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이 끊어졌을 때 민 14:1-10

주체사상의 일인자 황장엽씨가 남한으로 망명하였습니다. 그는 북한은 무력 적화통일의 기본 방침을 수정하지 않았는데, 이것을 믿지 않는 사람은 머저리 중에 상머저리라고 공언하였습니다. 그가 서울에 도착하는 날, K. B. S에서 세계의 북한문제 연구가들과 대담하는 프로를 방영하였습니다. 그들 대다수는 말하기를 북한은 먹을 것은 없고 경제는 소생 불가능하게 되었으나 계속 군사력만 증강하고 있으니 결국 언젠가는 그 막대한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시선을 우리 사회로 돌리겠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는 돈입니다. 정태수씨는 자신의 사업이 난항에 처할 때마다 막대한 정치자금을 뿌리면서 피할 길을 찾았고, 많은 중소기업의 사장들 중에는 자금난으로 부도를 내는 경우부터 인생자체에 부도를 내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여러분!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몇 가지 사례는 모두 한가지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그것은 인생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나 때로는 희망이 꺾이고 무너질 때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럴 때 황장엽은 망명을 선택했고, 김정일은 전쟁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고, 정태수는 돈과 부도로 처리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을 믿는 성도는 인생의 난국 혹은 영적인 곤경에 처하였을 때, 희망은 살아지고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은 요원한 것 같은 느낌이 있을 때 어떻게 하여야 합니까? 인생의 새로운 도피처를 찾는 것입니까? 인생부도를 내는 것이니까? 이런 경우 성화와 경건을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이것이 오늘의 주제입니다.

목표상실

이스라엘이 바란 광야까지 왔을 때 하나님은 정탐꾼들을 가나안으로 잠입시켜 정보를 수집하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12명의 정탐꾼들이 들어가 가나안을 동서남북으로 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하고 돌아옵니다. 그들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보고를 하였는데 첫 번째는 가나안의 자연과 삶의 질입니다. 이일에 대하여 저들은 이구동성으로 "과연 젖과 꿀이 그 땅에 흐른다"(민 13:27)고 보고합니다. 그리고 그 증거로 큼직한 포도송이를 제시하였습니다. 이 보고를 들은 이스라엘은 아마 환성을 지르면서 기뻐하였을 것이고 희망에 설레었을 것입니다.

그 다음 두 번째는 군사작전에 필요한 정보였습니다. 이것도 비교적 자세하였습니다. 지형과 주민, 민족의 분포와 저들이 보유하고 있는 요새들과 무기에 대한 정보였습니다. 이 보고는 정규 훈련을 받지 못한 이스라엘 민중에게는 승리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갖는 보고였습니다. 이 보고를 들으면서 이스라엘 민중은 술렁이기 시작하였고, 절망적인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갈렙만은 백성들을 진정시키면서 "올라가 취하자 우리가 능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갈렙이 모세 앞에서 백성을 안돈 시켜 가로되 우리가 곧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기리라 하나"(민 13:30).

그러나 다른 10명은 자기들의 말을 바꿔 그 땅을 혹평하면서 불가능이라고 강조합니다. 이 순간은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삶의 목적과 목표가 산산조각이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들은 애굽에서 나올 때부터 하나님께서 조상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가나안에 들어가 새로운 국가를 건설한다는 민족적인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광야의 고생스러움도 참고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목표가 불가능이라는 판정으로 낙착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저들에게는 삶의 목적이 무너지고 목표는 살아지고 말았습니다. 희망이 살아지면 좌절만 남게되는 것입니다. 삶의 목표가 살아진 후의 이스라엘은 방황할 수밖에 없었고, 그 첫 번째 반응은 밤새도록 통곡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온 회중이 소리를 높여 부르짖으며 밤새도록 백성이 곡하였더라"(민14:1).

두 번째는 지도자를 원망하기 시작하였고, 결국 그 원망은 하나님을 원망하는 것으로 발전해 갔습니다. 세 번째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는데 그것은 "애굽으로 돌아가자"입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다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며 온 회중이 그들에게 이르되 우리가 애굽 땅에서 죽었거나 이 광야에서 죽었더면 좋았을 것을 어찌하여 여호와가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칼에 망하게 하려하는고 우리 처자가 사로잡히리니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아니하랴"(민 14:2-3).

이상은 살아야 할 목적과 목표를 상실한 사람들의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말씀을 준비하면서 북한과 우리 대한민국과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은 북한사회를 매우 어둡고 절망적인 사회로 보기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 대한민국이 더 어둡고 절망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비록 먹을 것이 없고, 자유가 없어도 저들은 살아야 할 이유와 목적이 뚜렷하고, 죽어야 할 목적도 뚜렷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배고픔을 참아야 할 목적도 뚜렷합니다. 그것은 적화통일을 통해서 남조선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지상과제입니다. 이것은 그들의 신앙이며 신조입니다. 그래서 저들은 목숨도 웃으면서 내놓습니다.

그러면 우리 대한민국의 목적은 무엇이고 이 사회가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입니까? 과거에는 그래도 "잘 살아 보세"라는 목표가 있었고 이런 얄팍한 목표라도 있었기에 고생스러워도 열심히 일을 하고, 참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대적 빈곤은 있어도 절대적 빈곤은 없어졌습니다. 두꺼운 중산층도 형성되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 사회의 목적과 목표는 무엇입니까? 고생스러워도 참아야 하고, 죽으면서도 웃어야 하는 삶의 목표가 무엇입니까? 내 인생을 송두리째 드려도 아깝지 않은 삶의 목표가 무엇입니까?

저는 어려서 땅에 기어다니는 왕개미 중에 더듬이가 부러진 것들 보았습니다. 더듬이가 없어진 개미는 방향감각을 잃고 그 자리에서 뱅뱅 돌다가 죽어 갔습니다. 여러분! 더듬이가 없어진 개미와 같이 삶의 목표를 상실한 것이 오늘 우리 사회의 현실이 아닙니까? 그러기에 이 사회는 위기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삶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돈입니까? 학벌입니까? 건강입니까? 그러면 이런 것을 얻으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합니까? 지금 많은 사람들이 명퇴로 인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직장이나 사업이 삶의 목적이고 목표입니까? 명퇴가 되던 안되던 살아야 할 목적과 목표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돈은 있던지 없던지 내 인생을 걸어야 할 목표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죽음까지도 뺏어갈 수 없는 삶의 이유와 목적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삶의 목표가 살아졌을 때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합니까? 자포자기입니까? 막가는 인생입니까? 어떻게 하여야 성도답고 성화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까?

몸부림

좀더 이스라엘의 몸부림을 살펴보십시다. 밤새도록 통곡하고 원망하던 이스라엘은 결국 애굽으로 내려갈 차비를 차리기 시작하였고 이런 광경을 보면서 지도자 모세는 속수무책으로 하나님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리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여호수아와 갈렙은 백성들을 설득합니다.

눈으로 성경을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이 백성들을 설득하면서 하나님께서 "그 땅을 우리에게 주시리라"(민 14:8)고 합니다. "오직 여호와를 거역하지 말라"(민 14:9)고 권면합니다. "그 땅 백성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은 우리의 밥이라"(민 14:9)고도 외칩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 두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기존 세대 모두가 광야에서 죽기까지 40년간 방황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민 14:34-35). 이에 격분한 이스라엘은 산꼭대기로 올라가면서 우리가 가나안으로 진격하겠다고 고집을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곧 실패의 쓴잔을 마시고 돌아옵니다.

"아말렉인과 산지에 거하는 가나안인이 내려와 쳐서 파하고 호르마까지 이르렀더라"(민 14:45).

여러분! 이것이 소망의 닻줄이 끊어졌을 때 이스라엘 백성이 취한 몸부림이었습니다. 여러분! 만일 여러분이 이런 경우를 당하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전후좌우를 살펴도 소망은 없고, 들리는 소리는 절망적인 것밖에 없을 때 어떻게 하여야 합니까?

하나님 중심

"온 회중이 그들을 돌로 치려하는 동시에 여호와의 영광이 회막에서 이스라엘 모든 자손에게 나타나시니라"(민 14:10).

여호수아와 갈렙의 설득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그들에게 돌을 던지려는 순간 "여호와의 영광이 회막에서 이스라엘 모든 자손에게 나타나"섰다고 하였습니다. 이때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난 것은 너희는 왜 나를 잊고 있느냐는 하나님의 메시지였습니다. 내가 너희들 한복판에 있는데 너희는 왜 나를 찾지 않느냐는 주님의 음성이었습니다. 성경적으로 말씀드리면 너희는 "어느 때까지 나를 멸시하겠느냐 내가 그들 중에 모든 이적을 행한 것도 생각하지 아니하고 어느 때까지 나를 믿지 않겠느냐"(민 14:11)는 도전적인 메시지였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항상 발 밑을 보고 판단하고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성도는 현실보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찾아야 합니다. 나의 삶을 주장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란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것이 하나님 중심의 신앙 생활입니다. 성도는 이런 신앙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소망이 살아졌을 때도 낙심하지 않고 성화와 승리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합니까?

말씀 중심

"모세가 가로되 너희가 어찌하여 이제 여호와의 명령을 범하느냐 이 일이 형통치 못하리라"(민 14:41).

무모하게 가나안을 향하여 진격해 들어가는 이스라엘을 향하여 모세는 분명히 가르칩니다.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명령을 범하느냐"고 말입니다. 이 말은 너희 가는 길이 하나님의 말씀이 가르치는 방향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저들은 고집스레 자기들의 길을 갔고, 그 결과 더 큰 절망을 체험하게 됩니다. 여러분! 성도는 위기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어느 방향을 가르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정의는 반드시 다수에게 있지 않습니다. 정탐을 갔던 다수는 불가능을 외쳤고 이 말을 들은 이스라엘 민중은 그들의 말을 따랐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없었고 다만 인간의 판단만이 있었을 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없는 곳에는 좌절과 절망의 몸부림은 있으나 승리와 평안과 형통은 없습니다.

민족 전체가 절망의 몸부림을 치고 있을 때 오직 여호수아와 갈렙 두 사람은 담대했습니다.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담대하게 할 수 있었습니까? 그들은 진실을 외면하지 않았고 말씀의 방향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맺는 말

민수기를 묵상하면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광야로 보내기 전에 하나님 중심, 예수님 중심, 말씀 중심, 교회 중심의 신앙으로 교육과 훈련을 시켰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 이유는 오늘을 예비하기 위해서 입니다. 신앙은 편안하고 무사할 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고통스러울 때 혹은 소망이 사라지고 절망의 밤이 찾아왔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인생이 한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많은 고비들이 있습니다. 혹은 경제적으로 혹은 건강으로, 혹은 가정적으로, 혹은 직장에서 어렵고 고통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인생에게서 가장 큰 위기는 병들거나 실패할 때가 아니라 소망이 사라졌을 때입니다. 삶의 목적과 목표를 상실하였을 때입니다.

여러분! 인생의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깊은 수렁에 빠졌을 때, 성도는 하나님이 어디 계신가를 찾아야 하고, 말씀에 귀를 기우려야 합니다. 그 분은 가나안에 들어가야 할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제시하였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삶의 이유와 목표를 분명히 제시해 주십니다. 그분이 주시는 삶의 목표와 목적은 환난 중에도 살아야 할 이유가 되고, 병중에서도 살아있어야 할 목적이 됩니다. 부유할 때도 삶의 의미가 되지만 가난하게 되고 실패와 낙오 속에도 살아야 할 이유와 목적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가 주시는 삶의 목적과 목표를 갖게되면 성공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실패도 의미가 있습니다. 생존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죽음도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하나님이 주시는 영원한 삶의 목표를 가지고 승리를 확신하면서 내일을 향해 전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