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아디라 교회는 사랑과 믿음과 봉사의 인내로 알려졌고 그 후로도 칭찬받는 교회였으나 선지자로 자칭하는 한 여자와 그 추종자들의 음행을 묵인했다는 점에서 책망을 받는다.

  두아디라 교회는 앞에서 보여 준 에베소 교회나 서머나 교회, 버가모 교회와 마찬가지로 교리적, 도덕적으로 타락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교회는 교회 내에 새로운 모습과 발전이 있었음에도 그리스도를 향한 열망이 없었기에 '그 눈이 불꽃 같고 그 발이 빛난 주석과 같은 하나님의 아들'(18절)의 선포를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두아디라 교회를 향한 그리스도의 경고가 주는 교훈을 살펴보겠습니다.

1. 주님의 칭찬
 '내가 네 사업과 사랑과 믿음과 섬김과 인내를 아노니 네 나중 행위가 처음 것보다 많도다'(19절). 주님은 여느 교회에게처럼 두아디라 교회에게도 먼저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거짓 가르침과 악행이 팽배한 두아디라 교회에도 선한 사람은 존재했습니다. 사랑과 믿음을 갖고 그리스도의 복음 사역을 위해 충성했던 그들의 행위를 주님은 아셨습니다. 거짓 선지자들의 유혹과 온갖 죄악의 범람 속에서도 좌절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향하여 찬양했던 그들의 인내를 하나님은 아신 것입니다.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아름답게 살기를 원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가능성을 발견하신 것입니다. 멸망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의 롯을 칭찬하신 주님께서 두아디라 교회의 소수의 신자들을 칭찬하신 것입니다. 주님의 칭찬이 주는 교훈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을 칭찬하기를 싫어합니다. 오히려 상대방의 단점을 들추어내기를 원하며 관대함과 선행보다는 오히려 시기와 질투, 정죄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포용하셨습니다. 그 사랑의 표현이 십자가의 죽으심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오늘날 모든 성도들이 주님께서 보여 주신 모범을 따를 수만 있다면 우리는 우리가 소유했던 처음 사랑을 잃지 않고 '네 나중 행위가 처음 것보다 많도다'라는 주님의 칭찬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하여 성도는 모든 일에서 사랑과 믿음과 섬김과 인내를 생활화하여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2. 주님의 책망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 주님은 두아디라 교회의 잘못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책망하십니다. '그러나 네게 책망할 일이 있노라 자칭 선지자라 하는 여자 이세벨을 네가 용납함이니 그가 내 종들을 가르쳐 꾀어 행음하게 하고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는도다'(20절). 두아디라 교회의 가장 큰 잘못은 이세벨이라는 거짓 선지자를 용납한 것입니다. 교회는 거짓 선지자를 거절해야만 합니다. 그런데도 두아디라 교회는 이세벨이라는 거짓 선지자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에게 동조했습니다. 이것은 곧 사탄으로 하여금 교회에서 마음대로 활동하라고 기회를 제공해 준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이세벨이라는 인물은 왕상 16장에서 아합왕의 아내로 등장합니다. 아합의 아내 이세벨은 바알을 숭배함으로 이스라엘에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 여자입니다. 이세벨은 주의 종들을 수없이 탄압하였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시켜 많은 사람들로 바알을 숭배하도록 만든 여자입니다. 이렇듯 사악한 여자 이세벨과 흡사한 인물이 두아디라 교회에서 버젓이 선지자로 활동했습니다. 교회에 있어서는 안 될 인물이 교회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로 활동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세벨에게 주님은 마치 당신을 배반한 가룟 유다에게 기회를 주셨던 것처럼 회개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세벨은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유다가 회개의 기회를 거절하여 파멸을 자초했던 것처럼 이세벨도 역시 회개의 기회를 거절함으로써 파멸을 선택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범죄 여부를 문제삼으시는 분이 아니라 범죄한 행위를 회개했느냐는 사실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우리가 인지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바로 이 점입니다. 인간은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하나님의 자비하신 사랑이 선포된 것입니다.

3. 주님의 심판
 하나님께서는 거짓 선지자들의 행위를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많은 거짓 선지자들이 성도들을 유혹하며 죄악의 길로 인도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결코 그들과 함께 혼합되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주님의 심판은 이세벨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회개할 기회를 주었으되 회개하지 않은 이세벨에게 내리신 심판은 죽음뿐입니다. 비단 이러한 심판은 이세벨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요 그와 함께 한 모든 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됨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기를 거부하며 이세벨의 자녀가 되기를 자처합니다. 그러므로 이제 교회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세벨과 같은 거짓 선지자를 추방하고 회개 운동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죄인에게 내리시는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을 선포하고 그들이 모든 우상 숭배와 불의한 행위로부터 돌아서도록 촉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사람 살리기 운동입니다. 개인을 살리고 교회를 살리고 국가를 살리는 일입니다. 형제가 죽어가는 것을 버젓이 보고 있으면서도 그들을 구원하려는 노력을 않는 것은 성도로서 커다란 직무 유기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자기 죄로 심판받을 때 직무 유기죄로 피소되지 않기 위해서 성도들은 살아 숨쉬는 동안 부지런히 회개 운동을 일으켜야 합니다.

 성도는 교회 생활의 경륜이 깊을수록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해야 한다. 안일한 생각과 습관적인 교회 출석만으로 만족하는 신앙 생활을 한다면 조그마한 유혹에도 쉽게 넘어갈 것이다. 사소한 비신앙적 행위도 배교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두아디라 교회'. 두아디라는 버가모와 사데 사이에 위치한 조그마한 공업 도시로 요한 계시록에 소개된 일곱 도시 중에서 가장 작고 보잘것없는 도시이다. 하지만 이 도시는 소아시아의 수도격인 버가모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했기 때문에 수비대가 주둔했는데, 염색 공장으로도 유명했던 곳이다. 그래서 이 도시의 주민도 직공들과 상인들, 그리고 군인 등 여러 부류로 구성되었고 이 때문에 두아디라 교회의 회원들은 거의가 이방인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교회의 기원에 대해서는 분명치 않으나 서머나나 버가모의 경우처럼 바울이 에베소 체재중에 전도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 눈이 불꽃 같고...하나님의 아들'. 이 구절은 '하나님의 아들'의 위엄을 묘사한 것으로 태양신이나 로마 황제 위에 초월한 위엄을 나타낸다. 두아디라에는 '제우스'(Zeus)의 아들 '아폴로'(Apollo)의 신당이 있었으며, '아폴로'가 두아디라의 주신으로 숭배를 받았다. 그 외에도 두아디라에는 '아데미'(Artemis)와 '삼바다'(Sambatha) 등의 신전이 있었다. 따라서 요한계시록에 처음 등장하는 '하나님의 아들'이란 표현은 여러 가지 우상들이 즐비한 가운데 참하나님의 아들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점을 일깨우기 위해 사용된 듯하다. 특히 '하나님의 아들'은 그리스도의 신성을 나타내는 표현으로서 정의와 불의를 구분하는 통찰력과 심판자의 권위를 지닌 그리스도를 잘 묘사한 것이라 하겠다.

 두아디라교회(2)  

 요한은 우상 숭배와 음행을 일삼는 무리들이 처벌될 것이라고 말하고, 거기에 가담하지 않은 자들에게는 따로 짐지울 것이 없고 다만 처음부터 믿음에 굳게 서라고 권면한다. 그리고 요한은 그들에게 이기는 자는 메시야적 특권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한다.

  부모는 자녀를 낳고 그가 건강하고 아름답게 자라기를 고대합니다. 예수께서 교회를 보고 갖는 기대 또한 그와 같습니다. 두아디라 교회는 그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나중 행위가 처음 것보다 나았습니다. 그러나 두아디라 교회의 행위가 모두 옳고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우상 숭배자인 이세벨을 용납했고 심지어 그의 교훈을 좇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두아디라 교회의 흠이요 곧 어리석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는 이세벨의 교훈에 참예치 아니하고 순결하게 자신을 지킨 성도들에게 권고와 약속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살펴보겠습니다.

1. 권고
 '너희에게 있는 것을 내가 올 때까지 굳게 잡으라'(25절).
1) 시험을 이기라는 말씀입니다.
 두아디라 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자칭 선지자라 하는 이세벨의 거짓 교훈에 성도들이 미혹된 것이었습니다. 이세벨은 시돈 왕의 딸로서 이스라엘 북왕국 아합의 왕비가 된 후에 이스라엘을 우상 숭배로 끌어들인 악녀였습니다(참조, 왕상 18:4-19). 20절의 이세벨은 아합의 왕비 이세벨이 이스라엘을 우상 숭배로 끌어들인 것처럼 두아디라 교회를 우상 숭배로 끌어들인 여자의 상징적인 이름입니다. 그 여자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꾀어 행음하게 했는가 하면 온갖 죄악을 다 범하게 했습니다. 그런즉 이 여자는 두아디라 교회의 큰 시험거리였습니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그리스도는 그 여자의 교훈에 참예치 아니한 신실한 그리스도인에게 참교훈과 믿음을 굳게 잡고 그 시험을 물리쳐 이기라고 권고하시는 것입니다. 이 여자는 마지막 때에 나타날 적그리스도의 한 모습입니다. 성도들은 영을 분별하여 적그리스도의 시험에 빠지지 아니하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바울은 일찍이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라'(롬 12:2)고 말씀했습니다.
2) 말씀을 지켜 행하라는 권고입니다.
 시험을 이기라는 권고가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의 소극적인 측면이라면 말씀을 지켜 행하라는 권고는 적극적인 측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아디라 교회에 우상 숭배를 끌어들인 이세벨이 그대로 용납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라면 성도들이 말씀에 따라 생활하지 않은 데 있다 할 것입니다. 말씀에 따라 생활한다면 성도들은 결코 거짓 교훈에 넘어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교훈을 말씀을 지켜 행하라는 권고로 받아들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성도들은 말씀으로 바로 서야합니다. 그리고 그 말씀으로 거짓 교훈을 분쇄해야 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말씀에 바로 설 때 건강하고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2. 약속
1)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신다고 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기는 자와 끝까지 내 일을 지키는 그에게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리니 그가 철장을 가지고 저희를 다스려 질그릇 깨뜨리는 것과 같이 하리라'(26, 27절)고 하셨습니다. 이 약속과 동일한 말씀이 시 2:8, 9에 나오는데, 시편의 말씀은 메시야가 원수를 쳐부수고 누릴 승리를 묘사한 것입니다. 이 사실은 27절에서 '나도 내 아버지께 받은 것이 그러하니라'고 하신 말씀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께서 이와 같은 약속을 주신 것은 신앙의 승리자에게 최후의 심판 때에 메시야적인 통치권을 나누어 주시겠다는 말씀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도는 세상에 있는 동안 환난을 당하고 시험을 받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인내함으로써 승리한 성도는 세상을 그리스도와 함께 심판하는 권세를 갖게 될 것이며 세상을 질그릇 깨뜨리듯이 다스리게 될 것입니다.
2) 새벽별을 주시겠다고 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또한 신앙의 승리자에게 '새벽별을 주리라'(28절)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새벽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의미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부활입니다. 밤이 지나면 새벽에 별이 뜨듯이 성도는 죽음의 밤이 지난 뒤 새 삶을 갖게 될 것입니다. 둘째는 사탄에 대한 승리입니다. 즉 이는 사 14:12에 나오는 '계명성'을 성도의 손에 맡기시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죄와 사탄에 대한 승리의 약속이라 하겠습니다. 셋째는 성도의 영광입니다. 단 12:3을 보면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취리라'고 했습니다. 그런즉 새벽별은 많은 사람을 의롭게 한 자에게 돌아가는 영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넷째는 예수 그리스도 자신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계 22:16은 예수를 '광명한 새벽별'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새벽별을 주시겠다는 것은 그 자신을 소유하게 하시겠다는 말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성도로 하여금 그의 왕국에서 그와 함께 영원한 영광을 누리게 하겠다는 말씀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상의 네 가지 견해 중 어느 것을 취해도 좋습니다. 아니 네 가지 모두라 해도 좋습니다. 그리스도는 이와 같은 축복을 신앙의 승리자에게 주실 것입니다.

 음행의 차원을 넘어 성폭력이 만연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제는 교회도 사회의 구조적인 성폭력에 눈을 돌리고 건전한 사회와 시대 정신을 뿌리내리기 위해 힘써야 한다.

 '두아디라에 남아 있어...너희에게 말하노니'. 이 구절은 두아디라 교회에 속한 사람들 중에서 사랑과 믿음과 봉사와 인내로 무장한 무리, 그리고 이세벨의 교훈을 좇아 음행하는 무리 외에 제 3의 무리에 대해 묘사한다. 이들은 순수한 면을 가진 자들로서 아직 사탄의 궤계를 알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첫째 무리의 요소들을 가진 자들이다. 즉 이들은 아직 신앙이 단단하지 못한 상태에 있는 자들인 것이다. 따라서 요한은 바로 이들에게 처음부터 믿음에 굳게 서기를 권면해야만 했다. 한편 '소위 사단의 깊은 것'이 무엇을 가리키는가에 대한 유력한 해석이 두 가지 전해진다. 첫째, '저들 자신은 하나님의 깊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사탄의 깊은 것'이라는 해설이다(Clark, Barclay). 즉 당시 영지주의자들은 신비적인 지식을 통해 하나님의 깊은 것을 저들만이 터득했다고 주장하였으며, 이런 사상의 영향 아래 있던 소위 이세벨 추종자들은 자신들만이 하나님의 깊은 것을 알았고 자신들의 교설에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깊은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였던 것이다. 둘째, '사단의 깊은 것'이란 이세벨 추종자 자신들을 가리킨다는 주장이다(Spitta, Zahn, Boussett). 즉 그들이 주장하는 바 교설보다는 우상 숭배와 음행에 관여하는 등의 행위 그 자체가 사탄의 짓이라는 것이다. 이 두 견해 중에서 어느 것을 단적으로 취하기는 어렵다. 다만 전자의 견해가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