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마지막 주부터 시작된 건강한 교회 시리즈 설교가 벌써 17번째가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오래할 줄 몰랐습니다. 시리즈 설교를 준비하면서 그동안의 목회를 돌아보는 유익한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렇게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면서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도 있고, 저는 부족했으나 하나님이 간섭하심으로 도리어 더 잘 된 부분도 있습니다. 그동안의 사역을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기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지어야할지 기도하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볼수록 하나님의 은혜와 함께 교우들에 대한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삶의 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을 보면 일 더하기 일은 이 하는 식으로 공식에 따라 쉽게 풀리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무엇인가 하기는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몰라 난감해 한 적이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장사는 잘 되지 않는데 건물주는 렌트비를 또 올리겠다고 합니다. 아무리 자기 사정을 말해도 건물주는 요지부동입니다. 그만 두자니 당장 먹고 살길이 막연하고 계속 장사를 하자니 더욱 손해를 볼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난감합니다.

고부간에 갈등이 있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지만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 사이에 끼어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어머니 편을 들자니 아내가 섭섭해 하고 아내 편을 들자니 어머니가 섭섭해 합니다. 양쪽 다 자존심 대결을 벌이면서 좀처럼 양보를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결혼이란 이런 것인가 하여 결혼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가집니다.

성경에 나오는 스토리들은 우리와는 상관없는 믿음의 고수들의 성공담이 아닙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이 살아가면서 문제도 겪고 고민도 하고 좌절도 했습니다. 본문을 보니 야곱의 집안도 문제가 있습니다.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일이 생기고 그렇다고 해결책도 시원찮은 경우라면 이것은 하나님이 주신 문제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문제는 믿음으로 풀지 않으면 달리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의 집안에 주신 문제가 무엇입니까?
1) 좀처럼 보기 힘든 엄청난 기근이 가나안을 휩쓸어 가나안에는 양식이 없습니다. 그냥 있으면 굶어 죽습니다. 양식이 있는 곳이라고는 애굽밖에 없으니 그곳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2) 양식을 구하러 갔던 야곱의 아들들이 애굽의 총리로부터 간첩 혐의을 받았고 시므온이 다른 형제들을 대신하여 애굽에 인질로 잡혀 있습니다. 간첩 혐의를 벗으려면 막내 베냐민을 데려가야 합니다.
3) 시간이 흐르니 애굽에서 구해온 양식은 떨어져가고 이대로 있다가는 온 식구가 굶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4) 막내 베냐민을 데리고 가지 않으면 양식을 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인질로 붙잡혀있는 시므온의 생명도 위험합니다. 그런데 아버지 야곱은 어떤 일이 있어도 베냐민을 절대로 애굽에 보낼 수 없다고 펄쩍 뜁니다.

유다의 등장
야곱과 아들들은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서로 눈치만 살피고 있습니다. 벌써 일 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애굽에서 가져온 양식도 바닥을 드러내 가축들은 고사하고 가족들의 생명까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시므온은 여전히 애굽에 잡혀 있고 아버지는 여전히 막내아들을 보낼 수 없다고 버팁니다. 하나님은 이 문제를 믿음으로 풀면서 야곱과 그의 가족들의 신앙이 한 단계 upgrade 되기 원하십니다. 사실 베냐민을 데리고 애굽으로 내려가기만 하면 애굽의 총리인 요셉이 그들을 융숭하게 대접하고 야곱의 식구들은 애굽에서 잘 정착해서 평안히 살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 리가 없는 야곱의 식구들은 걱정만 하고 있습니다. 야곱은 아버지로서 책임을 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시간만 끌 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아들들만 다그칩니다. “다시 가서, 먹을거리를 조금 더 사오너라” 하면서 양식만 구해오라고 하지 베냐민에 대하여 일절 언급하지 않습니다. 이런 난감한 상황에서 유다가 나섭니다. 지금까지 창세기에 나타난 유다는 믿음의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별로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창세기 38장을 보면 이방인인 가나안 여인과 결혼을 하였고, 하나님께 악을 행함으로 그의 두 아들이 죽었을 때 유대인들의 전통에 따라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하여 하나 남은 막내를 며느리 다말에게 주어야 하는데 유다는 꺼려했습니다. 그러다가 며느리의 속임수에 빠져 며느리와 관계를 통하여 쌍둥이를 낳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런데 집안에 위기를 닥쳤을 때 유다가 모든 희생을 각오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섰던 점을 하나님께서 기특하게 보셨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유다는 형제들 중에 리더가 됩니다. 본문을 중심으로 유다가 어떻게 영적인 장자가 되는지 살펴보면서 이 자리에 계신 모든 성도들이 주님이 기뻐하시고 복을 부어주시는 영적인 장자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유다는 난처한 상황을 어떻게 풀어갑니까?
1)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합니다
야곱이 다른 아들들을 보내어 양식을 사오게 하되 막내인 베냐민은 보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형제들은 아버지 앞에서 베냐민 이야기를 꺼내기를 두려워했으나 유다는 아버지의 마음을 섭섭하게 하는 일이 있더라도 문제의 핵심을 건드립니다. 애굽의 총리가 이상할 정도로 베냐민에게 관심을 가졌고 베냐민을 데려오지 아니하면 자기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는 요셉의 말을 여러 번 상기시키면서 베냐민을 데려가지 않으면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야곱에게 말합니다. 믿음이란 현실을 외면한 채, 하나님이 해 주실거라고, 잘 될거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가 지금 처해있는 상황이 어떤 것인지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2) 감정에 휘말리지 않습니다
야곱이 자식들에게 불평을 털어 놓습니다. “어찌하려고 너희는 아우가 있다는 말을 그 사람에게 해서, 나를 이렇게 괴롭히느냐?” 총리가 물을 때 적당하게 둘러댈 것이지 왜 사실대로 말해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드냐고 불평을 합니다. 성질이 급한 사람은 화부터 내고 봅니다. 그래서 자기를 도와줄 사람에게도 혈기를 부리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유다는 아버지와 더불어 논쟁을 벌이지 않고 설득을 합니다. 애굽의 총리는 우리와 우리 가족에 관하여 자세히 캐물었습니다. 너희 아버지가 살아 계시냐? 묻기도 하고, 또 다른 형제가 더 있는지 물었습니다. 우리는 그저 그가 묻는 대로 대답하였을 뿐입니다. 우리가 동생을 데려오라고 할지 어떻게 알 수 있었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애굽에 가서 시므온을 구하는 것이고 양식을 얻어 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왜 그런 말을 했느냐고 따지기만 할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베냐민을 데리고 애굽으로 가야합니다. 애굽의 총리를 어떻게 설득하여 형제들을 무사히 데려올 것인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지 식구들끼리 서로 손가락질 하고 다투어보았자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3) 자신을 담보로 내놓습니다
“내가 그의 몸을 담보하오리니 아버지께서 내 손에 그를 물으소서 내가 만일 그를 아버지께 데려다가 아버지 앞에 두지 아니하면 내가 영원히 죄를 지리이다”(9절). 담보한다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가 베냐민을 책임지겠다는 말입니다. 만일 일이 잘못되어 베냐민이 잡히게 되면 자기가 대신 잡히고 베냐민은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입니다. 유다는 왜 자기가 베냐민을 담보로 한다고 하였습니까? 아버지가 베냐민을 포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형제들 중에서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다는 자기가 희생하지 않으면 이 집안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자기의 모든 것을 걸고 가족들을 다시 살리는 결단을 하였습니다. 훌륭한 지도자의 특징은 단지 남보다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맡은 일에 대하여 끝까지 책임을 지고 일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유다의 결단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습니다.

* 유다의 결단이 야곱의 신앙에 다시 불을 붙입니다
야곱에게 베냐민은 아직 포기하지 못한 유일한 영역입니다. 물론 야곱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베냐민은 야곱이 가장 사랑하는 아내의 하나밖에 남지 않은 아들입니다. 그 형 요셉을 잃고 난 뒤 야곱은 거의 병적으로 베냐민에게 집착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집착을 싫어하십니다. 요셉을 잃은 후 지난 20년 동안 야곱의 신앙은 정체 상태에 있었습니다.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 야곱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단단한 껍질 속에 스스로 파묻혀 있었습니다. 일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죽겠다는 말을 하면서 자신을 학대하고 자식들을 원망하였습니다. 그의 믿음은 병든 믿음이었습니다. 야곱은 자기의 아들들도 제대로 믿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유다의 결단으로 지난 20년 동안 굳어 있던 야곱의 마음이 열려지며 인간에 대한 신뢰를 다시 갖기 시작합니다. 야곱은 애굽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머리 속에 그려보고 문제에 대비하였습니다. 애굽 총리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하게 했습니다. 혹시 돈 문제로 인하여 잘못이 있었을 까 하여 돈을 갑절로 준비하게 하였습니다. 자기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그리고 나서 모든 것을 하나님의 손에 맡깁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 사람 앞에서 너희에게 은혜를 베푸사 그 사람으로 너희 다른 형제와 베냐민을 돌려보내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오랜 만에 야곱의 입에서 하나님이란 말이 나옵니다. 자기가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던 베냐민을 하나님 앞에 포기하면서 시므온까지 살려 보내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유다가 영적인 장자입니다
야곱에게는 열두 아들이 있습니다. 넷째 아들인 유다가 영적인 장자가 되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창세기 49장에 보면 야곱이 죽기 전에 아들들을 하나씩 축복합니다. 유다를 축복할 때 보면 임금의 지팡이가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치리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할 것(창 49:10)이라고 합니다. “치리자의 지팡이”는 왕권을 상징합니다.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왕이 유다 지파에서 대대로 나올 것을 말합니다. 유다 지파를 이스라엘의 목자로 삼으신 것은 야곱의 집이 위기에 처하였을 때 유다가 나서서 자기의 생명을 걸고 가족들의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책임의식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모든 일을 자기가 할 수 있을 것 같이 떠벌이다가 막상 일이 닥치면 핑계를 대거나 슬그머니 뒤로 빠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어떤 일로 인하여 걱정을 하고 있을 때 조용히 나타나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도전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부담스러운 책임을 질 기회가 주어집니다. 지고 안 지고는 자유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뒷짐을 지고 강 건너 불 보듯이 볼 수 있습니다. 문제 해결은 하지 않고 누구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는지 따지기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은 계속 엑스트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고 결코 역사의 주인공이 되지 못합니다. 가정에 형제들이 여럿 있지만 맏이가 영적인 장자가 아닐 수 있듯이 주님의 몸 된 교회에도 나이가 많다고 다닌 지 오래되었다고 영적인 장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적인 조건이 훌륭하다고 영적인 장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의 인격과 모든 것을 걸고 교회를 책임질 사람입니다.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유다처럼 희생을 각오하고 앞으로 나서는 사람입니다. 영적인 장자는 그가 속한 공동체에서 하나님이 가장 사용하기 원하시고 가장 복 주시기를 원하는 사람입니다.

영적인 장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1) 사모해야 합니다
아브라함이 형제들 중에 영적인 장자였습니다. 아브라함이 사라에게서 100세에 낳은 이삭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자연스럽게 영적인 장자가 됩니다. 이삭에게는 쌍둥이 아들이 있었습니다. 야곱은 원래 둘째 아들이었기에 서열상으로는 장자가 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장자의 복이 얼마나 귀한지 알았기에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장자가 되기를 원하고 노력하였습니다. 반면에 형 에서는 영적인 장자의 가치를 알지 못하였기에 팥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팔아버리는, 영원히 후회할 만한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야곱이 인간적인 방법으로 자기의 뜻을 이루고자 하셨을 때 하나님은 야곱이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연단하셨습니다. 그래서 다른 믿음의 조상들보다 어려운 삶을 살았습니다. 야곱이 바로 앞에 섰을 때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창 47:9)고 고백하였습니다. 야곱 자신도 이를 알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야곱의 중심을 보셨다는 점입니다. 장자가 되고 싶어하는 그 사모함을 보셨습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가정의 장자는 하나밖에 없지만 공동체의 영적인 장자는 한 사람만 있지 않습니다. 둘로 될 수 있고 전부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사람들과 함께 하시고 그런 사람들에게 풍성한 복을 주십니다. 희생은 있으나 보상이 엄청납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생의 모든 것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역할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영적인 장자의 직분을 감당하지 않겠습니까? 영적인 장자에 대한 비전을 소망하시기 바랍니다. 영적인 장자가 되기 위한 성령의 감동이 내게 임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2) 독선적인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이스라엘 열두 지파 중에 에브라임이 세상적으로 가장 잘 나가는 지파였습니다. 가나안 땅을 분배할 때도 레위 지파는 하나님만을 섬기라고 땅을 기업으로 받지 못할 때 요셉의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은 각각 하나씩 받았습니다. 그들은 인구도 많았고 차지한 땅도 넓었습니다. 그런데 요셉의 자손이라는 자부심이 그들을 교만하게 했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자기들이 주도권을 가져야 했고 다른 지파들은 자기들의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기드온이 300명의 용사와 더불어 야간 기습 공격을 성공하여 미디안 사람들을 물리치고 크게 승리했을 때 에브라임 족속은 기드온에게 몰려가 시비를 걸었습니다. 왜 자기네들에게 싸움의 주도권을 주지 않고 마무리만 하게 했느냐는 것입니다. 그들의 불평과 항의는 기드온을 화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드온이 지혜로운 대답으로 그들을 다독였습니다. “에브라임의 끝물 포도가 아비에셀의 맏물 포도보다 낫지 아니하냐”(삿 8:2) 그 속담은 평소 에브라임이 므낫세를 깔보고 만든 비유입니다. 에브라임에서 가장 못난 사람도 므낫세에 갖다 놓으면 최고라는 것입니다. ‘너희가 최고’라는 말을 듣고 에브라임 사람들은 분노를 가라앉히고 돌아갔습니다. 왜 기드온은 에브라임의 억지 주장에 반박하며 싸우지 않았습니까? 어쨌든 그들은 함께 싸운 동역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때로 적과 아군을 구분하지 않고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럭 소리를 지르며 쓸데없는데 힘을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님이 결코 기뻐하지 않으시는 행동입니다. 더구나 기드온은 도망치는 미디안의 왕들과 잔당들을 추격하는 중이었기에 에브라임 사람들과 싸울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일 후에 에브라임은 더욱 교만해졌습니다. 자존심이 얼마나 강했든지 하나님이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도 일을 하신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입다에게 시비를 겁니다. 에브라임 사람들은 암몬 사람들과 싸울 때 싸우지 않았습니다. 입다가 도와 달라고 요청했는데도 그들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입다와 길르앗 사람들이 암몬을 쫓아내자 길르앗 땅을 몽땅 거저 먹으려고 하였습니다. 에브라임 사람들은 입다를 기생의 아들이라고 우습게 여겼습니다. 길르앗 사람도 본래 에브라임에서 도망간 자들이라 하며 그들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입다는 여호와께서 암몬 사람들을 내 손에 넘겨주셨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오늘 내게 올라와서 나와 더불어 싸우고자 하느냐(삿 12:3) 하면서 에브라임 사람들의 태도는 하나님이 하신 일을 문제 삼는 것이라 하며 요단강을 건너온 에브라임 사람들과 더불어 싸웠습니다. 결과는 입다의 승리였습니다. 길르앗 사람이 요단 강 나루턱을 점령하고 강을 건너려는 사람들을 심문합니다. 외모로는 같은 이스라엘 사람인지라 구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쉽볼렛’을 발음해보라고 하는데 에브라임 사람들은 ‘십볼렛’이라 발음했습니다. 경상도 사람에게 ‘쌀’을 발음하라 하면 ‘살’이라고 하고, ‘경제’를‘갱제’로 발음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여 죽은 에브라임 사람들이 무려 사만 이천 명이었습니다. 교만하다가 임자를 제대로 만나 혼이 났습니다. 에브라임 사람들은 자신들이 모든 지파의 최고라는 자부심은 있었으나 다른 지파를 품고 섬기려는 영적인 장자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자기자랑, 교만, 독선, 미움, 인색함 등은 영적인 장자가 되는 것을 방해합니다.

3) 다른 사람을 세울 줄 알아야 합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야곱의 147년의 일생 중 말년을 주목합니다. “믿음으로 야곱은 죽을 때에 요셉의 각 아들에게 축복하고 그 지팡이 머리에 의지하여 경배하였으며”(히 11:21) 야곱은 죽을 때 믿음의 사람이었기에 손자들을 믿음으로 축복하며 하나님께 경배를 드렸습니다. 야곱의 신앙여정에서 전환점은 언제입니까? 얍복강 나루에서 하나님의 천사와 씨름할 때입니다. 호 12:4, “천사와 힘을 겨루어 이기고 울며 그에게 간구하였으며 하나님은 벧엘에서 저를 만나셨고 거기서 우리에게 말씀하셨나니.” 그런데 야곱이 얍복강 나루에서 하나님을 경험한 후로도 실망스런 모습을 보일 때가 적지 않았습니다. 본문을 보니 믿음의 바닥에 있던 야곱이 다시 한번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유다의 결단이 20년 동안 닫혀 있던 야곱의 믿음의 눈을 뜨게 하였던 것처럼 다른 사람의 믿음에 불을 지피는 작은 불꽃의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같이 사람이 그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잠 27:17). 우리는 다른 사람의 믿음을 돕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믿는 것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순종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하나님의 일을 해야만 합니다. 물론 하나님의 일을 하다가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크고 놀라운 일을 했느냐 얼마나 다양한 섬김을 감당했느냐가 아닙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섬기는 중에 고난이 찾아와도 끝까지 믿음으로 반응하며 자기의 자리를 지켰느냐입니다. 남이 알아주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되면 이내 섬기려는 마음을 접든지, 싫증이 나면 별로 망설이지 않고 그만 둔다면 영적인 장자가 될 수 없습니다. 주님이 기뻐하는 사람들은 묵묵히 섬기면서 그 섬김의 모든 상황과 과정을 끊임없이 자기 성숙의 기회로 삼습니다. 섬김의 현장에서 끊임없이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를 점검하고 자기의 부족을 인하여 애통해하며 그 속에서 날마다 자신을 비우고 버리는 체험을 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사역 속에서 함께 일하는 지체들을 세워갑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없이 자신의 열심이나 사람들의 평판에 사로잡혀 섬기는 사람들은 섬기면 섬길수록 거칠어집니다. 갈등을 일으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힙니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늘 상처 입은 영혼들이 즐비하고 갈등의 잔재가 있습니다. 일은 열심히 하기에 목표에 도달할 수는 있으나 그것은 하나님이 원하는 것과 거리가 먼 섬김입니다.

교회가 커질수록 가만히 와서 편안한 환경에서 살짝 예배만 드리고 흔적 없이 사라지고 싶어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아집니다. 어느 때이건 교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자기는 감추고 오직 하나님만이 드러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섬기는 일꾼입니다. 그런 사람이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섬기는 사람입니다. 그런 자들이 영적인 장자들입니다. 이제부터 우리 모두는 믿음의 형제자매들과 더불어 아름다운 팀웍을 이루며 각자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수행해야 합니다. 주님의 뜻대로 순종하며 주의 일에 힘쓰는 자들이 될 때 주님의 흔적이 우리에게 나타납니다. 우리의 삶과 사역을 통하여 주님의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문제가 없을 수 없지만 믿는 자에게 임하는 문제는 우리의 믿음을 한 차원 높이고 우리에게 복을 주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습니다. 이를 깨달아 믿음으로 접근하며 믿음을 결단으로 나도 살고 다른 사람도 살리면서 주님이 기뻐하시는 영적인 장자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