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 전서 강해(31)
본문 : 고전 10 : 14 - 22
제목 : 우상 숭배와 성찬

앞서 바울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삶에서 겪는 네 가지 시험에 대하여 말하였습니다. 첫째는 물질의 시험이요, 둘째는 간음의 시험이요, 셋째는 하나님을 시험해 보고자 하는 시험이요, 넷째는 원망의 시험이었습니다. 이런 시험들은 옛 언약 백성이었던 이스라엘 백성이 겪었던 시험이었고, 또 오늘날 새 언약 백성 된 우리들도 여전히 겪고 있는 시험입니다. 그러나 이런 시험은 우리가 결코 이겨낼 수 없는 시험이 아니요,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는 시험이라고 바울은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깨어 믿음으로 살면 언제든지 이겨낼 수 있는 시험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13절에 보면,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에게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치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신다”고 하였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사람이 감당치 못할 시험이란 없다는 것입니다. “나는 도저히 이 시험을 이겨낼 수 없어” “이건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시험이야” 이런 시험이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시험을 받는다고 해도, 시험 당할 즈음이면 반드시 피할 길을 주셔서 우리로 능히 감당할 수 있게 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핑계할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핑계할 수 없습니다. 자기가 시험 중에 넘어져 놓고도, “인간이란 원래 연약해서 넘어질 수밖에 없어” “우리는 약한 존재야” 이렇게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기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언약적인 위치에 있지, 인간 본성을 핑계로 자기 행위를 정당화하는 위치에 있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만약 시험 중 넘어진다면, 그것은 눈물로 회개해야 하는 것이지, 인간 본성을 핑계로 합리화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여하튼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우리에게 하나님의 피할 길을 말하면서 ‘우상 숭배하는 일을 피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상 숭배를 하게 될 상황을 피하라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을 아예 만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또 설혹 그런 상황이 닥칠지라도 하나님께서 피할 길을 주실 것이니, 그 길로 피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왜 우리가 우상 숭배를 피해야 하는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왜입니까? 왜 우리는 우상숭배를 피해야 합니까? 왜냐하면 이제 우리는 주님과의 교제로 사는 자이기 때문입니다. 주의 살과 피를 나누는 자이기 때문입니다. 주의 성찬 안에서 하나님과 더불어 교제하는 자로 살기에 우상 숭배를 피해야 하는 것입니다. 16절에 뭐라고 말씀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축복하는 바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에 참예함이 아니며, 우리가 떼는 떡은 그리스도의 몸에 참예함이 아니냐? 떡이 하나요, 많은 우리가 한 몸이니, 이는 우리가 다 한 떡에 참예함이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이제 우리가 주의 성찬 안에서 하나님과 교제하는 자로 사는 자이니 우상 숭배는 불가하다는 것입니다. 주의 백성이 주의 축복의 잔을 들면서 우상의 잔을 들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갖는 성찬의 의미에 대해서 다음 두 예를 통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먼저는 이스라엘의 제사제도의 예입니다. 18절입니다. “육신을 따라 난 이스라엘을 보라. 제물을 먹는 자들이 제단에 참예하는 자들이 아니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제물을 먹는다는 것은 제사에 참여하는 것이고, 그것은 곧 하나님과 교제한다는 말이 아니냐? 그러니 너희가 우상의 제물을 먹는다는 것은 곧 우상과 교제를 나누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냐” 이런 말입니다.

구약에서도 제물을 먹는다는 것은 곧 그 교제를 인치는 것이었습니다. 제단에서 내려지는 제물은 하나님이 주신 양식이었습니다. 그들은 그 제물을 먹으므로 하나님과의 교제에 참예하였습니다. 18절에 뭐라고 되 있습니까? ‘제물을 먹는 자들이 제단에 참예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제물을 먹는 자들이 하나님과의 교제, 하나님께 대한 예배에 참예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들이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이 주신 양식으로서 제물을 먹는 것이 그들이 하나님과 누리는 교제입니다. 제물을 먹는 것이 곧 그들의 예배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모세 제도 안에서 주시는 은혜를 받는 것이요, 하나님 앞에 사는 생명, 곧 의를 얻는 것입니다.

또한 제물을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그들의 죄를 사함 받았다는 징표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자기백성으로 용납하셨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하나님과 그 백성이 화목을 누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제물을 먹는 것은 곧 하나님과 화목의 교제를 누리는 것이요, 이 화목 가운데서 하나님과 동행한다는 것입니다. 곧 이스라엘은 이 교제 속에서 하나님과 함께 역사에 참예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이 교제에 참예하지 않고 하나님과 동행할 수 없습니다. 이 교제에 참예하지 않고 이 역사에서 하나님과 함께 걸을 수 없는 것입니다. 여하튼 이처럼 구약에서도 제물을 먹는 것은 제사에 참예하는 것이요, 하나님과의 교제를 확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너희가 지금 우상의 상에 앉아 우상의 제물을 먹는다니, 그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겠느냐”고 묻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방 제사의 직접적인 예를 들고 있습니다. 19절로 21절입니다. “그런즉 내가 무엇을 말하느뇨? 우상의 제물은 무엇이며, 우상은 무엇이라 하느뇨? 대저 이방인의 제사하는 것은 귀신에게 하는 것이요, 하나님께 제사하는 것이 아니니, 나는 너희가 귀신과 교제하는 자 되기를 원치 아니하노라. 너희가 주의 잔과 귀신의 잔을 겸하여 마시지 못하고, 주의 상과 귀신의 상에 겸하여 참예치 못하리라” 우리나라 같은 경우 통상 제사 때가 되면 상을 차리고, 상에서 나온 음식을 온 가족이 함께 나누어 먹습니다. 여기서 제물을 먹는다는 것은 곧 그 교제를 인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느 상에 앉아 먹느냐 하는 것은 그 교제를 인치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이 이방인의 제사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습니까? 귀신과 교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귀신과 무엇을 속삭여야 귀신과 교제하는 것이 아니고, 귀신의 상에 함께 앉는 것을 귀신과 교제하는 것으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상에서 잔을 들고 떡을 떼는 것은 곧 그 귀신과 교제하는 것입니다. 귀신과 교제한다는 말은 그에게 속한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그는 귀신에게 속하여 귀신과 교제하는 자로 사는 것입니다. 마치 이와 같은 원리로 우리가 주의 떡과 잔을 나누는 것은 하나님과의 교제를 인치는 것입니다. 귀신의 잔을 나누고 귀신의 상에 앉는 것이 귀신과의 교제이듯이, 주의 잔을 나누고 주의 상에 앉는 것이 곧 주님과의 교제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 주님과의 교제를 신비적인 경험으로 생각합니다. 주님과 무엇을 속삭이는 것이 교제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엇인가 보여 주시기를, 무엇인가 들려주시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도는 무엇이라 말하고 있습니까? 주의 상에 앉는 것이 곧 주님과 교제하는 것으로 이야기합니다. 축복의 잔을 함께 나누고 한 떡을 떼는 것이 곧 주님과의 축제, 하늘의 잔치에 참예하는 것으로 이야기합니다. 마치 귀신의 상에 앉아 떡과 잔을 나눔이 귀신과 교제하는 것이듯, 주님의 상에 앉아 떡과 잔을 나눔이 곧 주님과의 교제라는 것입니다. 구약 때도 그러하였습니다. 그들이 하나님과 교제를 나눈다는 것은 하나님의 전에 나아와 하나님이 주신 양식을 먹는 것이었습니다. 단위에 임하시는 여호와 앞에서 제단의 제물을 취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하나님이 주신 화목의 양식으로 받고 하나님의 용서와 용납 안에서 주께 감사하는 것이 곧 그들이 누렸던 하나님과의 교제였던 것입니다.

마치 그런 것처럼, 지금 우리가 주의 살과 피로서의 이 양식을 받는 것은 주님과의 교제에 참예하는 것입니다. 단 위에 임하시는 이가 아니라, 이제 성령으로 우리 가운데 임하시는 주님과 더불어 사귐을 나누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주시는 이 새 양식을 받는 것은 하나님의 아들 안에서의 은혜를 받는 것이요, 하나님 앞에 사는 생명과 의를 얻는 것이요, 어떤 의미에서 우리의 죄사함을 선언 받는 것이요, 하나님의 용납을 인침 받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성찬을 나눔에서 하나님과 화목의 교제를 나눕니다. 이 교제에서 하나님과 함께 아들의 역사에 동행합니다. 이 교제에 참예하지 않고 동행할 수는 없습니다. 주와 더불어 화목의 교제로 살지 않고 주의 은혜의 경륜에 함께 걸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찬에 참예하여 잔을 나누고 떡을 떼는 일은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사는 생명과 같은 일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이루는 주님과의 가장 크고 의미 있는 교제인 것입니다. 때로 우리는 이것을 간과하고, 주님과의 비밀스런 만남만을 교제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주님께서 교회에 주신 합당한 교제의 방편을 무시하고, 개인 경건으로서의 교제만을 추구하기 쉬운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부분에 있어 균형을 이룰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개인의 경건 가운데서 주님과 교제하는 일도 간과해서는 안 되겠고, 주의 성찬 가운데 온 성도가 한 몸으로 교제한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주와의 성찬의 교제를 강조한 나머지, 개인적으로 기도하고 묵상하며 주님과 교통하는 일을 소홀히 해서도 안 되겠습니다. 반대로 개인적인 신앙을 강조한 나머지 교회에 주신 공적인 교제의 방편을 무시해서도 안 되겠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균형 잡힌 신앙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여하튼 주님과 교제로 사는 자가 우상과 교제할 수 없습니다. 주님의 잔을 드는 자가 귀신의 잔을 함께 들 수는 없습니다. 주님의 몸으로서 떡을 떼는 자가 귀신의 떡을 뗄 수 없고 주의 상에 앉는 자가 귀신의 상에 더불어 앉을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주를 대적하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22절에서 바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주를 노여워하시게 하겠느냐? 우리가 주보다 강한 자냐” 한 마디로 “네가 얼마나 강한 자이기에 주님을 대적하려 하는 것이냐” “주님의 노여움이 두렵지 않느냐” 이런 말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제 우리는 주님과 더불어 사는 자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죽은 조상을 따라 귀신의 상에 앉았던 자들이었지만, 이제 우리는 주님의 살과 피를 취하는 주님과의 교제로 사는 자들이 된 것입니다. 이 교제는 이스라엘 백성이 성소의 상에 앉아 가리운 휘장 가운데 계신 하나님을 대면하는 교제도 아니요, 화목의 제물을 받되 여전히 죄로 인하여 두려워해야 하는 교제도 아닙니다. 이 교제는 하늘 성소에 오르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대면하는 교제요, 우리를 죄사함의 완전한 기쁨으로 충만케 하는 교제입니다. 주님 부활하신 것을 인해서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교제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계시고, 우리는 주님 안에 있는 완전한 연합을 이루는 교제입니다. 이 교제는 새로운 구원에 속한 새 시대의 교제인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주의 상에 앉음이 얼마나 큰 은혜입니까? 이 축복의 잔을 들고, 떡을 뗌에서, 그리스도와의 교제에 참예함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것입니까? 그런데 우리가 하나님의 상에 앉기보다 세상 잔치의 상에 앉기를 기뻐하고, 주님의 노여움을 두려워하기보다 세상 사람의 이목을 두려워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주님과의 교제로 산다하면서 이런 저런 시험 가운데 늘 넘어지는 삶을 산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과연 그런 우리를 주님께서 기뻐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우리가 마음을 다잡아야 하겠습니다. 신앙하는 삶의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하겠습니다. 사람들의 이목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주님과의 관계보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우선시 하고자 하는 우리의 믿음 없음을 회개해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일보다 세상 일에 더 바쁜 우리를 질책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어떤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셨는가를 생각하며 주의 상에 앉기를 기뻐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기뻐하는 자로 살면, 주님께서도 우리를 기뻐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사랑함으로 살면, 주님께서도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에게 자신을 나타내실 것입니다. 사람이 감당치 못할 시험은 허락지 아니하신다고 믿으며 능히 시험을 감당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주님께서 피할 길을 주시고 우리로 능히 감당케 하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자기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시고, 구하는 자에게 주시고, 주님을 기뻐하는 자를 기뻐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는 우리의 언약의 주이신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쪼록 우리 모두가 주의 상에 앉기를 기뻐함으로 살고, 또 주를 더욱 사랑함으로 살아, 이 땅에서 주와 함께 승리하는 삶을 살아가실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