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5:22-23 22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23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유난히 무서움이 많은 어떤 아이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그 아이에게 담력을 길러주기 위해 깜깜한 밤중에 뒤뜰에 가서 빗자루를 가져오라고 하였습니다. 아이는 밖이 깜깜해서 무섭다며 한사코 나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절대 무섭지 않아. 예수님은 어느 곳에서든 우리와 함께 하신다. 지금 저 밖에도 예수님이 계신다. 그러니 무서워 말고 다녀오렴.” 아이는 좀 안심이 된다는 듯이 “정말 저 밖에 예수님이 계셔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럼. 예수님은 어디든 계시며 우리를 지켜주신단다.” 어머니가 확신 있게 대답하자 아이는 문을 조금 열고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예수님 거기 계시면 빗자루 좀 가져다주세요.” 착하고 순진한 아이인가요? 아니면 영악한 아이인가요? 우리는 어렸을 때 ‘착한 어린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참 착하다’가 최고의 칭찬이었고, 착한 어린이가 되는 것이 우리 인격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착하다는 것이 오히려 욕이 되는 것 같습니다. 착하다는 것은 무능력하거나 바보 같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가 착한 아이가 되고 우리 남편이 착한 남편이 되느니, 능력 있고 경쟁에서 승리하는 독한 아이나 남편이 되기를 원합니다. 성령의 여섯 번째 열매는 양선(良善)입니다. 한자로 어질 량(良) 착할 선(善)입니다. 어질고 착한 성품이라 할 것입니다. 표준새번역은 이를 ‘선함’이라고 번역하고, 공동번역은 ‘선행’이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양선으로 번역한 동일한 헬라어 단어를 에베소서에서는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엡5:9) 하여 ‘착함’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선함이나 착함이나 같은 말인데 모두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는 부드러움이요 다른 하나는 바름입니다. 인간관계에서 다른 사람을 향하여 관대하거나 선행을 행할 때 우리는 착하다, 선하다는 말을 사용합니다. 악하다에 반대되는 것으로 행실이 바른 것을 또한 착하다, 선하다고 합니다. 국어사전에서는 ‘착하다’를 “마음씨나 행동이 바르고 어질다”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양선이란 것을 ‘착함’으로 번역하는 것이 좀 더 뜻이 분명할 것 같습니다. 착함에는 두 가지 태도를 담고 있습니다. 자기 양심에 대해서 바른 것이고 다른 사람을 향하여 어질고 친절한 태도를 말합니다. 우리 하나님은 선한 하나님이십니다. 시편에서는 하나님에 대해서 이렇게 자주 노래를 합니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시118:1) 하나님의 선하심은 인자하심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우리 인생들을 불쌍히 여기시는 하나님이시기에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선한 목자이십니다. 양들을 사랑으로 이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또한 악인을 향하여서는 심판을 내리시는 분이시기에 선하신 분이십니다. 약한 자는 불쌍히 여기시고 강한 자는 엄격히 심판하시는 하나님이시기에 우리 하나님은 선하시다 찬양합니다. 선하신 하나님은 착하신 하나님, 곧 어질고 바른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이런 착한 성품을 닮도록 하나님은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베드로후서에서는 말씀합니다. “그의 신기한 능력으로 생명과 경건에 속한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셨으니 ... 이로써 그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을 우리에게 주사 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너희로 정욕을 인하여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신의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려 하셨으니”(벧후1:3-4) 신의 성품에 참여하는 자, 곧 그리스도를 닮아가도록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을 닮아야 할 것입니다. 성령의 사람들은 성령의 열매를 맺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육체의 소욕을 따라서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성령의 소욕을 따라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안에는 얼마만큼의 착함의 열매가 맺혀 있습니까? 우리는 ‘착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까? 아니면 ‘독하다’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까? 바른 사람 사람들이 ‘착함’을 싫어하는 이유는 사람은 호인이지만 모질지 못하고 무능력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착함에는 바름이 있습니다. 올바름이 없는 착함은 줏대가 없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 것이 착한 것이 아닙니다. 강한 자에게 착한 것은 오히려 비굴한 것입니다. 악에 대해서 착한 것은 오히려 악에 동조하는 것입니다. 히틀러의 정책을 집행했던 사람들은 가정에서는 착한 아버지요, 착한 이웃이요, 착한 신앙인이었을 것입니다. 사람은 착한 데 불의를 모른 척하고 있다면 그것은 진실로 착한 것이 아닙니다. 한나 아렌트란 분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란 책을 썼습니다. 아이히만은 2차세계 대전 당시 나찌의 친위대 장교였으며, 유태인들의 강제 이주와 학살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던 인물입니다. 그가 전쟁 후 아르헨티나에 피신해 있다가 15년 만에 잡혀서 예루살렘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흥미 있는 것은 이 아이히만이 전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신 앞에서는 유죄이지만 법 앞에서는 무죄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네 아이의 사랑스러운 아버지였고, 단지 충실한 국가공무원이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개미 한 마리도 죽이지 못하는 사람이며, 유태인들을 좋아했지만 국가의 명령이라서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수행했다고 합니다. 잔인하게 살해되느니 당시 ‘안락사’라고 일컬어지는 가스실의 죽음이 훨씬 더 덜 잔인하고 인간적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살아남았던 유태인이 아이히만을 법정에서 보고 기절을 했습니다. 나중에 그 이유를 물어보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아이히만이 저렇게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습니다. 저토록 평범한 인간이 그 많은 사람들을 가스실로 몰아넣었군요. 나 자신도 아이히만이 될 수 있다는 것, 내 안에도 아이히만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견디기 어렵습니다.” 이 책을 썼던 한나 아렌트는 주위에서 지극히 평범한 사람에 의해서 벌어지는 엄청난 죄악을 보며 그들의 잘못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아이히만은 ... 자신의 개인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데 각별히 근면한 것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동기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근면성 자체는 결코 범죄적인 것이 아니다. 그는 상관을 죽여 그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살인을 범하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문제는 흔히 하는 말로 하면 그는 단지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결코 깨닫지 못한 것이다. ... 그로 하여금 범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되게 한 것은 순전한 무사유(sheer thoughtlessness)였다.” 악은 더 이상 악마에게만 속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주위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 착한 사람들에 의해서 행해집니다. 생각 없는 착함은 위험합니다. 착한 사람은 바른 사람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불의에 대해서 항거하고 싸울 줄도 아는 사람입니다. 신앙인들 중에 착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러나 그 착함이 의로움을 잃어버리면 악의 도구가 되기 쉽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그 안에 죄인에 대한 심판이라는 의로움을 담고 있으면서도, 그 아래로 오는 사람들을 품는 자비로움으로 나타나는 것과 같은 것이 착함의 열매라 할 것입니다. 손해 보는 사람 착한 사람은 바보인가? 네 바보입니다. 그들이 바보인 이유는 욕심을 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바보인 이유는 다른 사람이 잘되기를 바라 자기를 희생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대표적인 바보입니다. 예수님은 자기 권위나 재물이나 가족이나 안전을 다 버렸습니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도 내어 놓았습니다. 예수님은 참으로 착한 분이셨습니다. 제가 성령의 여섯 번째 열매를 양선이나 선함으로 하지 않고 ‘착함’이라고 번역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모질고 독한 것이 칭찬 받는 시대에 예수님처럼 좀 손해 보고 살 수는 없습니까? 우리는 지나치게 깍쟁이들이 되어 있고 자기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모진 투사들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주님은 산상수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또 너를 송사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리를 동행하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마5:40-42) 착한 사람들은 후하게 베푸는 사람들입니다. 톨스토이 단편집에 보면 『바보 이반』이라는 우화가 있습니다. 이반을 바보라고 부르는 이유는 욕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지런히 일하고 먹는 것으로 족하면 다른 욕심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형들이 재산을 다 빼앗아가도 전혀 상관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이반을 왕으로 세웠는데 이반은 나라를 다스리기보다는 농사를 짓는 데만 열심입니다. 이런 이반의 통치를 보다 못한 똑똑한 사람들이 다 떠나가고 바보들만이 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똑똑한 사람들이 사라지자 오히려 나라는 더 평안합니다. 다른 나라 군대가 쳐들어와도 싸우지도 않고 오히려 곡간을 열어놓고 다 가져가라고 합니다. 마귀가 황금을 뿌려대며 유혹을 해도 이들은 황금을 놀이도구로 여겨 놀다가 지치면 버릴 뿐입니다. 결국 마귀도 바보들에게는 어쩔 수 없어 도망가고 맙니다. 물론 현실에서 이런 일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냥 그런 이런 바보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으로 통쾌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 영악하고, 이기적이며, 또 욕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바보 이반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줍니다. 노동할 수 있고, 먹을 것만 있으면 족합니다. 그 이상의 재물을 얻고자 하는 것은 욕심입니다. 군대나 정치는 인간의 두려움이 만들어놓은 필요악일 뿐입니다. 『장자』 편에 보면 이런 교훈이 있습니다. 두 사공이 배를 몰고 가다 부딪치면 서로 얼굴을 붉히고 싸웁니다. 그런데 배를 몰고 가다 빈 배와 부딪치면 싸우지 않습니다. 배가 비었기 때문입니다. 장자는 이를 통해서 자기를 비운 사람은 적이 없음을 교훈합니다. 우리가 욕심을 많이 비우면 비울수록 우리는 착한 사람들이 되고, 세상은 평화로워질 것입니다. 착한 사람들은 손해 볼 각오를 하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하여 자기 것을 양보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장사나 사업에서도 그렇습니다. 손해가 좀 나더라도 정직하게 물건을 파는 것입니다. 비용이 많이 들고 좀 돌아가더라도 불법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것입니다. 요즘은 그래도 착한 기업이니 착한 가게니 하는 말이 유행인 것 같습니다. 제3세계의 원산지 국민들에게 제 값을 주고 사는 공정무역이 있습니다. 이런 공정무역 커피를 착한 커피라고 합니다. 회사의 이윤이 목표가 아니라 사회적인 봉사와 기부를 목적으로 한 착한 기업도 있습니다. 좋은 음식 재료나 싼 가격을 제공하는 착한 가게도 있습니다. 착하게 살면 손해 보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착한 일을 하고도 후회가 될 때가 많습니다. 후회 하지 않기 위해서는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하나는 태어날 때부터 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실제 그렇게 착한 사람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잘 보지 못하고 품성적으로 다른 사람에 대해서 친절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도 역시 손해 본 후에 후회감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착하지 못한 이유는 욕심이나 미련 때문입니다. 인간이 이런 욕심이나 미련을 버릴 수 없다면 오히려 더 큰 것을 욕심을 내는 것이 또 다른 방법입니다. 대표적으로 아브라함의 경우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창세기 13장에 보면 아브라함과 그 조카 롯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재산이 많아지자 서로 좋은 땅에서 목축을 하기 위해 그 종들이 싸운 것입니다. 이때 아브라함은 자기 욕심을 양보하는 착한 모습을 보입니다.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창13:9) 하며 롯이 먼저 좋은 것을 택하도록 양보합니다. 아브라함이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던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앞 구절에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골육이라 나나 너나 내 목자나 네 목자나 서로 다투게 말자”(창13:8) ‘우리는 한 골육이라’ 아브라함은 재산보다는 한 가족이라는 인간관계를 소중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랑이라는 보다 숭고한 가치를 위해서 작은 물질이나 시간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정직이라는 가치 때문에 우리는 손해를 각오할 수 있습니다. 자기 인생이라는 멋진 작품을 만들려는 욕심에 우리는 그 이하의 것들은 포기할 수 있습니다. 더 고상한 것을 사모할 때 우리 인생은 착해지고 더 멋있어 집니다. 신앙인들에게 최고의 가치는 그리스도이며, 하나님 나라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그 나라를 더 사모할수록 우리는 세상의 것에 연연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의 것을 빼앗기고 손해가 날지라도 그것 때문에 가슴 아파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착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우리 형편을 아시고 우리 필요를 채워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더 영화롭게 만들어 주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은 양보했지만 그 결과 그는 손해 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강해졌습니다. 조카 롯은 소돔과 고모라에 살다가 전쟁이 나서 포로로 끌려가게 되지만 아브라함은 오히려 그런 도시국가들과 경쟁하여 조카 롯을 빼어올 정도로 강력한 세력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착한 사람이 하나님의 복을 받는다는 것을 믿습니다. 우리는 착하게 사는 것 자체가 행복이며 존귀함을 믿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사람 착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깁니다. 그 사람이 잘되기를 바랍니다. 그 사람을 믿어줍니다. 『존 웨슬리의 경건과 기도』란 책의 ‘모든 것을 바라며’ 라는 글에서 요한 웨슬리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악과 관련되어 있습니까? 사랑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며,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랍니다. 그가 악한 일을 행한 것이 사실입니까? 아마 소문대로 그렇게 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며. 비록 사실일지라도 겉으로 드러난 그 정도로 악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바랍니다.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명백히 악한 행위를 했습니까? 그러나 사랑은 그 의도만은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고 바랍니다. 그 의도 또한 악한 것이 확실하다구요? 하지만 그것은 가슴 속 뿌리 깊은 본성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이성을 망각하게 만드는 어떤 격렬한 유혹이나 감정폭발로 인하여 그렇게 된 것일 것이라고 바랍니다. 심지어 그의 모든 행위와 의도와 본성이 모두 다 악하다는 사실이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분명하게 판명 났다 할지라도 사랑은 여전히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결국은 그로 하여금 자신의 죄를 회개케 하고 그에게 승리를 안겨 주실 것이라고......” 이것이 착한 마음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어떻습니까?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바나바는 대표적인 착한 사람입니다. 성경은 바나바에 대해서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자라”(행11:24) 얼마나 착했기에 하나님의 말씀에서 ‘착한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을까요? 바나바의 착함은 다른 무엇보다 인간관계에서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다메섹에서 예수님을 만나서 회심하고 난 후 예루살렘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바울이 이전에 교회를 핍박하고 사람들을 죽이고 감옥에 가두었기에 제자들은 다 바울을 두려워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때 바울을 변호해 주고 성도들에게 소개해 주었던 사람이 바나바였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울이 예루살렘에 가서 제자들을 사귀고자 하나 다 두려워하여 그의 제자 됨을 믿지 아니하니 바나바가 데리고 사도들에게 가서 그가 길에서 어떻게 주를 본 것과 주께서 그에게 말씀하신 일과 다메섹에서 그가 어떻게 예수의 이름으로 담대히 말하던 것을 말하니라”(행9:26-27) 바나바는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고 의심할 때 바울을 믿어주었던 사람입니다. 바나바의 도움이 없었다면 위대한 선교사 바울은 없었을는지도 모릅니다. 바나바는 바울이 ‘다소’에 은둔하고 있을 때 바울을 불러서 안디옥 교회에서 사역을 할 수 있도록 주선을 했습니다. 처음 1차 선교를 갈 때 바울과 함께 했던 사람 또한 바나바였습니다. 1차 선교의 리더는 원래 바나바였습니다. 그런데 성경을 읽다보면 처음에는 “바나바와 바울”(13:2)이라고 부르다가 나중에 “바울과 바나바”(13:46)로 그 순서가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리더가 교체되어 가는 모습입니다. 바나바는 바울의 능력을 알아보고 그를 리더로 세우고 인정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조금 혜택을 주고 ‘내가 믿게 하고 내가 세웠는데’ 하면서 얼마나 권세를 부립니까? 그러나 바나바는 그런 권세를 주장하지 않는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바나바의 착함이 결정적으로 드러났던 것은 마가 사건에서입니다. 마가는 1차 선교 여행에 함께 했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버가라는 곳에서 마가가 그들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13:13). 학자들은 바울과 율법 문제에 의견이 맞지 않아서였다거나, 타우로스 산맥이라는 엄준한 지형을 넘어야 하는데 그것이 두려워 돌아갔다는 등 여러 가지 설들을 말합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마가는 선교 과정에서 자기 마음대로 이탈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2차 선교 과정에서 이 문제가 붙었습니다. 바나바는 2차 선교에 마가를 데리고 가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자기들을 떠나 한가지로 일하러가지 않았던 마가를 데리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여 다툽니다. 심히 다투었고 결국 이 때문에 바울과 바나바가 갈라서게 됩니다(15:38). 바나바는 마가를 데리고 구브로 지역으로 선교를 떠났습니다. 두 유형의 인물이 충돌한 것입니다. 바울은 매우 의롭고 강직한 사람입니다. 이런 강직한 사람은 개척을 하고 어떤 일을 이루는 데는 탁월합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사람을 따뜻하게 대하고 세우는 것에 부족합니다. 반면에 바나바는 능력은 좀 모자랄지라도 사람을 사랑하고 세우는 따뜻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착한 사람입니다. 디모데후서는 바울의 마지막 서신이라고 하는데 거기서 마가에 대해서 이런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네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라 저가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딤후4:11). 마가가 다시 일어서고 바울과 다시 화해할 수 있었던 것은 바나바의 공로라 할 것입니다.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나바였습니다. 교회나 어떤 모임에서도 이런 착한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보이지 않는 이들의 수고로 교회나 그 모임이 든든히 세워져 갑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합니다. “삼가 누가 누구에게든지 악으로 악을 갚지 말게 하고 오직 피차 대하든지 모든 사람을 대하든지 항상 선을 좇으라”(살전5:15) 착하게 살라는 말씀입니다. 착하게 살려고 할 때 유혹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손해 보는 느낌, 내 착함이 다른 사람에게 도구로 악용된다는 것 때문에 우리도 악으로 대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순간에도 악으로 악을 갚지 말라고 합니다. 오히려 선으로 대하고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착하게 사는 것이 우리 인생을 복되게 만들고 행복이 바로 여기에 있음을 확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너희 속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가 확신하노라”(빌1:6) 우리 안에서 예수님께서 이미 착한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이 주님께서 우리 안에서 착함의 열매가 풍성하도록 만드실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