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욱더 열매를 맺도록 해야 합니다. 열매 맺지 못한 가지는 잘리어 화목으로 버림받게 됩니다 (2,6절, 사5:1-6, 겔15:1-7, 마5:13, 7:19-23). 농부이신 하나님이 각양 은혜로 돌보시고 포도나무이신 예수님이 자양분을 공급합니다. 우리가 원줄기인 예수님께 붙어 있기만 하면 열매 맺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 붙어 있다는 말은 예수님의 사랑 안에 거하는 것을 말하고 예수님 사랑 안에 거한다는 말은 그의 계명을 지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0절에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의 사랑 안에 거하는 것같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거하리라"고 했습니다 (요14:21, 요일5:14). 힘들고 어려울 때에도 예수님께 붙어 있기만 하면 평안과 기쁨과 행복을 얻을 누릴 수 있습니다. 힘들 때 일수록 기도하면서 계명의 말씀을 지키며 나아가야 합니다. 일반적인 계명 뿐 아니라 교회에 주신 말씀, 우리 개인에게 주신 말씀을 지켜 나가야 합니다. 예수님도 환난을 당했으나 죽기까지 하나님의 뜻을 행하므로 하나님 사랑 안에 거하고 영광을 돌렸습니다. 우리도 생명을 내놓고라도 지켜 갈 때에 주의 사랑을 받아 복을 받고 영광을 돌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