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은 우리의 본질을 변화시킵니다.

찬송가 : 428장 내 영혼에 햇빛 비치니
         436장 나 이제 주님의 새 생명 얻은 몸

말씀 : 로마서 5장 12-21절
[12]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13] 죄가 율법 있기 전에도 세상에 있었으나 율법이 없었을 때에는 죄를 죄로 여기지 아니하였느니라 [14] 그러나 아담으로부터 모세까지 아담의 범죄와 같은 죄를 짓지 아니한 자들까지도 사망이 왕 노릇 하였나니 아담은 오실 자의 모형이라 [15] 그러나 이 은사는 그 범죄와 같지 아니하니 곧 한 사람의 범죄를 인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은즉 더욱 하나님의 은혜와 또한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은 선물은 많은 사람에게 넘쳤느니라 [16] 또 이 선물은 범죄한 한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과 같지 아니하니 심판은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정죄에 이르렀으나 은사는 많은 범죄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에 이름이니라 [17] 한 사람의 범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그 한 사람을 통하여 왕 노릇 하였은즉 더욱 은혜와 의의 선물을 넘치게 받는 자들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 안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 [18] 그런즉 한 범죄로 많은 사람이 정죄에 이른 것 같이 한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라 [19] 한 사람이 순종하지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 같이 한 사람이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 [20] 율법이 들어온 것은 범죄를 더하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 [21] 이는 죄가 사망 안에서 왕 노릇 한 것 같이 은혜도 또한 의로 말미암아 왕 노릇 하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생에 이르게 하려 함이라

시작하면서 - 아담의 후손들

제가 처음 태어났을 때 어머니가 저 때문에 큰 곤욕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얼굴이 매우 험하게 생기신 분이셨습니다. 심지어 집에 외판원이나 물건을 팔러 오던 사람들이 아버지 얼굴만 보고 그냥 도망갈 정도였습니다. 저희 삼형제 중에 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은 아들이 막내 동생인데 지금도 운전을 하다가 다른 운전자가 시비를 걸러 오다가 얼굴만 보고 그냥 갈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저희 집은 자녀들이 얼굴이 시커멓고 강한 인상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제가 태어날 때 보니 얼굴이 하얗고 유순하게 생겼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너무 당황해서 어머니와 제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저 역시 자라면서 부모님이 나를 어디서 주서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그런데 자라면서 이런 의심이 다 부질없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살이 찌면서부터 아버지의 모습이 그대로 내 얼굴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단지 외모만이 그런 것이 아닙니다. 내 자신의 성향까지 그대로 아버지를 닮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희 아버지의 경우는 다른 부분은 다 좋으신데 타인의 잘못을 예리하게 지적하는 경우가 많으셨습니다. 칭찬보다는 야단이 많으신 분이셨습니다. 저 역시 아버지에게 칭찬보다는 야단을 많이 받고 자랐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제가 커서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세우는 말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저도 아버지같이 다른 사람의 잘못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버지의 성향이 그대로 내 안에 흐르는 것 이였습니다.(꽈배기공장이야기)

이처럼 우리는 부모님의 외모나 성향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제가 아는 한 여집사님은 어머니가 일찍 혼자 되셔서 어린 시절에 어머니가 자기만 보면 신세한탄을 하셨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에 그 소리가 그렇게 듣기 싫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신이 자신의 딸에게 자신의 신세한탄을 하고 있는 모습을 깨닫고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어머니의 딸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들 부모님들의 장점과 단점을 물려받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어려서부터 부모의 행동을 보아 온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것이 단순히 이런 학습효과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여기에는 더 깊은 영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죄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모두 아담으로부터 죄성을 물려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아무도 그 아담의 죄성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이 없습니다. 여기 서있는 저도 이렇게 깨끗한 양복을 입고, 은혜로운 강대상에서 말씀을 전하지만 제 내면에는 여전히 아담의 죄성이 자리 잡고 있어서 계속해서 내 자신을 높이려고 하고, 내 욕심을 채우려는 죄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내가 어쩔 수 없는 아담의 후예구나 라고 한탄을 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복음은 바로 이런 우리 안에 있는 어쩔 수 없는 아담의 죄성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제가 올해 로마서 강해를 시작하면서 복음이 하나님의 능력이라는 말씀을 전했습니다. 복음이 하나님의 능력인 것은 복음이 우리 영혼을 구원할 뿐 아니라, 우리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우리의 본질을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난 달에 ‘복음은 우리의 신분을 변화시킵니다.’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습니다. 복음이 우리를 죄인에서 의인으로 신분을 변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이신칭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왕의 옷을 입고 왕궁에 들어가는 거지의 비유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듣고 의문이 생기는 분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는 결국 겉의 신분만 변화된 사람인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복음은 단순히 우리의 겉신분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복음의 놀라운 능력은 우리의 본질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하여 복음이 변화시키는 우리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씀을 듣고, 그 복음의 놀라운 능력을 체험하는 이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죄는 우리 안에서 왕노릇 합니다.

오늘 말씀에서 복음을 듣기 전에 우리 인간의 내면의 특징을 묘사하는 핵심적인 단어가 나옵니다. 그것은 죄가 우리 안에서 ‘왕노릇’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에 보니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아담으로부터 모세까지 아담의 범죄와 같은 죄를 짓지 아니한 자들까지도 사망이 왕 노릇 하였나니 아담은 오실 자의 모형이라(14절)”

복음을 듣기 전 모든 인류의 특징은 그 안에서 사망이 ‘왕노릇’ 한다는 것입니다. 과연 이 사망이란 무엇입니까? 이 사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먼저 죄가 어떻게 들어왔고, 우리를 어떻게 지배했는지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오늘 바울은 죄의 기원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12절)”

오늘 말씀에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왔다고 말합니다. 이 한 사람은 아담으로서 그가 선악과를 먹고 범죄한 사실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선한 존재라 창조하셨는데 아담을 통하여 죄가 세상에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다고 말합니다. 즉 바울이 우리 안에서 사망이 왕노릇 한다는 말은 죄가 우리 안에서 왕노릇 한다는 의미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바울은 아담의 범죄가 단순히 아담 개인의 범죄뿐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는 아담이 죄를 짓고, 그 죄로 인해 사망이 들어온 것은 모든 사람이 죄를 지은 것이고, 그로 인해 모든 사람에게 사망이 들어왔다고 말합니다. 흔히 이것은 ‘죄의 전가’라고 부릅니다. 하나님께서 온 인류를 대표해서 아담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것을 ‘아담의 대표성’이라고 말합니다. 아담이 그 계약을 파기하고, 죄가 아담 안에 들어온 것 같이 온 인류 안에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죄를 통해 모든 인간 안에서 사망이 왕노릇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사망이란 헬라어의 ‘다나토’란 단어입니다. 이것의 첫 번째 의미는 육신적인 죽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의미는 더 확장되어서 영적인 죽음의 상태를 이야기 합니다. 하나님은 아담에서 선악과를 먹는 날에는 정녕 죽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아담은 선악과를 먹는 순간 바로 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담은 선악과를 먹는 순간 죽게 되었습니다. 그는 후에 육체적 죽음을 맞게 되지만, 그 전에 앞서 이미 영적 죽음을 경험했던 것입니다. 타락한 순간 이미 아담 안에는 죄가 들어가고, 죄로 인해 사망이 그 안에서 왕노릇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왕노릇 하다는 헬라어는‘바실류오’라는 단어입니다. 이것은 왕권에 의한 절대적인 통치를 이야기 합니다. 요즘은 자유로운 시대입니다. 국가 정책에 불만이 있으면 그 불만을 표시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대통령을 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왕권시대에는 이런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왕이 한 번 정책을 결정하면, 그것에 반대하는 자는 반역자가 되어 사형을 당합니다. 고대시대에 왕은 절대권력이였고, 그 권력에 반항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런 왕적인 통치를 사망이 우리 안에서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사망이 우리 안에서 왕노릇 한다는 것은 영적인 죽음이 우리를 지배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의 육신의 죽음만이 죽음이 아닙니다. 내가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영원한 형벌을 기다리고 있다면 이미 그 육신은 죽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생명이 아닌 사망이 그를 지배하게 됩니다. 죽은 사람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반응이 없다는 것입니다. 건드려도 반응을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던 아내나 가족들이 그를 불러도 대답하지 못합니다. 모든 감각에 무감각해지고, 모든 기능이 정지한 것이 사망입니다.

우리 안에 사망이 왕노릇 하면 우리 인간은 모든 영적인 감각이 죽습니다.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을 통해 기뻐하던 모든 감각이 죽습니다. 오직 이 세상의 삶만을 전체로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만을 생각하며 하루 하루의 삶만을 전부로 생각합니다. 하나님이나 영원한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 무슨 벌레를 본 듯한 얼굴로 비웃고 조롱합니다. 과연 하나님이 만든 인간이 왜 이렇게 반응을 할까요? 영적으로 죽었기 때문입니다. 사망을 그를 지배하고, 모든 영적인 감각을 마비시키고, 오직 이 세상에서의 쾌락과 성공에만 전념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여러분! 이 사망이 왕노릇 하는 상황을 표현하는 한 단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비참함’입니다. 우리는 가끔 독재국가나 후진 국가에서 사람이 수용소에서 동물처럼 사육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또 우리나라에서도 다큐프로그램을 통해 멀쩡한 사람이 노예와 같은 대우를 받고 있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젊은 여성들을 인신매매해서 가두어 놓는 경우들이 보도되었습니다. 쇠창살 안에 가두어 두고, 여러 명이 함께 기거시키며 거이 동물과 같이 사람들을 가두어놓습니다. 그런 장면들을 보면 우리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됩니까? 참으로 비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성경은 아담 이후부터 온 인류가 이런 사망으로부터 통치를 받으며 비참한 상태에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 스스로 사망이 왕노릇 하고 있는 비참함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 그리스도인들도 세상에서 사망의 왕노릇을 통하여 성공하고, 쾌락과 부를 누리는 사람들을 부러워할 때가 있습니다. 사망이 왕노릇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상태인지를 우리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2. 은혜는 더욱 더 우리 안에서 왕노릇 합니다.

우리가 아담의 범죄로 인해 온 인류 안에 죄가 들어오고, 그로 인해 사망이 우리 안에서 왕노릇 한다는 말을 듣고, 조금 억울한 느낌이 드는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죄의 전가와 아담의 대표성을 다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가 짓지도 않은 죄로 인해 그 모든 죄의 대가를 내가 받는다는 것에 대해서 억울함을 표현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전혀 억울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아담을 통해 죄가 들어왔던 방식으로 하나님은 우리 인류를 구원하시기로 작정을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구원의 은혜를 많은 사람에게 주시기로 작정한 것입니다.

바울이 아담으로부터 죄가 들어온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은 한 사람으로 인해 죄가 어떻게 우리 안에 들어와서 우리에게 왕노릇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바울이 아담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담을 통해 모든 인류에게 죄가 왕노릇한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모든 인류가 의인으로 여겨지고, 그 안에서 은혜가 왕노릇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기에 바울은 14절에 아담이 오실 자의 모형이라고 말한 후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어떻게 은혜가 우리 안에서 왕노릇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 합니다.

“한 사람의 범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그 한 사람을 통하여 왕 노릇 하였은즉 더욱 은혜와 의의 선물을 넘치게 받는 자들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 안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17절)”

제가 오늘 말씀을 전하면서 복음은 단순히 우리의 신분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우리의 본질을 변화시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기에 복음을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우리의 본질을 변화시키는 복음의 능력이 무엇입니까? 바로 하나님께서 그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육신의 몸으로 오셔서 십자가에서 보혈을 흘리심으로 우리 안의 죄의 왕노릇을 종식시키고, 이제 은혜가 왕노릇 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죄가 왕노릇 하는 것을 사망이 왕노릇 하는 것으로 표현했다면 은혜가 왕노릇하는 것을 생명 안에서 왕노릇 하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즉 사망의 왕노릇이 종식되고, 이제 생명이 내 안에서 왕노릇 하는 것입니다. 이 생명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헬라어의 ‘조에’라는 단어로 이 단어의 일차적인 의미도 육신적인 생명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단어는 또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영원한 삶을 부여 받은 우리 인간의 영혼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아담이 선악과를 먹고 바로 죽지 않은 것처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바로 영원한 삶을 살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병들고, 나이 들고,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순간 생명이 우리 안에서 왕노릇 하게 됩니다. 영원한 삶을 이미 우리 안에서 누리는 것입니다. 생명이 있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죽은 사람들과 반대로 반응을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해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성령의 은혜에 대해서, 십자가의 구원에 대해서 반응을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가끔 설교를 하면서 놀랄 때가 있습니다. 제가 언변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또 말씀의 능력이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제가 말씀을 전할 때 성도들이 반응을 하고, 은혜를 받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깜짝 놀랍니다. 내가 이렇게 뛰어난 말쏨씨를 가지고 있었나? 그러나 금세 그것이 내 능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말씀을 듣고 있는 생명이 여러분 안에서 반응을 하는 것입니다. 사망이 왕노릇 하는 사람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 반응이 우리 안에서 역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원한 축복을 사모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은혜가 생명 안에서 왕노릇 한다는 구절에서 몇 가지 중요한 헬라어적 의미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것은 통해서 은혜가 어떻게 우리 안에서 왕노릇 하는지를 더 정확히 알 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더욱’과 ‘넘치게 받는다’는 이란 단어입니다. 더욱이라는 단어는 헬라어의 ‘말론’이란 단어로서 비교급의 단어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로이드 존스 목사님은 이 비교급을 최상급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단어는 뒤에 나와 있는 넘치다라는 단어를 수식해 줍니다. ‘넘치다’는 단어는 ‘페렛세이아’라든 단어로서 무언가 차고 넘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이 문맥을 원어적으로 분석하면 은혜가 내 안에 들어와서 차고 넘쳐서 모든 것 위에 지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앞에서 사망이 왕노릇 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사망은 강력한 통치로 나를 옭아매고 있기에 세상의 아무 것도 그 사망의 통치에서 나를 해방시킬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은혜는 순시간에 내 안에 들어와서 나의 모든 것을 압도해 버리고, 내 안을 점령하고, 내 안에서 왕노릇합니다. 이것이 얼마나 놀라운 은혜입니까?

두 번째는 ‘왕노릇 하리로다’라는 단어입니다. 사망이 왕노릇한다라는 단어는 과거형입니다. 그러나 은혜가 왕노릇 하리로다라는 단어는 미래형입니다. 즉 은혜가 왕노릇 하는 것은 계속해서 진행되고, 결국 우리가 하늘나라 가는 그 순간까지 우리를 이끌어간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안에 은혜가 완전히 왕노릇하는 그 순간이 온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안에서 사망이 왕노릇했지만 이제는 은혜가 왕노릇합니다. 그러나 사망의 왕노릇이 종식되었을 뿐 사망은 내 안에서 여전히 역사합니다. 그러기에 내 안에 은혜가 계속해서 나를 통치하고, 그 왕권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치를 보면 한 나라의 왕이나 대통령이 취임을 해도 모든 세력을 통합하지는 못합니다. 여전히 반대세력이 있고, 지방에서는 반란의 세력들이 있기도 합니다. 우리 내면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혜가 우리 안에서 왕노릇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우리 안에서는 죄와 사망의 잔존세력들이 끊이 없이 우리를 공격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감사한 것은 이 은혜의 왕노릇이 점점 더 흘러넘치고, 결국에는 우리를 완전히 통치할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그것을 믿기에 낙심치 않습니다. 여러분! 내 자신이 때로는 죄로 인해 넘어지고, 사망에 의해 영적인 감각이 무뎌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내 안에 은혜가 왕노릇하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복음을 통해 분명히 깨닫는 것은 복음은 하나님의 능력으로서 우리의 본질을 변화시키고, 은혜를 통하여 우리를 통치하며, 결국 우리를 완전히 다스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복음의 진리를 믿으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3.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넘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은혜가 완전히 우리 안에서 왕노릇 하는 과정 가운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바울은 사망이 왕노릇 하는 과정과 은혜가 왕노릇 하는 과정 사이에 한 가지 단계를 넣어 둡니다. 그것은 율법입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율법을 지켰기에 죄와 사망의 왕노릇으로 부터 자유롭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율법 안에 있는 자들도 여전히 사망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유대인들이 이렇게 묻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주신 율법의 역할이 무엇입니까?”

그러자 바울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율법이 들어온 것은 범죄를 더하게 하려 함이니 그러나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20절)”

이 부분이 바울이 유대인에게 복음을 설명하는 핵심구절이자 로마서에서 가장 난해 구절입니다. 율법이 오히려 죄를 더 하게 하고, 그렇게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넘쳤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이해하기 힘든 말입니까?

여기서 범죄를 더하게 하다라는 단어에서 ‘더하다’라는 ‘플레오나조’라는 단어입니다. ‘증가시키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유대인이 이 이야기를 들었다면 얼마나 황당해 하겠습니까? 자신들은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 지금까지 죽으라고 율법을 지켰는데 바울은 율법의 기능이 우리를 의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죄를 더 짓게 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가장 바르게 해석하는 방법은 성경을 통해서 해석하는 것입니다. 앞 부분에서 바울은 자신이 이렇게 말한 의도를 이미 적어 놓았습니다.

“죄가 율법 있기 전에도 세상에 있었으나 율법이 없었을 때에는 죄를 죄로 여기지 아니하였느니라(13절)”

율법이 없었을 때에는 사람들이 죄를 지어도 그것을 죄로 여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율법을 통해서 사람들이 드디어 자신의 죄를 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로마서 3장에서 바울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그러므로 율법의 행위로는 그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나이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롬3:20)”

결국 율법의 기능은 죄를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죄를 깨달은 상태에서 복음이 들어오는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사망이 왕노릇하는 단계에서 은혜가 왕노릇하는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하나의 단계를 넣어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에 바울이 율법이 들어온 것은 이란 말을 하고 있는데 이 ‘파라오셀코마이’라는 단어로서 부차적으로 들어오다라는 의미입니다. 즉 율법이 죄가 왕노릇하고 은혜가 왕노릇 하는 과정에 부차적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내 안에 왕노릇하고 있는 죄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결국 내 안에 죄가 얼마나 나를 비참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율법을 통해서 깨닫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 죄의 권능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내 힘으로 될 수 없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죄 앞에 절망하고, 죄 앞에 무력감을 느끼며 느낄수록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하게 됩니다. 그때서야 비로서 복음이 내 안에 들어오고 그 복음을 통하여 은혜가 내 안에 왕노릇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은혜가 왕노릇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우리 안의 죄성을 철저히 깨닫고 그 죄의 지배를 받는 상태가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 그리고 그 죄의 지배에서 내 힘으로는 도저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철저히 깨닫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죄를 가지고 십자가 앞에 나오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하여 하나님은 내 안에서 점점 은혜의 통치를 넓혀 가시고, 결국 내 안에서 온전히 은혜가 왕노릇 하도록 만드시는 것입니다.

끝맺으면서 - 은혜가 왕노릇 하기 위해서

오늘도 성령께서는 사망의 왕노릇 아래에서 지배를 받던 우리들은 은혜가 그 안에서 왕노릇하도록 하십니다. 그리고 점점 더 은혜의 왕노릇을 내 안에서 확장시켜 가십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은혜가 나를 완전히 통치하게 하실 것입니다. 그렇게 본질적으로 변화되고, 또 변화되어 가는 나를 소망 가운데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성령을 통해 내 죄된 본성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아담의 죄성이 여전히 내 안에 거하고 계속해서 나를 다시금 비참한 상태로 끌고 가기 위해서 나를 괴롭히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죄가 얼마나 비참한 것이고, 그것이 여전히 나를 땅에만 소망을 두게 하며, 영적인 것에 무감각하게 하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죄성을 가지고 십자가 앞에 나가는 것입니다. 십자가와 함께 나를 못 박는 것입니다. 오늘도 복음 안에서 내 안의 죄를 보시고, 십자가 앞에 가지고 나가서 더욱 더 은혜가 내 안에 흘러넘쳐서 은혜의 왕노릇을 경험하시는 우리 성도님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