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마 5:1-12)

오늘은 팔복 설교의 세 번째 시간으로서 '온유한 자가 복이 있다'고 하는 말씀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온유하다고 하는 말의 뜻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 팔복 선언에서 "온유한 자가 복이 있다고"고 말씀하실 때 '온유하다'고 하는 말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프라우스'(praus)입니다. 그리고 이 프라우스라는 낱말은 '잘 길들여진'(영:well-tempered)이라는 뜻을 가진 낱말입니다. 사람이 기르는 짐승이나 가축이 잘 길들여져서 주인의 말을 잘 알아듣게 된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 '프라우스'라고 하는 말, 즉 온유하다고 하는 낱말의 원래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에서 온유한 자가 복이 있다고 할 때 온유한 사람이란 말하자면 하나님에 의해서 잘 길들여진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가 있겠습니다. 즉 하나님에 의해서 길들여져서 자기 고집을 안 부리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사람이 곧 온유한 사람이라는 말의 근본 뜻인 것입니다. 이런 온유한 사람들은 두 가지 특징을 갖게 됩니다. 하나는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고 순종하는 자세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관대하다는 것, 함부로 성을 내지 않는다는 것, 특히 내 권리나 유익을 주장하기 위해서 함부로 힘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복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서도 복수하지 않는 통제된 심리적 특징이 바로 이 온유한 사람의 특징입니다.

이런 온유함이란 인간성 자체 내에 존재하는 미덕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더러 예수를 믿지 않는데도 부드럽고 관대합니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그런 사람을 가리켜 온유하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팔복 강화에서 온유한 자가 복이 있다는 것을 세 번째의 축복으로써 말씀하고 계십니다. 첫 번째로는 심령이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애통하는 자가 복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세 번째로 온유한 자가 복이 있다고 하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러한 팔복의 순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먼저 심령이 가난하게 된 사람,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죄악성과 무능성 때문에 애통해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비로소 온유해질 수 있다고 하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그처럼 온유한 사람의 실례로 누구를 들 수 있겠습니까? 여러 사람이 있겠으나 우리는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온유한 사람의 대표로 꼽아야 하겠습니다. 마태복음 11장 28절과 29절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하시면서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고 하십니다. 즉 예수님은 자신의 여러 가지 성품들 중에서도 온유함을 가장 대표적인 성품으로 묘사하신 것입니다. 우리 예수님은 참으로 부드럽고 관대한 분이셨습니다. 문둥병자를 어루만져 주시고, 아들 잃은 과부의 슬픔을 달래 주시고, 세리나 창기들을 용납하시고 친구처럼 대해 주셨던 분이 우리 예수님이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끝까지 참으셨습니다. 우리 예수님이 빌라도의 관정에서 재판받는 그 밤에 예수님은 수없이 매를 맞고 침뱉음을 당하고 옷을 벗기우고, 수염을 뽑히는 등 수치를 당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한마디 항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당장에 열두 영이 넘는 천사들을 불러와서 자신을 괴롭히는 악한 무리들을 다 쓸어버릴 수도 있으셨지만, 오직 하나님 아버지께 모든 판단을 맡기시고 끝까지 그 수모와 멸시를 참으시며 복수하지 않으셨습니다. 골고다 십자가에까지 끌려가서 죽는 것이 하나님 아버지의 뜻이라는 것을 아셨기 때문에 예수님은 묵묵히 그 수치와 고난을 받아 들이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처럼 온유하셨던 예수님이 결코 패배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온유하신 결과 십자가에서 죽어 버리신 예수님,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예수를 사흘만에 다시 살리셨습니다. 그리고 그 예수님에게 무엇을 주셨습니까? 마 28:18에 보면 부활승리하신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내게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주셨다"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온유하셨던 예수님, 그래서 원수들의 멸시와 핍박을 묵묵히 참으신 예수님이 마침내 우주적 승리자, 우주의 통치자가 된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예수님의 온유하심을 본받기 위해서 예수님을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그처럼 온유한 예수님을 본받는다면 일시적으로는 세상에서 손해를 당하는 일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하나님이 다 보상해 주실 것을 우리는 믿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온유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장차 새 하늘과 새 땅을 영원한 기업으로 주실 것을 우리는 믿고 따라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