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삼상(24)/순종

제목 : 순종과 제사

성경 : 삼상 15:17-35

하나님이 사울에게 아말렉을 치게 하신 것은 순종을 확인하는 중요한 시험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울은 철저하게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죽이라고 했던 아말렉 왕 아각을 살리고, 가축을 산채로 잡아오면서 하나님께 제사 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죽여서 없애는 것보다는 하나님께 제사로 바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짐승을 많이 바치는 제사를 기뻐하시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죄를 자복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제사를 더 원하십니다. 그래서 사무엘은 ‘순종이 제사 보다 낫다.’라는 아주 중요한 말을 하게 됩니다.

사무엘의 책망

사무엘을 왕으로 뽑을 때 그의 신앙이나 인품을 보고 뽑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오직 사울의 가능성을 보고 뽑으신 것입니다. 그러나 사울은 마치 자기가 다 된 것으로 착각하고 자기 멋대로 행동한 것입니다.

삼상 15:17 사무엘이 이르되 왕이 스스로 작게 여길 그 때에 이스라엘 지파의 머리가 되지 아니하셨나이까 여호와께서 왕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왕을 삼으시고

하나님께서 사울을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삼으신 이유는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그가 이스라엘 열두 지파 사람들 중에서 가장 겸손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울은 스스로를 가장 작게 여겼습니다. 하나님은 어떤 사람을 가장 크게 생각하실까요? 자기 스스로 가장 작다고 생각하는 겸손한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사울에게 계속 기대하셨던 모습은 무엇입니까? 바로 겸손입니다. 그러나 사울은 어떻게 변했습니까?

삼상 15:19 어찌하여 왕이 여호와의 목소리를 청종하지 아니하고 탈취하기에만 급하여 여호와께서 악하게 여기시는 일을 행하였나이까

지금 사울은 스스로를 대단하게 여기며 하나님의 명령을 바꾸어도 되는 것처럼 생각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자기 명성을 높이기에 급급하였고 탈취한 물건들로 자기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했던 것입니다. 사실 이 점은 우리들에게 대단히 어려운 부분입니다. 누구든지 직책이 낮을 때는 겸손할 것입니다. 그러나 직책이 높아지면 권위가 그만큼 더 생기게 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권한이 더 커지게 되는데 이렇게 직책이 높아지더라도 하나님과의 관계에 변화가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직책을 맡겨 주시는 것은 우리의 인격이 다 완성되어서가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아주 낮은 가능성을 믿고 맡겨 주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 직분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무엇이 필요합니까? 먼저 신앙이 성장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 앞에서 겸손할 수 있고 하나님의 뜻을 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울은 자기가 더 자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님의 뜻을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종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하나님 앞에서 계속적으로 겸손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한 일과 성공을 생각하면서 자만에 빠져 하나님 앞에서 자기가 큰 자라고 여기게 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결국 하나님께 버림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람들에게는 큰 시련을 주시는 것입니다. 모세는 미디안 광야에서 무려 40년 동안 연단을 받아야 했습니다. 다윗은 왕이 되기 전에 많은 연단을 받아서 왕이 되고 난 후에도 자기는 어디까지나 하나님의 한 마리의 양이지 목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다윗은 죄에 빠져서 왕위마저 일시적으로 자식에게 빼앗길 정도로 실패를 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연단만으로 부족해서 육체의 가시를 남겨 두기도 합니다. 바울은 육체의 가시가 있어 세 번이나 기도드렸지만 그 병을 고쳐 주시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없으면 바울이 교만해질 것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찰스 스펄젼 목사님은 다리의 통풍 때문에 고통을 당하였다고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더욱 귀하게 쓰임 받는 사람이 되려면 계속 겸손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하나님 앞에서 일대일로 서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그 시간이 바로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시간입니다.

순종과 제사

사무엘이 왜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했느냐고 책망했을 때 사울은 자신이 순종했다고 대답했습니다.

삼상 15:20 사울이 사무엘에게 이르되 나는 실로 여호와의 목소리를 청종하여 여호와께서 보내신 길로 가서 아말렉 왕 아각을 끌어 왔고 아말렉 사람들을 진멸하였으나

삼상 15:21 다만 백성이 그 마땅히 멸할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길갈에서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제사하려고 양과 소를 끌어 왔나이다 하는지라

물론 사울 왕은 부분적으로는 순종했습니다. 그러나 온전한 순종은 하지 않았습니다. 아각 왕을 살려 두었고 짐승들을 끌어온 것입니다.

사울이 아말렉을 친 것은 어떤 새로운 기계를 사와서 시운전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기계를 움직이는 사람은 이 기계가 자신의 뜻에 따라 정확하게 움직이는지를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울은 자기 생각에 따라서 움직였지 하나님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것에 대하여 사무엘의 대답은 하나님은 번제와 다른 제사보다 목소리를 순종하는 것을 더 좋아하신다고 대답했습니다. 즉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제사가 아니라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제사와 순종 사이의 첨예한 대립이 나타납니다. 사실 제사와 순종은 분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제사를 드리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우리 안에 있는 불순종한 기질들을 씻음 받아서 온전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하여 제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했을 때 그 잘못을 고백하고 이제부터는 순종하겠다는 결심으로 제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 앞에 순종할 수 있는 힘은 예배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사울이 드리는 제사는 단순히 제사를 위한 제사였습니다. 즉 오늘 풍성한 제사를 드렸으니까 이제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도 하나님은 축복해주실거야 라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거래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은 굳이 인간들과 거래를 할 필요가 없으십니다. 더욱이 하나님은 말씀에 대한 순종이 없는 짐승의 제사를 결코 기뻐하지 않습니다.

삼상 15:22 사무엘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의 목소리를 청종하는 것을 좋아하심 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여기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순종과 제사는 결코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제사를 드리는 이유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믿음의 능력을 얻기 위함입니다. 전혀 순종할 의사 없이 형식적으로 드리는 제사를 하나님은 싫어하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을 가장 기쁘시게 하는 것이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자기 자신을 하나님의 뜻에 복종시키는 산제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순종’이라는 말은 ‘샤마’라고 하는 데 ‘듣다, 경청하다, 순종하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 순종 이전에 하나님의 말씀에 경청해야 합니다. 그래야 순종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사울의 폐위

우리가 얼핏 보기에는 사울 왕은 하나님의 말씀에 잘 순종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하나님은 왕이 된지 얼마 안 된 사울의 폐위를 선언합니다.

삼상 15:23 이는 거역하는 것은 점치는 죄와 같고 완고한 것은 사신 우상에게 절하는 죄와 같음이라 왕이 여호와의 말씀을 버렸으므로 여호와께서도 왕을 버려 왕이 되지 못하게 하셨나이다 하니

사무엘은 이런 말을 무려 세 번이나 사울에게 전합니다.

삼상 15:26 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르되 나는 왕과 함께 돌아가지 아니하리니 이는 왕이 여호와의 말씀을 버렸으므로 여호와께서 왕을 버려 이스라엘 왕이 되지 못하게 하셨음이니이다 하고

삼상 15:28 사무엘이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오늘 이스라엘 나라를 왕에게서 떼어 왕보다 나은 왕의 이웃에게 주셨나이다

삼상 15:29 이스라엘의 지존자는 거짓이나 변개함이 없으시니 그는 사람이 아니시므로 결코 변개하지 않으심이니이다 하니

하나님은 한 번 확정하신 것은 절대로 바꾸지 아니하십니다. 왜 하나님은 사울에게 좀 더 기회를 주시지 않으시고 이렇게 아말렉을 공격하는 하나만으로 사울의 폐위를 결정하시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사울이 아말렉 침공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지 않은 것이 하나님께는 큰 충격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이 하나의 사건을 통해 앞으로 사울이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을 아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행동을 다 지켜보고 계십니다. 우리가 변할 가능성이 있는 동안에는 지속적으로 우리를 지켜보십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변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바로 심판을 선언해 버리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24절 이하를 보면 사울이 회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보다는 백성들을 더 두려워하여 그들의 말을 청종하였다고 핑계를 댑니다. 그러면서 자신과 함께 하나님께 예배를 드려달라고 부탁합니다. 사울의 회개는 진심이 아니었습니다. 만약 사울이 회개하였다면 그 자리에서 아각을 죽이고 소와 양을 다 죽였어야 마땅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사울에게 또 다른 기회를 주셨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울의 회개는 말로만 하는 것이지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바꾸는 회개가 아니었습니다.

사무엘은 사울의 말을 듣고 이렇게 말합니다.

삼상 15:26 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르되 나는 왕과 함께 돌아가지 아니하리니 이는 왕이 여호와의 말씀을 버렸으므로 여호와께서 왕을 버려 이스라엘 왕이 되지 못하게 하셨음이니이다 하고

사무엘이 가려고 돌아섰습니다. 사울이 사무엘의 옷자락을 붙잡았습니다. 그랬더니 찢어지고 말았습니다. 사울이 왜 사무엘과 함께 예배드리기를 원하였을까요? 그것은 자신의 폐위 사실을 모르는 백성들에게 자신은 이스라엘의 왕이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인식시켜 주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시선보다는 백성의 시선을 더 두려워한 것입니다.

찢어진 옷자락을 보고 사무엘이 뭐라고 말합니까?

삼상 15:28 사무엘이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오늘 이스라엘 나라를 왕에게서 떼어 왕보다 나은 왕의 이웃에게 주셨나이다

삼상 15:29 이스라엘의 지존자는 거짓이나 변개함이 없으시니 그는 사람이 아니시므로 결코 변개하지 않으심이니이다 하니

사울이 아무리 사무엘의 다리를 붙잡고 늘어져도 소용이 없습니다. 지존자는 변함이 없으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사울은 사무엘의 옷을 붙잡고 늘어질 것이 아니라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어야 했습니다. 그랬더라면 하나님이 지금 당장이라도 아각과 짐승들을 죽이라고 명령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울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하기에는 자신이 세운 전공들이 너무나 아까웠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자랑해야 되는데 자랑거리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사무엘은 사울의 요구대로 사울과 함께 가서 경배합니다. 그리고 아말렉 왕 아각을 처형합니다. 사무엘은 라마로 가고 사울은 자기 집 기브아로 올라갔습니다. 그 후 사무엘은 죽는 날까지 사울을 다시 가서 보지 아니하였습니다. 이것은 그가 사울을 위하여 슬퍼함이었고 여호와께서는 그를 왕으로 삼으신 것을 후회하셨기 때문입니다. 후회하다는 말은 유감으로 생각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때부터 사울은 명목상의 왕이었지만 실제로 이스라엘에는 왕이 없게 됩니다. 일시적으로 사사시대로 돌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 동안에 하나님은 사울 왕이 아닌 다윗을 사용하셔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지키시고 도우십니다. 그러니까 겉으로는 왕정시대이지만 실제로는 다시 사사시대로 돌아간 것입니다. 하나님은 형식보다는 실제적인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십니다. 누가 어떤 자리에 있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을 통하여 구원의 역사를 이루느냐 입니다.

사랑하시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순종을 원하십니다. 듣는 것을 원하십니다.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고 철저하게 순종하시는 우리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