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여 준행하고 민 15:32-41

"아말렉인과 가나안인이 골짜기에 거하나니 너희는 내일 돌이켜 홍해 길로 하여 광야로 들어갈지니라"(민 14:25).

하나님은 정탐꾼사건으로 불신과 원망으로 가득한 이스라엘에게 광야로 들어가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그후 만38년 동안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유리하게 되는 데 그때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에 "이스라엘 자손이 광야에 거할 때에"(민 15:32)라는 말씀을 보아 광야에서 일어났던 사건의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사람이 안식일에 나무하는 것을 발견하고 모세에게 고발을 하였습니다. 모세는 이 사람을 감금하고 처리하는 방법을 하나님께 물었는데, 안식일을 범하면 사형을 시키는 것은 율법(출 31:14-15)에 이미 명시되어 있으나 어떤 방법으로 사형을 집행할는지를 몰랐기 때문에 물은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사람을 돌로 처 죽이라고 하여 이스라엘의 민중은 그를 돌로 쳐죽이고 말았습니다.

거룩한 요구

그 후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옷깃에 술을 만들고 청색 끈을 그 귀에 달 것을 명령하십니다. 청색 끈을 다는 목적은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고 마음의 정욕과 눈의 욕심을 좇지 않을 것을 다짐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삶을 통해서 하나님 앞에서 경건하고 거룩한 삶을 살도록 하신 것입니다. 이런 경건한 삶을 요구하시는 근거는 그들을 애굽에서 구원하여 내신 하나님이기 때문이고 그분이 영원히 그들의 하나님으로 남아 있기를 바래서 였습니다.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 하여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니라 나는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니라"((민 15:41).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애굽과 같은 세상에서 구원하여 내셨고 지금도 성령과 말씀으로 인도하여 주십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경건과 성화를 이루는 거룩한 삶입니다.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자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벧전 1:15).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마 5:48).

하나님은 우리의 하나님이 되시기 원하시어 거룩을 요구하신다는 것을 마음에 담고 말씀을 계속 묵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안식일 문제

먼저 안식일 지키는 문제입니다. 안식일을 지키는 문제는 십계명을 위시하여 성경 여러 곳에 있습니다. 출애굽 35:2-3의 말씀에는

"엿새 동안은 일하고 제 칠일은 너희에게 성일이니 여호와께 특별한 안식일이라 무릇 이날에 일하는 자를 죽일지니 안식일에는 너희의 모든 처소에서 불도 피우지 말지니라"(출 35:2-3).

안식일을 지켜야 할 이유 첫째는 이 날은 성일이고 둘째는 여호와께 특별한 안식일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룩하게 지키는 방법은 첫째로 육신을 위한 일을 하지 말 것이고 둘째는 처소에서 불도 피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만일 안식일을 범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죽일지니"라고 강한 어조로 말씀을 하셨습니다.

"만일 안식일에는 네 발을 금하여 내 성일에 오락을 행치 아니하고 안식일을 일컬어 즐거운 날이라 여호와의 성일을 존귀한 날이라 하여 이를 존귀히 여기고 네 길로 행치 아니하며 네 오락을 구치 아니하며 사사로운 말을 하지 아니하면"(사 58:13).

안식일에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할 정도가 아니라 사사로운 말도 오락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이렇게 중요하게 여기고 지켜야 할 이유는 창조질서이기 때문입니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몇 가지 질서를 세우십니다. 첫째는 춘하추동과 같은 자연질서이고 둘째는 인간이 이루는 작은 공동체인 가정에서 시작되는 사회질서이고 셋째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영적 질서인 안식일 지키는 것입니다. 안식일 법은 하나님께서 제정하셨을 뿐 아니라 하나님 자신이 처음으로 직접 지키신 규례입니다.

"하나님이 일곱째 날을 복 주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이 날에 안식하셨음이더라"(창 2:3).

따라서 안식일을 지키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순응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거룩한 모범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반면 안식일을 범하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순종치 않는 것 뿐 아니라 하나님을 거절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죽음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규례이기 때문에 하나님은 강력하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여러분! 지금은 주일 한 번 범했다고 돌에 맞아 죽을 사람도 없거니와 돌을 던질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나 주일을 범하는 것은 영적 곤고의 시작입니다. 이것을 알고 있었던 한국 교회의 선배들은 주일 성수를 매우 엄격하게 하였는데 주일을 지키지 않아 책벌을 받은 신자들이 많았었습니다. 이런 엄격한 규례는 칼빈주의의 기본입니다. 칼빈이 제네바에서 종교개혁을 수행할 때 주일을 지키는 신앙의 질서는 물론이거니와 사회기강까지 엄격하게 개혁을 하였습니다. 음탕한 춤, 가슴이 깊이 파인 여인의 옷, 카드놀이, 음주, 사치, 비속한 노래 등도 적발하여 처벌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네바에는 매춘이 없어지고 술집도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심지어 설교를 듣고 웃는 사람도 3개월의 금고형을 받았고 부모를 구타한 패륜아는 아예 교수형에 처하였습니다.

어제 어느 불신자가 교회를 찾아와 대화를 하는 중에 주일에 결석하는 성도들이 있다고 하니 깜짝 놀라면서 그런 신자들도 있느냐고 의아해 했습니다. 여러분! 주일을 지키지 않는 것은 돌에 맞아 죽어야 할 정도로 하나님 앞에서는 용납이 되지 않는 죄인 것을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왜 돌인가

그러면 왜 돌로 쳐죽였을까요? 학자들은 돌로 사람을 쳐죽이기는 사형방법은 당시 이스라엘 뿐 아니라 마케도니아와 페르시아 지역에서 실행되었던 보편적인 사형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방민족들이 그런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너희도 그렇게 하라고 하신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 왜 하나님은 돌로 쳐죽이라고 하였을까요?

성경에 돌로 사람을 쳐죽인 경우가 몇 차례 있습니다. 신약성경에는 스데반이 유다의 군중에게 돌에 맞아 죽었고(행 7:60), 가나안 정복전쟁 과정에서 아간이 여리고에서 훔친 물건 때문에 아골 골짜기에서 돌에 맞아 죽었습니다(수 7:26). 그러면 오늘의 사건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저는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돌로 치는 것은 고통 분담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에 맞아 죽는 사람은 물론 심한 고통을 당하지만 돌로 치는 사람들 역시 아픔이었다는 말씀입니다. 양심이 있는 사람들은 그 사람이 나무하러 갈 때 만류하지 못한 것을 자책하였을 것이고, 안식일에 나무한 것 이외의 잘못과 실수와 죄가 있는 사람은 "내가 돌을 던질 것이 아니라 돌에 맞아야 할 터인데"하는 내적 갈등 속에서 돌을 던졌을 것입니다. 따라서 돌을 던지는 것은 돌에 맞는 사람만의 아픔이 아니라 이스라엘 모두의 아픔이었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또 다른 의미의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형제의 작은 실수에 돌을 던지는 것을 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형제의 실수 속에는 나의 실수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형제의 실수를 책망이나 비방하기보다 자책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은 성도들 전체가 공동체적인 연대의식에서 함께 아파하고 함께 고통을 겪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만일 형제의 잘못과 실수를 지적할 경우에는 돌로 치는 것 같은 아픔을 가지고 실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작은 실수에 너무 쉽게 돌을 던집니다. 그리고 돌을 많이 던져야 내가 의로워 지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하나님의 뜻도 하나님의 방법도 아닙니다. 예수님 당시 간음한 여인에게 유대 군중은 돌을 던지지 못하였는데, 그들이 오히려 양심적이지 않습니까?

요즘 청문회를 보면서 그런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심문하는 국회의원 중에 정말 깨끗한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오히려 자기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 더 신랄하게 신문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이 본문을 읽을 때 이스라엘 민중의 눈에서 분노의 빛보다는 자책과 회한의 빛을 보았고, 함께 아파하는 사랑과 동정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큰 회개와 각성의 기회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결과를 기대하였기 때문에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돌로 치라고 하였을 것입니다. 여러분! 다른 사람의 실수를 보면서 돌을 던지기 전에 먼저 나를 발견하고 아파하는 여러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런 생활이 성화로 가는 길입니다.

옷 술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하여 그들의 대대로 그 옷단 귀에 술을 만들고 청색 끈을 그 귀의 술에 더하라"(민 15:38).

안식일을 범한 사람을 돌로 쳐죽인 사건 직후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입는 옷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옷에 대한 말씀은 이 안식일을 범한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이스라엘이 돌로 쳐죽이면서 아파하는 모습을 보신 하나님도 역시 아파하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에게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적인 처방을 내리셨습니다. 그것이 옷에 청색 끈을 달고 다니는 것입니다.

"이 술은 너희로 보고 여호와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여 준행하고 너희로 방종케 하는 자기의 마음과 눈의 욕심을 좇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 그리하면 너희가 나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고 준행하여 너희의 하나님 앞에 거룩하리라"(민 15:39-40).

청색 끈을 다는 목적은 뚜렷했습니다. 첫째는 "여호와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여 준행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너희 방종한 마음과 눈의 욕심을 좇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고 셋째는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생활을 하라"는 것입니다.

이제 옷 술에 대하여 좀더 자세히 말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로 옷 술이란 히브리어 단어는 "시시티"인데 이 단어의 어근은 시스입니다. "시스"란 "광채가 나는 것" 혹은 "장식품"이란 뜻입니다. 따라서 이 옷 술은 "광채가 나는 장식품"의 일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장식품은 옷을 입을 때는 입는 사람이 관심을 가지지만 입은 다음에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띠는 것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옷 술에 청색 끈을 단 이스라엘은 사람의 눈에 쉽게 띠는 사람들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옷에 술을 달라는 것은 "여호와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여 준행해야 하고" "방종한 마음과 눈의 욕심을 좇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생활을 하여"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띠는 사람, 두드러지게 사는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옷을 입고 잠들 때까지 벗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계명과 거룩한 생활로 옷을 입은 듯이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에게 이런 옷차림으로 생활하기를 바라십니다. 신실한 성도는 때로는 갈등과 혼돈과 혼란 속에 있을지라도 나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알고, 내가 하나님께 받은 특권과 책임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이런 것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옷에 술을 달아 입는 것입니다. 이 세상 한복판에 있는 교회도 옷에 술을 달아야 합니다. 교회가 세상과 구별된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말씀의 옷 입고 술을 달고 사는 생활이요 성화와 거룩한 삶입니다.

맺는 말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거룩한 삶을 살기를 요구하셨고 우리에게도 요구하십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이 영원히 우리의 하나님이 되시기 위해서 입니다. 이것을 위해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지켜야 합니다. 유월절이나 할례와 같은 예식은 지금은 없어졌으나 안식일만은 아직도 남아 있는 이유는 그것이 창조질서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말씀에 순종하면서 마음의 악을 멀리 버리고 성화의 삶, 거룩한 삶을 옷 입듯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성화의 옷이 다른 사람의 눈에 쉽게 띠도록 두드러지게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