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열매 7. “충성”

갈라디아서 5:22-23
22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23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성령의 일곱 번째 열매는 충성입니다. 헬라어로 ‘피스티스’를 개역 성경에서는 ‘충성’으로 번역하고 있지만, 표준새번역에서는 ‘신실’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신실하다는 것은 믿음직하다는 의미입니다. 신실한 사람은 믿음직한 사람입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이라 우리가 고백할 때 그것은 하나님이 믿음직스런 분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하나님이 보시기에 믿음직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 충성스런 사람입니다. 사람 앞에서는 신실한 사람이 되어야 하겠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충성스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여기서 개역 성경의 번역대로 ‘충성’의 뜻으로 성령의 열매를 설명하겠습니다.

충성이라고 할 때는 어떤 대상에 대한 복종이나 헌신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충성스런 분이셨습니다. 요한계시록에서는 예수님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아멘이시요 충성되고 참된 증인이시요 하나님의 창조의 근본이신 이”(계3:14)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께 충성을 다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충성은 본래 하나님이시지만 하나님과 동등 됨을 요구하지 않고 인간의 몸을 이 땅에 입고 태어나신 데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자기의 권리를 포기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생애 내내 하나님의 뜻에 맞추어 사셨습니다.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요4:34) 충성스런 사람은 자기 일보다 하나님의 일을 먼저 합니다. 그리고 자기 목숨을 십자가에 내어 놓기까지 하나님께 충성스러운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나의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막14:36)

인간 사회에서 충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군인을 들 수 있습니다. 군인들이 거수경례 하며 외치는 구호의 대부분이 “충성!”입니다. 신앙인들 또한 그리스도의 군사들입니다.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저희가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 네가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군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을지니”(딤후2:2-3) 여기 “충성된 사람들”과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군사”라는 말이 나옵니다. 군사가 가장 충성된 사람들입니다. 군인은 자기 사생활이 없습니다. 군인은 자기 생각도 없습니다. 오직 명령에 따라서 순종할 뿐입니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도 내어놓습니다. 군인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성품은 ‘충성’입니다. 대장되신 우리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성품 또한 ‘충성’입니다.

충성의 대상은?

그런데 충성이라고 할 때 누구에게 충성해야 하는지 그 대상이 분명해야 합니다. 우리가 충성을 바쳐야 할 대상은 누구입니까? 물어 볼 것도 없이 예수 그리스도일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명령에만 충성스럽게 반응해 할 것입니다. 이 말은 다른 어떤 것이 우리 충성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옛날에는 태극기 게양식 때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였습니다.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맹세합니다.” 어렸을 때야 아무 생각 없이 하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나라와 민족을 향한 종교적 수준의 대단한 신앙고백이었습니다. 조국과 민족이 충성의 대상입니까? 아닙니다. 우리가 충성을 바쳐야 할 대상은 하나님 한 분뿐입니다. 물론 조국과 민족이 하나님의 뜻에 따를 때, 그때는 조국과 민족에 충성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조국이 하나님의 뜻을 위배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 때는 더 이상 조국과 민족은 충성의 대상이 아닙니다. 독일의 히틀러 치하에서 그 야만성에 저항하는 고백교회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때 바르멘 선언이라는 것을 발표하였는데 그 제1항이 무엇이었는지 아십니까?

“성서에서 우리에게 증언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가 들어야 하며, 사나 죽으나 신뢰하고 복종해야하는 하나님의 유일한 말씀이다. 우리는 마치 교회가 그 선포의 원천으로서 이 하나님의 유일한 말씀 외에, 그리고 그것과 나란히 다른 사건들, 권세들, 형상들과 진리들도 하나님의 계시로서 인정할 수 있고 인정해야 하는 것처럼 가르치는 거짓된 가르침을 배격한다.” 여기 거짓된 가르침의 대표적인 것이 무엇일까요? 히틀러를 마치 메시야처럼 선포하고, 독일 국가주의를 절대 명제로 선포하는 교회의 설교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이상이나 민족이나 인간에게 충성을 하지 않고 오직 유일하신 하나님의 말씀에만 충성을 다합니다.

사도 바울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갈라디아서에서 그려지는 사도 바울의 모습은 하나님께 대한 충성이 어떠한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복음은 처음 유대인들로부터 나왔습니다. 초대교회는 유대인들이 교회의 지도부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는 율법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였고, 또 율법을 지켜야 다른 유대인들로부터 핍박을 받지 않았습니다. 복음을 믿으면서도 율법을 지키는 것이 쉽고 주류였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율법의 길은 복음이 아니었습니다. 이를 단호히 반대하면서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의 기쁨을 구하는 것이었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갈1:10) 바울은 사람의 기쁨 곧 조직이나 대세나 전통에 충성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게 충성되었고 예수 그리스도를 기쁘게 하는 것이 그의 목표였습니다.

이런 태도는 다른 사도들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가장 뒤늦게 사도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나 부활의 40일 동안 직접 예수님을 목격했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와 반면에 예루살렘에 열두 사도들은 예수님을 직접 보았고 부활을 목격했습니다. 초대교회에서 이들은 권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도들일지라도 복음에 위배될 때 바울은 가차 없이 비판을 하였습니다. 갈라디아서 2장에서는 바울이 베드로를 책망하는 유명한 장면이 나옵니다. 유대 정결법에서는 이방인과 식사하는 것을 금하였습니다. 그러나 복음은 이런 장벽을 허물고 이방인과 유대인이 함께 식사를 나누는 해방 공동체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베드로가 이방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유대 율법주의자들이 나타났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두려워한 베드로가 슬며시 그 식사 공동체에서 빠져나오고 말았습니다. 이 때문에 갓 믿음을 갖게 된 이방인들은 자신들이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이 맞는지에 대한 혼란마저 생겼습니다.

바울은 이런 베드로의 행위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책망하였습니다. “게바가 안디옥에 이르렀을 때에 책망할 일이 있기로 내가 저를 면책하였노라”(갈2:11) “나는 저희가 복음의 진리를 따라 바로 행하지 아니함을 보고 모든 자 앞에서 게바에게 이르되 네가 유대인으로서 이방을 좇고 유대인답게 살지 아니하면서 어찌하여 억지로 이방인을 유대인답게 살게 하려느냐 하였노라”(14) 모든 자 앞에서 공개적으로 베드로를 책망한 것입니다. 바울이 예의가 없거나 겁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충성의 대상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였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는 사람이면 그가 아무리 교회의 지도자일지언정 그는 불충성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바울의 태도는 우리 한국교회가 본받아야 합니다. 우리 한국교회는 충성이란 것을 이상하게 변질시켜 버렸습니다. 충성의 대상이 교회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목회자에게 반발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마치 하나님께 대한 불충성인 것처럼 만들었습니다. 제자훈련이란 것도 예수님에게 충성스런 제자가 아니라 목회자에게 충성스런 교인, 자기 교회에 충성스런 교인들로 변질시키고 있습니다. 요즘은 자기 교회라는 집단의 논리나 목표에 더 충성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사랑의교회’표 교인, ‘온누리교회’표 교인, ‘빛과생명교회’표 교인들이 양산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닙니다. 잘못하면 집단이기주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단과 다를 바가 무엇입니까? 우리가 충성을 받쳐야 할 대상은 인간이 아닙니다. 집단이 아닙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 그 분 한 분 뿐입니다. 한국교회가 잘못되고 있는 주요 요인 중 하나도 이처럼 충성을 받쳐야 할 대상이 변질되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흥행하고 있는 영화 『도가니』가 있습니다. 『도가니』는 광주에 있는 한 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났던 성폭력 사건을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힘이 없고 무력한 청소년 장애아들 12명을 교장을 비롯한 8명의 교직원들이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던 사건입니다. 이런 엄청난 죄를 저지르고도 그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쳤고, 일부 폭행 교사들은 다시 복직되었습니다. 영화는 그 장면들을 재현내고 있는데 실제 사건의 절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조명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결국 해당 학교가 폐교를 당했고 도가니법이라 하여 장애인 관련 법들이 개정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 『도가니』를 보며 더 안타까웠던 것은 영화 속에 그려지는 기독교의 모습이었습니다. 위선과 이중성! 그것이 바로 세상이 교회를 보고 있는 시선이었습니다. 실제 성폭행을 주도 했던 학교는 기독교 재단이었습니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학교 장면 곳곳에는 십자가를 조롱하듯이 뚜렷하게 걸려 있습니다. 교장은 교회의 장로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교회는 집단적으로 장로인 교장의 무죄를 주장합니다. 목회자는 장로님이 억울하게 핍박을 당하고 있다고 설교하고, 성도들은 재판정 앞에서 찬송을 부르며 교장을 옹호합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서 사랑과 거룩, 진리를 입버릇처럼 외치면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온갖 악과 탐욕을 저지르며, 노골적으로 자기 집단을 보호하는 기독교인들의 위선과 이중성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단지 영화였으면 좋겠는데 문제는 실제 한국교회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주된 원인 중 하나는 교회가 건강한 비판 능력과 자정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순종이라는 이름으로 예언적인 비판의 목소리에 재갈 물리고 그들을 추방하고는 전혀 비판능력이 없는 맹목적인 사람들로만 채워버렸습니다. 충성을 목회자에 대한 충성, 개교회에 대한 충성으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우리가 충성해야 될 대상은 인간이 아닙니다. 조직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리스도의 뜻이 아니라면 우리는 인간도 비판해야 하고 조직도 버려야 합니다. 아무리 조용기 목사님일망정 잘못되었다면 비판을 받아야 합니다. 이것이 개혁신앙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구해야하지 당회장의 영광을 구해서는 안 됩니다.

충성된 사람들

우리가 충성해야 할 대상이 올바로 정해졌다면 이제 우리는 아낌없이 충성해야 합니다. ‘충성’이라는 열매는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중 제가 가장 간절히 소망하는 열매입니다. 제가 주님께 더 열정적으로 헌신하며 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충성스런 종의 대명사는 역시 사도 바울입니다. 바울은 사도행전의 밀레도 설교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20:24) 바울은 주님의 사명을 위해 열정적으로 달려왔고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도 아깝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아시아에 들어온 첫날부터 지금까지 내가 항상 너희 가운데서 어떻게 행한 것을 너희도 아는바니  곧 모든 겸손과 눈물이며 유대인의 간계를 인하여 당한 시험을 참고 주를 섬긴 것과”(20:18-19) “내가 삼 년이나 밤낮 쉬지 않고 눈물로 각 사람을 훈계하던 것을 기억하라”(31) 바울은 충성의 열매를 맺은 자의 삶이 어떠한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충성하지 못하고 게으른 것은 악한 것입니다. 마태복음 24장에 달란트 비유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충성스런 종과 그렇지 못한 종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 받은 종들은 열심히 일해서 각각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를 남겼습니다. 이들을 향하여 주님은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마24:21, 23)이라 부르며 칭찬합니다. 반면에 한 달란트를 받아서 그냥 땅에 묻어두었던 종을 향하여서는 “악하고 게으른 종”(26)이라고 합니다. 주인 입장에서 볼 때 선한 자는 부지런히 일하여 이득을 남긴 자입니다. 그렇지 않은 자는 게으른 자요 그가 악한 자입니다.

충성은 곧 우리의 구원과 관련되기도 합니다.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계2:10). 주님은 충성하는 자에게 생명의 면류관을 주시겠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는 각각의 달란트가 주어진 채 세상으로 보냄 받은 종들과 같은 형편입니다. 주님이 오실 때는 우리의 죽음의 순간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 사이에 인생을 살면서 우리 가진 달란트를 이용하여 열매들을 남겨야 합니다. 마지막 때에 주님은 그 열매들을 가지고 우리를 평가하실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들고 있는 열매들은 어떤 것들입니까?

그런 점에서 ‘충성’은 매우 중요한 성령의 열매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자기 인생에 충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생명과 시간과 은사를 주셨는데 이것으로 우리는 지금 무슨 열매를 맺고 있습니까? 자기 인생을 충실하게 사는 것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충성스런 사람의 모습입니다.

지난주에 자기 인생을 충실하게 살았던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전세계인들이 애도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입니다. 56세의 나이로, 요즘의 기준으로는 짧은 생을 마감하였지만 그는 사람들에게 늘 “창조와 혁신”의 아이콘으로 기억되었습니다. 그는 청바지와 검은 티셔츠를 입은 자신의 모습에 세계가 주목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 폰 시대를 열었고, 아이팟, 아이패드, 아이클라우드 등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를 끊임없이 확대시켰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생애는 그렇게 평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정통 미국인이 아니라 시리아계 출신입니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났고 가난한 집에 입양되었습니다. 대학 등록금을 낼 형편이 못되어 대학을 중퇴했고, 친구의 기숙사 방바닥에서 새우잠을 자야 했습니다. 7마일이나 떨어진 한 사원에서 무료로 주는 밥을 먹기 위해 걸어갔던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이 창업했던 애플사에서 쫓겨나기도 했고, 췌장암으로 7년 동안 죽음의 위기 가운데 살아갔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늘 꿈을 꾸었고, 창조와 혁신의 길을 주저 없이 걸어갔던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인생을 보면 자기에게 주어진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기 가진 달란트를 다 소진하여 수백 수천 배의 열매를 맺은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2005년도에 스탠포드 졸업식에서 했던 축사의 한 대목입니다.

“제가 열일곱 살이었을 때, 이런 구절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매일을 삶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언젠가 당신은 대부분 옳은 삶을 살았을 것이다.’ 저는 그것에 강한 인상을 받았고, 이후 33년 동안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제 자신에게 말했습니다. ‘만일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내가 오늘 하려는 것을 하게 될까?’ 그리고 여러 날 동안 그 답이 ‘아니오’라고 나온다면, 저는 어떤 것을 바꿔야 한다고 깨달았습니다.

　제가 곧 죽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제가 인생에서 큰 결정들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 가장 중요한 도구였습니다. 모든 외부의 기대들, 자부심, 좌절과 실패의 두려움, 그런 것들은 죽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진정으로 중요한 것만을 남기게 됩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당신이 무엇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의 함정을 벗어나는 최고의 길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마음을 따라가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고 시간을 허비하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에 맞춰 사는 함정에 빠지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견해가 여러분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가리는 소음이 되게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라가는 용기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당신이 진정으로 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은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른 모든 것들은 부차적인 것들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그야말로 종말론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이라 할 것입니다. 그가 신앙을 가졌는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항상 심판의 때를 생각하며 산 충성스런 종의 모습으로 살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가 가장 강조했던 말은 “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였습니다. 새로운 것,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갈망하고 또 그 길을 우직하게 걸어가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끊임없이 하나님을 갈망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우직하게 이루어가라”고 바꾼다면 그것이 바로 충성의 열매를 맺은 신앙인의 모습일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에 충성하라

우리는 우리 인생 자체에 충성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일에도 충성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뜻에 서 있는 교회라고 생각한다면 이제 교회를 위하여 충성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고전4:2)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교회로 부르시고 필요한 직분들을 맡기셨습니다. 이 직분에 충성하는 것이 곧 하나님께 충성하는 것입니다. 충성스런 사람들은 무엇보다 하나님의 일을 세상일보다 가장 우선순위에 둡니다. 남는 시간에 봉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앞서서 하는 봉사, 가장 중요한 봉사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너 자신을 위해서 산 것 말고 나를 위해서 행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충성스런 또 한 사람의 예를 들고자 합니다. 바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입니다. 지미 카터는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 중에도 매주일이면 꼭 자기 본 교회에 가서 교회학교를 섬겼습니다. 그렇게 큰 교회도 아니었습니다. 23년 동안 20여 명의 교회학교 학생들을 가르쳤던 것입니다. 대통령에서 퇴임하고 나서도 자기 고향 조지아의 옛 교회로 돌아가 교회학교를 섬기는 일을 계속했습니다. 그 부인 로잘린 여사와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교회당을 청소했고 그 모습을 보려고 많은 구경꾼들이 몰려들기도 했습니다.

어떤 기자는 지미 카터의 삶을 조명하며 이렇게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백악관이 목표가 아니었던 유일한 대통령" 카터 대통령은 백악관이 목표가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카터 대통령의 삶은 대통령 재직시보다 그 이후의 삶이 더 아름답습니다. 그가 손수 망치를 들고 집 없는 자들의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운동을 벌이는 것을 우리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국제적인 분쟁이 있는 곳에는 평화의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충성하는 인생을 살 때 우리 인생도 멋있어 집니다. 하나님께 충성한다는 자세를 가질 때 우리 인생이 중심을 잡습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3)는 말씀은 충성된 사람의 제1계명입니다. 충성하되 억지로 하지 말고 즐거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해서 하고 즐거워서 해야지 억지로 한다면 그것은 고역일 것입니다.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고후9:7) 우리 안에 계신 성령님은 충성의 영이십니다. 우리 안에서 하나님을 향한 갈망을 주시고 하나님의 일을 하는 즐거움을 부어주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