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이시돌 목장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양의 생태에 대해 본 적이 있습니다. 양은 앞다리를 땅에 버티고 앉아 있으면 괜찮지만 일단 한 번 뒹굴어서 다리가 하늘로 향하든지 네 발이 땅에서 떨어지기만 하면 다시 원 상태로 일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단 한 번 누우면 몸체가 워낙 크고 다리가 약하다 보니 아무리 애를 써도 몸을 세우지 못하고 계속 발버둥만 칩니다. 스스로 다시 일어서는 능력이 양에게는 없었던 것입니다. 만약 광야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면 그 양은 늑대나 이리의 밥이 되거나 또는 까마귀라도 옆에 와서 쪼아 대면 속수무책으로 죽을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변으로부터 아무런 위험이 없다 할지라도 일단 네 다리를 들고 허우적거리면 되새김질하는 위에 가스가 차기 시작해서 결국 고무풍선만큼 커져 모든 혈관들이 막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죽는다고 합니다. 특히 태양에 노출이 되면 약 3시간에서 4시간 지난 후 죽어 버린다고 합니다. 이처럼 양이 뒤집어지는 것은 양의 생명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일입니다. 이시돌 목장에서는 그렇게 넘어져 있는 양들을 찾아다니며 일으켜 세워 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우리 인생에도 이와 흡사한 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나쁜 일인 줄 알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그 길을 향해 계속 빠져 드는 양떼처럼 자기 방어 능력도, 다시 일어설 능력도 없이 허우적거립니다. 양에게는 목자가 있어서 일으켜 세워 주듯이 성도들에게는 구속주 되신 목자 예수 그리스도가 허우적거리는 우리 인생을 일으켜 세워 주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성경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예수님과 성도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그림언어를 사용합니다. 왕과 신하, 아버지와 아들, 신랑과 신부, 목자와 양, 포도나무와 가지 등입니다. 그림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자기 선언을 위해 "나는...이다"(Εγω ειμι... ; I am...)는 용법을 사용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분인지를 계시하기 위해 자신을 '양의 문'이라고 했고, '선한 목자'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로 하여금 생명을 풍성히 얻게 하고 바른 길로 인도하는 분임을 계시한 것입니다.

1. 예수님은 필요를 채워 주시는 분입니다.

  9-10절에 "내가 문이니 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들어가면 구원을 얻고 또는 들어가며 나오며 꼴을 얻으리라. 도적이 오는 것은 도적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강도나 절도는 양을 도적질해 갑니다. 목자라 해도 악한 목자는 양의 생명에 필요한 물과 풀을 주는 데에 인색하고 게으릅니다. 자기만 먹이고 양 무리는 먹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살진 양을 잡아 그 기름을 먹고 그 털을 입되 양무리는 먹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겔34:2-3). 그러나 선한 목자는 양들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합니다. 푸른 초장이 어디 있는지 쉴 만한 물가가 어디 있는지 미리 찾아 그 곳으로 인도합니다. 그리고는 우리에 들어와서도 미리 준비한 꼴과 물을 충분히 먹입니다. 자기는 못 먹더라도 양은 먹입니다. 

  양식사적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축복을 누리고 순례자들이 성전에 들어가 은혜를 누린 것을 모티브로 하여, 예수님이 종말에 성도들을 구원하여 하나님 보좌에 들어가 영생을 누리게 하기 위해 오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 분은 우리에게 구원과 영생을 주신 분입니다 (14:6, 행4:12). 뿐만 아니라 영적인 권세와 사역에 필요한 은사와 건강과 물질의 필요까지 풍성히 주실 수 있는 분입니다 (눅4:18-19). 그것은 그분이 하나님의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10:30, 14:9). 그분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이 가지신 모든 권세를 가지신 분입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분입니다 (마28:18). 제자들을 복음전도를 위해 내보낼 때 그 권세를 주었다고 했습니다 (마10:1). 그래서 그분은 마태복음11:28에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했고 요한계시록22:17에서 "~듣는 자도 오라 할 것이요 목마른 자도 올 것이요 또 원하는 자는 값없이 생명수를 받으라 하시더라"라고 했습니다. 

2. 예수님은 안전하게 지켜 주시는 분입니다.

 11-15절에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 삯꾼은 목자도 아니요 양도 제 양이 아니라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달아나나니 이리가 양을 늑탈하고 또 헤치느니라 달아나는 것은 저가 삯꾼인 까닭에 양을 돌아보지 아니함이나 나는 선한 목자라 내가 내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이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 같으니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고 했습니다.

  강도나 절도는 양의 생명을 해합니다. 목자라 해도 삯군 목자는 양을 치다가 강도나 도적떼가 나타나거나 이리떼가 나타나 공격하면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합니다. 삯군 목자는 자기 양이 아닐 뿐 아니라 돈을 받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양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지 않습니다. 평시에도 약한 것을 강하게 하지 않고 병든 것을 고치지 않고 상한 것을 싸매 주지 않고 잃어버린 것을 찾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리에서 이탈된 양은 들짐승의 밥이 되기도 하고 모든 산과 멧부리에서 유리합니다 (겔34:4-6). 그러나 참 목자는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않고 목숨을 내어 놓고 양을 지킵니다. 위험이 닥치지 않아도 위험을 대비하여 양이 잠을 자는 동안에도 밤새도록 양을 지킵니다. 우리에 돌아와 양의 이름을 부르며 확인해 보다가 한 마리라도 없어지면 양들을 우리에 두고 지나왔던 곳 산으로 들로 찾아 헤맵니다. 그러다가 잃었던 양을 찾으면 너무 기뻐 양을 어깨에 메고 와서 잔치를 합니다. 

  프랑스 혁명 당시 공포정치의 기간이 있었습니다. 프랑스 한 귀족이 사형을 당할 아들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한 번이라도 볼 수 있을까 하여 감옥 쪽으로 갔습니다. 그 귀족은 사형집행 과정을 지켜보러 나온 구경꾼들과 면회객에 섞여 교도소 마당에 들어 섰을 때 감옥문이 열리고 집행관이 나와 단두대에 올라섰습니다. 그들은 죄수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여 단두대에서 처형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후 그 사람의 아들 이름이 불려졌습니다. "르와즈르유" 군중 속 무리 가운데서 "네"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르와즈르유는 놀랐습니다. 내심 하늘이 준 행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혁명과 무질서 속에 누가 누구인지 확인할 시간도 없고 책임자도 없기 때문에 누군가 자기를 대신하여 죽어준다면 자기는 살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도대체 누가 내 이름에 대답을 했을까' 하고 고개를 들어 죄수들 틈에서 단두대를 보았습니다. 웬일입니까? 자기 아버지가 서 있었습니다. 아찔하고 눈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르와즈르유는 많은 사람들을 비집고 앞으로 나가려고 안간힘을 쓸고 있을 때 단두대의 칼은 이미 아버지의 목을 내리쳤습니다. 아버지의 심정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 대해 아버지의 심정을 가진 목자입니다.

  예수님은 선한 목자입니다. 참 목자입니다. 우리를 자기 생명같이 아끼시고 우리가 죽어야 할 자리에서 자기가 죽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늘도 우리에게 성령으로 임하셔서 우리를 가장 안전한 길로 인도하며 우리가 위험에 처할 때 우리의 생명을 보호합니다. 요한일서5:18에 "하나님께로서 난 자마다 범죄치 아니하는 줄을 우리가 아노라 하나님께로서 나신 자가 저를 지키시매 악한 자가 저를 만지지도 못하느니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를 예수님의 손에서 빼앗을 자가 없다고 했습니다 (28절).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죽어주시므로 구원과 영생을 주신 분입니다. 성령으로 우리를 지켜 주시는 분입니다 (요14:16). 지금도 하나님 우편에서 우리를 변호하며 중보기도를 하시는 분입니다 (요일2:1). 결코 우리를 다른 대상에게 빼앗기는 분이 아닙니다 (요일5:18). 환난이나 고난에서도 빼앗기지 않습니다 (롬8:35). 사람들은 우리에게 상처주고 우리를 배반하고 우리의 행복을 빼앗아 가지만 그분은 결코 우리를 실족하게 하지 않습니다. 그분은 우리의 필요를 채우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아직 고난 가운데 있다면 그것은 우리를 연단시키고 더 성숙하게 하여 더 많은 것을 주시고 생명 살리는 일에 크게 사용하시려는 것일 것입니다. 우리가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그분은 더 힘들어 하시는 분입니다. 때가 되면 당신의 뜻을 나타내실 것입니다. 그분을 신뢰하기를 바랍니다 (시2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