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17:20-26

이름만 대면 잘 아는 어떤 목사님의 교회에 예배당 건축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목사님이 안식년을 가지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지금 시기적으로 어느 때인데 하며 일부 당회원들이 반대했지만 강행했습니다. 일 년 후에 돌아왔더니 교회당이 잘 지어져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두 가지 마음이 생기더랍니다. 하나는 자기 없이도 교회당이 잘 지어졌다는 데 대한 약간의 섭섭함이고, 또 하나는 자기가 없어도 교회당 건축을 잘 진행시킨 교우들에 대한 뿌듯한 자부심입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이 택하신 사람들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하나님이 부족한 나를 들어 사용하신다는 감격 속에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면 믿음도 성장하게 되고 하나님의 상급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일을 추진하다보면 많은 결정을 해야 하는데, 생각이 다르고 경험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의견 충돌이 생기기도 합니다. 갈등은 있지만 갈등을 어떻게 지혜롭게 처리하는 가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숙제입니다. 시편 133장 1절은“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하면서 시작됩니다. 이 구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형제나 자매들이 부대끼며 함께 지내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전제가 깔려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시편 저자는 형제나 자매들이 하나가 되어 지내는 것이 참 선하고 아름답다, 유쾌하다 하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remodeling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건물만 짓는 것이 교회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닙니다. 성경공부만 훈련이 아니라 함께 힘을 모아 예배당을 짓는 과정도 우리의 신앙을 훈련하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 몇 주 동안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한 성경적인 교훈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주제가 오늘 설교의 제목인 하나됨입니다. 하나와 연관된 의미를 가진 단어가 두 개 있는데 하나는 획일성(uniformity)입니다. 개개인의 특성보다는 전체로서의 통일성을 강조합니다. 획일성은 일을 추진하는데 어느 정도 효율적일 수는 있어도 지나치게 경직되거나 강제적인 연합은 구성원들의 참여의식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단어는 연합하여 일을 이룬다는 의미의 하나됨(unity)입니다. 서로의 특성이 다른 것을 인정하고 각자의 기량을 발휘하면서도 어떤 명분 아래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 됨은 후자를 의미합니다. 성도들의 배경, 성품, 가진 달란트는 다르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그 이유만으로 주 안에서 한 형제나 자매가 되어 서로의 성장과 성숙을 위하여 섬깁니다.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지만 때로 하나됨을 위하여 두세 사람이 짐을 나누어 질 수도 있습니다. 참된 하나 됨에는 기쁨이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 설교를 통하여 교회적으로 모든 교우들이 주 안에서 진정한 일치와 연합을 경험하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시기를 원합니다.

요한복음 17장은 예수님의 고별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앞에 두고 기도하셨지만 그들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그들을 통해 복음을 듣고 믿게 될 성도들의 ‘하나됨’을 위하여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하나됨을 반복적으로 기도하셨다는 사실은 그분께서 그것을 얼마나 간절히 원하셨는지를 보여줍니다. 왜냐하면 성도의 하나 됨은 그들이 세상에서 승리하게 하는 힘의 원동력이며 동시에 세상으로 하여금 예수님이 하나님 아들 되심을 알게 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하나 되게 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문화적 전통, 교단이나 교회의 전통, 개인적 취향, 관점의 차이, 성경 해석의 차이 등입니다. 그럴 때마다 차이로 인하여 갈등하는 우리를 세상이 주시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성부 하나님 안에서 사랑으로 하나 될 때 세상은 교회와 우리를 다시 주목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 되지 못한다면 그 어떤 전도 수단들도 세상에 거룩한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성도와 지상의 교회를 위하여 기도하시되 그들의 평안이나 수적인 증가를 위하여 기도하시기보다 그들이 예수님과 하나님 안에서 서로 온전히 하나 되기를 위해 기도하신 것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세상의 죄인을 구원하기 위하여 일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경건을 추구하고 다른 형제자매들과 하나 됨을 추구해야 합니다.

하나 되지 못하는 이유

- 욕심

사탄에게 미혹되어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이 금하신 선악과를 따먹었습니다. 아담이 범죄 한 후에 하나님이 찾아오십니다. “네가 어디 있느냐” 아담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던지는 질문이 아닙니다. 전에는 하나님과 더불어 동행하였으나 죄를 짓고 나니 오히려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습니다. 눈이 밝아진다는 것이 사실은 악에 대하여 눈이 떠진다는 것입니다. 죄의식과 두려움으로 인하여 마음이 거리끼니 하나님의 낯을 피합니다. 하나님과의 영적인 관계가 단절이 됩니다. 전에는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 아니하였는데 죄를 짓고 보니 부끄러움을 느끼며 고뇌와 불안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내가 너더러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 실과를 네가 먹었느냐”는 하나님의 물음에 아담은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하와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원망합니다.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실과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아담이“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창 2:23)고 외치던 감격은 사라졌습니다. 아담의 말을 듣는 하와의 기분이 어땠을까요? 그날 밤 부부싸움을 심하게 하지 않았을까요? 하나님과의 하나됨이 깨지니 다른 사람들과의 하나됨도 깨어집니다. 아담과 하와가 왜 이런 실수를 저질렀습니까? 하나님 같이 되고자 하는 악한 마음 때문입니다. 남보다 뛰어나 보려는 마음, 남보다 더 인정받고 싶은 마음 이런 욕망이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를 깨뜨립니다. 사탄이 그들의 욕심을 부추겼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 혹은 그룹과 그룹 간에 갈등이 생깁니다. 우리 중에 이런 갈등 안에서 교회 생활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누구나 화해와 평화 가운데서 교회 생활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물론 잘못이 크고 작은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갈등은 양쪽 모두에게 잘못이 있습니다. 갈등을 벌이는 동안 자기 생각이, 자기 방법이 더 맞는다고 주장하면서 자기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방법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서로 굽히지 않습니다. 야고보서를 보면 그런 갈등을 인해 교인들이 빨리 말하고 빨리 화를 냈고, 말의 실수가 있었고, 그들 사이에는 시기와 다툼이 있었고, 서로 비방하고 정죄했다고 합니다. 야고보서 4장 1절을 봅니다. “너희 중에 싸움이 어디로부터 다툼이 어디로부터 나느냐 너희 지체 중에서 싸우는 정욕으로부터 나는 것이 아니냐” 하면서 교회에서 비난과 비방, 싸움과 다툼, 대립과 분열이 생기는 것은 바로 우리의 욕심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 교만

바벨탑을 쌓는 것이 왜 문제가 되었습니까? 사람들은 바벨탑을 지음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내고자 하였습니다. 다수가 모여 하나가 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하여 자기들끼리 힘을 합치려고 하였습니다. 바벨탑 사건이 보여주는 교훈이 무엇입니까? 하나됨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나됨의 동기가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것이라면 그 하나됨은 도리어 깨어져야 합니다. 바벨탑을 쌓던 사람들이 자기 이름을 내고 하나님과 동등한 위치에 서려고 했습니다. 사탄이 그들의 교만을 부추겼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들의 하나 됨을 파하고자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온 땅에 흩으셨습니다. 악하고 불순한 동기로 하나 되고자 하는 것은 자신과 공동체를 망치는 지름길이 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사랑하라”

사랑의 계명이 무엇입니까?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나됨과 관련된 예수님의 명령이 “서로 사랑하라”입니다. 요한복음에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이 네 번 나옵니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 13:34)

“내 계명은 곧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는 이것이니라”(요 15:12)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명함은 너희로 서로 사랑하게 하려 함이라”(요 15:17)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순종해야 하는 명령입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5).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까? 예수님은 죽음이 임박한 줄 아시고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시며 ‘사랑하기’의 본을 보이셨습니다. 먼저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기셨습니다. 이어지는 베드로와 예수님의 대화는 사랑하는 것이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것과 연관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사랑의 제자도는 ‘열매 맺기’로 더 구체화됩니다. “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요 너희는 내 제자가 되리라”(요 15:8). 예수님이 제자를 택하신 목적은 그들이 열매를 많이 맺음으로 아버지께 영광을 받으시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열매를 많이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의 사랑 안에 거하는 것 같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거하리라”(요 15:9-10) 아들은 아버지의 계명을 지킴으로써 아버지의 사랑 안에 거하고, 마찬가지로 제자들도 아들의 계명을 지킴으로 아들의 사랑 안에 거합니다. ‘사랑 안에 거한다’는 것은 아들이 주신 계명을 성실하게 지키며 말씀대로 순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아버지로부터 오신 말씀과 사랑을 받은 사람들이 아버지 및 아들과 하나가 되어 아들의 본질을 알고 아들의 영광을 볼 수 있도록 기도하셨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서로 사랑하기’는 세상에 하나님의 자녀들을 통하여 구원의 길을 여는 일이고, 꺼져버린 사람들의 빛을 밝히는 일이며, 사람들이 잊어버린 하나님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일이고 세상에서 하나님의 주권과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일입니다. 이것이 바로 아버지와 아들과 성도들이 서로 사랑함으로써 하나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분열, 갈등, 대립의 어두운 생활을 청산하고 서로 사랑함으로써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하며 하나님과 하나 되기를 선택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럴 때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도 자연히 하나가 됩니다. 

하나 됨의 근거: 아버지와 아들의 연합

오늘은 교회력으로 삼위일체 주일입니다. trinity = tri + unity 어떻게 셋이 하나가 됩니까? 신비로운 진리입니다. 삼위일체를 설명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히브리인들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삼위일체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는 있습니다.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자’는 ‘보냄을 받은 자’와 하나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나는 스스로 온 것이 아니요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이니라”(요 8:42) 하나님이 ‘보낸 자’요, 예수님은 ‘보냄을 받은 자’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가 자기를 보내신 것을 분명히 아셨습니다. 보낸 자와 보냄을 받은 자가 하나라는 개념에 비추어보면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님은 하나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니라”(요 10:3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을 자기 아버지라고 하실 때 펄쩍 뛰었습니다. 하나님을 모독했다는 것입니다. 목수의 아들 주제에 감히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요한복음 15:26에 의하면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너희에게 보낼 보혜사 곧 아버지께로부터 나오시는 진리의 성령이 오실 때에 그가 나를 증언하실 것이요.” 보혜사는 ‘곁에 있도록 부름 받은 존재’라는 뜻입니다. 보혜사인 예수님이 또 다른 보혜사인 성령님을 보내신다고 합니다. 예수님이 ‘보낸 자’요, 성령님이 ‘보냄을 받은 자’입니다. 그래서 아들과 성령은 하나가 됩니다. 따라서 아버지 하나님과 예수님과 성령님은 하나라는 논리로 삼위일체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기독교의 사랑을 말할 때 근본적으로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랑에서 출발합니다. 성부 하나님은 그분으로부터 모든 사랑이 나오는 사랑의 원천이고, 성자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자신을 주심으로써 이 사랑을 결정적으로 표현하신 분이며, 성령 하나님은 성자께서 제공하신 하나님의 사랑의 희생을 믿는 자들로 하여금 상기시키시고 알게 하시는 분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사랑받은 것과 같이 우리 이웃을 우리와 같이 사랑해야 합니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하나됨의 목적: 영혼 구원

3년의 공생애를 마친 후 십자가에서 달리는 것을 목전에 두신 예수님께서 하나님께 드리는 마지막 소원은 당신 백성의 하나 됨이었습니다. 왜 예수님은 ‘하나 됨’을 그렇게 소망하셨을까요? 세상 사람들을 향한 사명을 감당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내가 비옵는 것은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다만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17:15)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예수님뿐만 아니라 자기 백성도 사랑하신 것을 세상으로 알고, 제자들이 전부 하나가 되어 하나님 안에 머물며 세상으로 하나님 아버지께서 예수님을 보내신 것을 믿게 하는 사명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제자의 사명이란 삶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보여주고 믿게 하고 구원받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인들이 하나 되지 못하고 자기만을 사랑하고 자기 이익과 영광을 탐하며 살아간다면 자기뿐 아니라 하나님도 욕을 먹고 전도의 문이 막혀버립니다. 그래서 주님은“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21절) 기도하셨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공동체입니다. 성도들이 하나가 되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세상의 불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여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한다면 이보다 더 소중한 것이 어디 있습니까?

하나됨의 비결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단순히 힘을 한데 모으는 획일적인 연합이 아닙니다. 연합이 잘못되면 그 공동체를 통하여 바벨탑을 쌓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창세전부터 보여주셨던 그 사랑이 있고 또 그 사랑으로 인하여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에게 허락했던 영광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부족한 그리스도인의 모임은 세상의 조직처럼 변질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속한 교회나 단체, 작게는 가정까지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과연 우리가 속한 공동체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까? 그저 자기와 코드가 맞는 사람끼리 서로 모여 즐겁게 지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 모임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영광을 보고 있습니까? 혹시 자기들의 욕심만을 채우려 하지는 않습니까?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름 받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1) 사랑으로 충만해야

예수님은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율법사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하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마 22:37-39). 야고보서도 이 두 계명을 강조합니다. “너희가 만일 성경에 기록된 대로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 하신 최고의 법을 지키면 잘하는 것이거니와”(2:8) 하나님을 사랑하고 서로를 사랑해야 합니다. 따라서 다른 성도들 사이의 다툼도 불사하면서 자기 생각과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합한 것이 아닙니다. 성경의 메시지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자기의 주장을 꺾으면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야고보 3장 17절을 보면 하늘의 지혜의 특성 중에서 ‘관용’과‘양순’이 나오는데 ‘관용’은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고 ‘양순’은 자기의 주장을 꺾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하늘의 지혜입니다. 자신의 욕심을 따르지 않아야 합니다. 말도 신중하게 하고 성내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다투지 말아야 합니다. 비방하거나 원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상대방이 잘못해도 잘 품어주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우리들은 서로 화평가운데 살아야 합니다.

2) 주님의 마음을 본받아야

어떤 일을 추진할 때 결과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하는 동기나 과정이 또한 중요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항상 돌아볼 줄 아는 사랑과 겸손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서로 사랑하지 못하고 제각기 다른 마음을 품고 자기 소견에 좋은 대로 행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기분이 나빠지며 하던 일에 의욕을 잃지는 않습니까? 이기적인 욕망 때문에 혈기를 부리다 공동체를 긴장으로 몰아넣지는 않습니까? 다른 사람들을 은근히 무시하지 않습니까? 마음을 같이 하고 뜻을 합하여 한 마음을 품지 않으면 하려는 아무리 실력이 있고 열정이 있을지라도 덕을 세우지 못합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 2:5) 하면서 바울은 모든 성도들에게 예수님의 마음을 품으라고 합니다. 주님의 마음이 우리의 마음, 주님의 생각이 우리의 생각, 주님의 목표가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와 우리를 향한 사랑 때문에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피 흘려 사신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모르는 사람은 아직 신앙 안에서 덜 된 사람입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이시지만 인간이 되시고 밑바닥 인생을 사셨습니다. 그런 분을 우리가 주님으로 섬긴다면 우리는 함부로 자존심을 내세울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자세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대한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 특히 믿음의 형제자매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고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3) 성령으로 충만해야

사도행전 2장을 보면 생동감이 넘치는 예루살렘 교회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그 교회는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음식을 먹고”(46절) 하면서 모이기를 힘썼습니다.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미하는 은혜가 충만하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교회가 되었을까요? 사도행전 2장 43절에는 사도들로 말미암아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사도들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예수님이 체포되실 때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친 자들이 아닙니까? 혹시라도 잡으러 오는 사람이 있을까봐 문을 걸어 잠그고 숨어 있는 자들이 아닙니까? 그 비겁한 제자들이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오순절에 모두 성령의 충만함을 받았습니다. 성령 충만함을 받은 그들은 성령이 시키는 대로 각국 언어로 말하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왜 하필이면 다른 언어들을 말합니까? 이는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사건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높아지려고 탑을 쌓았던 사람들을 온 땅에 흩어버리고 그들의 언어를 혼란케 하여 서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도행전 2장에서는 혼돈된 언어가 서로 통하게 되는 기적이 벌어집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듣고 회개하고 세례를 받고 죄 사함과 성령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 결과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았고, 주님께서 구원받는 사람들을 날마다 더하게 하셨습니다. 성령 충만이 하나 됨과 기쁨의 핵심이요 비결입니다. 예루살렘 다락방에 모인 120명의 성도들은 “너희는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아버지의 약속을 기다”리라는 약속을 붙들고 열흘 동안 간절히 기도에 힘썼습니다. 결국 성도의 성령 충만은 기도와 말씀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전날 밤 겟세마네 동산에서 중보기도를 드리셨습니다. 그 내용은 일치와 연합과 하나 됨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 17:21) 그만큼 하나 됨이 절실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새 계명인 “서로 사랑”을 성령의 인도하심 가운데 실천하기 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성령과 진리의 말씀을 중심으로 교회 공동체가 아름다운 변화의 삶을 온전히 회복하며 교회에 부흥과 성장이 일어나기 원합니다. 함께 섬기고 사랑을 나누는 귀한 교회가 되기 원합니다. 시대와 상황은 달라도 하나님이 복 주시는 교회의 모습은 여전히 같습니다. 교회는 하나 됨을 깨뜨리려는 위협과 도전을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면서 초대 교회 교인들이 가졌던 그 다이내믹한 성령의 역사를 체험하시고 그 기쁨과 능력이 각자의 삶의 현장에까지 흘러 넘쳐 아름다운 열매들을 풍성히 거두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