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설교(26)  히스기야(왕하20:1-20)

이처럼 분열왕국시대 때, 남유다와 북이스라엘에 모두 39명의 왕이 있었는데, 통일왕국시대의 사울, 다윗, 솔로몬왕에 뒤이어, 성경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가장 많이 성도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왕은 누구일까? 바로, 오늘 우리가 살펴볼 히스기야 왕이다. 히스기야왕은 죽을 병에 걸렸으나 기도함으로 생명을 15년 연장받았고, 이에 대한 기도응답으로 해 그림자가 십도 물러선 이적을 체험한 자로 유명하다.

히스기야왕이 남유다왕으로 즉위할 당시, 남유다는 대내적으로는 극도의 종교적 타락으로 백성들의 심령이 병들어 있었고, 대외적으로는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수르에 의해 위협을 받던 시기이다. 앗수르 왕 살만에셀 5세는 B.C.722년에 북왕국을 멸망시키고 그 여세를 몰아 남유다를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었다. 다시말해 히스기야왕이 유다의 제13대 왕으로 즉위했을 때, 남유다는 국내외적으로 위기감이 한참 고조되어 있던 때였다.

하지만, 25세에 유다 제13대 왕으로 즉위한 히스기야왕은 우상숭배를 척결하고 성전을 청결케 하였으며, 하나님 앞에 늘 정직히 행하는 가운데, 앗수르의 침략 위협 속에서도 침착하고 지혜롭게 나라를 경영하여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던 위대한 왕이었다.

‘히스기야’는 ‘여호와는 나의 힘’이라는 뜻인데, 그 이름대로 여호와만을 의지하며 어려운 시대적 상황 아래서 남유다를 29년을 통치하였다.

그러면, 히스기야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그가 어떤 삶을 살았기에, 다윗 이후에 분열왕국의 그 많은 왕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신앙의 왕으로 평가될 수 있었는가? 오늘 우리는 이 히스기야왕을 통해, 승리하는 신앙인의 요건 몇가지를 확신하도록 하자.

● 첫째, 히스기야는 하나님과 동행했다. 먼저 왕하18:1-8 읽자.

성경에 보면, 악한 왕들을 묘사할 때는 ‘여로보암의 죄’와 비교하고 있으며, 선한 왕들은 ‘다윗의 행위’와 비교하고 있다. 하나님 앞에서 다윗과 여로보암은 선한 왕과 악한 왕의 대표적인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히스기야는 ‘다윗의 모든 행위’와 같이 정직하게 행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평가는 아사, 히스기야, 요시야, 단 세사람에게만 주어진 것이다.

하여튼, 히스기야는 다윗왕과 같이 여호와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 되어, 세상과 동행하지 않고 하나님과 동행함으로써, 자기 아버지 아하스왕이 취했던 친앗수르주의와 우상숭배 풍조를 본받지 아니하고, 여호와 신앙을 바탕으로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 18:6의 ‘여호와께 연합하여 떠나지 아니하였다’는 표현은, 늘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좇아 행하였다는 의미이다. 히스기야왕은 온 정성을 다해 여호와 하나님께 붙어있었다. 하나님 아닌 다른 우상이 그 사이에 끼어들어 없도록, 마치 접착제로 물건을 붙이듯, 그렇게 하나님께 붙어있었다는 말이다. 그러했을 때, 여호와께서 저와 함께 하셨고, 저가 어디로 가든지 형통케 하셨다.

그는 왕위에 즉위하자마자 먼저 종교개혁을 과감하게 실행하여 국가적인 신앙의 회복을 꾀하였다. 그가 실시한 개혁조처는 1)부왕 아하스에 의해 폐쇄된 성전 문을 열고 성전을 정화함 2)산당들을 제거하고 우상들을 파괴함 3)모세가 광야에서 만든 놋뱀을 부숴 버림 4)유월절을 성대하게 준수함 5)성전의 봉사 제도를 정비함

특히, 히스기야가 모세에 의해 만들어진 놋뱀을 부숴버린 것은 비록 광야에서 그것이 구원의 상징이기는 했어도 후대에 이르러 우상숭배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종교개혁정책과 아울러 히스기야는 당시 최강국이었던 앗수르를 의지하기 보다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아하스 때에 쇠약해진 유다 왕국의 국력을 다시 번성케 할 수 있는 축복을 누렸다.

앗수르가 이러한 반항아를 그냥 둘리가 없다. 그래서 산헤립이 앗수르 왕이 되었을 때, 대대적으로 예루살렘으로 침공해 들어오는데, 엄청난 조공을 바쳤음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을 완전히 멸망시키기 위해 재차 포위한다. 그러자 히스기야는 옷을 찢고 기도하였고, 그 밤에 여호와의 사자가 나와서 앗수르 진에서 군사 십팔만 오천을 친다. 앗수르 왕 산헤립은 결국 본국으로 철군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자신의 아들들에 의해 살해당하고 만다. 이후 앗수르제국은 급격히 몰락하게 된다.

히스기야왕이 어떻게 내우외환의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형통한 길을 걸어갈 수 있었을까? 그것은 눈에 보이는 모든 어려운 상황을 인간적인 계산으로 판단하여 세상과 타협하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주님과 동행했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어려움 앞에서 두려워하고 있는가? 어떤 세상의 힘이 여러분을 억누르고 있는가? 하나님께서는 모든 열악한 상황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을 찾는 자를 결코 외면치 아니하실 줄 믿습니다. 히스기야왕을 인도하셨던 하나님께서, 그분을 의지하며 온 정성을 다해 그분께 붙어있는 자를 지켜주실줄로 믿습니다. 물질문명의 노예 상태에 빠져있는 이 세대의 영향을 따르지 말고, 오직 정결한 주의 자녀답게 믿음으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 둘째, 히스기야는 믿음의 사람들과 동행했다.

그는 선왕들과 달리 왕위에 즉위하자 말자, 흩어졌던 제사장들과 레위인을 불러모아 격려하고 자신의 동지로 끌어들인다. 이에 레위인들은 스스로 성결케 하고 힘을 모아 히스기야왕의 종교개혁을 실질적으로 추진하는 중심인물들이 된다. 히스기야왕은 다윗왕과 선지자들이 명한대로 성전제사의식을 되살렸으며, 우리가 잘 아는 시편 가운데 많은 시편이 히스기야 왕 때 다시모아 편집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결정적으로, 히스기야왕은 한 위대한 선지자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된다. 히스기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여호와만 바라며 믿음으로 승리하도록 이끌었던 선지자가 누구였던가? 바로 이사야 선지자였다. 히스기야는 국가존망의 위기 앞에서 늘 겸손하게 이사야 선지자에게 기도를 부탁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였다.

산헤립이 예루살렘을 에워쌌을 때, 히스기야왕은 궁내대신과 서기관과 제사장 중 책임자들에게 굵은 베옷을 입혀 이사야선지자에게 보내어 겸손히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한다. 그리고 선지자를 통해 들려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담대히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게 된다.

또 자기 자신에게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이사야선지자의 말에 따라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기도하는 신앙을 나타내 보였다. 오늘 읽은 왕하20장 앞부분의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병들어 죽게 된 히스기야는 낯을 벽으로 향하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함으로써 15년간 생명이 연장되는 축복을 약속받았는데, 이때 이사야의 처방대로 치료를 받고, 또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징조로 일영표(해시계) 위의 해 그림자가 뒤쪽으로 10도 물러가는 이적을 목격했다. 그리하여 히스기야는 아직 왕위를 계승할 후계자도 없는 상태에서 요절할 뻔한 위기를 넘기게 되고 약 3년 뒤에 아들 므낫세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신앙생활은 물론 개인적인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믿음의 사람들이 함께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면서 힘을 모아 하도록 이끄셨다. 그래서 교회를 이 땅에 만드시고 교회를 통해 신실한 신앙을 이어가게 하셨다.

나는 지금 내 주위에 얼마나 믿음의 사람들이 많은가 한번 둘러보기 바란다. 내가 자주 만나는 사람은 나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가? 나의 신앙생활에 악영향을 계속 끼치는 사람은 없는가? 나에게 신앙적으로 큰 도전을 주고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되는가?

그런 점에서 히스기야 왕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아야 할 것은, 주위에 좋은 신앙인이 많아서 히스기야 왕이 신실한 믿음의 사람이 된 것만은 아니다. 먼저 자신이 하나님 앞에 바로 섰을 때, 믿음의 사람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그리고 믿음의 사람들과 동행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느끼게 된다. 세상 취미에 빠진 사람들은, 세상 친구들이 마냥 반갑고 그리울 것이다. 자신을 신앙으로 이끌려고 하는 사람은 오히려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위대한 신앙인도 혼자서는 제대로 버티기 어려울 때가 많다. 주위에 늘 믿음의 동지들을 가까이 두고, 신앙의 도전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점에서, 우리는 동산교회라는 믿음의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서로 좋은 믿음의 본을 보이며 사랑을 실천하며 믿음으로 승리할 수 있도록, 서로에게 믿음의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확인할 것은, 이처럼 히스기야왕은 위대한 믿음의 승리자였지만, 그 역시 한사람의 연약한 인간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히스기야가 병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당시로서는 아직 신흥국가에 불과했던 바벨론의 왕 부로닥빌라단이 위문의 사신들을 보냈을 때, 안타깝게도 그는 교만과 허영심에 의해 그들에게 군기고와 모든 보물을 공개해 보이며 자랑했다. 즉 당시의 정황으로 보아 히스기야가 그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는 자신이 소유한 금과 은의 보물을 자랑하면서 세속적인 방법으로 나라의 부강을 과시하려 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성경 기록자는 바로 이러한 히스기야의 처사를 가리켜서 “마음이 교만하여 그 받은 은혜를 보답지 아니하므로” 생긴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얼마나 놀라운 은혜를 베푸셨는지 증거하기보다는 금은보화를 자랑하면서 마치 그 모든 것이 스스로의 힘에 의해 이룩된 것인 양 으시댔던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히스기야의 교만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그가 자랑하던 모든 보물이 바벨론에게 약탈당하게 됨은 물론이고 그의 자손들 중에서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되는 자도 생길 것이라고 말씀하심으로써 궁극적으로 유다의 멸망을 선언하셨다.

그리하여 약 100년이 지난 B.C.605년에 이르러 마침내 바벨론은 앗수르와 애굽을 제쳐놓고 새로운 근동 지방의 강대국으로 위세를 떨치게 되고, B.C.586년에는 예루살렘을 함락시킴으로써 유다 왕국마저 멸망시켜 버림으로써 본문에 나오는 예언의 성취를 보여준다.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에서 떠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막상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평안과 축복을 누리게 될 때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늘 감사하며 증거하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하다. 우리의 신앙 생활이 나태해지고 영적인 교만에 빠지게 되는 것은 자신의 앞길에 더 이상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질 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적 만족에 젖어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하지 않도록 언제나 영적으로 깨어있는 믿음의 소유자들이 되어야 한다.

세상의 친구는 자기 필요에 따라 너무 쉽게 변하고 우리에게 등을 돌리지만, 오직 하나님께서는 영원 불변토록 우리와 함께 하신다. 바벨론 왕 부로닥발라단은 히스기야에게 병문안 사절단을 보낼 정도로 우호적이었지만 결국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된다는 정치 세계의 비정함을 보여 주는 한 예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다윗은 “내 부모는 나를 버렸으나 여호와는 나를 영접하시리이다(시 27:10)”라고 노래했는데, 오늘날의 우리 성도들은 세상 끝날까지 동행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로 우리의 친구가 되신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와 찬양을 돌려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재의 형편이 나아졌다고 해서 그러한 형편과 명성 때문에 시험들지 않도록 더욱 겸손히 하나님의 의를 구하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