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설교(48) 막달라 마리아(눅8:1-3)

● 성경에는 마리아란 이름을 가진 여인들이 여러 명 등장한다. 복음서에만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들은 모두 5명 나오는데,

1) 예수의 모친 마리아 : 성령에 의해 예수 잉태, 요셉과 결혼하여 예수님 외에도 4명의 아들과 딸들을 낳아 기름.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지켜 봄. 이후 요한이 모셨고 에베소에서 죽음.

2) 사도 요한과 야고보의 모친 : 예수의 이모, 세배대의 아내. 갈릴리로부터 예수님의 전도여정에 동참함. 예수님께 두 아들의 장래를 청탁함,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지켜 봄, 안식일 다음날 예수의 무덤을 찾아감.

3) 작은 야고보와 요셉의 모친 : 작은 야고보는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를 지칭함. 알패오의 아내. 갈릴리로부터 예수의 전도여정에 동참함.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지켜봄, 안식일 다음날 예수의 무덤을 찾아감.

4) 마르다의 동생 : 예수님께서 그녀의 오라비였던 죽은 나사로를 살리심, 베다니에 살면서 예수님과 가까웠는데, 예수님께서 고난받으시기 직전 발에 향유를 붓고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씻은 것으로 유명(요12:3).

- 눅7장에 보면 시몬이라는 바리새인의 집에서 벌어진 식사 자리에서 한 죄많은 여인이 예수의 발에 향유를 붓고 눈물을 흘리며 자기 머리털로 닦은 일이 있다. 하지만 이 여인은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와는 다른 인물이며, 또 막달라 마리아와 동일인도 아니다.

5) 막달라 마리아 : 다른 마리아와 달리 그 이름 앞에 막달라라는 지명을 붙인 것은 다른 마리아들과 구분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면 왜 막달라 마리아만 이같이 지명을 붙였을까? 그것은 막달라 마리아가 다른 마리아들에 비해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있어서 다른 사람에 비해 독보적인 증인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막달라라는 마을은, 갈릴리 호수 서쪽 항구인 디베랴의 북서쪽으로 5km 정도 위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호숫가에서 육지쪽으로 조금 떨어진 작은 마을이다.

막달라 마리아는 한때 일곱 귀신이 들려 고생을 하다가 예수님에 의해서 온전케 된 후 예수님께 헌신했던 대표적인 여인이었다. 예수님은 약 3년 반 동안의 공생애 사역 가운데 약 1년 반 이상의 시간을 갈릴리 호수를 중심으로 일하셨는데, 막달라 마리아는 이때 예수님에 의해 치유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그녀가 일곱 귀신에 들렸다는 것은, 온갖 잡신에 사로잡힌,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매우 심각한 상태에 처해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그녀는 예수께 치유받자 그에게 전적인 헌신을 했을 것이다. 눅8장에도 나와 있듯이, 몇몇 여자들과 함께 자기들의 소유로 예수님의 일행을 섬긴 것으로 보아, 비록 작은 마을 출신이지만, 어느정도 재산을 가졌던 모양이다.

● 자, 그런데, 여러분은 이 ‘막달라 마리아’라는 여인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가?많은 기독교인들이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 바르지 못한 견해들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많은 주석이나 성경해석자료들이 정확하지 못한 정보를 싣고 있으며, 그것을 그대로 목회자들이나 성경공부 지도자들이 인용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오해는 중세기부터 비롯된 것으로, 막달라 마리아를 눅7장에 나오는 바리새인 시몬의 집에 있었던,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은 여자와 혼동한 결과이며, 때로는 베다니의 나사로의 동생 마르다와도 혼동하기도 했다. 시몬의 집에서 향유를 부은 이름을 알 수 없는 여인은, 한마디로 그 마을의 창기였다. 그래서 중세 때는 막달라 마리아는 언급할 가치도 없는 여자라고 취급되기도 했다.

심지어 르낭(E. Renan)이라는 신학자는, 예수님과 막달라 마리아 간의 인간적이고 이성적(異性的)인 사랑을 묘사하기도 하였고, 그밖에 기독교 신앙을 무너뜨리려는 의도로, 부활한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가 결혼을 하였으며, 그 자손이 계속해서 이어져 내려왔고, 중세까지 저들을 지키기 위한 기사단이 조직되어 있었다는 얘기도 전해내려온다.

이런저런 영향으로 인해, 대중문화에서는 막달라 마리아를 선정적이고 충격적으로 묘사하는 작품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유명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 스타’에도 보면, 막달라 마리아를 예수님의 연인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이같은 경향은 마치 그 내용이 진실인 것처럼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시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막달라 마리아는 결코 창녀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재미를 위해, 성경 이외에 온갖 추측으로 만들어 낸 막달라 마리아라는 성경의 인물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아야 한다.

● 그러면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성경의 내용은 어떤 것들인가? 막달라 마리아가 등장하는 성경은 크게 세 가지 상황으로 한정되어 있다.

1) 눅8장- 예수께서 일곱 귀신을 쫓아 주신 이후 다른 여인들과 함께 자기들의 소유로 예수님의 일행을 섬기며 예수님의 복음 사역에 함께 하였다.

2) 4복음서에 공통적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실 때, 그곳에 끝까지 지키고 있었으며, 예수께서 무덤에 매장될 때 그것을 목격하였고, 시신에 바를 향품을 준비하였다.

3) 역시 4복음서에 공통적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 안식후 첫날, 예수님께서 묻히신 무덤에 방문하였으며, 빈 무덤을 발견하고 제자들에게 알렸으며, 그곳에서 가장 먼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4) 마지막으로 그녀는 이름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예수님의 승천 이후, 주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며 다른 제자들과 함께 마가의 다락방에서 마음을 같이 하여 전혀 기도에 힘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이 성경에 나타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자료들이다. 자료가 부족하고 그 이후 다른 보충 자료들이 없다보니, 그 부족한 자료를 확대해석하여 여러 가지 추측들이 많이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 하지만 우리는 이같이 부족한 자료들이지만, 이것을 가지고도 얼마든지 막달라 마리아는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1) 일곱 귀신에 사로잡혀 있었으나, 예수님을 만나고 놓임을 받게 된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 막달라 마리아의 삶이 어떠했을 것으로 보이는가? 우리는 성경에서 귀신 들린 자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 낼 수 있다. 예수님께서 몇몇 제자들과 변화산에서 내려오셨을 때, 벙어리 되고 귀먹은 귀신들린 한 소년이 불과 물에 자주 넘어지고 심히 경련을 일으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라사 지방에 가셨을 때는 군대귀신들린 사람이 밤낮 무덤 사이에서나 산에서나 늘 소리 지르며 돌로 제 몸을 상하게 하였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사악한 귀신에 사로잡힌 사람은 그 모든 인격이 다 파괴된 채, 저주받은 인생을 살아야만 했다. 그런데 막달라 마리아는 일곱 귀신 들렸던 여인이었다. 일곱이란 숫자는 완전수이다. 즉 막달라 마리아의, 인간으로서의 모든 삶이 완전히 무너져 있었음을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이같은 고뇌와 암흑의 생애에서 막달라 마리아는 구출되었던 것이다!

말로 표현할 수도 없는 저주의 삶에서 구출된 그녀가 주님을 사모하고 사랑하며 힘을 다해 따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많이 용서받은 사람은 많이 사랑한다. 만일 주님이 아니었더라면 어둠 속에서 한 줄기의 빛도 보지 못하고 멸망했을 그녀가 주님의 은혜에 감사와 감격을 느끼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일이다. 그 후로 그녀의 생명은 주님과 연결되어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주께서 하나님의 도를 전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자기의 소유를 바쳐 봉사했다. 원래 유다의 교법사에게는 여자들이 따라다니면서 섬기는 풍습이 많이 있었다고 하니, 막달라 마리아 외에도 주의 은총으로 병에서 고침받은 부녀자들이 그 소유물로 주님을 섬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리하여 주로 가난한 어부들로 구성된 사도들의 경비를 충당했을 것이다. 그런 부녀자들 중에는 헤롯의 청지기 구사의 아내 요안나라는 귀부인도 있었다. 그리고 12사도들의 일부 어미들도 가세했었다.

갈릴리 호반의 한 시골에서 자란 막달라 마리아는 결코 명문 출신일 수 없다. 그런데도 그녀는 언제나 부녀자들의 이름이 등장할 때마다 제일 첫 머리에 기록되어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만큼 주님을 깊이 믿고 섬겼기 때문일 것이다.

2)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시는 현장에 참여했다.

이것은 베드로가 그리스도를 부인하고 또한 유다가 그를 배반했을 뿐만 아니라 나머지 남성 제자들이 다 도망가 버린 사실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 그녀는 주님이 십자가에 달렸을 때 다른 부녀자들과 함께 먼발치에서 지켜보았다. 주께서 점점 괴로워하시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발길이 옮겨서 십자가 밑에 다가왔을 것이다. 이 때 주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가 뜨거운 피눈물로 얼굴을 적셨으리라는 것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주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요한이 부축하여 데리고 갔다. 그러나 막달라 마리아는 아직 그곳을 떠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주님께서 돌아가신 시간(오후 3시)부터 안식일의 시작(오후6시)까지는 세시간 정도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니고데모와 아리마대 요셉, 막달라 마리아,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 등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급박하게 장례가 치러졌다. 본래 유대인의 장례법에서는 시체를 향유로 씻어 세마포로 쌌다. 그러나 임박한 안식일로 인하여 단지 이와같이 가루 향품만을 예수의 시체에 뿌릴 수밖에 없었다. 이에 갈릴리에서부터 예수를 따라온 여인들은 안식일이 지나면 정식으로 장례를 지내기 위해 장례를 마치고 돌아간 직후 향품과 향유를 준비한다.(눅23:56)

주님의 시신을 무덤에 운반될 때도 함께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저들은 안식후 첫날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 가면서도, 그 장소가 어딘지 걱정한 것이 아니고, 무덤 앞에 놓여진 큰 돌을 누가 옮겨줄 것인지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막달라 마리아는 주님의 시신을 무덤에 안치한 후에도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자신을 죽음보다 더한 저주의 삶에서 건져주신 주님께서 그곳에 묻혀 있다. 이제 자신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주님이 계시지 않는데, 자신에게서 나갔던 온갖 귀신들이 자신을 다시 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막막함 등으로 인해, 막달라 마리아는 무덤에서 일어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3) 부활하신 예수님을 처음 만났다.

이윽고 날이 저물었다. 의의 태양이 지고 세계는 영원히 어둠에 싸여 있을 것 같았다. 밤은 점점 깊어갔다. 어둠이 더욱 짙어졌다. 마리아는 할 수 없이 무덤 앞에서 떠났다. 그러나 그녀는 그 길로 갈릴리 호수 가의 자기 집으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안식일이었던 그날 밤과 다음날은 예루살렘에서 쉬고 그 이튿날, 밤이 밝기를 기다리다 못해 이른 새벽, 아직 사람의 얼굴도 분간할 수 없을 때 일찌감치 집을 나와 무덤으로 향했다. 그런데 막상 무덤에 가보니,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달음박질하여 베드로와 요한에게 가서 이 사실을 알렸다. 두 제자가 헐레벌떡 무덤에 뛰어와 보고 이상하게 여기면서 곧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마리아는 다시 돌아와 그대로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었다. 이윽고 몸을 굽혀 무덤 속을 들여다보니 흰 옷 입은 두 사람(천사)이 “어째서 우느냐”고 마리아에게 물었다. 마리아는 그들이 동산지기인 줄 알고 당신이 예수님의 시체를 옮겼거든 어디 두었는지 알려 달라고 애원했다. 시체가 있는 곳을 알면 자기가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가녀린 여자의 손으로 어떻게 시체를 운반한단 말인가? 그러나 마리아는 그런 것을 생각할 경황이 없었다. 하다못해 시체라도 찾아내어, 그 시체에 엎드려 눈물이라도 마냥 쏟아 붓고 싶었을 것이다.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던 마리아! 그러나 주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불러주셨을 때 마리아의 눈이 열렸고, 마리아는 부활하신 주님을 처음 목격한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마리아는 부활하신 주님의 첫 증언자가 되었다. 막달라 마리아는 일평생 이 장면을 잊을 수 없었을 것이다.

● 구속받은 죄인의 마음속에 불타는 신앙과 사랑은 수천만 천사들의 찬미보다도 더욱 주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죽음과 같은 저주의 삶에서 놓여난 후,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막달라 마리아에게 예수님의 죽으심은 더욱 안타깝게 다가왔고,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막달라 마리아가 제일 먼저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을 향한 마리아의 사랑과 헌신과 믿음이 그만큼 컸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실로 생명의 면류관은 주님을 극진히 사랑하는 자에게 약속되어 있다.

여러분도 막달라 마리아와 같이 온전히 주님을 섬기며 따르며 사랑함으로 말미암아, 이 땅에서의 삶을 마감하고 주님 부르시는 그날,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장차 저 천국에서 부활의 주님을 만나게 될 것을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