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중보기도 (I)
The Intercession of Jesus Christ
요한복음 17:1-8

1 <예수님의 기도>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시며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때가 이르렀습니다.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되게 해 주십시오. 아들이 아버지를 영화롭게 하겠습니다.
2 아버지께서는 아들에게 주신 모든 사람에게 영생을 주려고, 모든 사람을 다스리는 권세를 아들에게 주셨습니다.
3 영생은 곧 한 분이신 참 하나님과 아버지께서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4 저는 땅에서 아버지를 영광되게 하였고, 아버지께서 제게 하라고 주신 일을 완전히 행하였습니다.
5 그러므로 아버지, 이제는 세상이 창조되기 전에 제가 아버지와 함께 가지고 있던 그 영광으로써 저를 영광되게 해 주십시오.”
6 “저는 아버지께서 세상에서 택하여 제게 주신 사람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나타냈습니다. 그들은 아버지의 것이었는데 아버지께서 제게 주셨고, 그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지켰습니다.
7 지금 그들은 제게 주신 모든 것이 다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8 저는 아버지께서 제게 주신 말씀을 이 사람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들은 그 말씀을 받았고, 제가 아버지로부터 온 것을 진정으로 알았고,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신 것을 믿었습니다. (쉬운성경)

오늘 읽은 요한복음 17장의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신 말씀입니다. 이 중보 기도를 드리신 시점(時點)을 보면, 예수님의 생애 마지막 때였던 것이 분명합니다. 18장에 예수님께서 체포되시는 말씀이 나오는 것을 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생애의 마지막 때라고 하면 그만큼 예수님께 모든 것이 절박하고 절실했던 때였을 것입니다. 제자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그 전과 같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이 그렇게 절실했던 이유는 믿음이 약한 제자들을 세상에 남겨 놓고 가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위해서 기도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을 이해하는 열쇠가 되는 말씀은 4절입니다. “아버지께서 제게 하라고 주신 일을 완전해 행하였습니다.” New Living Translation에 이 말씀이 이렇게 나옵니다. “I brought glory to you here on earth by completing the work you gave me to do.” 직역하면, “저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서 하라고 하신 일을 완수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이런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마지막 남기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다 이루었다 (It is finished)!” (요한복음 19:30)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뜻을 완전히 이루신 것은 십자가의 고난을 통해서였습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을 향한 하나님의 뜻은 십자가에서 완성되었습니다.

그러면, (오늘 본문 말씀에서) 하나님께서 그 아들에게 하라고 맡기신 일들이 무엇입니까? 첫째로, 그 일은 이 세상에 하나님이 누구신지 드러내는 일이었습니다. 6절에 그 말씀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세상에서 택하여 제게 주신 사람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나타냈습니다.”

생각해 보면, 예수님은 공생애 기간에 율법주의자들과 많은 논쟁을 벌였습니다. 율법주의자들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 바리새인들, 율법학자들이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율법을 문자적으로 충실하게 지키면 그것이 곧 하나님의 뜻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고 일을 하지 말라고 율법에 나와 있으니까 어떤 종류의 일이라도 일을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어기는 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율법보다 크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율법의 규정 속에 갇혀 계시는 분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선포하신 예수님은 안식일에도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이라도 병자들을 고치는 일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런 예수님의 행동이 당시의 율법주의자들에게는 너무 파격적 이어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이단처럼 보였습니다.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치열 하게 율법주의자들과 싸우심으로써 율법보다 크신 하나님을 세상에 드러내셨습니다.

둘째로,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을 가르치는 일이었습니다. 그 말씀이 3절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영생은 곧 한 분이신 참 하나님과 아버지께서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이 말씀이 New Living Translation 성경에 이렇게 나옵니다. “This is the way to have eternal life- to know you, the only true God, and Jesus Christ, the one you sent to earth.” 직역하면, “바로 이것이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입니다. 오직 참되신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보내신 분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이런 뜻입니다.

예수님의 제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하나님을 우리에게 보여 주십시오.” 이 질문에 예수님은 “나는 본 사람은 이미 아버지를 보았다. 내가 바로 그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사람이 없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I am the way, the truth, and the life”라고 하셨습니다. “the way”라고 할 때는 오직 그 길 밖에 없다는 뜻 아닙니까? 그 길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말할 때 “the way”라고 합니다.

여러분, 이 말씀을 잘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를 다원화 사회 (pluralistic society)라고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상적으로 다원주의 (pluralism)가 지배하는 사회라는 것입니다. 다원주의라는 말은 존재하는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는 것입니다. 절대적인 가치를 가진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독교도, 다른 종교도 모두 상대적이라는 것입니다. 어느 것도 절대적인 가치를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서로의 입장과 주장을 서로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것만 절대적이라는 독선을 버리고 상생(相生)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주장에 혹해서 넘어갔습니다. 급기야 다원주의 신학이 나왔습니다. 벌써 오래된 일입니다. 많은 교회들이 이런 주장에 동조함으로써 그들이 선포하는 메시지에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2,000년 전에 오신 예수님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을 가르치는 것이 자기의 사명이라고 하셨고, 자기는 이 사명을 완수함으로써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렸다고 하셨습니다. 문제는 오늘 우리들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그 길을 우리가 잃어 버리면 교회의 미래는 없습니다. 그리고, 교회가 더 이상 세상에 선포할 메시지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셋째로, 예수님의 일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일이었습니다. 8절에 그 말씀이 이렇게 나옵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제게 주신 말씀을 이 사람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들은 그 말씀을 받았고, 제가 아버지로부터 온 것을 진정으로 알았고,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신 것을 믿었습니다.” 마태복음 5, 6, 7장에 나오는 산상설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말씀의 진수입니다. “내가 모세의 율법이나 예언자들의 말씀을 깨뜨리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나는 그들의 말씀을 깨뜨리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 (마태복음 5:17)” 이렇게 말씀하심으로써 율법주의의 껍질을 벗겨 내고 율법 속에 들어 있는 하나님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드러내 보여주셨습니다. “옛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지만, 나는 이렇게 말한다 (마태복음 5:21-22)”고 말씀하심으로써 자신의 말씀을 율법 주의자들의 것과 차별화하셨습니다.

율법주의자들의 말은 듣는 사람들에게 죄의식을 심어줬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 속에는 죄인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자비와 인자하심이 들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놀랐습니다 (The people were amazed at his teaching) (마가복음 1:22, 27). 예수님의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가 그대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싶어서 목이 말랐던 사람들은 예수님께 말씀을 듣기 위해 모여 들었습니다. 어떤 때는 예수님의 말씀에 빠져 들어 3일 간이나 배고픈 것도 잊어 버리고 말씀을 들은 적도 있었습니다 (마태복음 15:32).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계실 때는 이른 새벽부터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 사람들이 성전에 모였습니다 (요한복음 8:2). 어떤 때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여서 움직일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누가는 그의 복음서에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그 동안에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서로 밟힐 지경이 되었습니다 (Meanwhile, the crowds grew until thousands were milling about and stepping on each other).” (누가복음 12:1)

요한복음 17장은 모두 26절인데요. 오늘은 서론 부분으로 8절까지 말씀을 나눴습니다. 몇 주에 걸쳐서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기도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예수님의 중보기도를 읽으면서 느낀 것은 그 기도 속에 사람들의 영혼에 대한 사랑과 구원의 열정이 뜨겁게 흐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기도문을 읽고 있으면 예수님은 오직 이 한 가지 일을 위해서 사신 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다니의 마르다에게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너는 너무 많은 일 때문에 걱정하며 안절부절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일은 오직 한 가지뿐이다 (There is only one thing worth being concerned about).” (누가복음 10:41-42) 오늘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말씀이 아닌가 합니다. 오늘 우리들의 삶이 너무 산만하다는 생각을 해 보지 않았습니까? 산만하다 보니까 삶의 에너지가 모두 분산되는 것입니다. 생각이 하나로 집중 되면, 삶의 에너지도 그 하나로 집중됩니다. 예수님께서 마르다에게 지적해 주신 것이 바로 그 것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아주 감동적인 글을 읽었습니다. 그 글은 노종해 목사님이 쓰신 글인데, 학교 선배시기도 하고 제가 잘 아는 목사님이십니다. 지금 말레이시아 선교사로 가 계십니다. 그 목사님이 말콤 펜윅 (Malcolm C. Fenwick, 1865-1935)이라는 사람에 대해 글을 쓴 것입니다. 우리나라 선교 초기에 많은 선교사들이 한국에 왔는데, 그들 대부분이 신학을 공부했거나 선교사로서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콤 펜윅이라는 분은 전혀 신학교육을 받지 않은 평신도 였습니다.

펜윅은 스코틀랜드 계 캐나다인으로 1865년에 토론토에서 출생했습니다. 5살 때 아버지가 돌아 가시고, 어려서부터 가난 속에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신앙심이 깊은 어머니로부터 성경을 배우며 신앙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는 성경공부 모임에 나가는 것을 제일 기뻐했고, 전도와 설교하기를 즐거워했다고 합니다.

펜윅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해외선교에 대한 소식을 들었고, 우연히 들은 한국 선교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대학과 신학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한국 선교사로 지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가슴에 한국 선교에 대한 열정은 더 뜨거워졌습니다.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꼭 나를 쓰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펜윅은 아무도 나를 한국으로 파송해 주지 않는다면 나 혼자라도 한국으로 가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됩니다. 그가 그런 결심을 하게 된 동기가 있습니다. 인도에서 돌아 온 로버트 와일더(Rev, Robert P. Wilder)라는 선교사의 설교를 듣고 크게 은혜를 받은 것입니다. 와일더가 설교 중에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사막에서 갈증으로 죽어가는 사람에게 아름다운 유리잔에 물을 따라 마시게 해야만 하겠습니까? 아닙니다. 찌그러지고 녹슨 깡통이라도 생수를 담을 수 있습니다.” 펜윅은 이 설교를 들으면서 “아, 내가 바로 찌그러지고 녹슨 깡통이다! 이 깡통에도 생수를 담아 목마른 사람을 살릴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자기 혼자서라도 한국으로 가겠다는 마음을 굳혔다고 합니다.

몇몇 사람들이 펜윅을 후원하겠다는 사람들이 나왔습니다. 하나님께서 펜윅에게 그런 사람들을 붙여 주신 것입니다. 드디어 1889년 7월에 펜윅은 카나다를 출발하여 9월에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한국최초의 단독 평신도 선교사가 된 것입니다. 펜윅은 10개월 정도 서울에 머물면서 한국어를 배운 후, 황해도 소래 마을로 들어가서 한국인들과 함께 살며, 손수 밭을 일구어 농사를 지으며 농부들을 위한 성경공부 반을 만들어 전도하였습니다. 그는 이름까지 한국 이름으로 “片爲益 (편위익)”이라고 바꾸고 진짜 한국인으로 살다가 1935년 원산 자택에서 별세했습니다. 그가 평소에 즐겨 찾던 뒷동산에 안장되었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그의 열정이 얼마나 많은 한국 사람들을 살렸습니까? 아무 관계도 없는 한국인들을 사랑했던 그의 열정이 얼마나 많은 한국 사람들을 구원하였습니까? “찌그러진 깡통에도 생수를 담을 수 있다!!” 펜윅의 열정이 부럽지 않습니까? 예수님이 가지고 계셨던 열정이 부럽지 않습니까? 오늘 우리에게 이런 복음에 대한 열정, 삶의 열정을 주시도록 기도하십시오. 우리의 삶이 한가지 가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기도하십시오. 우리의 모든 삶의 에너지를 그 한 곳에 쏟아 부을 수 있도록 기도하십시오. 로마서 1:16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 복음이 유대인으로부터 시작해서 이방인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믿는 사람을 구원에 이르게 하는 하나님의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1893년에 캐나다로 일시 귀국하여 3년간 머무르면서 캐나다 안에 한국선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한국순행선교회”(The Corean Itinerant Mission)를 조직하였고, 한국선교 정책을 수립하는 업적을 남겼다. 펜윅은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선교정책을 이렇게 세웠다. “선교사의 자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성령의 능력을 체험하고 확실한 소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장기간의 정규훈련이 꼭 필요한 것 아니다. 각 선교사는 교파를 초월하여 서로 간에 경쟁을 피하고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곳에 가서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리고, 선교에 있어서 최선의 방법은 일선 선교사업을 지도할 사람을 현지에서 택하여 그가 지도하도록 하는 것이다.” 펜윅의 자서전 “깡통 속의 생활 (Life in the Cup, A Novel Based on Facts)”이 1917년도에 출판되었고, “대한기독교 (The Church of Christ In Corea)”라는 책이 1911년에 출판 되었고, 그의 사도행전적인 자서전 이야기인 “대한 기독교사 (The Church of Christ In Corea)”라는 책이 1989년에 출판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