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1:3에 보면 “마흔째 해 열한째 달 그 달 첫째 날에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자기에게 주신 명령을 다 알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1:5에서는 “모세가 요단 저쪽 모압 땅에서 이 율법을 설명하기 시작하였더라.” 합니다. 이 두 구절은 오늘 본문의 역사적 배경을 말해줍니다. “마흔째 해”라 한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율법을 받고 시내산을 떠난 지 사십 년이 지난 때라는 말입니다. “요단 저쪽 모압 땅에서”라 한 것은 사십 년 간의 광야의 행진 끝에 드디어 요단강만 건너면 가나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요단 강 동쪽의 모압 평지에 도착해서 모세가 사십 년 전 시내산에서 받은 하나님의 율법을 다시 설명하기 시작했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이 들어있는 신명기 제5장의 1-3절을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모세가 온 이스라엘을 불러 그들에게 이르되 ‘이스라엘아, 오늘 내가 너희의 귀에 말하는 규례와 법도를 듣고 그것을 배우며 지켜 행하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호렙 산에서 우리와 언약을 세우셨나니 이 언약은 여호와께서 우리 조상들과 세우신 것이 아니요 오늘 여기 살아 있는 우리 곧 우리와 세우신 것이라.”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불러모아놓고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규례와 법도를 들려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규례와 법도는 하나님께서 호렙산 즉 시내산에서 주신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모세는 말하기를 “이 언약은 여호와께서 우리 조상들과 세우신 것이 아니요 오늘 여기 살아 있는 우리 곧 우리와 세우신 것이라.” 한 것입니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비롯한 율법을 받은 것은 사십 년 전이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율법을 주시며 그들과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그런데 모세는 사십 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모아놓고 율법을 설명하며 말하기를 “이 언약은 여호와께서 우리 조상들과 세우신 것이 아니요 오늘 여기 살아 있는 우리 곧 우리와 세우신 것이라.” 한 것입니다. 무슨 뜻이겠습니까?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은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 사십 년을 지내면서 다 죽은 것입니다. 하나님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한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하고는(신1:35-38) 모두가 죽었습니다. 모세조차도 곧 모압 땅 느보 산에 올라가 죽음으로써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사십 년 전에 살아있던 이스라엘 백성과 맺으신 언약은 그들이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에 광야에서 다 죽었으므로 사실상 하나마나 한 것이 되고 만 것입니다. 이제 요단강 동쪽 모압 평지에 도착해서 요단강을 건너고 가나안에 들어가기에 이른 이스라엘 백성은 모두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율법을 주신 이후에 광야에서 태어난 자손들이었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실제로 약속의 땅에 들어가 율법을 지키며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야 할 백성은 그들이었기 때문에 그들과 새로 언약을 세울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 “이 언약은 여호와께서 우리 조상들과 세우신 것이 아니요 오늘 여기 살아 있는 우리 곧 우리와 세우신 것이라.” 한 말입니다. 오늘 본문 끝 절에 바로 이어지는 6:1에 보면 모세가 말하기를 “이는 곧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가르치라고 명하신 명령과 규례와 법도라.” 하며 “너희가 건너가서 차지할 땅에서 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말들 뒤에 숨은 뜻을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조상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지 않았기에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다 죽었는데 이제 우리는 가나안에 들어가서 오래 오래 잘 살기 위해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계명과 규례와 법도를 잘 지켜 행해야 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당신의 언약의 백성으로 택하여 세우시고 모세를 통하여 그들에게 주신 계명들이 그들에 의해 잘 지켜지기를 원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듣고 배우고 지켜 행할 것을 수없이 반복해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지켜 행하라 명하시면서 하나님께는 두 가지 바람이 있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첫째로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되 “대대로 지키기를” 바라신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로는 하나님의 계명을 대대로 잘 지키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대대로 복 주시기를” 바라신 것입니다. 오늘 본문보다 앞서는 5:10에서는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하셨습니다. 오늘 본문 29절에서는 “다만 그들이 항상 이같은 마음을 품어 나를 경외하며 내 모든 명령을 지켜서 그들과 그 자손이 영원히 복 받기를 원하노라.” 하십니다. 또 본문 33절에서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명령하신 모든 도를 행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살 것이요 복이 너희에게 있을 것이며 너희가 차지한 땅에서 너희의 날이 길리라.”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계명들을 대대로 잘 지키기를 원하시고 대대로 잘 지키는 백성에게 대대로 복 주시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말씀을 우리는 오늘 본문을 뒤따르는 신6:1-9에서 찾습니다. 잘 알려진 이 말씀을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받듯이 다시 한 번 잘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는 곧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가르치라고 명하신 명령과 규례와 법도라. 너희가 건너가서 차지할 땅에서 행할 것이니 곧 너와 네 아들과 네 손자들이 평생에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며 내가 너희에게 명한 그 모든 규례와 명령을 지키게 하기 위한 것이며 또 네 날을 장구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 이스라엘아 듣고 삼가 그것을 행하라. 그리하면 네가 복을 받고 네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허락하심 같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네가 크게 번성하리라.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

오늘은 어린이주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어린아이들을 우리가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양육하며 그들의 행복한 장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기회입니다. 누구나 자녀들을 사랑하겠지만 누구나 바르게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녀들을 위하고 자녀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일이라는 것들이 오히려 자녀들을 망치고 그들의 미래를 불행하게 만드는 일은 허다합니다. 참된 자녀사랑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성경은 자녀를 사랑으로 교육하는 방법을 많이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잘 깨달아 알게 하고 그 말씀대로 행하도록 가르치는 일입니다. 그리고 자녀들의 행복을 하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모든 복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고,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에 순종하는 백성에게 대대로 복 주시기를 원하시며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주일에 자녀들을 교회에 보내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게 하는 대신 학원에 보내는 부모보다 더 자녀를 사랑할 줄 모르는 부모는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자녀들에게 주실 참된 행복을 빼앗아 던져버리는 일입니다. 이런 어리석은 부모가 우리 교회에는 하나도 없기를 바랍니다. 이번 어린이주일을 맞아 우리가 과연 하나님의 말씀대로 자녀들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돌아보며 하나님으로부터 사랑과 복을 받을 자녀들로 잘 키우기로 다짐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