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칠언(3) : 보라! 네 어머니라.

< 제 목 > 십자가 상의 일곱 말씀(3) < 본 문 > 요19:25~27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예수님께서 십자가 상에서 하신 세 번째 말씀을 살펴봅니다.(架上七言 第3言) 26절~27절.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보라! 네 어머니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고통을 당할 때 십자가 곁에까지 따라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평소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따라 다녔건만 정작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소수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서슬이 시퍼렇던 로마 당국과 유대 당국자들에게 반역자 혹은 이단자로 낙인이 찍힐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만은 주님을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거기까지 따라 왔던 것입니다. 그들은 누구 누구였습니까? 25절~26절. 예수님의 모친 마리아, 이모(살로메),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 그리고 사랑하시는 제자(요한) 등입니다. 아마 예수님은 그들의 애틋한 사랑을 느끼시면서 그들 하나 하나를 차례로 살펴 보셨을 것입니다. 그러다 시선이 모친 마리아에게서 멈추는 순간 ... 예수님은 마음이 아파옴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마리아에 대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갔습니다. "처녀의 몸으로 잉태하고 얼마나 두려워 하셨을까? 해산하자 마자 헤롯왕의 핍박을 피해 애굽으로 피난갈 때는 얼마나 당황하셨을까? 30세 되던 해 집을 떠나 내가 광야로 나갈 때는 얼마나 걱정을 하셨을까? 핍박자들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는 얼마나 가슴을 졸이셨을까? 그러더니 이제는 고통과 수치의 십자가에 달린 아들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야 되니 그 마음이 얼마나 찢어질 듯 아프실까? ... " 한 마디로 말해서 그 옛날 마리아가 어린 예수를 안고 성전에 갔을 때 선지자 시므온이 해주던 예언 그대로였습니다. 눅2:35 "또 칼이 네 마음을 찌르듯 하리라 ... " 예수님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또한 앞으로 마리아가 살아갈 일을 생각하셨습니다. 물론 후일에 천국에서 그녀의 모든 고난과 희생이 보상되겠지만 당장 현실적으로 받게 될 고통을 생각하신 것입니다. 측은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어머니를 향해 입을 엽니다. 26절(하).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여기서 "여자여!"라는 칭호에 대해 오해가 없어야 됩니다. 이 말은 원문에 '귀나이( )'로 되어 있는데, 여자에 대한 극존칭입니다. 우리 말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말이 없어서 직역한 것이지 결코 불손한 말은 아닙니다. 또 이런 표현을 쓴 이유는 이제부터는 서로 새로운 관계를 가져야 된다는 뜻에서 그런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인간적으로 어머니와 아들이라는 '사적 관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와 그 백성이라는 '공적 관계'로 달라져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육신의 어머니이기에 예수님은 당신이 떠난 후 마리아의 여생을 생각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당신 대신 제자 요한을 아들로 의지하고 살라는 당부를 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말씀을 쉽게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어머니! 이제는 그가 당신의 아들입니다. 그를 의지하고 사십시오." 예수님은 이 말씀을 하신 후 이어서 요한을 보면서 말씀하셨습니다. 27절. "보라! 네 어머니라." 무슨 뜻입니까? "요한아, 이제 네가 나를 대신하여 어머니로 모셔 드려라. 부탁이다." 즉 요한에게 당신을 대신해서 어머니를 봉양할 책임을 맡기신 것입니다. 당시 마리아에게 요셉에게서 난 자식들이 있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아직 신앙이 신통치 않았습니다.(요7: 참조) 아마 예수님이 보시기에 그들보다는 요한이 믿음직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그후 이 말씀을 들은 요한은 마리아를 친 어머니처럼 모셨다고 합니다. 성경 외 문헌입니다만 어떤 책에 서는 예루살렘에서 11년간 모셨고 마리아가 59세에 소천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책에서는 요한이 에베소 교회를 목회할 때도 모시고 갔었다고 합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교훈을 가르쳐 줍니다. 먼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육신의 어머니를 그렇게 챙겨 주신 효도에 관한 교훈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불신자들보다 더욱 부모를 공경하고 가족을 잘 돌봐야 합니다. 이 주제에 관해서는 제가 몇 년전에 설교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늘은 조금 각도를 달리해서 예수님의 사랑,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책임 문제에 관한 교훈을 살펴보고 함께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아무쪼록 이 말씀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깊이 깨닫고,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책임감을 새롭게 느껴 보는 복된 시간 되기를 바랍니다. [1] 예수님의 놀라운 사랑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십자가는 극한 고통의 사형 제도입니다. 십자가에 못박혀 달려 있는 것만도 고통이지만, 특히 예수님은 그 전날 밤부터 잠도 못 주무시고 음식도 못 잡수신 채, 체포당하시고 심문당하시고 채찍에 맞으셨습니다. 그런 가운데 십자가에 못박혀 달렸으니 그 고통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예수님은 마리아를 기억하고 챙겨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첫번째 말씀 "아버지여,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그것도 놀랍지만, 이 세번째 말씀도 놀랍습니다. 대개 사람이 고통스러워지면 극도로 이기적이 됩니다. 인간의 본능입니다. 예수님은 물론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그래도 인성을 갖고 계십니다. 따라서 고통을 그대로 다 느끼시는데, 그 고통 속에서 마리아를 사려깊게 배려해 주셨던 것입니다. 이것은 놀라운 사랑입니다. 예> 군대 이야기 - 27세~28세 된 대학원 졸업자들(직장 생활, 대학 강사 하던 사람 등 젊잖은 사람들)과 함께 훈련을 받았는데(야간 행군, 70km~ 100km 행군, 유격 등 ...) 극한 고통으로 가니까 모두들 자기 챙기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래서 강한 군기가 필요한가 봅니다. 고통스러워지까 남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자기만 생각하게 됩니다. 인간의 본능입니다. 수통의 물도 자기만 위해 아끼고 ... 오래 공동 생활하며 전우애가 생기니까 겨우 서로 챙겨주게 됩니다. 참으로 예수님의 사랑은 인간 본능을 초월하는 사랑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해 주시는 것입니다. 당신이 고통 중에 계실 때조차 먼저 당신의 백성들을 배려하시는 사랑입니다. 당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자기 백성을 끝까지 책임져 주는 사랑입니다. 요10:11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 요13:1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체포 당시에도 제자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고서 스스로 체포되셨습니다.) 사41:10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사49:13~14 "여인이 어찌 그 젖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 내가 너를 내 손바닥에 새겼고 너희 성벽이 항상 내 앞에 있나니 ..."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 앞에 어떤 환란이 닥쳐와도, 어떤 상황이 전개되어도 주님은 우리를 책임져 주십니다. 천국 가는 그날까지! 주님이 오시는 그날까지! 모친 마리아만 챙겨주시는 게 아닙니다. 예수 믿고 하나님의 자녀된 자들을 다 챙겨 주십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혈육의 가족'을 가족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영적인 가족'을 가족으로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막3:35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는 내 형제요 내 모친이니라"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라도 낙심치 말고,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마십시오. 분명히 날 위하여 십자가까지 지신 주님은 내 인생을 책임져 주실 것입니다. 부디 그 사랑을 확신하시고 항상 하늘의 평강과 기쁨을 누리는 여러분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2] 예수님의 사랑을 받은 자의 책임 예수님은 그동안 모친 마리아를 직접 챙겨 드렸습니다. 물론 공생애가 시작되면서는 그러지 못했지만, 생애 대부분의 기간 동안에는 모친을 공경하고 잘 모셨습니다. 전승에 의하면 요셉이 일찍 소천해서 예수님이 모친과 동생들을 부양하는 책임을 감당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십자가를 지고 그후 부활하신다 해도 곧 승천하셔야 됩니다. 그러면 육신적으로 곁에 있으면서 챙겨 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당신 대신 제자 요한에게 그 책임을 맡기신 것입니다. "보라! 네 어머니라." 요한도 그 말씀대로 책임을 잘 감당했습니다. 여러분, 요한이 그 책임을 묵묵히 감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주님의 사랑을 받은 자이기 때문입니다. 26절. 요한은 자기를 가리켜 스스로 '사랑하시는 제자'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만큼 주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느끼는 사람입니다. 주님이 모든 제자들을 사랑하셨지만 사실 요한에 대해서는 더욱 각별하셨습니다. 요13:23 (최후의 만찬 석 상에서 있던 일) "예수의 제자 중 하나 곧 그의 사랑하시는 자가 예수의 품에 의지하여 누웠는지라" 그랬기에 주님은 그에게 그런 중한 책임을 맡길 수 있었습니다.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받고 주님을 사랑하는 자가 주님이 부탁하는 책임을 잘 감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고후5:14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 그래서 이제는 자기만 위해 사는 자가 아니라, 주님을 위해 사는 자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주님의 그 놀라운 사랑을 받았습니까? 십자가의 그 큰 은혜를 받았습니까? 정말로 그렇게 느낀다면 우리는 주님이 맡겨 주는 책임을 감당해야 됩니다. 주님께서 이 세상에서 육신적으로 하실 수 없기에 성령을 부어주시고 우리에게 하라고 맡겨주시는 일들을 ... 그런 의미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대리자들'(agents)입니다. 또 그리스도인의 모임인 교회는 예수님의 '대리점'(agency)입니다. ① 주님의 은혜와 사랑은 책임을 요구합니다. 십자가는 우리를 위한 사랑이지만 또한 우리를 향한 주님의 요구요, 우리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십자가의 사랑을 체험한 사람은 반드시 주님을 위한 책임을 감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쁨으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고전6:19~20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셩령의 전이라 너희는 너희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벧전2:9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롬8:17~18 "자녀이면 또한 곧 하나님의 후사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후사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될 것이니라" 이것은 신앙 생활의 원리요 공식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이 성숙해지면 자연히 주님이 주신 책임을 위해 헌신하게 됩니다. 모든 신앙 위인들이 그랬습니다. 주님의 사랑에 대한 응답! 주님의 위탁(맡기심)에 대한 순종! 예> 마더 테레사 - 1979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후 소감을 묻자 대답했습니다. "나는 그런 상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주님의 고통을 함께 지고 싶은 것뿐입니다." 평소에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여러분, 자랑 삼아 일하지 맙시다. 저 가난한 사람들의 배고픔은 주님의 배고픔이요, 저들의 질병은 주님의 아픔입니다." 그러므로 나에게 맡겨진 책임을 감당하지 않고 회피하는 사람은 성숙한 성도가 아닙니다. '모라토리움 인간'입니다. 모라토리움은 경제 용어로 '지불 유예'라는 뜻이지만, 심리학 용어이기도 합니다. 그때는 정신적으로 어려서 책임을지지 않으려고 하는 '무책임한 인간'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스탠리 존스는 말했습니다. "책임이 따르지 않는 특권은 죄이다."(시간, 건강, 물질, 재능, 직분 등) 예> 풍자 - 군 입대 관련 - "전방 근무자는 사람의 아들, 방위는 장군의 아들, 면제는 신의 아들이다." 하나님 없이 사는 세상의 모습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달라야 합니다. 주님은 은혜와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 축복을 많이 받은 사람에게는 많은 책임을 요구하십니다. 눅12:48 "알지 못하고 맞을 일을 행한 종은 적게 맞으리라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찾을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 즉 많이 받은 자는 상벌의 가능성이 모두 큽니다. 요한이 제자 중에서 제일 사랑 받았기에 제일 귀한 일을 맡기신 것입니다. 이것을 깨닫고 순종하는 자가 상을 받게 됩니다. ② 우리의 책임은 주님의 대리자로서 대표적으로 두 가지 명령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 지상계명 혹은 위대한 계명(Great Commandment) - 사랑의 계명 마22:37~40 하나님 사랑 + 이웃 사랑 / 요13:34 새 계명 * 지상명령 혹은 위대한 명령(Great Commission) - 선교의 계명 마28:19~20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 " / 행1:8 * 우리에게 각각 대상은 다르지만 주님이 이곳에 계시면 당연히 하실 일을 하는 게 우리의 책임입니다. 사랑하고, 선교하고, ... 아무쪼록 요한에게 모친 마리아를 맡기신 것처럼 나에게 무엇을 맡기셨는지 깊이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그 책임에 순종하시고 그로 인해 기쁨과 보람을 누리고 하늘의 상을 예비하는 여러분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