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대리자(창 48:8~16)

홍문수 목사

  오늘은 어버이주일입니다. 우리 인생에서 부모님의 존재는 너무 너무 귀중합니다. 그런데 인간의 완악함으로 인해 부모님의 귀중함을 잊어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매년 나라에서는 어버이날을, 교회에서는 어버이주일을 지키면서 부모님의 은혜를 기리며 부모 공경의 삶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이런 취지에서 이 시간 다시 한 번 부모님의 귀중함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아무쪼록 오늘 말씀을 통해 평소 부모님에게 소홀히 했던 것을 회개하고 부모 공경의 삶을 실천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먼저 부모님이 왜 귀중한 존재인지 살펴보죠. 한 마디로 말하면, 부모님은 하나님의 대리자이기 때문입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하나님은 부모를 지상에 존재하는 하나님의 대리자로 삼으셨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해 주시는 일 중에 상당 부분을 부모님에게 위임해 주셨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부모님을 통해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1] 부모 : 생명의 대리자, 양육의 대리자, 축복의 대리자

  하나님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되 부모님을 통해서 주십니다. 내가 아무리 잘났어도 부모님의 도우심이 없었다면 결코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겁니다. 세상에 스스로 생겨난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10개월 동안 있으면서 어머니의 피와 양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유전자를 이어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생명은 내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부모님을 통해 내려주신 은총입니다. 그런 점에서 부모님은 나에게 생명을 주신 하나님의 대리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의 삶을 직접 보살펴 주시지만, 상당 부분 부모님께 위임해서 우리를 돌보게 하셨습니다. 양육의 대리자로 세워주신 겁니다. 잘 생각해 보면, 오늘 우리의 모습이 있기까지 부모님의 양육이 절대적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대단한 것들을 배운 것 같지만, 사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은 부모님으로부터 가정에서 배웠습니다. 예를 들어 보죠. 밥 먹는 것을 어디서 누구에게 배웠나요? 가정에서 부모님에게 배웠습니다. 걷는 것은요? 뒤집으면 좋아하시면서 일으켜 세우고, 걸음마를 시켜주고, 한 두 걸음 떼다가 넘어지면 일으켜 주시고 ... 이렇게 걸음마를 시키면서 걷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세수하는 것은요? 용변 보는 것은요? 옷 입는 것은요? 이렇게 하나하나 따져보면 인생을 사는 데 필요한 거의 대부분을 부모님이 가르쳐 주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죠.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내리 사랑의 본능을 주셔서 모든 것을 주고 또 주고 끝없이 주게 하십니다. 아낌없이 축복합니다. 하나님을 닮은 사랑이죠. 그래서 축복의 대리자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특별히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부모가 복을 빌며 기도하면(축복기도를 하면) 하나님께서 기쁨으로 응답해 주십니다. 이게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본문을 보면 야곱이 그 아들 요셉과 손자들을 축복하며 기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고대 이스라엘 가운데 사람이 임종이 가까우면 자식들에게 마지막으로 축복을 빌며 기도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야곱은 가나안 땅에 거주하다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애굽 총리가 된 요셉의 초청으로 이민을 가죠. 그곳에서 어언 17년을 살았고, 이제 임종이 가까워짐을 예감하고 요셉에게 유언합니다. 그 때 야곱의 모습이 얼마나 경건한지 모릅니다. 창47:31 “야곱이 또 이르되 내게 맹세하라 하매 그가 맹세하니 이스라엘이 침상 머리에서 하나님께 경배하니라” 그리고 그는 요셉과 손자들을 축복합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히브리 기자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히11:21 “믿음으로 야곱은 죽을 때에 요셉의 각 아들에게 축복하고 그 지팡이 머리에 의지하여 경배하였으며”

  그 모습이 창세기 48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야곱이 축복하기 전에 먼저 뭐라고 말합니까? 창48:5 “내가 애굽으로 와서 네게 이르기 전에 애굽에서 네가 낳은 두 아들 에브라임과 므낫세는 내 것이라 르우벤과 시므온처럼 내 것이 될 것이요” 무슨 말인가요? 요셉의 두 아들 에브라임과 므낫세 즉 손자들은 양자로 삼겠다는 말입니다. 이게 무슨 영문입니까? 그 이유가 있습니다. 요셉이 이스라엘을 애굽으로 초청하고 부양함으로 큰 공을 세웠습니다. 야곱이 얼마나 고마웠겠습니까? 하나님도 얼마나 기뻐하셨겠습니까? 그래서 다른 아들에 비해 두 몫을 축복하겠다는 뜻입니다. 후일 가나안 땅을 정복한 후 이스라엘의 12지파 가운데 요셉 대신 에브라임 반지파와 므낫세 반지파가 되는데, 각각 한 지파의 몫을 차지하게 됩니다. 결국 두 몫을 차지하게 된 겁니다.

  야곱은 두 몫의 축복을 위해 기도할 마음을 품고 요셉의 두 아들을 가까이 부릅니다. 
창48:9 “요셉이 그의 아버지에게 아뢰되 이는 하나님이 여기서 내게 주신 아들들이니이다 아버지가 이르되 그들을 데리고 내 앞으로 나아오라 내가 그들에게 축복하리라”
그리고는 두 손을 펴서 에브라임과 므낫세에게 안수하고 축복합니다. 창48:14 “이스라엘이 오른손을 펴서 차남 에브라임의 머리에 얹고 왼손을 펴서 므낫세의 머리에 얹으니 므낫세는 장자라도 팔을 엇바꾸어 얹었더라” 여기서 오른 손과 왼손을 엇바꾼 이유는 에브라임이 차남이라도 장자의 축복을 주기 위함입니다. 마치 야곱과 에서의 경우와 같은 케이스입니다.

  그 다음에 요셉과 다른 아들들에게 축복하는 장면이 창세기 49장에 기록되어 있는데, 거기 보면 아들 한 사람 한 사람과 각 지파의 미래를 전망하면서 축복합니다. 그 중에 요셉과 그 후손들을 축복한 내용이 창49:22에 나옵니다. “요셉은 무성한 가지 곧 샘 곁의 무성한 가지라 그 가지가 담을 넘었도다” 샘물 곁에 심겨진 나뭇가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얼마나 잘 자라겠습니까? 그래서 ‘무성한 가지’라고 했습니다. 마치 그런 가지처럼 요셉과 그의 후손들이 풍성한 복을 누리게 된다는 예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부모는 하나님의 축복을 흘려내려 보내는 통로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를 적극적으로 많이 축복해야 합니다. 축복의 언어를 구사해야 됩니다. 비록 자식의 현재 모습이 형편없어도 미래를 내다보면서 축복의 언어를 들려주면 놀라운 축복의 역사가 나타납니다.

  더 나아가 축복 기도를 해 주면 정말 좋습니다. 목사가 축복기도를 해 주는 것도 좋지만, 부모가 기도해 주는 게 더 좋습니다. 어머니의 기도도 좋지만, 아버지의 기도는 너무너무 좋은 겁니다. 아버지는 가정의 영적 제사장입니다. 교회에서는 영적 질서 때문에 목사만 안수기도를 하지만, 가정에서는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얼마든지 안수하며 기도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자들이 예수 믿고 기도하는 아버지가 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럴 때 자손들이 큰 복을 받습니다. 얼마 전 어느 집사님 가정에 심방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예배 후 교제하면서 아주 귀한 간증을 들었습니다. 그 집사님의 아버님은 평생 불교에 심취해 있던 분입니다. 그래서 전도하려고 애를 써도 잘 안 됐는데 21년 만에 아버님이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너무 기뻐서 찾아뵐 때마다 기도해 드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아버지의 기도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신앙생활을 하신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기도해 달라면 부담이 되시지 않을까 생각됐지만 그래도 간절한 마음이 생겨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뜻밖에도 정성을 다해 기도해 주셨답니다. 그래서 집사님이 너무 감격스러웠다는 간증입니다. 때로는 부모님이 자식보다 신앙이 미숙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응답해 주십니다.

  이와 같이 부모는 여러 면에서 하나님의 대리자이므로 당연히 공경해야 됩니다. 부모 공경은 모든 사람이 실천할 인륜의 기본이지만, 특별히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인이라면 더더욱 부모님을 공경해야 됩니다.

[2] 부모 공경의 계명 : 약속이 있는 첫 계명

  십계명을 보면 부모 공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십계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1~4계명은 대신계명 즉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지킬 계명(하나님 사랑의 계명)이고, 5~10계명은 대인계명 즉 인간과의 관계에서 지킬 계명(이웃사랑의 계명)입니다. 대인계명 중 첫째인 5계명이 바로 부모 공경의 계명입니다. 신5:16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명령한 대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 5계명의 특징은 축복의 약속이 붙어 있다는 겁니다. 그만큼 하나님이 5계명을 중시하셨고, 그렇게 사는 사람에게 많은 축복을 주십니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 형통하고, 장수하는 복을 주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5계명을 풀어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엡6:1~3 “1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2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3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란 약속을 붙여 주실 정도로 강조한 가장 중요한 계명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5계명을 잘 지키지 않으면 반대로 큰 저주가 임합니다. 하나님이 성경 곳곳에서 경고해 놓으셨습니다. 잠20:20 “자기의 아비나 어미를 저주하는 자는 그의 등불이 흑암 중에 꺼짐을 당하리라” 잠30:17 “아비를 조롱하며 어미 순종하기를 싫어하는 자의 눈은 골짜기의 까마귀에게 쪼이고 독수리 새끼에게 먹히리라” 부모를 공경하지 않고 무시하면 끔찍한 저주를 받는다는 무서운 경고입니다. 하나님은 부모가 대리자이기 때문에 자식들이 무시하면 자신이 무시당하는 것으로 간주하십니다. 그래서 그 저주가 심각한 겁니다. 

[3] 부모 공경의 방법 : 감사, 존경, 봉양, 순종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부모를 공경하면 좋을까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죠.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부모님을 존경하고 봉양하며,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요셉은 훌륭한 신앙인이지만 특히 부모를 공경하는 면에서도 특별났습니다. 하나님이 특별하게 축복하실 수밖에 없는 귀한 인물입니다. 그는 당시 애굽의 총리로 대단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아버지에게 대하는 모습이 얼마나 순수한지 모릅니다.
 
  그는 아버지의 은혜에 감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야곱의 실수가 많았죠. 일부다처의 죄를 저질러 집안이 늘 갈등과 불화로 시끄러웠습니다. 어머니가 네 명이고, 이복형들이 열 명이나 됩니다. 자신과 동생 베냐민은 11남, 12남이라 늘 치였습니다. 물론 아버지가 그를 감싸고 사랑해 줬지만, 그 편애로 인해 오히려 형들에게 미움을 샀습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형들이 양 치던 들판에 나갔다가 애굽으로 팔려갑니다. 갑자기 부잣집 귀염둥이가 노예로 전락하니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형들도 아버지도 원망스러웠을 겁니다. 그러나 그는 신앙으로 극복합니다. 다 용서하고, 오히려 그 가운데 역사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했습니다. 

  자식으로서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런데 적잖은 사람들이 감사하는 대신 원망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 이유는 부모에게 입은 상처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먼 사람들이 아니라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습니다. 그 중에 가족에게 입는 상처는 치명적입니다. 특히 부모에게 입은 상처는 평생 큰 고통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부모에게 상처를 입는 것은 오해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치고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다만 그 사랑을 잘못 표현해서 오해가 되고 상처가 되는 겁니다. 개중에는 정말 부모가 잘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더 나아가 억지로라도 감사해야 내가 삽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부모는 축복의 대리자이기 때문입니다. 부모와의 관계가 원망이나 증오로 막히면 축복을 제대로 받을 수 없습니다.

  어느 크리스천 변호사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가 어린 시절 식구들을 버리고 떠났다고 합니다. 사춘기 때는 그 상처 때문에 많은 방황을 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공부를 잘해서 법대에 갔고 고시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어렵게 공부하던 중 다행히 예수님을 믿게 됐습니다. 그 후 고시를 패스하고 변호사가 됐습니다. 그런데 성공하고 나니까 그제야 아버지가 나타났습니다. 얼마나 화가 나는지! 너무 괴로웠습니다.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물으셨습니다. 정말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가 감사하느냐고. 어떻게 그 은혜를 받게 됐느냐고. 인간으로 태어났으니까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영생의 기쁨을 누리개 된 게 아니냐고. 정말 그랬습니다. 아버지가 다 잘못했어도 나를 낳아준 것만큼은 잘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한 가지만 생각하자고 마음을 먹으니까 마음에 평안이 임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부자 관계가 회복되고 지옥 같던 가정이 천국 같은 가정으로 변화됐습니다.

  그렇습니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 서툴렀다,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 고통으로 그 벌을 다 받았다 ...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라도 이해하고 용서하고 부모님에게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님은 부모라는 그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자식들에게 존경받아야 합니다.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부모가 잘 났든 못 났든 존경해야 함을 성경은 누누이 강조합니다. 잠15:20 “지혜로운 아들은 아비를 즐겁게 하여도 미련한 자는 어미를 업신여기느니라” 잠13:1 “지혜로운 아들은 아비의 훈계를 들으나 거만한 자는 꾸지람을 즐겨 듣지 아니하느니라” 잠23:22 “너를 낳은 아비에게 청종하고 네 늙은 어미를 경히 여기지 말지니라”

  본문을 보십시오. 그 당시 요셉의 나이는 대략 50대 중반쯤 됐을 겁니다. 게다가 애굽의 총리, 그것도 바로 왕 버금가는 실세 총리입니다. 그런데 아버지 앞에서 마치 어린 아이 같은 모습입니다. 아버지의 병환 소식을 듣고 득달같이 두 아들을 데리고 찾아가는 모습을 보십시오. 창48:1 “이 일 후에 어떤 사람이 요셉에게 말하기를 네 아버지가 병들었다 하므로 그가 곧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과 함께 이르니”

  또 아버지가 손자들에게 축복 기도 해 주겠다고 하니까 감격하면서 넙죽 절하는 모습을 보십시오. 창48:12 “요셉이 아버지의 무릎 사이에서 두 아들을 물러나게 하고 땅에 엎드려 절하고” 그는 신령한 은혜를 사모하면서, 자식들에게도 그 신령한 은혜를 받게 하려고 무릎 꿇고 안수기도를 받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느 목사님의 글을 읽었는데 이런 미담이 있었습니다. 시무하는 교회 교인 중에 장관이 있었는데, 새 아파트 입주하게 되어 입주감사예배를 인도하러 갔답니다. 낡고 좁은 아파트에서 오래 살았는데 재개발이 되어 32평짜리 새 아파트에 입주하게 된 겁니다. 아무 검소하게 사는 가정이죠. 예배 후 교제시간에 그 어머니 권사님이 불평 아닌  불평을 털어놓으셨습니다. 당신 혼자 제일 큰 방을 쓴다는 겁니다. 싫다고 사양해도 제일 큰 어른이니까 제일 큰 방을 써야 된다고 아들 내외가 고집을 피워서 민망하지만 하는 수 없이 그 뜻을 따르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간 방은 직장인과 대학생인 두 손자가  장제일 작은 방을 장관 아들 내외가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목사님은 그 이야기를 듣고 요즘에도 그런 장관이 있나 싶어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분의 효심은 신앙에서 우러나온 것이라 더욱 아름답습니다.
 
  요셉은 또한 아버지를 잘 봉양했습니다. 흉년으로 고통 받던 아버지와 형제들을 애굽으로 초청해서 모든 생활을 책임져 주었습니다. 국사에 바쁜 중에도 틈틈이 찾아뵙고, 병문안을 합니다. 야곱이 죽은 후 장례를 치르는 장면은 정성을 넘어 장엄하기까지 합니다. 창50:1~3 “1 요셉이 그의 아버지 얼굴에 구푸려 울며 입맞추고 2 그 수종드는  의원에게 명하여 아버지의 몸을 향으로 처리하게 하매 의원이 이스라엘에게 그대로 하되 3 사십 일이 걸렸으니 향으로 처리하는 데는 이 날수가 걸림이며 애굽 사람들은 칠십 일 동안 그를 위하여 곡하였더라” 고대 이집트는 왕이나 귀족들의 경우 시신을 미라로 처리했는데, 야곱이 그런 대우를 받는 겁니다. 국장으로 치렀는데, 무려 70일장이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요셉에게 가장 귀한 모습은 야곱의 사후에 나타납니다. 평소에도 아버지 말씀에 항상 순종하던 그는 형제들에게 어떻게 합니까? 이제 아버지가 안 계시니까 혹시 과거 원한 때문에 보복하지나 않을까, 홀대하지는 않을까 불안해합니다. 그러나 그들과 조카들까지 다 챙기겠다고 말하며 위로합니다. 아버지의 뜻을 받드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창50:21 “당신들은 두려워하지 마소서 내가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녀를 기르리이다 하고 그들을 간곡한 말로 위로하였더라”

  이와 같은 요셉의 부모 공경의 삶은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그는 위대한 신앙인이었고 위대한 효자였습니다. 그에 비해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너무 부끄럽습니다.
여러분, 혹시 들어보셨는지 모르지만 ‘권효가’(勸孝歌)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조선 말기 한 부녀자가 지은 규방가사라고 하는데, 작자 연대 미상의 노래입니다. 원래 한문으로 된 것인데, 현대적으로 해석된 것을 소개해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구구절절 제 마음이 찔려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부생모육(父生母育) 그 은혜는 하늘같이 높건만은 / 청춘남녀 많은데도 효자효부 없는지라 / 출가하는 새아씨는 시부모를 싫어하고 / 결혼하는 아들네는 살림나기 바쁘도다 / 제자식이 장난치면 싱글벙글 웃으면서 / 부모님이 훈계하면 듣기싫어 외면하고 / 시끄러운 아이소리 듣기좋아 즐겨하며 / 부모님이 두말하면 잔소리라 관심없다 / 자녀들의 오줌똥은 손으로도 주무르나 / 부모님이 흘린 침은 더럽다고 멀리하고 / 과자봉지 들고와서 아이 손에 쥐어주나 / 부모위해 고기 한 근 사올 줄을 모르도다 / 개 병들어 쓰러지면 가축병원 달려가나 / 늙은 부모 쓰러지면 노환이라 생각하네 / 열 자식을 키운 부모 한결같이 키웠건만 / 열 자식은 한 부모를 귀찮다고 싫어하네 / 자식위해 쓰는 돈은 한도 없이 쓰건만은 / 부모 위해 쓰는 돈은 한푼조차 아까우네 / 자식들을 데리고는 외식함도 자주하나 / 늙은 부모 모시고는 외식 한번 힘들구나 / 살아생전 불효하고 죽고나면 효심날까 / 예문 갖춰 부고 내고 조문받고 부조받네 / 그대 몸이 소중커든 부모은덕 생각하고 / 서방님이 소중커든 시부모를 존중하라 / 가신 후에 후회말고 살아 생전 효도하면 / 하늘에서 복을 주고 자녀에게 효를받네”

  여러분, 오늘 어버이주일을 맞이하여 다시금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고 부모 공경의 마음을 가다듬기 바랍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에서 우러나온 부모 공경이 진짜입니다. 그래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