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 탄생의 의의

 오늘 우리는 구주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 모였습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보다 더 크게 기뻐할 일은 달리 없습니다. 그것은 사망의 그늘 아래서 신음하던 인생들에게 생명의 길이 열렸으며, 하나님과 원수 되었던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화목을 이루게 된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죽게 된 우리에게 살 길이 열린 것입니다.

 아담의 타락 이후로 수천 년 동안 고대하던 메시아가 오신 것이니 온 천하 만민이 함께 기뻐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로부터 메시아에 대한 소망은 유대인들 뿐 아니라 이방인들 가운데서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메시아에 대한 믿음은 당시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에 의해서 전파된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의 증언과 역사의 기록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정작 메시아이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지만 그를 알아본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요한복음 1장에는 “빛이 어두움에 비취되 어두움이 깨닫지 못하더라”(5)고 하였고, ‘9)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취는 빛이 있었나니 10)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11)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지 아니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메시아를 대망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메시아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갖춘 사람들은 너무나 적었습니다. 본문에 보면, 이를 말해 주는 결정적인 사례가 나옵니다.

 

동방 박사들의 출현과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소동

 어느 날 밤에, 머나먼 페르샤로부터 동방 박사들이 유대 땅 예루살렘을 찾아왔습니다. 그들이 말하기를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십니까?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헤롯왕을 비롯해서 온 예루살렘 거민이 그 말을 듣고 소동했습니다. 헤롯왕과 온 예루살렘 거민이 듣고 소동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메시아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메시아가 오셨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왕과 백성, 모두 뜻밖의 소식에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헤롯왕은 아버지가 에돔인이고 어머니는 유대인으로서, 절반은 이방인이고 절반은 유대인이었습니다. 따라서 그는 유대나라의 왕이 될 자격이 없지만 워낙 정치적인 수완이 좋은지라 로마의 환심을 사서 유대의 분봉 왕이 되었습니다. 그는 보좌를 지키기 위해 무자비하게 정적을 살해하였고, 심지어는 자기의 아내와 세 아들까지 죽였습니다.

 그러한 헤롯에게 유대인의 왕이신 메시아가 어디서 탄생하셨느냐고 물었으니, 헤롯은 눈이 뒤집힐 만도 했을 것입니다. 그것은 헤롯에게는 왕좌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는 동방 박사들의 말을 내심 예민하게 받아들였음이 분명합니다. 자기의 왕좌를 위태롭게 하는 자라면 그 누구도 살려둘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교활한 인물인지라 내색을 하지 않고 박사들에게 ‘자기도 경배하려고 하니까 아기를 찾거든 말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면, 대제사장들은 왜 당황한 것일까요? 대제사장은 유대교를 대표하는 사람입니다. 성전에서 드리는 모든 제사를 관장하고, 유대인들의 신앙생활을 지도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대제사장이 선민의 최대 소망인 메시아에 대하여 모를 리가 없습니다. 아마 그 날, 헤롯왕의 물음에 대하여 미가 선지자의 예언을 들어서 베들레헴이라고 말해 준 사람은 유대교의 수장인 대제사장이었을 것입니다.

 메사아의 탄생 소식에 당황하기는 서기관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기관들은 평생 성경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헤롯왕의 물음에 망설임 없이 베들레헴이라고 집어냈습니다. 그러나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미가서의 예언을 들어 헤롯왕의 물음에 답을 해 준 것이 전부였습니다. 처음에 동방 박사들의 말을 들었을 때, 그들은 놀라고 당황했습니다. 그것은 만일 메시아가 오신 것이 분명하다면 그것은 그들의 특권에 종지부를 찍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유대인의 왕이 탄생하셨다는 동방 박사들의 말에 수긍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무모한 행동을 감행한 동방 박사들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저런 류의 광신자들은 어느 때나 있는 법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드디어 그들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헤롯왕의 질문에 답을 주고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예루살렘 거민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요? 처음에는 군중심리가 작용해서, 동방 박사들이 찾아와서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고 물었다는 사실이 입에서 입으로 순식간에 번져나갔을 것입니다. 백성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이구동성으로 메시아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아무런 공식적인 견해를 발표하지 않고 각자 집으로 흩어지는 것을 보고서는 ‘그러면 그렇지, 메시아가 벌써 오실 리가 없지’ 그리고는 모두 다 이전으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백성들도 메시아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갖추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록한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을 보면, 마구간으로 예수님을 찾아온 사람들은 동방 박사들과 양치던 목자들이 전부였고, 예루살렘에서 온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만일 동방 박사들의 말을 듣고 온 예루살렘이 소동할 정도였으면 박사들을 따라서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아기를 경배하려고 베들레헴으로 간 사람들이 있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동방박사들의 출현으로 일어난 메시아 소동은 그야말로 하루 밤의 소동으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동방 박사들의 메시아 대망 신앙

 그러나 동방 박사들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메시아가 오시기를 진심으로 대망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비록 혈통 상으로는 아브라함의 자손이 아니라 이방인에 불과했지만, 그들은 선지자들의 예언대로 메시아께서 유대인의 왕으로 탄생하실 것을 그대로 믿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메시아의 탄생을 최초로 예고하시는 신호를 보내셨던 것입니다.

 동방 박사들은 밤에 천문을 연구하던 중에 유난히 빛나는 새로운 별 하나를 발견했을 때, 그것이 왕의 탄생을 알리는 별이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아챘습니다. 그것도 보통 왕이 아니라, 메시아로 오실 유대인의 왕이 탄생하실 것을 예고한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지혜와 계시의 정신을 부어 주셨던 것이지요.

 앞에서 말씀한 대로, 당시 이방인들 가운데도 유대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며, 더구나 동방 박사들처럼 메시아에 대한 선지자들의 예언을 믿었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동방 박사들은 빛나는 새 별을 발견했을 때, 메시아에 대한 예언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성경에 보면, 메시아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다는 것이 예언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시기를 “네 씨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얻으리라”(창 22:18)고 하셨고, 다윗에게는 ‘네 몸에서 날 자식을 세워 그 나라 위를 영원히 견고케 하리라’(삼하 7:13)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그 빛나는 새 별은 메시아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그들은 확신했습니다. 그들은 지체하지 말고 탄생하실 왕을 직접 찾아보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그 결심을 실천에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페르샤에서 유대까지 멀고 먼 여정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페르샤에서 유대까지의 거리는 직선거리로 약 1500km가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실제 거리는 이보다 훨씬 길어질 것입니다. 요즘은 항공기를 이용하면 서너 시간이면 너끈히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자동차를 운전해서 갈지라도 하루 이틀이면 충분할 것입니다. 아니 걸어서 갈지라도 도로가 잘 닦여 있기 때문에 두 달 정도면 당도할 것입니다.

 그러나 동방 박사들이 여행을 하던 때는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입니다. 현대와 같이 잘 닦인 도로도 없었고, 자동차나 비행기는 물론 없었습니다. 낙타를 타고 산 넘고 물 건너 묻고 물어서 여행을 계속했을 것입니다. 전기도 없고 가로등도 없는 시대이니, 해가 지면 더 길을 갈 수 없습니다. 마땅히 쉴 여관도 찾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험한 산을 넘노라면 사나운 맹수들이나 강도를 만날 수도 있고, 강을 만나면 배를 구해서 건넜을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페르샤에서 유대까지 다녀오려면 일 년이 더 걸릴 지도 모를 일입니다. 위험한 모험과 많은 비용이 드는 여정이어서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동방 박사들은 기꺼이 그 모든 어려움을 각오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이들의 행동은 메시아에 대한 신앙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설명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들은 메시아 대망 신앙을 갖고 있었습니다. 인류를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실 메시아 곧 구세주를 보내 주실 것이라는 하나님의 언약을 그들은 가감 없이 믿었습니다. 그 같은 신앙이 있었기에 그들은 초지일관하여 기나긴 여행 끝에 예루살렘에 당도할 수 있었습니다.

 구세주에 대한 믿음이 수많은 고난을 견뎌내게 해 주었습니다. 아니, 동방 박사들은 메시아를 뵈올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심한 어려움도 기꺼이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모름지기 고생의 강도는 겪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달린 것입니다.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은 힘이 듭니다. 반면에,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단 마음으로 하는 일은 힘들지 않습니다. 아니, 힘이 들지만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동방 박사들이 대망하였던 분이 누구입니까? 세상 나라의 제왕 정도가 아니라, 인류의 구세주이십니다. 열국의 왕들이 그 앞에 엎드려 경배해야 마땅한 만왕의 왕이신 메시아이십니다. 그들이 겪는 어려움은 그처럼 위대한 분을 만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동방 박사들은 그 머나먼 길을 오면서도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후회는커녕 유대 땅이 가까워질수록 메시아를 만날 기대감에 가슴이 벅찼을 것입니다.

 

구주 탄생의 기쁜 소식을 들은 자들의 행복

 사랑하는 성도님들, 오늘 우리는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드리며 함께 기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구주 탄생의 의미를 알고 예배할 때, 순서 순서를 통해서 우리 마음속에 감격이 넘치고, 하나님께서는 우리 예배를 기쁘게 받으실 것입니다.

 메시아를 뵙고 경배하겠다는 일념으로 수천 리 길을 마다 않고 달려왔던 동방 박사들과 같은 감격이 오늘 성탄을 맞이한 우리의 마음속에도 있어야 할 줄 압니다. 구세주가 오셔서 우리의 죄를 대속하셨다는 말을 들어도 아무런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처럼 비참한 일은 달리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지 못한 사람은 복음의 진리를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하나님의 행사를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성도님들의 눈은 봄으로, 귀는 들음으로 복이 있음을 아시기 바랍니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고 멸망 길로 가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동방 박사들의 말을 듣고서 잠시 소동했을 뿐 곧바로 메시아에 대한 관심을 꺼버렸던 유대인들처럼, 오늘날도 많은 사람들이 구세주에 대하여 무관심한 상태로 살아갑니다. 크리스마스는 친구들끼리 또는 가족끼리 모여서 즐기는 날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탄절은 그런 식으로 보내야 할 날이 아닙니다. 구세주가 이 땅에 오신 것을 감사하며 감격 속에 기리는 날이어야 합니다.

 구세주께서 우리를 죄와 사망과 영원한 멸망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는 것보다 더 위대한 사건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고 저와 성도님들이 구세주를 믿고 구원을 받았다는 사실처럼 기쁘고 감격스러운 일이 어디 있을까요?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된 데 대하여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

 

구세주에 대한 동방 박사들의 열심

 동방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뇨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고 하였을 때, 헤롯왕은 즉시로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을 소집하고 그리스도가 어디에서 나실 것인지 물었습니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구약성경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헤롯왕의 물음에 곧바로 미가서 5장 2절을 근거로 이 같이 대답했습니다.

 “유대 베들레헴입니다. 선지자의 글에 ‘너 유대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대 고을 중에 가장 작지 아니하도다 네게서 한 다스리는 자가 나와서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리라’고 하였습니다.”

 그 때에 헤롯왕이 박사들을 가만히 불러서, 별이 나타난 때를 자세히 캐어물었습니다. 그런 후에,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말하기를 “가서, 그 아기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고, 찾거든 내게 알려 주시오. 나도 가서, 그에게 경배하고 싶소"라고 했습니다. 헤롯왕이 한 말은 물론 거짓말이었습니다. 그의 속셈은 박사들이 그 아기가 있는 곳을 알려오면 즉시로 아기를 찾아가 죽여 버리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동방 박사들이 왜 별의 인도를 받지 않고 예루살렘에 들렸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다만, 유대 땅에 들어와서 한 동안 별이 자취를 감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만일 그 별이 계속해서 박사들을 인도했더라면 예루살렘에 들리지 않고 곧바로 베들레헴으로 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하나님의 섭리가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영적으로 잠자던 유다 백성들에게 메시아에 대한 염원을 일깨워 주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동방 박사들은 잠자는 자들을 깨우는 나팔 소리와 같았습니다. 그러나 동방 박사들의 출현에 의해서 잠에서 깨어난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시 깨었다가 도로 잠에 골아 떨어졌습니다.

 한편, 동방 박사들은 헤롯왕이 전해 준 말 곧 ‘베들레헴으로 가서 찾아보라’는 말을 듣고서 곧장 길을 떠났습니다. 날이 어두웠으니 하룻밤 예루살렘에서 유숙하고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길을 가도 되었을 것입니다. 베들레헴은 예루살렘에서 남쪽으로 약 10킬로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동방 박사들은 예루살렘에서 머물지 않고 곧 길을 떠났습니다.

 이 같은 동방 박사들의 행동을 통해서 우리는 메시아를 위한 그들의 열심을 대하게 됩니다. 그들은 예루살렘에서 공연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메시아를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우리도 동방 박사들의 그 열심을 본 받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사랑하면 세상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게 됩니다. 주님을 위해 일할 마음이 생겼을 때, 오늘은 편하게 믿고 내일부터 열심을 내지, 우리는 그렇게 내일로 미루면 안 됩니다. 내일은 한 없이 계속될 뿐, 우리가 사는 날은 오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내일로 미루는 사람은 언제 한번 신앙생활에 열심 낼 기회를 얻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동방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머물지 않고 그 밤에 길을 나선 또 하나의 이유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페르샤에서 유다 땅까지 오게 된 것은 헤롯왕의 도움이 아니라 별의 인도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별의 인도는 곧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의미합니다.

 본문에 보면 “9)박사들이 왕의 말을 듣고 갈쌔 동방에서 보던 그 별이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섰는지라 10)저희가 별을 보고 가장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더라”고 증언합니다. 헤롯왕이 동방 박사들에게 사람을 붙여서 베들레헴까지 안내해 준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별이 그들을 인도해 주었습니다.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보십시오. 한 동안 보이지 않던 별이 문득 그들 앞에 나타나 길을 인도해 주었을 때 그들의 기쁨이 얼마나 컸을까요? 그러므로 성경에는 “저희가 별을 보고 가장 크게 기뻐하고 기뻐했다”고 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우리가 구주 예수님을 믿게 된 것 역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기 때문인 줄 아시기 바랍니다.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해준 사람이 있었기에 우리가 주님을 믿게 된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우리 주위에는 영적으로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먼저 믿은 우리가 할 일이 있는데, 그것은 그들을 구세주께로 인도하는 별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아기 예수께 예물을 바쳐 경배한 동방 박사들

 그 별은 동방박사들 앞 서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섰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정확합니다. 이에 박사들이 집에 들어가 아기와 그 모친 마리아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께 경배하고 보배합을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습니다. 동방 박사들이 몇 사람인지 성경에 언급이 없지만, 황금, 유향, 몰약을 예물로 드린 것을 보아서 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메시아를 만나 경배하러 오면서 빈손으로 오지 않고 가장 값진 예물을 준비해서 드렸습니다.

 황금은 예로부터 왕에게 바치는 선물로서 적합하다고 여겼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다윗의 후손으로서 만왕의 왕으로 오셨습니다. 요한복음 1장 11절에 보니 “자기 땅에 오매”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손님으로 오신 것이 아니라, 자기 땅에, 자기 백성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오신 것입니다.

 그리고 유향은 구약시대에 제사장들이 하나님께 바치는 제물에 속한 것입니다. 레위기 2장에 보면 “1)누구든지 소제의 예물을 여호와께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로 예물을 삼아 그 위에 기름을 붓고 또 그 위에 유향을 놓아 2)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에게로 가져 올 것이요 제사장은 그 고운 기름 가루 한 줌과 그 모든 유향을 취하여 기념물로 단 위에 불사를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고 말씀합니다. 따라서 유향은 우리의 영원한 대제사장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 적합한 예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몰약은 죽은 사람을 장사할 때 방부제로서 사용했던 향료입니다. 요한복음 19장 39절에 보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운명하셨을 때 니고데모가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백 근쯤 가지고 왔다고 증언합니다. 따라서 몰약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예고한 예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동방 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위해서 가져온 예물 곧, 왕을 위한 예물인 황금과 제사장을 위한 유향과 죽은 자를 위한 몰약은, 예수님께서 참된 왕이시며 제사장이시며 죽음에서 부활하실 구주이심을 보여줍니다.

 복음서에는 동방 박사들의 헌신과 비교할 만한 한 여성의 헌신이 나옵니다. 그것은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가 십자가 고난을 앞두신 예수님의 머리에 순전한 나드 향유 한 근을 옥합을 깨뜨려서 남김없이 부어드린 것을 말합니다. 향유 냄새가 온 방안을 진동하자 사람들은 마리아의 행동을 알고는 놀랐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분을 내면서 말하기를 “이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허비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가만 두어라 너희가 어찌하여 저를 괴롭게 하느냐 저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니 아무 때라도 원하는 대로 도울 수 있거니와 나는 너희와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 저가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사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고 하셨습니다.

 주님을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마리아처럼 최선을 다해 주님께 바치기를 기뻐합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네 보물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보물 중에서 가장 귀한 보물은 “너희 몸을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하신 대로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는 동방 박사들처럼 구세주를 위해 물질과 시간과 재능과 몸을 드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성경에 보니 ‘박사들이 집에 들어가 아기와 그 모친 마리아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께 경배하였다’고 증언합니다. 모친 마리아에게 경배한 것이 아니라 아기께 경배했습니다. 경배란 단순히 엎드려 절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했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과 같이 했다는 것입니다. 천주교에서는 모친 마리아를 높여서 하늘의 황후라, 또는 하나님의 어머니라고 해서 경배의 대상으로 삼지만 그것은 성경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우리의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 경배해야지 사람 앞에 경배하면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동방 박사들은 꿈에 헤롯에게로 돌아가지 말라 지시하심을 받고 다른 길로 고국에 돌아갔습니다. 그들은 헤롯왕의 환심을 사려 하지 않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편을 택했습니다. 그러므로 헤롯왕의 노여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였고, 이로 인해 헤롯왕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권면

 사랑하는 성도님들, 오늘 우리는 성탄절을 맞이해서 메시아에 대한 동방 박사들의 신앙과 헌신에 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우리는 성탄절 하루만 구주 탄생을 축하하면서 기뻐할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사는 동안 매일 같이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되새기면서 구원의 기쁨과 감격을 맛보면서 살아야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동방 박사들과 같은 헌신적인 신앙으로 초림하시는 주님이 아니라, 심판주로 강림하실 예수 그리스도를 대망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언제 어느 때에 주님께서 강림하시더라도 당황하지 아니하고 기쁨으로 영접할 수 있도록 평소에 주의 강림을 간절히 사모하고 마음의 준비를 갖추는 성도님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 거룩한 성탄을 맞이하여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평강이 성도님들 위에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