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성경: 사 53:7-9
찬송: 327장
세례요한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나아오심을 보고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세례요한의 말은 700여년 전에 이미 이사야 선지자에 의하여 예언된 말씀입니다.
6절 말씀에 보면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질로 갔거늘”이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길 잃고 방황하는 양을 위하여 하나님의 어린양이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의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두 가지 모습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①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 ②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양 같아서 방황하고 그릇 행하는 자들이지만, 그분은 양 같이 인내하십니다. 여러분과 저는 양 같아서 어리석으나, 그분은 오직 양 같이 향기로운 순종의 영을 지니시어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과 같고 털 깎는 자 앞에서도 그 입을 열지 아니하는 분이셨습니다.
1.인내하신 하나님의 어린양
이사야 선지자는 이 땅에 메시아로 오실 하나님의 어린양을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으로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으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님은 도수장으로 끌려 가셨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자기를 죽게 할 수 있는 털 깎는 자 앞에 끌려 가셨습니다. 자신의 모든 위로의 옷과 영광의 옷을, 심지어는 자신의 아름다운 이름의 옷까지도, 그리고 마침내는 자기의 생명의 옷까지도 깎아버릴 털 깎는 자 앞으로 끌려 간 것입니다.
저는 도살장에 가보지 못해서 짐승들이 끌려 들어가 죽는 모습을 직접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어떤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소도 도살장으로 끌려 들어갈 때 두 눈에서 닭기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린다고 합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그가 도수장 앞에 계신 동안에도 마치 끌려간 어린양과 같았습니다. 그는 털 깎는 자 앞에 계셨을 때에도 털을 깎기 우려고 누워 있는 양처럼 잠잠하셨습니다. 이러한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은 빌라도와 헤롯, 그리고 대제사장 가야바 앞에서, 그리고 마지막 십자가 위에서 실재로 일어났습니다. 우리 주님은 침묵하셨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누명을 씌워 고소하였습니까? 그럼에도 우리 주님은 아무런 말씀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바울 사도처럼 “회칠한 담이여, 하나님이 너를 치시리로다”(행 23:3)라고도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군병들이 손바닥으로 치며 침을 뱉고 얼마나 심한 모욕을 가하였습니까? 그러나 그분은 인내로 침묵하셨습니다. 그분은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하셨습니다. 그들은 그에게서 모든 것을 깎아버렸습니다. 그분의 수치를 가리는 옷까지도 다 빼앗아 갔습니다. 그분은 모든 것을 빼앗기고 벌거벗은 것입니다. 왜 우리 주님께서 그런 수치를 당해야 했습니까? 벌거벗은 우리를 덮어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마치 아담을 위하여 하나님께서 가죽옷을 지어 주실 때 양의 가죽을 벗겨 옷을 지으신 것처럼 벌거벗은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은 어린양의 털을 모두 벗기신 것입니다. 이토록 커다란 대가를 치르게 하셨지만 그분은 아무런 불평이나 원망의 말씀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히 12:2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저는 그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여러분이 만일 이렇게 혹독한 대가를 대신 치르셨다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아마도 엄청난 원망과 불평을 내뱉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 땀이 변하여 핏방울이 되기까지 통곡의 기도를 올리셨습니다. 겟세마네라는 이름의 뜻은 “기름 짜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아마도 올리브 기름을 많이 짜는 곳이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졌을 것입니다. 옛날에 시골에서 기름을 짜는 것을 보면 깨를 볶아서 자루에 넣고 그 위에 나무를 올려놓고 무거운 돌멩이를 올려놓습니다. 그러면 거기에서 고소한 기름이 아래로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집니다. 압착식 기름입니다. 요즘에도 올리브유는 압착식이 더 좋은 기름입니다. 그분으로부터 생명을 짜내기 위하여 돌덩이를 서로 맞추고 얼마나 기름틀의 나사를 단단하게 조이고 또 조였을까요?
사 53:10 여호와께서 그로 상함을 받게 하시기를 원하사 질고를 당케 하셨은즉 그 영혼을 속건제물로 드리기에 이르면 그가 그 씨를 보게 되며 그 날은 길 것이요 또 그의 손으로 여호와의 뜻을 성취하리로다
주님은 십자가 위에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절규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것은 슬픔과 질고의 외침이었지, 불평의 부르짖음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연약한 인성을 보여 주는 것이었지 반역의 인성을 보여 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질고와 슬픔의 외침이었지 반역의 목소리나 절망의 외침은 아니었습니다.
2.온전히 순종하신 하나님의 어린양
이제 우리는 이러한 그리스도의 모습을 통해서 죽기까지 온전히 순종하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분은 자기 자신을 내어 주셨습니다. 그것은 아무 것도 아끼지 않는 순종이었습니다. 주님의 희생물은 줄로 제단 뿔에 맬 필요가 없었습니다. 도망칠 염려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기꺼이 고난을 받으시고 침 뱉음을 당하시며, 수치스럽게 조롱 당하시고 죽으시기 위해서 그곳에 서 계셨습니다. 그 안에 온전한 순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전 인격을 아낌없이 아버지께 바치셨습니다. 이것은 그분이 자기를 온전히 다스렸기 때문에 가능하였습니다. 그뿐 아니라 자기 사역에 대한 온전한 헌신이 있었습니다. 양은 그곳에 누워 더 이상 푸른 초장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양은 오직 자신을 털 깎는 자에게 온전히 맡깁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영광을 버리셨습니다. 하나님의 택한 자들의 구원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바울 사도는 빌립보서 2장에서 그리스도의 순종을 이렇게 말씀합니다.
빌 2:8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마치 이삭이 자기를 번제물로 태워드릴 나무를 짊어지고 모리아 산을 올라갔던 것처럼, 그리고 반항하지 않고 제단 위에 제물이 되었던 것처럼 우리 주님은 온전한 헌신을 하셨습니다.
토마스 왓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기 보다는 우리의 특권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유익이 되는 것만을 명령하시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행하신 첫 번째 이적이 어떻게 일어났습니까? 당시 예수님의 어머니와 제자들이 함께 참석한 그 혼인 잔치 자리는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기쁨만이 아니라 결핍과 부족, 불안과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준비한 포도주가 모자라 큰 낭패를 겪게 될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었습니까? 예수님께 순종했더니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인들에게 항아리에 물을 채우고 그것을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고 말씀하셨을 때 그대로 순종했습니다. 그런데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랐어도 물 떠온 하인들은 알았습니다. 언제 물이 포도주로 변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그리스도께 순종한 일꾼들로 인해 불안과 부족함이 있던 혼인 잔치 자리에는 풍족함과 기쁨이 넘쳤습니다. 이 일을 통해서 그리스도께서 그 분의 영광을 나타내셨음을 기억합시다.
사랑하시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온전한 순종을 하신 분이십니다. 죽기까지 복종하셨습니다. 주님의 온전한 순종을 본받읍시다.
3.우리는 어떤 양이 되어야 합니까?
1)우리도 털 깎는 자 앞의 양이 되어야 합니다.
성경은 우리 인간들을 양으로 비유하여 말씀합니다. 예수님은 길 잃은 한 마리의 양을 찾기 위하여 이 땅에 오셨습니다.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어깨에 매고 돌아온 목자는 동네 사람들을 초청하여 잔치를 벌였습니다.
우리가 성전의 어린양처럼 제물로는 바쳐지지 않는다 할지라도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케 되며 도살할 양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롬 8:36)라는 말씀이 있듯이, 시대를 막론하고 성도들은 모두 죽임을 당할 양떼들입니다. 예수님은 늑대 무리 한 가운데 있는 양처럼 우리를 세상에 보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라도 기꺼이 산 제물이 될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털 깎는 자가 양을 데려다가 그 털을 모두 깎아버리듯이, 주님은 자기 백성들을 데려가시어 그들의 옷을 모두 벗기실 때가 있습니다. 때로 주님은 세상적인 위로를 앗아가시어 그들을 마치 털 깎는 양처럼 헐벗게 하십니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주님처럼 잠잠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입술에서 불평과 원망을 멀리하고 묵묵히 참고 순종하는 우리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우리를 보살펴 준 주인에게 털로 보답하는 것이 양의 의무입니다.
목자가 왜 양을 돌봅니까? 털을 얻기 위함입니다. 물론 죽으면 고기를 제공하겠지요. 그러나 살아있는 동안에는 털을 제공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털을 깎이울 때 잠잠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 주님은 선한 목자이십니다. 여러분은 그 목자에게 어떤 보답을 하고 계십니까? 우리가 목자이신 주님께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보답은 자기에게 고난을 감수하라고 말씀하실 때 그 고난을 묵묵히 받음으로써, 그리고 인내의 시간이 왔을 때 순순히 자기의 개인적인 위로를 빼앗김으로써 자기의 털을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고통은 거대한 털 깎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사랑하는 이를 잃을 때도 있고, 건강이나 재산을 잃을 때도 있습니다. 바로 그때가 털을 깎고 있는 시기인 것을 아십니까? 이 고통을 잘 견디어야 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습니다.
3)털을 깎아 주는 것이 양에게 유익합니다.
만일 양이 털깎기를 하지 않는다면 한 여름의 열기가 덮쳐왔을 때 그 열기를 도저히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여름에 두꺼운 외투를 입고 다닐 수 없듯이 양떼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름의 열기가 오면 두꺼운 겉옷은 내어버려야 합니다. 양도 마찬가지입니다. 양에게 여름에 털을 가지고 있는 것은 위로가 아니라 오히려 더 큰 괴로움입니다.
양이 털을 깎을 때 좋아할까요? 아마도 좋아하는 양은 한 마리도 없을 것입니다. 억지로 털을 깎도록 자신을 내어 맡길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먼저 그것이 하나님을 영광을 위하고 우리의 유익을 위한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목자는 때로 양을 위하여 털을 깎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너무나도 즐거운 마음으로 순종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으로부터 복을 거두어 가실 때는 그것이 더 이상 복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시 84:11 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시라 여호와께서 은혜와 영화를 주시며 정직히 행하는 자에게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실 것임이니이다
양털을 제거하는 것은 양이 그 털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요, 없는 것이 오히려 더 낫기 때문입니다. 양에게서 양털을 모조리 깎아 빼앗아 가버리는 것처럼 여러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낙심하지 마십시오. 더 좋은 것을 주시기 위함입니다.
묵은 털을 깎인 양에게는 하나님께서 새 털을 주십니다.
시 30:5 그 노염은 잠깐이요 그 은총은 평생이로다 저녁에는 울음이 기숙할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
목자가 양의 털을 깎을 때는 먼저 깨끗하게 목욕을 시킵니다. 그리고 털을 깎을 때 다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털을 깎습니다. 만약 상처가 나면 양이 가만히 있지 않겠지요. 그래서 목자는 조심스럽게 털을 깎습니다. 우리 주님도 마찬가지로 우리의 털을 깎으실 때 먼저 깨끗케 씼어 주십니다. 그리고 다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다루십니다.
성경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시험 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피할 길을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목자는 양의 털을 언제 깎습니까? 한 겨울에는 절대로 깍지 않습니다. 오히려 양에게 더욱 좋을 때 털을 깎습니다. 여름이 다가오면 털을 깎는 시간도 점점 다가오는 것입니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이런 기도를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 24:20 너희의 도망하는 일이 겨울에나 안식일에 되지 않도록 기도하라
이 기도의 참된 의미는 우리가 고난을 받을 때에 제대로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는 가장 최악의 때에 최악의 어려움을 우리에게 보내시지는 않습니다.
사랑하시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털 깎이는 양과 같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도 도수장에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 하는 양처럼 고난을 당하실 때에 침묵하셨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혹시 과도하게 몸부림을 치지는 않습니까? 털을 깎고 있는데 몸부림을 치면 어떻게 될까요? 그 양은 끝내 다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털 깎는 자 앞에 있는 양과 같습니다. 몸부림치지 마십시오. 자신을 온전히 맡기십시오. 몸부림 쳐봤자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목자는 반드시 털을 깎고야 말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지기로 계획된 시련과 고통은 반드시 실행될 것입니다. 밭에서 밭을 가는 소가 주인이 시키는 데로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더욱 아픈 채찍이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섭리를 거역하여 발길질을 하면 애당초 우리가 입을 상처보다 몇 배나 더 심한 상처를 입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에 순종했을 때 받아야 했던 고통보다 훨씬 더 큰 고통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털 깎인 여러분 여러분에게 새로운 털을 자라날 것입니다. 그러므로 낙심하지 마십시오. 소망을 가지십시오. 하나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처럼 잠잠히 순종하여 더 큰 은혜와 축복을 받아 누리는 우리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