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한홍 |
(2008-05-17 오후 3:05:47, 조회 : 2695)
|
|
|
|
|
|
왕들의 이야기 2 |
|
|
/ 2008년 4월 / 448쪽 / 15,000원
▣ 저자 한홍
책이란 그 사람의 영혼의 울부짖음이다. 그 속에 저자의 됨됨이가 나타나고,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저자의 삶이 묻어나면 그 책은 좋은 책이다. 한홍 목사는 그런 책을 쓴다. 지금까지 열 권의 책을 내놓으면서 단 한 번도 쉬웠던 적이 없었다. 대형교회 목회와 밀려드는 강의 요청으로 가득 찬 숨 가쁜 삶 속에서 그에게 넉넉한 시간이 주어졌던 적도 없고, 자료수집이 용이했던 적도 없었다. 돌 바위 사이를 헤집고 나오는 아지랑이처럼 틈틈이 생겨나는 자투리 시간들을 자기와의 싸움으로 일관했다. 이번 책 역시 그러한 집념과 수고스러운 과정을 거치고서야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지난 해 겨울 누적된 과로로 안면근육이 마비되었을 때도 칼날 같은 겨울바람을 머플러로 막아가며 그는 40일 새벽을 기도로 깨웠다. 항상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고, 따뜻한 마음과 쾌활한 유머 감각으로 모두를 즐겁게 한다. 차가운 이성과 영혼을 향한 따스함으로 열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한홍 목사는 14세에 미국으로 이민 간 1.5세로 UC 버클리대학(B.A.)을 졸업하고,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M. Div.), 풀러신학대학원에서 미국 교회사로 박사 학위(Ph. D.)를 받았다. 국내외 목회자와 교회지도자들을 위한 각종 컨퍼런스에서 고든 맥도날드, 빌 하이벨스 등 세계적인 목회자들과 함께 메인 스피커로 강연하고 있는 그는 기독교계를 벗어난 일반 사회에서도 널리 알려진 국내 정상급 리더십 스피커다. 국제산업디자인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세브란스병원 간부 리더십 훈련, KT, 프루덴셜, 삼성 등에서 리더십 특강을 맡아 왔으며, 한·중·일 크리스천 리더십 포럼을 이끌었다. 현재 온누리교회 양재캠퍼스 수석부목사이며, 횃불 트리니티 리더십센터 원장으로 섬기고 있다.
목회자로서는 최초로 조선일보에 1년간 CEO들을 위한 <한홍의 리더십 칼럼>을 연재하였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리더십 베스트셀러 『거인들의 발자국』, 『칼과 칼집』, 『다음 세대의 날개』, 『리더여 사자의 심장을 가져라』, 『시간의 마스터』, 『세상 중심에 서다』, 『왕들의 이야기1』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한 국가의 리더의 리더십은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만큼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국가의 융성과 번영의 배후에는 탁월한 리더가 있으며, 국가의 쇠락과 멸망의 배후에는 어리석은 리더가 있다. 저자는 리더십의 가장 이상적인 표본을 이스라엘 역사에 등장하는 왕들의 이야기에서 찾아냄으로써 리더십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한다. 이스라엘의 역사에는 하나님이 등장하시고, 하나님이 리더십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왕들은 하나 같이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국가를 반석 위에 세웠지만 하나님을 배반하고 우상숭배에 빠진 왕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기와 도탄의 나락으로 추락시켰다. 저자는 이스라엘의 역사를 연구하면서 리더십의 질과 수준을 결정하는 분명하고 확실한 룰을 발견하고 그 룰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 차례
프롤로그 - 섬기는 지도자, 사랑받을 줄 아는 지도자
1부 - 세우거나 혹은 무너뜨리거나
1) 명군(名君) 여호사밧, 말씀으로 개혁하다 / 2) 여호사밧, 찬양으로 승리하다
3) 여호람 공든 탑을 무너뜨리다 / 4) 두 아하시야, 같은 길을 가다
2부 -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
5) 엘리야와 엘리사, 리더십 승계의 본이 되다 / 6) 형제 국가, 모압 전에서 절반의 승리를 하다
7) 엘리사, 역사의 전면으로 나서다-나아만 치유 사건 / 8) 엘리사, 아람 군대를 물리치다
9) 엘리사, 사마리아 성에 구원을 선포하다 / 10) 엘리사, 하사엘의 모반을 예언하다
11) 예후, 아합 가문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도구가 되다 / 12) 요아스, 용두사미로 마치다
*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목소리 - 요엘
13) 엘리사, 마지막 예언을 하다 / 14) 아마샤, 역습의 쓴맛을 보다
*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목소리 - 아모스 / *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목소리 - 호세아
*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목소리 - 요나
3부 - 멸망당하는 하나님의 백성
15) 웃시야, 뒷심을 잃다 / 16) 아하스, 오직 죄악으로 일관하다
17) 북이스라엘, 마침내 멸망하다 / 18) 히스기야, 성전 정화와 예배회복에 올인하다
19) 히스기야, 기적 같은 승리를 맛보다 / 20) 히스기야, 보너스 15년 인생을 더 살다
*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목소리 - 이사야 / *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목소리 - 미가
21) 므낫세, 악함의 극치를 달리다 / 22) 최후의 성군 요시야
*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목소리 - 나훔 / *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목소리 - 스바냐
23) 유다 왕조,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다
*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목소리 - 하박국 / *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목소리 - 예레미야
4부 - 다시 새벽이 오기까지
24) 꺼지지 않는 꿈: 에스겔 환상
에필로그 - 스룹바벨, 새 역사를 만들어 가다
1부 - 세우거나 혹은 무너뜨리거나 명군(名君)
여호사밧, 말씀으로 개혁하다
부친 아사의 뒤를 이어 왕이 된 남왕국 유다의 왕 여호사밧은 유다 최고의 성군 중 한 사람으로 추앙 받는다. 여호사밧은 하나님을 신
실하게 경외했던 인물로서 국가의 흥망성쇠가 하나님의 손에 있음을 인식하고, 국가를 번영케 하고 백성의 안녕과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신앙 강화를 핵심적인 정책으로 내세웠다. 특히 여호사밧은 국가의 존속과 번영의 관건이 하나님께 있다는 사실을 확신했기 때문에 백성들의 영성 확립에 집중했다. 먼저 종교개혁을 시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지도함으로써 국가경영을 신앙의 차원으로 접근해갔다.
건강한 사람은 병에 대해 강한 면역력을 갖고 있어서 유행병이 번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병을 넉넉하게 이겨나가는 것처럼, 국가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저항력을 갖추었다면, 아무리 큰 위기가 다가와도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여호사밧의 과감한 종교개혁과 강력한 교육정책은 백성들의 정신세계를 높은 수준으로 함양시켰고, 백성들의 마음을 일체화시켜 국민총화를 이루어냈다. 또한 백성들의 의식 깊은 곳에 여호와 신앙을 자리 잡게 하였고, 믿음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이 백성들의 저력으로 나타나게 했다. 이 저력은 모압과 암몬, 마온 연합군 수백만 명의 군대가 유다왕국을 공격해서 국가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질 때 그 진가를 발휘했다.
이 전쟁에 대처한 여호사밧과 백성들의 태도와 자세는 여호사밧이 추진해 왔던 정책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입증해 주었다. 여호사밧은 칙령을 발표하여 온 백성들을 유다왕국의 수도 예루살렘으로 집결케 하여 거국적인 집회를 개최하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무장하지 않는 거대한 찬양대를 조직하여 군대 앞에 선봉대로 세우고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전장으로 나아가게 했다. 이와 같은 무모한 전쟁수행 전략은 백성들의 의식이 신앙으로 무장되지 않았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하나님은 믿음을 전쟁의 핵심적 전략으로 결정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전장으로 행진해 갔던 여호사밧의 도발적인 영적 결단에, 위대한 승리로 보상하셨다. 결국, 적들은 자중지란을 일으켜서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다.
지도자가 겸손하게 하나님 앞에 엎드려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며, 하나님의 정의를 국가의 가장 중요한 통치이념으로 선택하고, 국민들을 신앙으로 무장시키며 영성으로 국정을 이끌어간다면, 하나님이 국가경영의 전면에 등장하셔서 국가의 위상을 절정의 자리까지 높여주신다. 이 사실을 여호사밧이라는 인물을 통해 이스라엘 역사는 생생하게 적시하고 있다.
여호람 왕, 공든 탑을 무너뜨리다
여호람은 공든 탑을 무너뜨린 왕이다. 조부 아사, 부친 여호사밧이 쌓아놓은 위대한 공적의 탑을 허사가 되게 했던 파괴적인 인물로 역사는 그의 사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여호사밧의 장자였지만 동생 여섯을 살해할 정도로 잔인한 권력의 화신이었으며,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숭배에 몰두하였던 타락의 극을 달렸던 폭군이었다.
여호람은 32세에 왕위에 올랐는데, 그의 부친이 생존할 때는 조용히 웅크리고 있다가 부친 여호사밧이 사망하자 본색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위대한 명군 여호사밧이라는 거목의 그림자 곁에서 정체를 감추고 있었던 독버섯이 그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그가 이렇게 포악하고 패역한 군주로 전락한 이유는 영향력의 문제였다. 만일 그의 부친 여호사밧의 신앙적인 영향을 제대로 받았더라면 이렇게까지 참담한 모습으로 추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를 이렇게 만들었던 인물이 바로 그의 부인 아달랴라는 인물이었다. 아달랴는 북왕국 이스라엘 왕 아합의 딸이었다. 아합 역시 바알 제사장의 딸, 이세벨을 왕비로 맞이하여 일생동안 왕비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던 인물이었다. 여호사밧이 아합과 이세벨 사이에 태어난 아달랴를 정략적인 차원에서 장자 여호람의 부인으로 맞아들인 것 자체가 여호사밧의 큰 실수였음을 역사는 지적하고 있다.
사람은 바둑의 고수처럼 모든 범사를 내다보고 수를 결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지도자가 국방, 교육, 경제, 전쟁, 외교, 국가 간의 정략적인 혼인과 같은 중대사를 정확한 통찰이 없이 즉흥적이고 단견적인 판단으로 결정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여호람이 범한 잔인무도한 살상극과 폭정을 보면서 역사는 영향력의 문제와 판단력의 문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주변에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포진하고 있는 사람과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포진하고 있는 사람의 인생은 극과 극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부정확한 판단으로 잘못 선택한 일의 여파가 얼마나 끔찍한 비극을 가져올 수 있는가를 역사는 예시(例示)하고 있다. 여호사밧이 우상 숭배의 대명사처럼 성경에 기록하고 있는 아합의 여식을 자기 후계자의 배우자로 선택했다는 것은 천려일실(千慮一失), 곧 천 번을 생각하고 고민했건만 단 한 번의 치명적인 실수로 일을 그르쳤다는 사자성어를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다. 여호람은 제위 8년에 창자가 썩어 몸 밖으로 빠져나오는 괴질에 걸려 죽음으로써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다.
2부 -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
엘리야와 엘리사, 리더십 승계의 본이 되다
엘리야는 자신의 사역을 엘리사라는 제자에게 승계한 뒤, 산 채로 공중으로 들림을 받아 매우 신비롭게 이 세상을 떠났다. 엘리사가 엘리야의 뒤를 이어 북왕국 이스라엘의 영적인 리더가 된 과정을 살펴보면 리더십의 조건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첫째는 성실성과 진정성이다. 성경에는 엘리사라는 인물을 “엘리야의 손에 물을 붓던 사밧의 아들 엘리사”라는 수식어로 설명하고 있다. 엘리사의 성실성과 진정성을 그림처럼 보여주는 장면이다. 둘째는 비전과 열망이다. 엘리사에게는 타락한 북왕국 이스라엘의 등불이 되어 이스라엘을 영적으로 부흥시켜야겠다는 불타는 비전과 열망이 있었다. 이 비전과 열망이 어떤 엘리야의 제자들보다 엘리사로 하여금 스승 엘리야에게 밀착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셋째는 근성과 도전정신이다. “너는 여기 머물라”라는 스승 엘리야의 단호한 명령을 세 번씩이나 거역하면서 끝까지 엘리야를 쫓아갔다. 엘리야와 함께 요단강을 건너가서 하나님으로부터 스승의 영감의 갑절을 받았던 집념은 엘리사의 근성과 도전정신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는 리더가 된 다음에 리더십의 관리와 지속적인 계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엘리사는 왕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여 국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만큼 존대를 받았지만 항상 자기를 비워 고결하고 올곧은 리더의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엘리사, 역사의 전면으로 나서다
엘리사는 엘리야의 뒤를 이어 북왕국 이스라엘의 영적인 리더가 되자 조용한 곳을 택해서 칩거하는 패쇄적 삶을 살지 않았다. 엘리사는 행동주의자였으며, 매우 실천적인 사람이었다. 엘리사가 북왕국의 정사에 관여한 사건들, 백성들 가운데로 뛰어들어서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처리하며, 백성들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헌신해왔던 공익적인 삶의 자세는 진정한 리더의 표상을 보여준다.
엘리사는 남왕국 여호사밧과 북왕국 여호람, 에돔의 동맹군들이 모압과 전쟁을 치룰 때 식수난이 발생하는 심각한 위기를 당하자 이 위기 해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위기를 타개하였다.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고, 이 사건을 통해 엘리사는 여호와 신앙이 관념적인 상징물이 아니라 인간의 삶의 현장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굽이치는 체험적인 힘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엘리사의 행적 중에서 특기할 만한 사실 중의 하나는 당시 북왕국 이스라엘의 적성국이었던 아람의 군대장관 나아만의 문둥병을 하나님의 능력으로 치료하여 두 나라의 적대적 관계를 우호적 관계로 전환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이다.
나아만 장군은 비록 아람의 실세로서 막강한 권세를 거머쥐고 있었지만 매우 유연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었으며, 기회가 올 때 기회를 지실(知悉)하고 기회를 붙잡을 수 있었던 열림의 사람이었다. “우리 주인이 사마리아에 계신 선지자 앞에 계셨으면 좋겠나이다. 저가 그 문둥병을 고치리이다.” 이 말은 나아만이 북왕국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통해 잡아온 이스라엘의 포로였던 한 어린 계집종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문틈 사이로 스며들어온 샛바람 같은 말, 웃기는 이야기라고 얼마든지 묵살해 버릴 수도 있었던 말이었지만, 나아만은 이 틈새 바람에 운명을 걸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사람이었다. 사람은 늙어갈수록 높은 지위, 막강한 권력, 풍부한 물질에 휩싸일수록 마음이 경직화되고 강퍅해지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하면 유연성이 부족해지고 정신적인 탄력을 상실하며, 배우고 받고자 하는 감수성이 약화된다. 그러나 나아만은 열려있는 사람이었으며, 이 열림의 정신구조는 북왕국 이스라엘의 위대한 선지자 엘리사를 만나서 문둥병을 치료받는 행운을 맛보게 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인으로 탈바꿈되기까지 한 것이다.
엘리사는 하나님과 이스라엘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감당하고 하나님을 대변해 사람을 교도하고 회개시켰다. 또한 국가적인 위난의 때, 혹은 백성이 당하는 개인적인 위기 때, 사람을 대신해서 하나님께 기도하여 그 위난을 타개하고 위기를 해결해주는 봉사자였다. 또한 엘리사는 역사를 내다볼 수 있는 예지력으로 아람 왕 벤하닷 정권을 아람의 군대장관 하사엘이 전복하고 왕이 될 것과 북왕국 이스라엘의 군대장관 예후가 아합 왕조를 무너뜨리고 왕이 될 것을 예언했다. 이 예언대로 하사엘이 아람 왕이 되고, 예후가 북왕국 이스라엘의 왕이 되자 예언자로서 엘리사의 공신력은 극대화되었으며 그만큼 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엘리사의 영향력은 증대되어갔다. 엘리사는 이 막강한 영향력을 통해 우상을 타파하고 조국과 민족을 신앙으로 개조하고자 사력을 다했던 것이다.
요아스, 용두사미로 마치다
요아스의 부친 아하시야가 북왕국 왕 여호람을 문병 갔다가 쿠데타를 일으킨 예후에게 죽임을 당하자 아하시야의 모친이자 여호람(북왕국 여호람과 동명이인)의 부인 아달랴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하게 되었다. 이때 요아스는 아달랴의 딸 여호사브앗이 몰래 숨겨 그의 남편이자 당시 남왕국 유다의 대제사장이었던 여호야다의 슬하에서 양육되었다. 대제사장 여호야다는 목숨을 담보로 하는 역쿠데타의 모험을 감행함으로써 아달랴를 죽이고 남왕국을 회복시켜 나이 7세인 요아스를 왕위에 세우고 섭정이 되었다. 여호야다는 7세에 왕이 된 요아스의 멘토가 되어 요아스로 하여금 성군의 정치를 하도록 헌신적으로 요아스를 보필했으며, 여호야다의 멘토링은 가장 이상적인 참모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성군 요아스의 치세는 그의 멘토 여호야다가 병사하자 막을 내리고 추락의 길을 걸었다. 우상을 섬기는 방백들이 요아스를 아부와 감언이설로 꼬드기자 요아스는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받아들인 것이다. 인간은 영향을 끼치거나 영향을 받거나 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분명한 사실은 긍정적인 영향력보다 부정적인 영향력의 위력이 훨씬 더 강하다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부정적인 것은 인간의 본성에 근간을 두며, 긍정적인 것은 교육과 훈련, 의지와 노력에 근간을 둔다. 그러므로 사람은 언제든지 악영향을 받으면 부정적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요아스는 정신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미숙한 정신력과 영성은 불법과 불의, 그리고 우상숭배와 악한 자들의 궤계에 의해 모래성처럼 무너져버려 용두사미가 된 것이다. 요아스는 모반자들에 의해 암살을 당하고 불행하게 인생을 마감했다.
요아스의 뒤를 이어 왕이 된 남왕국 유다 왕 아마샤는 제위 초기 때에 성군의 자질을 보여주었던 가능성이 풍부한 리더였다. 가능성은 가능성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많지만 가능성을 향상시킴으로써 경이적인 성취의 단계까지 나아갈 수도 있다. 가능성을 키우고 가꾸기 위해서는 자아도취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성취라는 절정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난관을 만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겠지만, 그러나 가장 위험한 적은 자신 안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 적이 바로 독선이라는 함정이다. 아마샤의 가능성은 자만심과 독선이라는 덫에 걸려 가능성의 자리에서 거품처럼 꺼져버리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있다.
아마샤가 에돔과의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잘못된 상황을 만드는 것은 환경이나 외적인 조건이 아니라 사람 자신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아마샤가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 에돔을 정복하자 당연한 수순이 되어야 할 ‘하나님께 대한 감사’가 행방불명이 되었고, 대신에 에돔 왕이 섬겼던 우상을 전리품으로 가져와서, 그 우상을 섬기고 분향하는 역기능적인 추태를 연출했다. 이 사실은 그가 자아도취에 빠졌다는 명백한 증거인 것이다. 리더가 자아도취라는 궁궐을 짓고 거기에 칩거하기 시작하면 독선과 아집이라는 자폐적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이 자폐의 사슬에 매이게 되면, 현자와 충성파들의 조언에 귀를 막게 된다. 언로가 막히면 사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앞을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을 상실함으로 ‘정체’와 ‘좌초’라는 난감한 처지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마샤는 바른 말을 고하는 하나님의 종 선지자를 배척하고, 북왕국 이스라엘에 대해 무모한 전쟁을 도발함으로써 포로가 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포로에서 해방되어 귀환한 다음에는 모반자들에게 암살을 당하는 쓴맛을 맛보게 됨으로써 인생이 비극적으로 종결되었다.
3부 - 멸망당하는 하나님의 백성
웃시야, 뒷심을 잃다
웃시야는 그의 부친 아마샤가 포로로 잡혀간 B.C. 790년부터 불과 16세에 섭정 왕으로 통치를 시작했다. 아직 소년의 나이에 그를 유능한 리더의 자리로 견고하게 서게 한 것은 탁월한 두 사람의 멘토가 완벽한 참모 역할을 감당해주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그의 모친 여골리야이고, 또 한 사람은 선지자 스가랴였다. 여골리야는 감성적인 멘토로서 웃시야의 정서와 인성 완성에 기여했던 인물이고, 스가랴는 웃시야의 지성과 영성에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다. 웃시야가 국가를 반석 위에 세워 그 위망(威望)을 높이고, 열방이 두려워하는 대상이 된 것은 바로 인성 멘토와 지성과 영성 멘토의 두 날개가 웃시야를 제대로 날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충실한 참모였던 선지자 스가랴가 죽자 웃시야는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고 좌충우돌하기 시작했다. 이 사실은 멘토의 구실과 역할의 한계성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멘토의 지혜와 능력과 지성을 항상 수동적으로 받기만 하는 위치에 있다면 멘토가 사라질 때 지도자는 날개를 뽑힌 독수리의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도자 자신이 독자적인 능력과 지성, 지혜와 판단력, 상황 분석력과 예지력, 그리고 정확한 분별력과 실천력을 갖추기 위해 피눈물 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웃시야는 멘토 스가랴 선지자가 그의 곁을 떠나자 브레이크가 파열된 자동차처럼, 과속으로 질주하다가 하나님과 충돌한 것이다. 제사장만 들어갈 수 있는 성소에 제사장들의 저지를 물리치고 친히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다가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서 문둥이가 되었다. 하나님은 이와 같은 웃시야의 행위를 하나님의 마지노선을 침범하는 교만으로 여기시고 웃시야를 징치하신 것이다. 웃시야는 이후에 문둥병자가 되어 온몸을 천으로 감고 국정을 아들 요담에게 맡긴 채, 일생동안 별궁에서 격리생활을 하다가 67세의 나이로 죽었다. 웃시야가 뒷심을 잃고 무너진 안타까운 모습이다.
요즈음 사회는 온통 마지노선을 침범하는 현상이 범람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어린 자녀들이 성인 사이트에 무단 침입하는 현상이 일상다반사가 되어 자녀들의 순수성이 더러워지고 있다. 제자들을 야단치는 스승을 경찰에 고발하여 스승의 권위를 짓밟는 제자들의 철없는 행동이 보편화되고 있다. 불륜이 가정의 순결을 휘젓고 부부의 정절 선을 무너뜨리며 가정이 황폐화되고 있다. 공직자의 규범 선을 무너뜨린 독직사건으로 공무원이 쇠고랑을 차면 ‘재수가 없어서’라는 괴상한 푸념이 양심의 소리를 대신한다. 모두 마지노선이 무너지는 광경들이다. 리더는 리더가 지켜가야 할 분명한 선이 있기 마련이다. 이 선을 지키기 위해서는 겸손해야 한다. 지도자가 오만에 빠지고 독선의 함정에 떨어지면 반드시 나타난 현상이 지도자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線)을 넘어서게 된다는 것이다. 항상 자기 경계선을 지켜가는 지도자가 아름답다.
북이스라엘, 마침내 멸망하다
북왕국 이스라엘은 여로보암 2세가 죽은 후 약 30여 년 동안 무려 6명의 왕들이 왕위 쟁탈전을 벌였고, 그중 5명이 심복에게 살해되는 대혼란의 정국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결국은 남쪽 유다보다 136년이나 먼저 앗수르에 의해 멸망하고 말았다. 열왕기의 저자는 이스라엘이 왜 멸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다.
첫 번째는 잘못된 시작에서 비롯된 왕들의 파탄이다. 북이스라엘의 왕들의 평가를 살펴보면 시조 “여로보암의 죄에서 떠나지 않았다”는 기록이 줄기차게 반복되고 있다. 그렇다면 여로보암의 죄는 무엇인가? 열왕기서 기자는 그 죄를 우상숭배라고 단언하고 있다. 하나님을 떠난 인간은 없는 신이라도 만들어서 예배하고자 하는 종교적 본성이 있는데, 이것이 우상숭배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상숭배는 반드시 인간을 타락의 수렁으로 끌어들여서 파멸과 수치를 맛보게 하며, 국가의 지도자가 우상숭배에 빠지면 백성들이 본을 받아 집단적으로 우상숭배의 유혹을 받아들게 되고 국가의 운명도 동반추락의 길을 걷게 된다.
두 번째 이유는 하나님의 사자들을 통해 전해진 지존자의 경고를 왕들이 완강하게 거부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북왕국 왕들의 99퍼센트가 하나님의 메시지를 귓등으로 들었다. 하나님의 말씀이 무엇인가?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준칙이고,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는 해법이며, 인간관계를 아름답게 만드는 처방이고, 국가의 존속을 장구하게 만들고 국가의 번영을 보장하는 로드맵인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하나님의 은혜를 잊었기 때문이다. 북왕국이든, 남왕국이든 이스라엘의 건국은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신정정치를 통해 하나님의 구원과 하나님의 정의를 온 세상에 전파하고자 세우신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하는 보답행위가 있어야 했던 것이다.
최후의 성군 요시야와 남왕국 유다의 멸망
멸망이 눈앞으로 다가온 남왕국 유다에 마지막으로 출현한 성군이 요시야이다. 어쩌면 요시야는 유다 나라가 회복될 수 있는 마지막 비장의 카드였을지 모른다. 요시야는 제위 12년째 불과 20세의 나이에 대대적인 종교개혁에 착수했다. 20세의 나이는 국가를 개혁함으로 대대적이고 전반적인 수술 작업을 통해 국가와 민족의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키기에는 힘든 연령이다. 그것도 예리하고 정확한 판단으로 국가 위기의 원인을 분석하여 가장 적절한 타개책이 바로 종교개혁을 통한 영적인 정화작업에 있음을 깨달았다는 것은 특별하고 출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요시야의 종교개혁을 살펴보면 전반적이면서 세밀하고, 단호하면서 철저하기 짝이 없다. 개혁은 철저하고 완벽해야 하며, 집요하고 치밀해야 개혁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수 있다. 어떤 정책도 개혁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그 개혁을 펼쳐나가면, 개혁을 반대하는 저항 세력이 나타나기 마련이며, 개혁을 좌절케 하는 수많은 난관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요시야의 종교개혁이 어떤 왕의 종교개혁보다 완벽한 결실을 맺게 된 것은 요시야의 결단과 의지가 그만큼 결연했으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이 그만큼 견고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요시야가 우상을 철폐했던 행적 중에서 가장 획기적이고 강력한 것은 어떤 왕도 성공한 적이 없었던 유다 전역에 세워진 산당을 폐해버린 것이다. 요시야는 북왕국의 멸망 원인이 우상숭배에 있음을 알았기 때문에 이 엄청난 프로젝트를 단행한 것이다.
그러나 요시야가 39세의 나이가 되었을 때, 앗수르를 치기 위해 대군을 동원했던 애굽 왕 바로 느고의 행로를 막아서다가 애굽 군사가 쏜 화살에 맞고 전사하여 요시야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말았다. 역대하 35장 22절은 “하나님의 입에서 나온 느고의 말”이라고 기록함으로써 유다 땅 므깃도를 경유하여 앗수르로 가고자 했던 바로 느고의 행로를 요시야가 막아선 것은 실수였음을 밝히고 있다. 자기를 비울 줄을 알았던 요시야가 마지막에 ‘자기 비움’이라는 리더십의 최고 덕목을 잠시 잊어버림으로써 역사의 흐름 속에 숨어있는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 것이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하나님이 굴리신다. 지도자가 영적으로 깨어있는 사람이라면, 역사 속에 흐르고 있는 역사의 주관자 하나님의 깊은 비밀을 읽어내고, 현명한 방향으로 국정을 이끌어가게 될 것이다. 오직 자기를 비울 줄을 아는 지도자만이 터득할 수 있는 하나님의 심오한 섭리가 될 것이다.
요시야 전사 후 요시야의 둘째 아들 여호아하스(제위 3개월), 요시야의 장자 여호야김(제위 11년), 요시야의 손자이자 여호야김의 아들 여호야긴(제위 3개월 반), 요시야의 셋째 아들 시드기야(제위 11년)가 유다를 통치했지만, 필부들의 행진이었으며 모두 하나님이 외면하셨던 패역한 우상숭배자들로서 오히려 유다의 멸망을 가속화시켰던 우매한 왕들이었다. 유다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 의해 BC. 587년에 멸망당하고 말았다. 유다가 멸망했던 이유는 북왕국 이스라엘과 동일했다.
4부 - 다시 새벽이 오기까지
꺼지지 않는 꿈 : 에스겔 환상
선지자 에스겔이 태어날 무렵, 조국 유다는 강대국 앗수르, 이집트, 바벨론이라는 열강이 패권을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 사이에 끼어 있는 유다는 고래 싸움에 낀 새우와 같은 운명이었는데, 마침내 최후의 승자 바벨론에 의해 예루살렘이 초토화되면서 유다는 멸망당하고 말았다. 수많은 왕족, 귀족, 종교지도자들은 포로가 되어 바벨론으로 끌려갔고, 오직 빈천한 농부만이 일부 잔존했을 만큼 유다의 멸망은 참혹하고 처절했다.
에스겔이 조국의 멸망과 함께 포로가 되어 바벨론으로 끌려갔을 때,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환상을 열어 놀라운 비전을 계시하신다. 에스겔이 환상을 통해 본 광경은 사람의 마른 뼈로 가득한 어느 골짜기로 형체조차 알아보기 힘든 바싹 마른 뼈들로 가득 찬 곳, 참으로 음산하고 을씨년스러운 광경이었다. 하나님은 먼저 이 뼈들이 포로가 되어 바벨론에서 신음하고 있는 유다백성들의 절망적 모습임을 보여주셨다. 절망이란, 속수무책의 자리까지 곤두박질침으로써 어떤 수단과 방법도 통하지 않는 극한상황을 의미하는데 이스라엘의 현황이 이와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절망은 사람을 겸손하게 하고, 한계 있는 인간의 허무한 실존을 깨닫게 해서 전능하신 하나님께로 나아가게 하는 믿음의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교육은 겸손에서 시작되지만 믿음은 죽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하나님은 마른 뼈의 골짜기에 창조적인 변화를 야기(惹起)하셨다. 에스겔이 하나님의 명령대로 “주 여호와께서 이 뼈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생기로 너희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리라”라고 대언하자, 마른 뼈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모든 뼈들이 제자리로 돌아가 연결되기 시작했다. 뼈들이 제자리에 연결되자, 힘줄이 뼈 위에 오르고, 내장과 살이 붙고 가죽이 그 위에 덮이더니 이제 막 죽은 시체처럼 되었고, 그 시체들 속으로 하나님의 생기가 들어가자 시체들이 살아나서 거대한 군대가 된 것이다. 이 뼈들이 하나님의 군대가 되는 과정에서 하나님은 두 가지를 사용하셨다. 바로 말씀과 생기인 것이다. 말씀과 생기가 무엇인가? 절망을 회복하고 다시 부흥의 영광으로 진입해 들어가기 위해 하나님이 제시하시는 기본인 것이다. 말씀은 하나님의 정의이며, 생기는 하나님의 영, 성령을 의미한다. 유다 나라가 회복되고 부흥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정의가 받침대가 되어야 하며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김으로써 성령의 역사가 함께 하셔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고자 하신 것이다.
|
|
| Prev |
 |
|
|
| Next |
|
|
|
