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강해(2)
본문 : 고전1:1-3
제목 : 교회의 표지와 교회됨의 원천

오늘 본문은 바울이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향해 문안인사 하는 내용입니다. 1절로 3절 말씀을 다시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1-3“------”“하나님의 뜻을 따라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로 부르심을 입은 바울과 및 형제 소스데네는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 곧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입은 자들과 또 각처에서 우리의 주 곧 저희와 우리의 주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자들에게,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 좇아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

지금 여기 문안 인사를 하고 있는 이는 누구입니까? 바울입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있는 소스데네가 함께 문안하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편지로 문안하고 있는 바울은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습니까? ‘하나님의 뜻을 따라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로 부르심을 입은 자’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신은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로 부르심을 입었는데, 이것은 하나님의 뜻으로 말미암아 되어진 것이라는 말입니다. 자신의 어떤 자격이나 노력, 혹은 다른 어떤 사람의 추천에 의해 사도가 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하나님의 택하심에 의해 되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권위는 누구에게서 나오는 것입니까? 그를 부르신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그의 권위의 보증이 되어주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앞으로 사도가 자신의 사도권을 변증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되어집니다.

여하튼 그는 누구의 사도입니까?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입니다. 곧 그리스도 예수의 대행자로서 사도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는 그리스도 예수께서 시키신 일을 행할 것입니다. 또 예수께서는 그에게 자신의 뜻을 알리시고, 그 일을 하도록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주님께서 마치 종을 부리듯 시시콜콜 모든 일을 시키신다는 말은 아닙니다. 사도는 구약의 선지자와는 다르게 그 인격과 삶으로 봉사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마치 어떤 한 나라의 대사처럼 부름 받은 것입니다. 그러니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구약의 선지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구약의 선지자는 말 그대로 종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주인이 명하신 바만 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말을 할 때도,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또는 “여호와께서 이르시기를” 이런 방식으로 말해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신약의 사도는 그렇지 않습니다. 신약의 사도는 “이는 주의 명하심이 아니나, 내 의견에는” 이런 방식으로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주님의 권위 아래 매이지만, 종처럼 매이는 것이 아니라, 대리자로서 그 권위를 행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구약과 신약의 직무자의 큰 차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하튼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로서 성도들에게 인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소스데네가 문안하고 있는데, 바울은 그를 일컬어 형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곧 그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형제 된 자인 것입니다.

이 소스데네가 누구입니까? 지난 시간에 살펴 본 것처럼, 이 사람은 고린도 지역의 회당장이었습니다. 그는 유대인의 회당장으로서 예수를 믿게 되었고, 이로 인해 총독 갈리오 앞에서 폭행을 당한 자였습니다. 유대인의 증오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 유대인의 증오의 대상이 된 이상, 그는 더 이상 그 지역에 머물 수 없었고, 바울과 함께 그곳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 후 그는 바울과 함께 하며 여러 지역에서 선교 사역에 힘썼고, 지금 바울 곁에서 조력자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바울은 이 편지를 쓸 때, 그와 더불어 의논하면서 이 편지를 썼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된 소스데네와 더불어 문안하고 있습니다.

그 문안의 대상이 누구입니까? 고린도와 그 주변 지역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입니다. 바울은 여기서 특별히 교회를 ‘하나님의 교회’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이 말을 통해 ‘교회의 주가 누구이신가’를 분명하게 밝혀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어느 정도 의도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서신에는 이런 표현이 등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이 표현을 통해 교회가 결코 어떤 당파에 속할 수 없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교회는 바울이 개척하였습니다. 하지만 결코 바울의 교회일 수 없습니다. 이곳에서 가르쳤던 아볼로의 교회일 수도 없습니다. 교회의 수장이라 하는 베드로의 교회일 수도 없습니다. 이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인 것입니다. 바울은 그 점을 분명히 밝혀 자칫 분열할 수 있는 교회의 성도들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그럼 이 하나님의 교회를 이루고 있는 이들은 누구입니까? 물론 하나님의 백성들이지요?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택하신 백성, 그의 소유된 백성들이 교회를 이루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으로서 교회를 말하면서 바울은 교회의 정체성에 대해 다음 두 가지 면을 통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첫째, 교회는 곧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그 결과 성도라 부르심을 입은 자들’이라는 것입니다. 여기 ‘거룩하여졌다’는 것은 깨끗하여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깨끗하여졌다’고 하는 것은 어떤 더러운 것으로부터 구별되어졌다는 뜻입니다. 곧 우리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 세상으로부터 구별되어진 자인 것입니다. 구별되어 하나님께 속하게 되었다는 의미로 우리는 깨끗한 자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으로부터 구별되어진 자로서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 곧 성도의 표지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세상 사람들과는 다른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과 똑 같은 모습으로 산다면, 결코 성도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 ‘세상’은 다른 의미가 아닌,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 생의 자랑으로서 세상’을 의미합니다. ‘악하고 음란한 세대로서의 세상’입니다. 하나님 밖 더러움에 있다는 의미로 세상인 것입니다. 바로 이런 악하고 음란한 세대를 본받지 않고,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의 정체성을 갖는 것, 이것이 성도로서의 표지입니다. 이 세상 온갖 정욕을 버리고, 거룩함과 경건함의 모습을 갖는 것, 이것이 성도로서 가져야할 표지인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세상을 따라 온갖 정욕의 삶을 추구해 간다면 어떻겠습니까? 이 세상 욕심을 부끄럼 없이 다 행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여기 고린도 교회 어떤 자처럼, 음행을 행하고, 파당을 짓고, 가진 부를 자랑하면서 가난한 자를 멸시하고, 그것도 모자라 형제 된 이를 세상 법정에 고소하고, 이렇게 한다면, 어떻게 그를 거룩한 성도라 할 수 있겠느냐는 말입니다. 그런 의미로 바울이 여기 편지 첫머리에서, 교회의 정체성으로서 거룩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타당한 것입니다. 곧 그는 자신의 편지 첫머리에서부터 이미 이 편지의 전체적인 방향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여하튼 우리가 만약 하나님의 교회의 일원으로서 성도라 여긴다면, 하나님 앞에 거룩한 삶, 세상과 구별되어진 삶, 세상이 지니지 못하는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을 추구해 가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으로서 정체성을 말하는 두 번째는 주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것입니다. 여기 주 되신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냥 “주여”하고 부른다는 의미만은 아닙니다. 여기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를 예배한다는 것입니다. 그를 예배의 대상으로 섬긴다는 것입니다. 창세기에도 보면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셋도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에노스라 하였으며, 그 때에 사람들이 비로소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더라” 그러므로 주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를 예배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말입니다. 순종과 섬김의 대상으로 삼는 것입니다. 오로지 그에게만 주인으로서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고린도 교회 어떤 자처럼 우상을 섬긴다면 어떻겠습니까? 꼭 우상이 아니더라도 어떤 것을 우상처럼 높이며 추구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과연 그를 하나님의 백성이라 할 있겠습니까? 거룩한 성도라 할 수 있겠습니까? 성경은 그런 자를 향해 ‘두 마음을 가진 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간음하는 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자는 성도로 불리기에 합당치 않은 것입니다. 성도는 오직 한 주님만을 섬기는 사람을 말합니다. 오직 그의 이름만을 부르는 자입니다. 오직 주님께만 순전한 헌신과 사랑을 바치는 자인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바울은 지금 그의 인사말 가운데, 교회가 교회 되는 중요한 정체성 두 가지를 말하였습니다. 하나는 죄로부터 구별된 삶이요, 다른 하나는 오직 주님만을 섬기는 삶입니다. 이것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입니다. 우리가 죄로부터 구별된 삶을 살지 않고, 주를 섬긴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또 주를 섬기지 않고 그저 도덕적으로 깨끗한 삶을 산다고 해서 그를 성도라 하지 않습니다. 성도는 이 모두를 함께 겸비하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중심이 주를 향해 순전해야 하고, 그런 만큼 그 삶 또한 깨끗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구별된 삶과 주를 향한 순전함은 교회의 중요한 표지입니다. 이것을 가질 때 비로소 교회는 거룩한 성도의 모임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교회가 교회 되는 원천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주시는 은혜와 평강에 있다 하겠습니다. 바울은 성도들에게 은혜와 평강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 좇아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 이 은혜와 평강은 누구로 말미암는 것입니까?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이십니까?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아버지가 되어주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아버지로 부르도록 허락하신 하나님이신 것입니다. 이 말은 그가 우리의 아버지 역할을 해 주시겠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곧 이 은혜와 평강은 우리의 아버지 되신 하나님으로서 베푸시는 은혜요, 평강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은혜와 평강은 누구를 통해 베풀어집니까?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베풀어집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로 아버지의 주시는 은혜와 평강의 유일한 통로인 것입니다. 그런 의미로 신약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곧 교회의 중보자로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구약의 교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구약 교회의 은혜의 통로는 어떤 의미로 모세였습니다. 모세가 중보자였고, 하나님께서는 모세 제도 안에서 그 백성과 함께 하셨습니다. 모세 제도 안에서 은혜를 베푸셨고, 모세 언약 안에서 그 약속된 평강을 주셨습니다. 그러니 그 은혜와 평강이라고 하는 것은 영원한 것이 못되었습니다. 그 은혜와 평강은 땅에 속한 것이요, 썩어지는 것이요,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모세 얼굴의 빛이 사라지는 것처럼, 사라지는 것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신약교회에 베푸시는 은혜와 평강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 은혜와 평강을 주시는 분은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땅의 제사장이 아니라 하늘 성소의 제사장이십니다. 그러니 이 은혜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은혜여서 능히 그 백성을 일으켜 세웁니다. 이 평강은 죽음을 이긴 평강이어서 교회로 하여금 능히 세상 권세를 이기고 서게 합니다. 주께서 주시는 은혜와 평강은 그 백성으로 어둠을 벗고 승리케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 은혜와 평강이 결국 고린도 교회를 치유하고 새롭게 할 것입니다. 모든 어둠을 벗고 빛 가운데 서게 할 것입니다. 주께서 주시는 이 은혜와 평강은 교회가 교회 될 수 있는 유일한 원천이요 능력인 것입니다. 그러니 바울은 이 은혜 앞에, 그의 주시는 평강 앞에 교회를 의탁하고 있습니다. 이 은혜와 평강이 성도들에게 임하기를 기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교회가 주의 나라로 설 수 있는 길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 길은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교회가 주의 은혜를 의지하여 서는 데 있고, 그의 주시는 평강으로 채워지는 데 있습니다. 교회가 주의 베푸시는 은혜를 따라 그 은혜에 응답하게 될 때, 교회는 새로워지게 될 것입니다. 교회가 그 평강으로 가득 채워지게 될 때, 교회는 능력 있는 그리스도의 증인된 교회로 서게 될 것입니다. 주의 베푸시는 은혜와 평강이야말로 교회로 하여금 교회 되어지게 하는 원천인 것입니다. 교회가 이 원천을 따라 힘을 공급받게 될 때, 교회는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 원천을 따라 죄로부터 구별된 모습, 오직 주님만을 유일한 주로 고백하는 모습을 보이게 될 때, 교회는 그야말로 산 위에 우뚝 선 빛처럼 세상을 비출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교회가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세상의 빛이 되지 못한다고들 말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많은 이유가 있겠으나, 교회가 더 이상 주의 은혜를 따라 서려하지 않고, 지극히 세상적인 것을 의지하여 서려 하는데 있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더 많은 부를 쌓고, 더 많은 힘을 가지려 하는데 있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말씀을 의지하여 정도를 가려하지 않고, 여러 가지 인간적인 편법을 따르고자 하는데 있지 않는가 생각됩니다. 그럴 때 교회는 무능력해지고 그 빛을 잃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외형은 맘모스처럼 거대해질지 모르나,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자꾸만 쇠약해 가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어떻습니까? 우리 교회는 과연 작지만 내실 있는 교회입니까? 정말 주의 은혜만을 의지하고, 주의 말씀만을 순종하고자 하는 교회입니까? 우리의 생활은 어떻습니까? 과연 우리의 생활은 세상과 구별된 생활입니까? 우리의 삶은 오직 주님만을 고백하는 삶입니까? 어떻습니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가 처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정말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살 수 없다’ 생각하며, 그 은혜를 간절히 의지했을 때에로 돌아가야 합니다. ‘내 오직 주님만을 섬기고 그만을 위해 내 생을 드리겠다’ 다짐했을 때에로 돌아가야 합니다. 조그만 죄에도 가슴 아파하며 슬퍼했던 순수함의 때에로 돌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하면서, 우리가 처음 주님을 향해 가졌던 마음, 처음 주의 교회를 향해 가졌던 마음을 새롭게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낮아짐 가운데 간절히 그의 은혜를 구해야 하겠습니다. 그의 평강이 자신의 온 마음을 지배할 수 있도록 간절히 주를 의지해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내가 살고 교회가 사는 길이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다가오는 새 해에는 우리 모두가, 아버지의 주시는 은혜를 더욱 간절히 구하고 의지하며, 그런 가운데 거룩하고 능력 있는 성도의 삶을 더욱 힘있게 살아가실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