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벧에돔의 집처럼(삼하 6:1~11)

신앙생활 하면서 이상한 게 한 가지 있습니다. 똑같은 하나님을 믿는데 왜 누구는 축복을 받고 누구는 축복을 받지 못하느냐 하는 겁니다. 똑같은 하나님을 믿는데 어느 집은 축복을 받고 어느 집은 축복을 받지 못하느냐 하는 겁니다. 또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오래 믿은 사람은 축복을 못 받고 갓 믿음 사람은 축복을 받는 겁니다. 심지어는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은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것 같은데 하나님이 축복하시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상하다 못해 시험에 들기 십상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정말 열심히 했는데 하나님이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지?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기도 합니다.

여러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신앙생활은 오래 믿는 것보다 바로 믿는 게 중요합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 바로 하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바로 믿으면서 오래 믿으면 더 좋죠. 바로 신앙생활 하면서 열심히 하면 더 좋죠.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른 신앙생활입니다. 하나님은 바른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과 그런 사람들의 집을 축복하십니다. 제가 이따금 드리는 말씀이 있죠. “하나님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지만 신앙은 차별하신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바른 신앙을 축복하십니다. 그릇된 신앙에는 결코 축복하시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이런 사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시간 말씀을 통해 과연 나 자신과 우리 집은 바른 신앙생활을 하고 있나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부디 바른 신앙으로 하나님이 축복하는 우리 인생, 그리고 우리 가정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본문의 배경은 다윗 왕 시대입니다. 그가 왕이 된지 약 10년쯤 흘렀을 때의 일입니다. 사울이 죽고 그가 처음 왕이 됐을 때는 유다 지파의 왕에 불과했습니다. 사울의 잔당들 저항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태가 7년 반이나 지속됐습니다. 그러다가 이스라엘 전체의 왕이 되고 몇 년 지났을 때입니다. 그 동안 다윗은 적성 국가인 블레셋을 무찌르고 수도를 헤브론에서 예루살렘(다윗 성)으로 옮겼습니다.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 안정됐습니다. 그래서 이제 방치되어 있던 하나님의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 안치하고 싶었습니다. 그 당시 법궤는 바엘유레아라는 곳에 있었습니다. 2절. “다윗이 일어나 자기와 함께 있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바알레유다(=기랏여아림)로 가서 거기서 하나님의 궤를 메어 오려 하니 그 궤는 그룹들(cherubim) 사이에 좌정하신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라”

법궤(法櫃 Ark)는 본래 성막 안에 놓여 있던 큰 상자입니다. 성막(聖幕 Tabernacle)은 솔로몬 왕 때 건축된 성전의 전신이죠. 거룩한 텐트라는 뜻으로 하나님 임재의 상징으로 세워진 것입니다. 회막(會幕 Tent of Meeting)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회막은 ‘만남의 텐트’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인간과 만나주시는 곳입니다. 그리고 성막에는 성소(聖所)와 지성소(至聖所)라는 두 개의 방이 있습니다. 그 중 지성소 안에 법궤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법궤 안에는 아론의 싹난 지팡이, 십계명 돌판, 그리고 만나 항아리가 들어 있습니다. 이 세 가지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물건들입니다. 하나님의 율법인 십계명이 들어 있으니까 법궤라고 부르고, 십계명은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것이므로 언약궤(Ark of the Covenant)라고 부르기도 하고, 하나님을 증거하는 것이므로 증거궤(Ark of the Testimony)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법궤를 통해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하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법궤는 굉장히 중요한 성물(聖物)로 마치 하나님을 대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진지하게 대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때는 어처구니없이 블레셋에게 빼앗겼던 적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로 겨우 돌려받은 후에는 바알레유다(=기럇여아림) 아비나답의 집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삼상7:1 “기럇여아림(=바알레유다) 사람들이 와서 여호와의 궤를 옮겨 산에 사는 아비나답의 집에 들여놓고 그의 아들 엘리아살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여호와의 궤를 지키게 하였더니” 그로부터 70년이 흘렀습니다. 사무엘 시대 20년, 사울 왕 시대 40년, 그리고 다윗 왕 시대 10년 이렇게 해서 70년입니다.

[1] 축복과 저주의 갈림길 : 아비나답의 집 vs. 오벧에돔의 집

다윗은 70년 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법궤를 수도 예루살렘으로 옮겨 성막에 안치하고자 한 겁니다. 정말 귀한 일이죠. 그런데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집니다. 법궤를 운반하던 아비나답의 자손이 즉사합니다. 그러자 다윗이 당황해서 중지시켰고 임시로 법궤는 오벧에돔의 집으로 옮겨놓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오벧에돔의 집은 큰 축복을 받습니다.

놀랍죠. 동일한 법궤인데 그것 때문에 아비나답의 집은 저주를 받고 오벧에돔의 집은 축복을 받았습니다.

① 아비나답의 집 :

아비나답의 집에서 법궤를 운반해 나오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3절. “그들이 하나님의 궤를 새 수레에 싣고 산에 있는 아비나답의 집에서 나오는데 아비나답의 아들 웃사와 아효가 그 새 수레를 모니라” 웃사와 아효는 아마 아비나답의 손자, 아니면 증손자였을 겁니다. 유대인들은 조상을 아버지, 후손을 아들로 통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비나답의 아들은 엘리아살입니다. 여기서 새 수레에 운반한 게 탈이었습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새 수레에 운반하면 근사하고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정해 놓은 규정에 어긋납니다. 법궤를 운반할 때는 막대기에 꿰어 어깨에 메어야 합니다.(민4:15 참조) 절대로 손을 대서는 안 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탈이 나고 말았습니다. 6절~7절을 보십시오. “6 그들이 나곤의 타작 마당에 이르러서는 소들이 뛰므로 웃사가 손을 들어 하나님의 궤를 붙들었더니 7 여호와 하나님이 웃사가 잘못함으로 말미암아 진노하사 그를 그 곳에서 치시니 그가 거기 하나님의 궤 곁에서 죽으니라” 타작 마당을 지나갈 때 수레를 끄는 소들이 돌에 걸렸는지 뛰다가 수레가 떨어질 것 같습니다. 바로 그 때 웃사가 엉겁결에 법궤를 손을 잡았습니다. 하나님이 크게 진노하셨고 그 자리에서 즉사합니다. 그래서 그곳의 이름을 베레스웃사라고 부르게 되는데, ‘웃사를 쳤다’(Outbreak against Uzzah)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웃사가 하나님의 저주를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여러분,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법궤를 운반하다 죽다니! 하나님의 일을 열심히 하다 그런 비극이 일어난 겁니다.

그러자 다윗이 당황해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법궤 운반을 중단시킵니다. 그리고 임시로 보관할 장소를 찾다 오벧에돔의 집으로 옮깁니다.

② 오벧에돔의 집 :

오벧에돔은 레위 지파 사람으로 법궤는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안치할 때까지 그 집에 석 달 정도 있게 됐는데, 이번에는 어떤 일이 일어납니까? 11절. “여호와의 궤가 가드 사람 오벧에돔의 집에 석 달을 있었는데 여호와께서 오벧에돔과 그의 온 집에 복을 주시니라” 하나님께서 오벧에돔과 그 집을 크게 축복하셨습니다. 온 가족이 화목하고 평안이 넘쳤습니다. 그리고 물질의 축복을 받아 큰 부자가 됐습니다.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에 의하면, 그 집이 본래는 가난했는데 그 짧은 기간 동안 큰 부자가 됐다고 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성경을 잘 연구해 보면, 오벧에돔의 집안 모든 사람들, 형제들, 아들들, 후손들이 큰 축복을 받았습니다. 많은 복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그 집안사람들이 대대로 법궤를 지키는 문지기직을 맡았습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하고 영광스런 직분입니다. 대상26:8 “이는 다 오벧에돔의 자손이라 그들과 그의 아들들과 그의 형제들은 다 능력이 있어 그 직무를 잘하는 자이니 오벧에돔에게서 난 자가 육십이 명이며” 다윗 당대에 그의 집안에서 62명의 문지기가 나왔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입니다. 놀라운 축복이요 영광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비나답의 집은 70년 동안 법궤를 모셨는데, 그 반면 오벧에돔의 집은 겨우 3개월 동안 모시고 큰 축복을 받았습니다. 단순하게 비교하면 무려 280배 차이가 나는데 역전 현상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벧에돔의 집이야 감사할 것밖에 없었겠지만, 아비나답의 집으로서는 너무 황당하고 섭섭했을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하신 일을 어찌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은 원칙에 따라 각각 축복하고 저주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중요한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신앙생활을 얼마나 오래 했느냐보다 신앙생활을 얼마나 바르게 했느냐가 중요합니다. 한 마디로 신앙생활의 ‘길이’보다 신앙생활의 ‘질’이 중요합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신앙의 연수보다 신앙의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아비나답의 집은 오랜 세월 법궤를 집에 모셨지만 아마 형식적인 신앙생활을 한 것 같습니다. 반면 오벧에돔의 집은 법궤를 모셔놓고 마치 하나님 자신을 모신 것처럼 온 집안 식구들이 기뻐하고 감사하며 최선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으로서는 오벧에돔의 집을 기뻐하시는 게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