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고린도전서를 설교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린도전서는 아가야 지역 ‘고린도’라고 하는 도시에 있는 교회에 보낸 바울의 편지입니다. 고린도는 우리 식으로 하면 ‘전라도 광주’ 이렇게 될 것입니다. 이 도시는 화면에 보이는 것처럼, 양쪽에 바다를 낀 해안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소위 항구도시로 교통과 무역의 중심지였습니다. 우리나라로 하면 여수나 목포쯤 될 것입니다. 무역의 중심지인 만큼 어땠겠습니까? 꽤나 부유한 자들이 많았겠죠? 부자들이 많았습니다. 동시에 우상숭배가 극심했던 도시여서 곳곳에 우상의 신전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우상 숭배는 성적인 타락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어서 우상숭배와 더불어 성도덕이 아주 문란한 도시였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그 도시에 창기가 무려 일천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린도 사람’하면 ‘음탕함’이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고린도에는 유명한 철학과 수사학의 학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위 난다 하는 지식층들은 그 자부심이 대단하였습니다. 또한 이로 인해 “고린도인처럼 말한다”는 격언이 생겼는데, 이는 아주 말재주가 뛰어난 것을 가리키는 의미가 되었습니다. 여하튼 이런 도시에 교회가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마치 유흥가 한 중심에 교회가 세워지듯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고린도 교회의 상황은 앞으로 교회가 당면할 많은 문제를 암시해 주는 것이기도 하였습니다. 아무튼 이 교회는 주변환경에 쉽게 영향 받을 수 있는 매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이 고린도 교회는 바울의 2차 선교여행 중에 개척된 교회입니다. 당시 바울은 화면에 보이는 것처럼, 아시아와 마게도냐 그리고 아가야 지역을 돌며 복음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시간에 살펴본 빌립보는 마게도냐 지역의 윗 부분에 위치해 있고, 그 밑에 데살로니가가 있고, 맨 아래 아가야 지역의 고린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바다 건너 우측 편을 보면, 아시아지역에 에베소 교회를 비롯하여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가 위치해 있습니다.

그가 이 선교여행을 한 때는 약 주후 50-51년경으로 추정되는데, 그 해 겨울에 바울은 고린도에 당도하여, 약 1년 6개월을 머무르며 이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바울이 동역자 없이 홀로 고린도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서 ‘아굴라’라고 하는 유대인 하나를 만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굴라는 로마 황제 글라우디오의 명령으로 로마로부터 쫓겨난 유대인이었습니다. 당시 황제는 명을 내려 로마 내에 거주하는 모든 유대인들을 추방하도록 하였습니다. 바로 그 일 때문에 그는 아내 브리스길라와 함께 고린도로 피해 온 것입니다. 이 부부가 하는 일은 천막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마침 바울도 이 일을 하고 있었으므로, 두 사람은 함께 거하며 일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바울은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을 것이고, 두 사람은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에 두 사람은 주중에는 함께 일하고, 안식일이 되면 회당 모임에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당시 헬라 지역에는 많은 유대인 회당이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도시에 유대인들이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회당이 없는 도시는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매 안식일이 되면 회당에 모여 성경을 읽고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통상 이 모임은 회당장이 주관하게 되는데, 회당장은 그 주간에 해당하는 성경을 읽습니다. 아마도 모세 오경이나, 선지서, 또는 시편 중 하나를 읽었을 것입니다. 성경을 읽은 후 회당장은 말하기를, “혹 이 말씀을 풀어 권면하실 분 있으면, 나와서 권면해 주시오” 이렇게 말하게 됩니다. 나오는 사람이 없을 경우에는 아마 회당장이 이 일을 했을 것입니다.

여하튼 바로 이 때 기회를 얻어 바울은 앞에 나가 이 말씀을 강론하고, 이 말씀이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성취되었음을 선포하였습니다. “예수가 바로 우리가 기다리는 그리스도다”라고 선포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예수 믿을 것을 간절히 권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떻겠습니까? 회중 가운데 동요가 일었겠지요? 아마 어떤 사람은 화가 잔뜩 나서 욕을 해 대는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어떻게 십자가에 목 박혀 죽은 자가 구원자일 수 있느냐”고.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그 중 몇몇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예수를 믿게 되었습니다. 그 중 누가 나오고 있습니까? 7절에 보니, ‘디도 유스도’라고 하는 사람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8절에 보니 “회당장 그리스보가 온 집으로 더불어 주를 믿으며 수다한 고린도 사람도 듣고 믿어 세례를 받더라”라고 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고린도 교회가 시작되게 된 것입니다.

9절을 보니 밤에 주께서 환상 가운데 바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며, 잠잠하지 말고 말하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아무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하셨습니다. 이에 바울은 더욱 용기를 얻어 일년 육 개월을 그곳에 유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쳤습니다. 주님께서도 “이곳에 내 백성이 많다”하셨고, 또 일년 육 개월을 머무르며 복음을 전했으니 어땠겠습니까? 아마도 빌립보 교회나 다른 교회보다 훨씬 더 부흥했을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많은 이들이 주를 믿었을 것입니다.

그러자 유대인들이 어떻게 했습니까? 더 이상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바울을 붙잡아 재판 자리에로 끌고 갔습니다. 당시는 ‘갈리오’라고 하는 자가 아가야 지역 총독으로 있었는데, 바로 그에게로 끌고 간 것입니다. 그리고 말하기를, “이 자가 율법을 어기고 있다”고 고소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총독으로서는 그런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어떤 법이나 행정상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하기를 “너희 유대인들아, 사건이 무슨 범죄나 악행에 관련된 일이면, 내가 너희들의 송사를 들어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율법에 관련된 것이라면, 내 소관이 아니니 너희가 알아서 하라”하고 그들을 재판정에서 쫓아 버렸습니다.

이에 화가 난 유대인들은 회당장 소스데네를 잡아 그 자리에서 폭행하였습니다. 아마도 소스데네는 그리스보의 후임으로 회당장이 된 후, 그 또한 예수를 믿게 된 것 같습니다. 여하튼 이렇게 해서 소송사건은 마무리되었고, 그 후 여러 날을 유하다가 바울은 그곳 고린도를 떠나게 됩니다. 폭행을 당했던 소스데네와 함께 말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고린도 교회는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후에 ‘아볼로’라고 하는 자가 이곳 고린도에 와서 교회를 가르치게 됩니다. 아볼로는 에베소에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로 말미암아 예수를 믿게 된 사람으로, 학식이 매우 뛰어난 자였습니다. 그래서 사도행전 18장 27절을 보면 “저가 가서 은혜로 말미암아 믿는 자들에게 많은 유익을 주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린도를 떠난 바울은 틈나는 대로 편지를 써 고린도 교회를 권면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린도전서 5장 9절을 보면, “내가 전에 너희에게 쓴 편지 중에 이런 말을 썼는데”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전에 쓴 편지의 내용을 고린도 성도들이 오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오해를 바로 잡아주고 있는 내용이 5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볼 때 바울은 최소한 한 통 이상의 편지를 이전에 보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 편지들은 다 소실되어 전해 내려오고 있지 않습니다. 여하튼 바울은 이 소실된 편지를 보낸 후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오랜 후에 글로에의 집 사람의 편으로 고린도 교회의 소식을 듣게 됩니다. 고린도 성도들이 바울 자신의 편지를 오해하고 있다는 소식과 성도들이 서로 분열하고 있다는 소식, 그리고 그들 중에 음행이 있었다는 소식, 형제들이 서로 싸워 법정에 고소한 사건이 있었다는 소식 등 좋지 않은 소식들을 듣게 된 것입니다. 이에 바울은 속히 펜을 들어 다시 쓰게 됩니다. 서로 분열하지 말도록, 자신의 편지를 오해하지 말도록 편지를 썼습니다. 음행의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소송의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세세히 기록하였습니다. 바로 그 편지가 여기 고린도전서인 것입니다.

편지를 쓰고 있을 무렵 바울은 몇몇 사람들의 방문을 받게 됩니다. 그들은 다름 아닌 고린도 교회로부터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이름이 16장 17절에 소개되고 있는데, 스데바나, 보드나도, 아가이고, 세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은 고린도 교회가 보낸 대표단들로, 이런 저런 질문거리들을 적어 가지고 왔습니다. 결혼의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상에 제사된 고기는 먹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예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령의 은사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등등 교회가 당면한 실제적인 문제들을 적어 온 것입니다. 이 각각의 질문에 대해 바울은 비교적 소상히 답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이 편지를 디모데의 손에 들려 고린도 교회에 보낸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의 이 편지는 교회의 많은 실제적인 문제들에 답한 편지입니다. 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의 이 편지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소중한 지침들을 주고 있습니다. 곧 하나님의 교회에서 발생하는 이런 저런 많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가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원리들과 지침들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당면한 모든 문제의 해답을 다 답해주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대일 대입식으로 우리의 문제를 이 편지에서 다 찾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바울의 이 편지를 보면서, 교회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의 이런 저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원리와 지혜들을 얻게 될 것입니다. 과연 하나님의 교회가 어떤 곳인가에 대한 신령한 지식들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혜와 지식들은 앞으로 우리가 교회를 이루어감에 있어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고린도 교회를 보면 마치 한국교회를 보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비슷한 문제들로 한국교회가 씨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 내 세상적인 부와 지위를 가진 자의 문제라든지, 분열의 문제라든지, 음행의 문제라든지, 은사의 문제라든지, 헌금의 문제라든지, 목회자의 권위의 문제라든지, 정말 너무도 비슷한 문제들을 오늘날 우리들의 교회가 안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여기 고린도서는 이런 병든 우리들의 교회를 치유하는 하나의 처방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영광스런 교회로서 그 영광과 능력을 회복할 수 있는 치유책인 것입니다.

그런 의미로 우리가 겸손하게, 진지하게, 그리고 열의를 가지고 이 말씀을 배워가야 하겠습니다. 과연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들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 땅의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간절한 외침이 무엇인지를 들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런 가운데 기도하면서,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안타까워하면서, 바른 복음의 자세로 교회를 섬겨야 할 것입니다. “교회야 어떻게 되든 말든 나만 잘 믿으면 된다” 이것은 바른 복음의 자세가 아닙니다. “한국 교회야 어떻든 우리 교회만 잘하면 되지” 이것도 주님의 교회를 사랑하는 자세가 아닙니다. 이 땅의 모든 교회는 다 주님의 교회이고, 우리는 이 교회를 섬기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부르심을 오늘 여기 우리가 속한 교회에서 구현해 내야할 책임을 부여받고 있는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

그러니 만큼 우리가 사도의 이 말씀 안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배울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장성한 진리의 지식 안에서 주의 교회를 섬겨가야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우리 모두가 이 고린도서 말씀을 통해 사도 바울에 비견되는 복음의 성숙함으로 자라갈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